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마지막 공주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자료 68점, 고국의 품으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수집한 조선 왕실 유물 국립한글박물관으로 이관
기사입력 2019.01.17 14:39 조회수 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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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조선의 마지막 공주인 덕온공주가 한글로 쓴 자경전기(慈慶殿記)규훈(閨訓)을 비롯한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자료>가 지난해 11월 미국에 거주하는 덕온공주가 윤씨 가족으로부터 매입해 국내로 들여왔다.

 

덕온공주(德溫公主, 1822-1844)는 조선 23대 임금 순조와 순원왕후 사이에 셋째 딸로 윤의선과 결혼하였으나 일찍 세상을 떠나고(23), 윤용구(尹用求, 1853-1939)를 양자로 들였다.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자료>는 윤용구의 딸 윤백영(尹伯榮, 1888-1986)이 집안대대로 전하는 왕실유물로 왕실 후손이 3대에 걸쳐 작성한 것으로 한글 책과 편지, 서예작품 등 총 68점이다. 세부적으로 덕온공주 친필유물(6), 왕실여성유물(22), 윤용구번역역사서(9), 윤용구서예작품(11), 윤백영 한글서예작품(8), 기타유물이 11점이다.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자료>의 귀환은 국내기관 간 협력을 통해 이뤄졌다. 국립한글박물관(관장 박영국)은 유물에 대한 정보를 발견·수집하여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에 제공하였고,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소장자와 접촉과 매입 협상을 통해 유물을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국외문화재 환수 실적을 보면 2013년 석가삼존도(국립중앙박물관)를 시작으로 2014년 곽분양행락도(미국, 국립고궁박물관), 2015년 선암사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선암사), 팔금강도(직지사), 범어사 극락암 칠성도(스위스, 3, 범어사), 2016년 석천암 지장시왕도(독일, 불교중앙박물관), 2017년 분청사기상감경태5년명 이선제 묘지(국립광주박물관), 옥천사 나한상(미국, 옥천사), 강노초상(미국, 국립중앙박물관), 2018년 조선시대 갑옷(국립고궁박물관), 독립운동가 송일성 자료(3, 독립기념관), 효명세자빈 책봉죽책(프랑스, 국립고궁박물관), 운문사 칠성도(미국, 운문사), 봉은사 시왕도(미국, 봉은사), 덕온공주 동제인장(미국, 국립고궁박물관), 덕온공주전래한글자료 등(미국, 68, 국립한글박물관), 양봉요지(왜관수도원)까지 총 1788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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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온공주 동제인장(조선 19세기 전반)

 

 

이번에 환수된 자료들은 조선왕실의 한글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들이라 할 수 있다. 이중에서도 덕온공주가 아름다운 한글 궁체로 손수 쓴 자경전기(慈慶殿記)규훈(閨訓)이 주목을 끈다. 두 책은 모두 본래 한문으로 쓰여 있던 것을 덕온공주가 한글로 번역해 작성한 자료로, 덕온공주가 쓴 것으로는 이번에 처음 발견되어 희소가치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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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경전기

 

 

자경전기(慈慶殿記)ᄌᆞ경뎐긔자경전기(慈慶殿記)’의 원문에 토를 달아서 한글로 쓰고 이어서 우리말 번역문을 적은 것으로, 단아한 글씨는 덕온공주(德溫公主, 1822~1844)의 친필이다. 표지에 제첨(표지에 직접 제목을 쓰지 않고 다른 종이(쪽지) 등에 별도로 제목을 써서 붙인 것)은 쓰지 않았다. 한문으로 된 원문 자경전기는 순조(純祖, 1790~1834)가 효의왕후(孝懿王后, 정조 비, 1753~1821)의 명을 받들어 1808년에 지었다. 자경전(慈慶殿)1777년 정조(正祖)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창경궁의 양화당(養和堂) 옆 작은 언덕에 지은 전각으로 후에 효의왕후가 거처하였던 곳이기도 하나, 현재는 터만 남았다.

 

     

규훈(閨訓)은 여성들이 지켜야 할 덕목과 예절에 관한 책으로 덕온공주가 쓴 규훈은 외편(外篇) 독륜(篤倫)의 봉선장(奉先章)과 교자손장(敎子孫章)의 우리말 번역문을 단아한 궁체로 적었다.

 

또한, 이번에 환수된 자료에는 왕실에서 작성한 한글 편지와 왕실 여성들을 위한 한글 역사서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한글 편지들은 덕온공주의 어머니 순원왕후가 사위 윤의선(1823~1887)에게 딸의 근황을 묻는 편지(윤의선이 감기와 기침을 심하게 앓아 걱정하고, 덕온공주가 궁에 들어와 있어 든든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를 비롯하여, 신정왕후(조선 제23대 순조의 세자인 익종(翼宗, 추존왕)의 비이자, 24대 헌종의 어머니)가 윤용구의 첫 번째 부인인 광산김씨에게 보낸 편지(187428일에 명성왕후가 원자(후에 순종)를 출산한 기쁨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명헌왕후(헌종 계비), 철인왕후(철종 비), 명성황후(고종 비) 등이 직접 쓰거나 상궁이 대필해서 덕온공주 집안에 보낸 것들이다. 이 중에는 조선 최고의 한글 명필로 알려진 궁중여성 서기 이씨(書記 李氏)가 대필한 편지도 있어 사료적 중요성이 크다.

 

한글 역사서에는 정사기람(正史紀覽)여사초략(女史抄略)등이 있는데, 정사기람은 덕온공주의 아들 윤용구가 고종의 명을 받아 왕실 여성들을 위해 쓴 역사책이며, 여사초략은 윤용구가 당시 12살이던 딸 윤백영을 위해 여성과 관련된 역사를 발췌해서 작성한 책이다.

 

이외에도 덕온공주의 손녀인 윤백영의 서예작품이 눈에 띄는데, 윤백영은 일제강점기에 조선미술전람회에서 한글 궁체로 쓴 서예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입선하였으며, 전통적인 한글 궁체를 현대적인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 인물이다.

 

이번에 환수된 68점의 한글 자료는 조선 왕실 여성들의 생활 속에서 한글이 의사소통 수단으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줄 뿐만 아니라 왕실에서 사용하였던 아름다운 한글 궁체의 면모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역사적·예술적·학술적 가치가 높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을 지낸 국어학자 이종덕 박사는 이번에 구입한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 자료는 기존에 소개된 단편적인 왕실 편지나 소설과는 차원이 다른 자료로서, 왕실 부마 집안의 일괄 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왕실인물의 개인적인 삶을 엿볼 수 있어서 역사적 가치가 크다고 환수의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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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을 지낸 국어학자 이종덕 박사

 

 

한편, 국립한글박물관은 2016년부터 덕온공주가의 왕실 한글 유물을 집중적으로 수집하여, 순원왕후와 덕온공주의 친필을 포함 이전까지 400여 점을 소장하고 있었다. 이 중, 2016년 특별전 <1837년 가을 어느 혼례날>을 개최하여 덕온공주가() 왕실 유물 41점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하기도 하였다. 박물관은 더불어 이번에 이관 되는 유물과 함께 올 4월 기획특별전 덕온공주가 3대 한글유산(가제)”를 통해 200여점을 공개할 예정이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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