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0년대, 조선의 대미외교활동을 보여주는 자료 발굴. 기증식

이상재 선생의 초대 주미공사관의 서기관 시절의 유품 자료 국가에 기증
기사입력 2019.02.15 01:35 조회수 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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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진행된 주미공사관 외교자료 기증식에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지건길 이사장과 이상재 선생의 종손인 이상구 씨(가운데), 동국대학교 역사교육과 한철호 교수

 

 

[서울문화인]초대 주미공사관의 서기관이자 독립운동가 월남 이상재 선생(1850~1927)의 종손인 이상구(74) 씨가 1980년대 주미공사관의 활동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외교자료 8점을 국가에 기증했다.

 

이상재 선생은 1887년 주미공사관의 서기관으로 임명되어 박정양 초대 주미공사와 함께 18881월 미국 워싱턴 D.C.에 들어갔다가 같은 해 11월 박정양 공사와 함께 다시 귀국할 때까지 현지에서 주미공사관을 개설하는 등 공관원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였다.

 

 

월남 이상재_주미공사관 재직시절 01.jpg
월남 이상재_주미공사관 재직시절

 

 

기증된 자료는 당시에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는 자료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이 미국 워싱턴 소재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복원하면서 고증 사료를 찾는 과정에서 그 존재가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기증 자료는 문헌자료 5(미국공사왕복수록美國公私往復隨錄, 미국서간美國書簡, 월남 이상재月南 李商在, <미행일기> 초록으로 추정 문헌, 공사관 재직 시 업무메모 추정 문헌)과 사진자료 3(공사관원 재직 시 이상재(서기관), 공사관원 재직 시 이하영(서리공사), 공사관원 강진희추정사진)이다. 이중에 미국공사왕복수록미국서간은 그간 학계에 보고되지 않았던 최초의 자료가 포함되어 있는 사료로 당시 미국과 협상 중이던 중요 현안업무와 공사관의 운영, 공관원들의 활동상 등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현존 유일의 외교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공사왕복수록은 공관원들의 업무편람성격에 해당하는 것으로, 1883년 미국 아더 대통령(Chester A. Arthur)이 초대 주한공사 푸트(Lucius H. Foote)를 조선에 파견하며 고종에게 전달한 외교문서를 비롯해, 박정양 공사가 미국정부 또는 관계자들과 주고받은 각종 문서들, 주미공사관을 통해 추진했던 조선왕조와 미국정부 간 각종 현안사업과 관련된 문서들, 업무수행에 필요한 각종 비망록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공사왕복수록과 내지 뉴욕총영사관직인.jpg
미국공사왕복수록과 내지 뉴욕총영사관직인

 

주미공사왕복수록(美國公私往復隨錄). 이상재가 제목 그대로 초대 주미공사 박정양이 임명된 이후 미국정부뿐 아니라 각종 관련 인물과 기관들 사이에서 주고받은 문서 등을 수록하고 개인적으로 공사업무를 효율적체계적으로 파악수행하는데 필요한 참고 사항을 적은 일종의便覽 혹은 備忘錄이다. 附日本館德公館海地館라고 쓰여 있듯이, 일본독일하이티국과 관련된 문서가 약간 포함되어 있다. 본문 총 138쪽이며, 미국 등 외국과 주고받은 공문서, 공사관을 통해 추진했던 사업에 관련된 문서(43), 업무수행에 필요한 각종 비망록, 그리고 에 해당되는 독일공사관, 일본공사관 등에 관련된 문서(6) 4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맨 처음 문서인 美國答書譯漢文(1883314=2.6.)을 제외하면, 그 시기는 주미전권공사 박정양이 워싱턴에 도착한 직후인 1888110(1887.11.27.,送美國外部照會)부터 귀국 후 2년이 지난 18918(1891.7)까지 총 3년여에 걸쳐 있다. 또한 미국과 주고받은 영문 문서들은 모두 한문으로 번역해 두었다.

 

이날 기증자료 설명을 진행한 동국대학교 역사교육과 한철호 교수는 당시 조미 간 현안사업 중 뉴욕 법관 등이 조선기계회사를 설립해 철로, 양수기, 가스 설치 등 3건을 추진하기 위해 제안한 규칙과 약정서 초안이 수록되어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이중 그들이 경인선 설치를 제안한 사실과 계약서인 철도약장(鐵道約章)’ 초안은 그동안 초안이 있었다는 기록은 남아있었으나 문서를 찾을 수 없었는데 이번 미국공사왕복수록을 통해서 그 실체가 밝혀져 앞으로 연구가 필요한 귀중한 자료라 밝혔다.

 

미국공사왕복수록의 미국철도계약초안 부분.jpg
미국공사왕복수록의 미국철도계약초안 부분

 

 

철도약장(鐵道約章)’은 조선과 미국과 경인선 부설에 대한 계약 초본으로 1896년 조선이 미국인 모스(J. R. Morse)에게 경인선 부설권을 허가하였으나, 모스가 이를 18975월 다시 일본 측에 넘기면서 결국 18999월 일본 측이 완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번 자료를 통해 1888년 조선은 철도부설 사항을 주미공사관을 통해 미국 측과 논의하고 있었으며, 관련 계약서의 조문까지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었음을 처음으로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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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간

 

 

미국서간은 이상재 선생이 주미공사관의 서기관으로 임명된 18878월부터 18891월까지 작성했던 편지 38통을 수록하고 있는 편지모음이다. 주된 내용은 이상재 선생이 주미공사 서기관으로 미국에 파견된 기간 동안 부모의 안부를 묻거나, 집안의 대소사를 논하는 등 집안일과 관련된 것이지만, 주미공사관 운영 상황, 미국에 주재하는 동안 활동하거나 견문한 사항 혹은 느낀 점 등을 부분적으로 기록해 두어 당시 공사관의 실상, 그의 활동상과 미국관 등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기록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철호 교수는 이번 이상재 선생 유품자료가 19세기 조선왕조의 생생한 대미외교활동을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하며, “‘주미공사왕복수록은 초대 주미전권공사의 업무와 활동에 관련된 주요사항을 수록한 최초의 사료이다.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은 기존의 자료에서 알려지지 않은 것들도 적지 않다. 특히 당시의 사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그 자체만으로도 공사관원이 직접기록한 귀중한 문서일 뿐 아니라, 그 내용 역시 종전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것들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기증 자료를 더 연구하여 논문으로 발표 후, 번역본으로 출간할 계획도 전했다.

 

한편, 한철호 교수는 초대 주미전권공사 박정양이 워싱턴에서 공사로 부임해 근무하다가 소임을 마치고 귀국하여 고종에게 복명하기까지 보고, 듣고, 활동했던 사항을 적은 일기 <미행일기>(2014)와 미국의 구체적 실상과 면모를 살피기 위해 보고서 형식의 견문기 <미속습유>(2018)를 번역 출간하였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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