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한국추상미술의 선구자, 기하추상의 거장, 한묵의 첫 유고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1층에서 2019년 3월 24일까지
기사입력 2018.12.26 02:09 조회수 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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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묵의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전시기, 엄선한 130여 작품 소개

-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37점의 드로잉 작업 포함 60여 점, 국내에 처음 소개

 

 

[서울문화인]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한국추상회화의 선구자로 기하추상에 괄목할 만한 업적을 이루며, 한국미술에 큰 족적을 남긴 한묵(韓黙, 1914-2016)의 첫 유고전을 선보이고 있다.

 

한묵은 서울에서 태어나 어려서는 부친께 동양화를 전수받았으나, 10대 후반부터는 서양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만주, 일본 유학시절, 금강산 시절에 많은 작품들이 제작되었으나, 한국전쟁으로 작업이 모두 유실되었다. 만주와 일본에서 서양화를 배웠으며, 홍익대학교 미대교수가 된 이후 사실주의 화풍이 지배하는 국전에 반대하여, 1957년에 모던아트협회를 유영국, 박고석, 이규상, 황염수와 결성하여 현대미술운동의 선두에서 활동했다. 미술대 교수직을 그만두고, 1961년 이후 프랑스 파리에서 투철한 실험정신으로 독자적인 작업 활동에 매진하며, 평생 동안 동서양의 세계관을 넘나드는 사유를 바탕으로, 시공간과 생명의 근원을 성찰하는 독창적인 조형언어를 창조했다. 특히 그의 회화는 화려한 원색과 색, , 형태라는 순수조형요소를 절제된 기하학적 구성의 절묘한 융합으로 특징된다. 이를 통해, 작가는 무한히 순환하는 우주의 에너지를 화폭에 담아, 평면 밖으로 무한대로 퍼지며, 울림이 느껴지는 미래적 공간을 창출했다.

 

첫 유고전으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지리적으로는 서울시대와 파리시대로 크게 구분하고, 1950년대의 구상작업부터 시공간이 결합된 역동적 기하추상이 완성되는 1990년대까지의 작업을 시기별로 분류하여, 작품 변화의 특징을 조명하며, 한묵이 이룩한 화업(畫業)의 전체적인 모습을 조명, 작가가 추구한 작업세계의 본질에 살펴보고 있다.

 

특히 기하추상작업의 근간이 된 1960년대 순수추상 작업들과 1970년대 판화 작업의 추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지속된 종이 콜라주 작업과 붓과 먹을 사용한 작품도 포괄하여 한묵의 후기 작품의 변모된 양상을 볼 수 있다. 특히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드로잉 작업 또한 한묵의 예술세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조금이나마 넓힐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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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서울시대 : 구상에서 추상으로. 1950년대)에서 소개하는 1950년대는 작가의 작업세계가 구상에서 추상으로 변화하는 시기로 1950년대 전반기는 구상과 추상이 함께 나타나며, 한국전쟁 이후시기로 전쟁의 참상, 가족이산, 가난에 대한 경험들이 작품에 주요한 소재로 등장한다. 1950년대 후반부터는 대상을 제거하며, 추상의 시기로 변모해 간다. 홍익대학교 미대교수가 된 이후 사실주의 화풍이 지배하는 국전에 반대하여, 1957년에 모던아트협회에서 활동하던 시기에는 대상을 해체하고, 재구성, 종합하는 입체파 경향이 작품에 나타났다. 점차 순수조형에 전념하면서 추상적 형태가 화면을 채워가게 된다. 주제적으로는 사회적 부조리와 사회상에 대한 개인의 감성들이 주요한 소재가 되며, 가족, 십자가 등이 주로 그려진다.

 

2(파리시대 I : 색채에서 기하로. 1960년대)에서는 도불한 1961년부터 1969년까지를 살펴보고 있다. 이때 한묵은 미의 본질을 모색하기 위해, 대상의 형태를 버린 순수추상으로 화풍을 바꾸어 평면구성에 주력한다. 대상이 완전히 사라진 평면을 색, , 형태로만 느끼는 것, 생각하는 것을 자유롭게 구성하고자 했다. 1960년대 초기에는 색채구성과 형태의 분할에 몰두했으며, 마대의 거친 촉감이 드러나는 콜라주가 결합된 유화작업들을 함께 진행하면서 색채효과와 재료의 질감이 결합되는 작품들이 나타난다. 1960년대 후반에는 화면공간을 분석하는 논리성을 결합시켜, 수직, 대각 등의 엄격히 절제된 기하구성 작업으로 변모한다. 후반기 작업들은 80년대 후반에 완성된 역동적인 공간의 기하추상 작업의 중요한 기반이 된다.

 

3(파리시대 II : 시간을 담은 동적 공간. 1970년대)에서는 이때 한묵의 예술세계 변화에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착륙이다. 1970년대 한묵은 시간과 공간을 결합한 4차원 공간을 실험하면서, 공간에 속도를 담아내는 새로운 공간개념을 모색한다. 그는 평면에 움직이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1972년부터 스탠리 윌리엄 헤이터(1901-1988)가 운영하는 아틀리에17’이라는 판화공방에서 동판화 작업에 매진한다. 이때부터 수평, 수직 개념을 벗어나 화면에 구심과 원심력을 도입하기 위해, 컴퍼스와 자를 사용하기 시작하며, 엄격하게 계산된 동적 공간구성을 시도한다. 그의 실험은 동심원으로 시작하여, 시간의 연속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나선으로 나아가며, 여기에 방사선이 결합되고 교차된다. 판화작업으로 독창적인 방식을 체득한 작가는 이를 캔버스에 도입하면서, 강렬한 색채와 기하학 선들이 이루어내는 또 다른 회화세계를 개척해 갔다.

 

4(파리시대 III : ‘미래적 공간의 완성을 향해. 1980년대 이후)에서는 한묵은 현실의 삶을 우주의 열려있는, 유기적인 공간 개념으로 확장하고, 이를 미래적 공간이라 명명했다. 그는 이와 같은 사유체계를 바탕으로 색과 선이라는 조형요소만으로 완전해지는 시각예술의 독자성을 모색했다. ‘미래적 공간에 대한 탐구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지속되었다. 서정적인 감성이 느껴지는 색채와 기하학 도형이 교차하며 확장하는 리듬을 조형언어로 조화시켜, 평면 화면이 캔버스 바깥으로 확산되는 효과에 이르게 된다. 1980년대 후반에는 원심과 구심의 작용과 반작용을 자유자재로 구사하여 공간의 울림이 있는 역동적인 화면을 구현한다. 이 시기에 작가의 예술세계를 대표하는 기하추상의 대작들이 완성된다. 더불어, 1980년 후반에는 구상과 추상의 구분에서 벗어난 작업들이 제작된다. 작가의 관심이 우주에서 인간, 그리고 탄생의 비밀로 심화되면서, 동양적 색채와 동양 사상에 근간을 둔 작업도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5(파리시대 IV : 생명의 근원을 추구하는 구도자. 1980년대 이후먹과 종이)에서는 기하추상작업과는 다른 범주로 1980년에는 동양화의 재료인 먹과 한지를 사용한 작품들이 나타나며, 1980년대 중반에는 냅킨과 휴지와 같은 재료를 사용한 콜라주 작업이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먹과 한지, 종이 콜라주는 1990년대 후반기까지 지속되어, 작가 후기 작업에 주요한 매개가 된다. 또한, 변모 속에서 공간에 대한 작업과 아크릴물감이 먹 작업과 함께 융화되면서, 자유분방한 색채와 구성이 나타난다. 먹의 유연한 필치들은 때로는 아크릴 물감으로 나타나며, 흩뿌려지는 색채효과로 변주한다. 종이 콜라주에는 색채와 구성에서 원숙기를 넘어선 예술가의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이 시기에는 공간개념이 더욱 원초적인 생명 근원의 사유로 심화되었으며, 특히 조형의 호방함이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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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전시에는 1970년대~1990년대까지 연필, 수성펜, 과슈 등으로 제작한 37점의 드로잉 작품을 통해 한묵의 작업과정에 대한 이해할 수 있으며, 한묵의 서예와 전시 관련 자료 및 작가의 인생을 담은 사진, 생전에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상 등을 함께 전시되어 한묵의 인생과 작품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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