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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해 청주관이 개관하면서 아시아에서는 보기 드물게 4관(과천, 덕수궁, 서울, 청주) 체제를 구축하면서 당시 공석이었지만 새로운 관장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 이런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는 공모를 통해 지난 2월 1일 윤범모 동국대 석좌교수를 미술관 수장으로 임명하였다.
하지만 국립현대미술관장 공모과정에서 잡음은 코드인사 논란을 낳았다. 신임 관장 공모 최종 후보 ‘역량평가’에서 탈락했으나 재시험 기회를 받아 논란이 됐다.
당시 최종 후보자 3명(김홍희 전 서울시립미술관장, 이용우 전 광주비엔날레 재단 대표, 윤범모 동국대 석좌교수) 중, 3급 이상 고위 공무원의 업무수행능력을 검증하는 역량평가에서 이용우 씨만이 기준 점수를 넘겨 합격했으나 문체부는 이 역량 평가결과로 마무리 짓지 않고, 떨어졌던 두 후보자들(윤범모, 김홍희)이 재시험을 치르도록 하였고 최종적으로 윤범모 씨를 신임 관장으로 낙점하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국립현대미술관장 취임 1개월을 맞은 신임 윤범모 관장은 3월 5일(화) 서울관에서 언론간담회를 열고 개관 50주년을 맞는 미술관의 새로운 비전과 목표 및 중점과제를 발표하는 자릴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윤 관장은 ‘미술로 감동과 상상력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미술문화를 나누는 세계 속의 열린 미술관’을 목표로 동시대 예술문화 중심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면서도 미술관을 “이웃집 같은 미술관을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점과제로는 ①박물관은 물론 유관 기관과 협업체계를 공고히 하여 외연을 확장, 지역의 경계를 허물고 동시대 문화예술계와 적극 소통, 기존 미술관협력망 사업을 강화하여 공립미술관 순회전, 전시와 연계한 지역미술관 아카이빙 구축 컨설팅, 지역작가 발굴소개 프로그램, 공사립미술관 보존지원을 추진하겠다.
②남북미술 교류협력을 기반으로 분절된 한국미술사를 복원, 북한의 공적 기관과의 교류를 모색하여 소장품 교류전시, ‘분단 극복’을 위한 공동 기획 특별전 등의 주제들을 개발, 추진하여 미술사 담론의 지평을 확대하겠다.
③미술관 내 분산 운영되고 있는 국제 업무를 통합, 활성화하여 국제교류사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하여 한국미술 국제화의 교두보 확보하겠다.
④미술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한국 근현대미술사 통사 정립 사업을 통해 한국미술의 정체성을 수립을 위해 내․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특별 연구팀을 가동하여 자료구축, 학술, 교육, 전시, 출판 등과 연계하는 선순환 구조의 중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⑤4관 체제 특성화 및 어린미술관을 강화, 과천관은 한국 현대미술사에 대한 기술 및 연구를 심화하는 한편, 어린이미술관은 직제 신설하여 가족중심 자연친화적 미술관으로 덕수궁관은 역사의 숨결 속에서 한국 근대미술문화에 대한 정의 및 연구를, 서울관은 관객 수요를 자극하는 국내․외 융․복합 현대미술 전시를, 작품 수집과 보존의 산실인 청주관은 개방형 수장고를 특화한 한국 현대미술 소장품 전시를 추진하겠다는 비젼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날 현장의 분위기는 전혀 새롭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없었고 구체적 방안에 대한 질문에 일관되게 ‘구체적인 시기를 말할 수 없다. 관련부처와 혹은 내부 협의해 추진하겠다’는 답변으로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면서 자신의 비젼을 발표하는 자리가 아니라 오히려 그동안 자신에게 제기 되었던 문제에 대한 기자들의 의중을 떠보는 자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윤 관장은 미술관 법인화와 비정규직 전환에 관련해서는 “법인화문제로 인력문제가 원활하게 해결이 안돼서 인력문제 어려움이 있다. 새로운 미술관을 지향하면서 직원들은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개혁의 주체가 되도록 힘을 보태겠다”하였으며, 남북미술 교류와 관련하여서는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정치 환경과 직결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말하기 곤란하다. 구체적인 시기와 또 언제할지도 모른다. 관련부처와 협의 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있었다. 또한, 4관 체제가 되면서 분관장 도입과 관련해서도 어떻게 생각하시냐는 질문에도 원론적만 ‘찬성’의 의견을 피력하였다.
하지만 불공정한 과정을 통해 관장에 임명었다는 문제에 대해서는 “저는 임명된 입장이기에 외적인 부분은 제가 무어라 말씀드리기 난감하다”고 답했다. 또한, 제기된 민중미술계열에 편중된 성향과 특정 갤러리와 유착되어 있다는 지적은 반박했다. “제가 발표한 글 1000편 중에서 민중미술은 10%도 되지 않고, 최근 기획한 전시에서도 오히려 균형 감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어 가나아트센터가 설립한 가나문화재단에서 이사로 활동한 것에 대해서는 “일종의 재능기부였다. 미술관에 오면서 사임했다”고 해명했다.
“30년 미술전문가로 활동해보니 이 자리까지 왔다. 부족하지만 잘하라는 격려로 알고 미술관장직을 수행...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신임 윤 관장은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연 예산은 700억 원이며, 관장의 임기는 3년이다. [허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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