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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라흐마니노프>, <파리넬리>, <살리에르> 등 예술가 중심의 다양한 창작뮤지컬을 선보이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HJ컬쳐가 대전예술의전당과 공동으로 제작한 창작뮤지컬 <파가니니>가 지난 12월 대전예술의전당 공연을 마치고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 다시 무대에 올려졌다.
이탈리아의 제노바에서 태어난 니콜로 파나기니(1782년 ~ 1840년)는 경이적인 바이올린 연주 실력으로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버린 대가로 얻은 것”이라는 이야기가 파다, 그를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천재 바이올리니스트이다. 그는 소나타 21개 · 카프리치오 24개 · 4중주곡 3개 · 협주곡 2개 등 많은 명곡을 남겼으며, 그 중 카푸리치오는 가장 애주되고 있는 곡이다.
뮤지컬 <파가니니>는 1840년 파가니니가 숨을 거둔 후, 그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는 이유로 교회 공동묘지 매장을 불허 당하고 이에 아들 아킬레가 아버지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길고 긴 법정 싸움을 시작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 불린 파가니니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며 또 다른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이 음악가를 다루는 작품이다 보니 파가니니의 주옥같은 명곡 ‘24개의 카프리스’와 ‘바이올린 협주곡 2번 - 라 캄파넬라’ 등을 재편곡한 락클래식 넘버들이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화려한 테크닉의 연주로 변신하며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파가니니’ 역을 맡은 액터 뮤지션의 실제 연주 분량이 5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실제 클래식바이올린을 전공한 ‘파가니니’ 역의 KoN(콘)은 “‘파가니니’가 한다고(제작) 했을 때 주변에서 추천을 해서 오디션을 보게 되었다. ‘파가니니’는 바이올리니스트에게는 전설적인 존재이다. (파가니니 곡은)무대에서도 많이 연주하지만 뮤지컬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은 새롭다. 모든 연주가 소리가 우선인데 뮤지컬 무대에서는 연출적인 모습도 중요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격하고 조금은 오버스럽게 연주했다”고 밝혔다.
뮤지컬 <파가니니>는 ‘파가니니’가 주변의 잣대들로 인해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릴 수밖에 없었던 사건에 대해 조명하며 그의 주변 인물들을 섬세하고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특히 파가니니의 음악뿐만 아니라 주변의 인물들을 통해 또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또한, ‘파가니니’의 음악을 기타, 베이스, 드럼, 건반, 바이올린, 클라리넷 등으로 구성 된 7인조 밴드와 함께 ‘락’음악으로 절묘하게 녹아내었다.
김은영 작곡/연출은 음악 컨셉에 대해 “당시 ‘락스타’ 같은 존재인 파가니니의 이미지를 반영하여 ‘락클래식’으로 표현하였고, 음악 전반적으로 파가니니의 원곡을 담아내려 노력하여 클래식 원곡이지만 강렬한 음악적 이미지가 되도록 표현하였다.”고 전했다.
김은혜 작가는 “파가니니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는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음악은 명료히 남아있다. 그는 정말로 유명한 예술가이지만 대중들은 잘 모르고 있다. 관객들은 어떤 포인트를 젤 궁금해 할까? 거기에 많은 고민을 하다가 잘나가던 바이올리니스트에서 쇠락으로 떨어지는 그 지점을 포인트로 잡았다”고 밝혔다.
한편, 주인공인 ‘파가니니’와 그와 대립하는 바티칸의 비밀 기사단인 인퀴지터(종교재판관)로 활약했던 전설의 악마 사냥꾼인 ‘루치오 아모스’ 역에는 김경수가 ‘파가니니’의 모든 걸 빼앗으려는 남자 ‘콜랭 보네르’ 역에는 서승원과 이준혁이 ‘파가니니’의 아들이자 36년간의 길고 긴 종교 재판을 계속 할 수밖에 없었던 ‘아킬레’ 역에는 박규원과 유승현이 ‘콜랭 보네르’의 약혼자이자 오페라 가수 지망생 ‘샬롯 드 베르니에’ 역에는 유주혜와 하현지가 출연한다.
또한, 원캐스트 캐릭터들의 얼터네이터들도 뛰어난 실력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파가니니’ 역은 줄리어드 음대 출신으로 14년 동안 바이올린을 연주한 것으로 알려진 그룹 ‘비아이지(B.I.G)’의 벤지가 ‘루치오 아모스’ 역에는 뮤지컬 <존 도우>, <1446> 등에서 가창력을 인정받은 황민수가 3회차 공연을 소화한다. [이선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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