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남산예술센터를 둘러싼 논쟁 다루다. 연극 <오만한 후손들>

기사입력 2019.09.19 19:09 조회수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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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오만한후손들_고.jpg

 

가장 오래된 근현대식 원형극장의 부조리한 역사 통해 무엇을 기준으로 가치를 판단할 것인가질문 던지다.

 

[서울문화인] 서울시가 지난 2009년부터 서울예술대학(학교법인 동랑예술원)으로부터 임차해 서울문화재단이 남산예술센터라는 이름의 공공극장으로 위탁 운영하고 있는 이곳이 최근 논란의 중심에 있다.

 

남산예술센터의 전신인 드라마센터는 일제강점기 일본 신사가 있던 자리로 1962년 동랑 유치진(1905~1974)이 한국 민족문화의 발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미국 록펠러 재단의 지원을 받아 한국 정부가 제공한 땅에 개관한 극장으로 건축가 김중업이 그리스의 야외극장을 본 따 원형극장으로 설계했으며, 현존하는 극장 중 건축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가장 오래된 근현대식 공연장이다.

 

하지만 극장의 소유주인 서울예술대학가 지난 20181, 서울예술대학교가 서울시에 일방적으로 임대 계약 종료를 통보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무엇보다 설립자인 유치진의 친일 행적과 설립 당시 명목과 다른 행보가 문제시 되면서 연극계 안팎에서는 극장의 공공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이후 공공극장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조직되는 등 남산예술센터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공론화가 있었다. 또한, 관련 연구를 엮은 책 유치진과 드라마센터(친일과 냉전의 유산)(공공극장으로서의 드라마센터 정상화를 위한 연극인 비상대책회의 저)도 발간됐다.

 

18일 남산예술센터는 남산예술센터를 둘러싼 공공극장 논쟁을 다루는 연극 <오만한 후손들>(원작 이양구, 각색 고해종, 연출 류주연, 극단 산수유 공동제작)을 무대에 올렸다. 이 연극은 갑작스레 올려진 작품은 아니다. 2019년 시즌 프로그램의 선정된 네 번째 작품이다.

 

<오만한 후손들>은 공공극장의 위상과 위치에 대한 질문을 관객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바람에서 시작됐다. 연극은 극장의 역사를 추적해 부조리함을 재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엇을 기준으로 가치를 판단할 것인지묻는 작품이다. 극은 1962년 극장의 개막공연이었던 <햄릿>으로부터 시작된다. 극이 진행될수록 주인공 햄릿과 극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이야기가 섞여 들어가며 연극과 현실의 경계는 점차 허물어지진다. 여기에 생동감 있는 르포르타주가 겹쳐 민족문화의 화합을 위한 극장이 현재에 이르러 어떻게 합법적으로 사유화되었는지 법의 논리가 아닌 공공의 정의로 문제를 반추한다. 식민, 냉전, 독재 정권을 지나면서 당시 관료들과 결탁했던 일부 인사들에게 주어진 기회는 불평등했고 그것을 수행하는 과정은 불공정했다. 하지만 이 과정은 모두 합법적인 서류로 남았다. <오만한 후손들>불법이라고는 찾을 수 없지만, 어딘가 찜찜한남산예술센터를 둘러싼 문제를 들여다본다.

 

연출을 맡은 류주연(극단 산수유)은 전작 <12인의 성난 사람들>, <기묘여행> 등을 통해 인간과 사회의 문제를 주로 다뤘다. 류주연 연출가는 지난 1월 남산예술센터 시즌프로그램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드라마센터 사유화 문제는 연극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이번 공연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오만한 후손들><일곱집매>, <노란봉투> 등 사회성 짙은 작품을 주로 집필해 온 이양구 작가가 극을 쓰고, 고해종 작가가 각색과 드라마터그를 맡았다. 극단 산수유에서 류주연 연출가와 긴 시간 동안 호흡을 맞춰온 이승훈, 이현경, 이종윤, 이재인, 신용진, 현은영, 박시유, 반인환, 이지혜, 홍현택, 김신영, 홍성호, 서유덕 등의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공연은 오는 929()까지 진행되며, 21() 공연이 끝난 후에는 김미도 평론가(한국과학기술대학교 교수)와 류주연 연출가가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남산예술센터를 둘러싼 논란과 사회적 관심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오만한 후손들>은 남산예술센터, 인터파크 예매사이트에서 예매가 가능하다. 전석 3만원, 직장인 24천원, 청소년대학생 18천원, 장애인국가유공자65세 이상 15천원. (예매 및 문의 02-758-2150) [이선실 기자]

 

 

 

 

 

[이선실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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