[전시] 균열과 대립을 관통하는 주제로 2018부산비엔날레 개막

기사입력 2018.09.12 01:35 조회수 526

위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URL 복사하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간담회1.jpg

 

- 2018부산비엔날레 98일부터 1111일까지 65일간 개최

- 부산 서부권에 위치한 부산현대미술관,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에서 개최

 

 

[서울문화인]비록 떨어져있어도(Divided We Stand)’를 전시 주제로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 집행위원장 최태만)가 을숙도에 자리 잡고 올 6월에 개관한 부산현대미술관과 남포동 인근에 위치한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를 전시장 삼고 지난 98일을 시작으로 오는 1111일까지 65일 동안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조직위는 지난해 12월 전시감독 선정과정에서 공개모집을 채택하고 올해 1월에서야 전시감독으로 크리스티나 리쿠페로(Cristina Ricupero)를 큐레이터로는 독일 출신의 외르그 하이저(Jörg Heiser)를 선정, 이들은 2월에 부산을 방문하여 전시 장소와 부산 곳곳을 둘러보며 전시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려다 보니 2018부산비엔날레는 출품작가와 작품수를 맹목적으로 늘리는 규모의 외형적 확장보다는 총 34개국 65() 70여명의 작가로 전시를 꾸미며 의미의 응축을 꾀하고자 하였다고 밝혔다.

 

크리스티나 리쿠페로.jpg
예술감독 크리스티나 리쿠페로

 

 

외르그 하이저.jpg
큐레이터 외르그 하이저

 

 

외르그 하이저는 전시 장소와 작품 수를 늘려 가장 전문적인 관객들조차 지치게 만드는 거대 전시의 시대는 끝났다. 독일의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참여 작가 35)나 지난 이스탄불 비엔날레 (참여 작가 55) 등 최근 사례들을 떠올려보면 국제적으로 명성이 있는 대규모 전시에서도 참여 작가 수를 줄인 것이 실제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관객들이 제한된 시간 내에 최대한 많은 작품을 소비하도록 강요당하지 않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주제와 아이디어를 고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진화되지 않은 냉전 시대의 불씨가 야기한 물리적, 심리적 분리의 징후을 선보이다.

 

전시 주제 비록 떨어져있어도는 현재 세계 전역에 걸쳐 산재하고 있는 분리(분단)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이는 비단 영토의 물리적인 분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인 분리가 어떤 심리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를 유발하는지, 역으로 어떤 심리적인 요소가 물리적인 분리와 갈등을 초래하는지에 대해 동시대 미술이 보여주고 있는 다양한 측면들을 제시하고 있다.

 

외르그 하이저는 정치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분단된 영토와 분리된 국가들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세계만 보더라도 인도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콩고, 수단, 독일, () 유고슬라비아, () CSSR (현 체코 공화국과 슬로바키아), 구소련,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키프로스, 중국과 대만, 인도네시아와 동 티모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쿠르드 자치구 그리고 한국이 분단과 분리를 경험했다. 많은 작가들이 이러한 분리와 관련된 주제와 이슈에 참여해왔다. 하지만 전시의 초점은 다큐멘터리도, 이러한 주제와 이슈에 대한 작가들의 허구적 반응도 아니다. 이러한 정치적 분리가 사람의 마음에 어떠한 영감 혹은 두려움을 주는지 전시를 통해 들여다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두 개의 장소, 세 개의 시간대가 공존하는 전시구현

 

2018부산비엔날레는 최초로 주요 거점을 해운대구에 위치한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을숙도에 위치한 부산현대미술관으로 옮겼다. 이와 더불어, 부산의 주요 도심 중 한군데인 남포동 인근에 위치한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도 이번 부산비엔날레의 개최지로 새로이 선정되었다.

 

 

부산현대미술관.jpg
부산현대미술관

 

 

 

 

올해 부산비엔날레는 이 두 개의 전시 장소에 걸쳐, 과거, 현재 미래로 구분되는 3개의 시간대를 투영했다.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전형적 냉전기의 고찰로 명명되는 과거와, ‘유동적 격량의 시대와 냉전 풍조로의 회귀를 대변하는 작품들로 배치하였으며,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전시감독과 큐레이터는 방문 당시, 이곳은 과거로부터 온 미래의 단편으로 묘사하며, 소설가 마가렛 애트우드(Margaret Atwood)가 사용한 용어를 차용하여 디스토피아적 유토피아’, ‘유토피아적 디스토피아를 고찰하기에 완벽한 장소라 판단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공상 과학이라는 수단을 통한 투사와 예견을 컨셉으로 작품을 배치했다.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1963년 완공된 건물로 한국 건축가 1세대인 이천승 선생이 설계하였으며, 한국전쟁 기간 동안 두 번의 화폐개혁이 모두 이곳에서 실시되는 등 역사적, 건축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공간으로 2013년 부산광역시 문화재자료 제70호로 지정되었다. 

 

 

에바 그루빙어 전시장07.jpg
에바 그루빙어

 

 

칼리드 바라케 전시장17.jpg
칼리드 바라케

 

 

전시장01.jpg

 

전시장03.jpg

 

전시장19.jpg

 

 

킬루안지 키아 헨다 전시장12.jpg
킬루안지 키아 헨다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

 

라우라 리마, 제 카를로스 가르시아 한국은행부산01.jpg
라우라 리마, 제 카를로스 가르시아

 

 

더 프로펠러 그룹 한국은행부산03.jpg
더 프로펠러 그룹

 

 

오스카 찬 익 롱 한국은행부산02.jpg
오스카 찬 익 롱

 

 

독일 작가 헨리케 나우만(Henrike Naumann)1990년대 초반 베를린 장벽 붕괴와 통일 이후의 상황, 이와 함께 수반되어 나타난 새로운 형태의 파시즘에 대한 현상들을 거대한 설치작업을 싱가포르 작가 밍 웡(Ming Wong)은 중국과 홍콩의 경계에서 날카롭게 나타나는 분리를 다룬다. 앙골라 출신의 킬루안지 키아 헨다(Kiluanji Kia Henda)는 도려내고 싶은 과거 식민지 시대의 기억을 반추하는 모뉴멘트 작업을 펼침으로써, 기념비로서의 식민지가 사람들의 마음속에 박제하고 있는 심리적인 기억을 추적한다. 이 외에도, 영국 미술 전문매체 아트리뷰(Art Review)’가 선정한 ‘2017 Power 100’에서 1위를 차지한 세계적인 작가 히토 슈타이얼(Hito Steyerl), 지난해 카셀 도쿠멘타에 참여한 사진작가 울리히 뷔스트(Ulrich Wüst), 세계적인 영화감독 샹탈 애커만(Chantal Akerman), 라스 폰 트리에(Lars von Trier)의 작품들도 2018부산비엔날레를 찾았다.

 

 

임민욱 전시장06.jpg
임민욱

 

 

주제와 연관된 신작 선보이는 국내 작가들로 임민욱 작가는 2015년에 발표된 <만일의 약속>을 재구성한 작업을 통해 분단을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하기 보다는 가장 가까이에 있지만 서로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존재하지 않으나 평행하는 삶에 대해 주목하였으며, 부산 태생의 정윤선 작가는 한국전쟁 초기에 부산에서 발발한 비극적 역사인 국민보도연맹 학살 사건이 일어났던 장소를 관객들과 함께 직접 찾아가는 셔틀버스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음악가와 미술가로 각각 활동하고 있는 이민휘, 최윤은 2018부산비엔날레의 주제를 함축하고 있는 주제가 및 영상을 제작 SNS를 통해 전시 시작 전, 순차적으로 공개하였다가 최종 버전을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에서 선보인다. 이 외에도 서민정, 임영주, 최선아 작가 또한 신작을 선보인다.

   

 

천민정 작가의 초코파이 함께 먹어요(Eat Choco•Pie Together) 전시장14.jpg
천민정 작가

 

 

천민정 작가의 초코파이 함께 먹어요(Eat Choco•Pie Together) 전시장16.jpg
천민정 작가의 <초코파이 함께 먹어요(Eat Choco•Pie Together)>

 

 

천민정 전시장24.jpg
천민정 작가의 <초코파이 함께 먹어요(Eat Choco•Pie Together)>는 1974년 출시 이후 국내 대표 과자로 자리 잡은 초코파이를 주재료로 활용한 작품이다. 작가는 오리온이 후원한 초코파이 10만 개를 전시장 바닥에 설치하였으며, 이와 함께 벽면에는 평화와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다양한 페인팅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남북의 평화와 통일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하고자 하였다. 이번 작품에 사용되는 초코파이 포장에는 한문으로 쓰여진 ‘정(情)’과 국문으로 ‘새로운 시작’이 표기되어 있으며, 이는 남북한 사이에 사랑의 정이 퍼지고 남북 평화와 협력을 위한 새로운 시대가 왔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작가의 의도이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다국적의 작가들로 구성된 콜렉티브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브라질과 스위스의 마우리시오 디아스, 발터 리드베그, 이란과 미국 국적의 라민 & 로크니 헤라지디, 헤삼 라흐마니안, 베트남과 미국의 더 프로펠라 그룹, 키프로스와 미국의 바젤 압바스, 루안 아부라암, 미국과 캐나다의 린 + , 5팀은 물리적, 이념적 거리를 초월하고 팀을 형성한 이들의 작업은 분리된 영토를 넘어 찾을 수 있었던 의식의 연대를 보여주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2018부산비엔날레 입장권의 가격은 일반권 12,000, 청소년/군경 6000, 어린이 4000원이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위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URL 복사하기
<저작권자ⓒ서울문화인 & www.sculturein.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0
이름
비밀번호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