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세계에 내어놓아도 빛나는 고려 예술의 정수를 만나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대고려, 그 찬란한 도전”
기사입력 2018.12.05 01:35 조회수 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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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이 고려건국 1,100주년을 맞아 올해 야심차게 준비한 특별전 대고려(9182018), 그 찬란한 도전이 드디어 막을 올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그동안 고려불화’, ‘고려청자등 과거 장르별 전시를 가진 적은 있지만 이번 대고려특별전은 고려 미술을 종합적으로 고찰하는 전시로, 국외(미국, 영국, 이탈리아, 일본) 4개국 11개 기관을 포함해 총 45개 기관이 소장한 고려 문화재 450여 점을 한 자리에 모으며, 규모면에서는 물론 국보 19, 보물 33건 등 유물의 질적인 면에서도 근래에 보기 힘든 최고의 전시라 해도 손색이 없다.

 

전시 소개에 앞서 루이스 랭카스터(UC버클리 명예교수)의 말을 빌려보자. “조선왕조의 사학자들과 관료들은 고려를 가혹하게 비판했다. 그러한 부정적 시각에는 잘못된 통치, 부패, 사치스러운 불교 후원에 대한 비난이 포함됐다. 그러나 고려는 동아시아에서 통치 기간이 가장 오래 지속된 왕조이다. 원나라의 군사력, 명나라의 초기를 모두 겪으며 중국과 초원지대 사람들의 강력한 힘에 직면하면서도 긴 시간동안 지속됐다. 이처럼 끈질기게 지속된 통치 방식을 부적당한 것으로서 묘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특히, 고려는 현존하는 가장 감동적이고 영구한 예술 작품들을 유산으로 남겨 주었다. 고려왕조의 창의력을 보여주는 사례 중 많은 수의 유물들이 현재 한국이 아닌 다른 곳의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지만, 그 유물들에 대한 경의는 그들이 국제적인 문화유산 품목으로서 오늘날의 한국 국내 상황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어떤 면에서, 이번 전시는 고려의 위대한 업적에 대한 공식적인 인정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고려시대 최고의 업적 중 하나로서 불교 미술의 존재는 특별히 중요한 부분이다. 이번 대고려, 그 찬란한 도전은 고려왕조에 대한 새로운 관찰의 가능성을 열어줄 문이자, 고려시대를 논평하기 위한, 역사 문헌과는 다른 종류의 렌즈이다.”고 밝혔다.

 

조선을 건국한 주축들은 이처럼 고려를 비판적인 시각을 인지할 수밖에 없었고 그건 오늘날까지 이어져왔다. 하지만 고려는 앞선 왕조가 지닌 문화적 전통을 배척하지 않고 열린 태도로 융합했다. 외국인을 재상으로 등용할 만큼 개방적이었으며, 활발한 물적·인적 교류가 이루어졌다. 중국 본토에 세워진 송(, 960~1279)이나 거란족이 건립한 요(, 916~1125), 여진족의 금(, 11151234)과도 오랜 기간 국교를 유지하며 교류했다. 이후에는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대제국을 건설한 원(, 1271~1368)과도 정치적 간섭 속에서도 문화적, 경제적 교류를 이어나갔다.

 

이번 전시를 통해 고려의 창의성과 고려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싶었다. 유럽보다 150년 앞선 고려활자,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고려대장경, 세계 최고의 그림 고려불화, 세계 최고라는 중국에서도 감탄한 고려청자, 우리문화에서도 세계에 내어놓아도 가장 아웃스탠딩(Outstanding 뛰어난, 걸출한)한 고려시대의 문화를 통해 조금은 희미하게 생각하는 한국문화를 이번에 세계의 다른 어느 문화에서 느낄 수 없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의 말처럼 이번 전시는 우리문화에서 예술적 최고봉의 시대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고려의 화려한 예술품을 한자리에 모아놓았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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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고려특별전은 고려가 주변 나라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며 이룬 찬란한 미술과 그 문화적 성취를 네 가지 이야기로 펼쳐내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고려의 수도 개경에서 출발한다. 밖으로 열려 있던 사회, 고려의 바다와 육로를 통해 드나든 다양한 물산과 교류 양상을 살펴보고 있다. 이국인의 눈으로 본 고려의 모습과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회화·금속공예품·나전칠기·자기 등 최고급 소재로 새로운 차원의 다채롭고 화려한 미술을 펼쳐놓았다.

 

두 번째 이야기는 고려 사찰로 가는 길이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장경판, 세계적으로도 귀하면서도 예술성을 인정받는 불화와 불상과 등 불교문화의 정점을 보여주는 유물들로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이어 제3부는 차가 있는 공간’, 고려의 다점茶店이다. 이 공간은 화려한 유물의 시선에서 빗겨 차가 고려인의 생활과 정신세계에 미친 영향에 주안점을 두어, 관람객이 시각과 후각, 청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전시장을 꾸며놓았다. 마지막 네 번째 이야기는 고려의 찬란한 기술과 디자인, 예술성의 정점을 이룬 공예 미술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으며, 에필로그에서는 세계 최초로 발명한 금속활자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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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조선시대와는 또 다른 고려의 독창적이고 화려했던 예술을 선보인다는 점만으로도 가슴 설래가 하는 전시임에 틀림없다. 비록 노력을 기우렸던 왕건상을 비롯하여 북한의 고려유물, 직지 등 세계 곳곳에 산재해 있는 자랑스러운 고려의 유물들을 모두 만날 수는 없지만 그것은 다음을 위한 여백으로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특히 이번 대고려전은 과학과 문화예술이 세계를 선도화 하는 시점에서 2018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과거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매우 의미 깊은 전시이라 하겠다.

 

한편, 고려(918~1392) 건국 천년이 되던 1918년은 일제강점기였기에 이번 천백주년의 의미는 더욱 크다. 국립박물관은 고려 건국 천백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1712월 국립제주박물관(삼별초와 동아시아, 나주박물관 순회전시)을 시작으로 국립부여박물관(개태사), 국립청주박물관(중원의 고려사찰), 국립춘천박물관(창령사 터 오백나한),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고려시대의 미륵사), 국립전주박물관(부안청자강진청자), 국립대구박물관(영주 금강사 터에서 만난 보물), 국립공주박물관(충청남도의 고려) 등 소속관의 성격과 특성에 맞는 특별전을 개최해왔다.

 

또한, 개막날(12. 3)에는 기념 명사 초청 국제 심포지엄 고려 건국 1100주년, 통합과 화해의 시대, 문화에서 길을 찾다”(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를 선보인데 이어 오는 15(), 연계 학술대회 <대고려: 그 찬란한 미술>(10:00-18:00,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 전문가 초청 학술 강연회(12018. 12. 20.() / 22019. 1. 10.() / 32019. 1. 24.() / 42019. 2. 14.() 대강당 *사전 예약 필요 없음)를 진행한다. 전시는 내년 33일까지 계속된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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