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연극계 뜨거운 이슈 ‘드라마센터’의 존폐 문제로 밀려난 2019 시즌 프로그램

남산예술센터 2019 시즌 프로그램, 동시대 이슈와 화두를 담아내다.
기사입력 2019.01.29 04:18 조회수 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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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예술센터 2019 시즌 프로그램 발표 기자간담회.jpg

 

 

세월호, 5·18 광주, 사회적 참사 등 한국사회 현재 진행형 문제 정면으로 다뤄

근원 바로잡기, 공공성 다시쓰기 이어가

사전 공모 프로그램 서치라이트도 진행개인 및 단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

[서울문화인]매년 동시대 이슈를 주목해온 남산예술센터(극장장 우연)2019년도 한국사회를 둘러싼 문제에 대해 동시대적 날선 화두를 던지는 시즌 프로그램 6편을 공개하였다.

 

2018년 시즌 프로그램이 한국사회가 당면한 문제의 근원을 점검하는 작가들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작품을 선보였다면 오는 3월부터 11월까지 선보일 2019 시즌 프로그램 중 눈에 띄는 작품은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건을 다룬 ‘7번국도세월호 참사가 주제인 명왕성에서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시각적 표현로 풀어낸 ‘Human Fuga(휴먼 푸가)’ 등 대한민국의 안타까운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에 대해 연극적 방식으로 담아내는 작품이 눈에 띈다. 또한 작년 한 해 연극계의 각종 상을 휩쓸며 주목받은 2018년 시즌 프로그램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2019년 시즌 프로그램의 막을 올리는 ‘7번국도’(작 배해률/연출 구자혜, 417~28)는 남산예술센터 상시투고시스템 <초고를 부탁해>를 통해 발굴된 작품이다. <서치라이트(Searchwright)>에서 낭독공연으로 관객들과 먼저 만났고 이어 시즌 프로그램까지 단계별 제작 시스템을 거쳤다. 지난 낭독공연에 이어 구자혜 연출이 함께 해 사회적 참사의 피해자들을 연극이 어떻게 직시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극단 코끼리만보와 공동제작하는 명왕성에서’(/연출 박상현, 515~26)는 세월호 당시의 실제 증언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성 작품이다. 동시에 사회적 참사로 희생된 망자들과 남겨진 이들을 다시 불러내어 그동안 유보시켜온 고통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진혼(鎭魂)을 시도하는 씻김굿의 의도를 지녔다. 작품은 세월호 참사 5주기를 기억하며, 지금은 우리 곁에 없는 망자들이 함께 있다는 각성을 하게 만든다.

 

‘Human Fuga(휴먼 푸가)’(원작 한강/공동창작/연출 배요섭, 116~17)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푸가(Fuga)’라는 음악적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극장 공간에 들어서면 도처에 80년 광주를 모티브로 한 설치 작업물이 있고, 소설 장면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말과 기억, 행동들은 극의 재료로 변주되어 새롭게 해체, 조립되어 연극과 미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시도한다.

 

이외에도 달과아이 극단과 공동제한 제8회 벽산희곡상 수상작인 서민준 작가 원작의 묵적지수’(작 서민준/연출 이래은, 626~77)는 춘추전국시대 사상가 묵자와 초혜황이 모의전을 했다는 일화를 바탕으로,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작가의 연극적 상상력이 무대 위에서 동시대적 언어로 탄생한다.

 

또한, 지난해 초연으로 선보인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원작 장강명/각색 정진새/연출 강량원, 109~27)은 올해 시즌 프로그램에서 다시 재연된다. 2015년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인 동명 소설을 각색한 이 작품은 초연 당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아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월간 한국연극 ‘2018 공연 베스트 7’ 선정, 55회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수상하며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더불어 남산예술센터는 2017년부터 시즌 프로그램과 별도로 극장진입의 문턱을 낮추고자 제작 전 단계의 작품 콘텐츠를 사전 공유하는 공모 프로그램 <서치라이트(Searchwright)>(319~29)를 진행한다. 신작을 준비 중인 개인 및 단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발표 형식은 낭독공연, 워크숍, 주제 리서치를 위한 공개토론, 컨퍼런스, 프레젠테이션 등 자유롭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품은 극장 공간, 무대기술, 연습실과 소정의 제작비 지원을 비롯해 극장, 관객, 기획자, 예술가들과 함께 작품을 공유할 기회를 가진다. 2018<서치라이트>에서 2019년 시즌 프로그램으로 발굴한 작품으로는 ‘7번국도가 있다.

 

한편, 올해 남산예술센터 2019 시즌 프로그램을 발표하는 간담회에서는 남산예술센터의 계약 종료가 가장 큰 화두였다. 남산예술센터는 서울시가 서울예술대학(학교법인 동랑예술원)로부터 이곳 드라마센터(현 남산예술센터)10년 간 임차해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김종휘)에 위탁하여 운영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서울예술대학(학교법인 동랑예술원)이 서울시에 문화사업계약 종료를 요청함에 따라, 남산예술센터 존속 여부가 흔들리면서 공공성과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연극인들의 불안감을 드러낸 자리였다.

 

김종휘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jpg
김종휘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김종휘 대표이사는 남산예술센터는 지난 11년간 많은 연극인의 공공극장으로써 그 기능을 해왔다.”고 말하는 한편 남산예술센터라는 공간은 비극성도 동시에 안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는 남산예술센터의 존폐를 둘러싼 위기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남산예술센터의 현 소유주는 서울예술대학(학교법인 동랑예술원)으로 서울시에서 공간을 임차 후 서울문화재단에서 위탁하여 운영 중이었다. 그러던 중 작년 서울예술대학은 문화사업의 계약 종료를 통보했고 내년 2020년으로 남산예술센터는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1962년 개관한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는 동랑 유치진(1905~1974)이 미국 록펠러 재단의 지원을 받아 한국 정부가 제공한 땅에 세워진 극장으로 건축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가장 오래된 근현대식 공연장이다. 2009년부터 지난 10년간 서울시가 극장 소유주인 서울예술대학(학교법인 동랑예술원)으로부터 임대받아 서울문화재단에서 남산예술센터라는 이름으로 위탁 운영해왔다. 하지만 지난 20181, 서울예술대학교가 서울시에 계약 종료를 통보하면서 남산예술센터의 공공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현장 연극인 572명과 49개 단체는 공공극장으로서의 드라마센터 정상화를 위한 연극인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 소유권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국가 환원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유치진은 194012월 조선연극협회 이사에 취임하면서 일제에 협조하며, 19412월 부여신궁 조영공사에 근로 봉사하는 등 끊임없이 친일 행적이 논란이 되고 있는 인물이다.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01.jpg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_내부.jpg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_내부

 

 

 

동랑 유치진의 친일 글 발췌

지금 동아(東亞)는 팽배하는 신흥건설의 기운에 휩싸여 있다. 조선 농촌의  한없는 궁핍을 근본적으로 타개하려는 이 운동(分村運動-편집자 주)의 본 뜻은 고이소(小磯) 새 총독의 부임과 함께 세상에 발표되었다. 얼마나 정답게 그들은 신대륙(만주 - 편집자 주)으로 보내고 보내지는가를 무대에서 구현하려고 한 것이다.” (‘분촌운동이라는 명분으로 조선인을 만주로 강제 이주시킨 총독부의 정책에 호응하며 만든 연극 <대추나무>의 창작의도를 밝힌 유치진의 글 중에서)

 

한일합방에 의연히 매진함으로써 조선이 나아갈 길을 명시한 것으로, 금일 내선일체는 명일의 대동아 건설의 초석이 된다는 선구자적 기개를 그려낸  군중극이다.” (송병준과  더불어 매국에  앞장선 친일파 이용구를 주인공으로 하는 연극 <북진대>의 창작의도를 밝힌 유치진의 글 중에서)1선에 가 있는 병사들은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육탄으로 처참 용쾌(勇快)한 사투를 전개하고 있을 터이다. 우리는 제1선의 병사들이 총을 들고 나라를 지키듯이, 그런 각오로 붓을 들어야만 하겠다.우리나라(일본 - 편집자 주)는 지금 위대한 전과(戰果) 올리고 있다.  그러나 전쟁은 적의 영토를 점유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 영토에 살고 있는  민족을 - ‘인간- 우리는 싸워서 잡아야 한다.” (유치진이 19436월 친일잡지 <국민문학>에 발표한 싸우는 국민의 자세의 글 중에서)  

 

그러나 김종휘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첫 인사말을 통해 현행법 체계에서는 역사의 정의라는 이름으로 남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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