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벽면의 탁본이 만들어낸 드로잉과 애니메이션을 선보이는 이승애 작가

기사입력 2020.04.18 16:35 조회수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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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밤 The accidental night (2).jpg
이승애 작가, 우연한 밤 The accidental night

 

 

 

 

[서울문화인] 챕터투 연남동 전시 공간에서 이승애 (Lee Seung Ae, b.1979) 개인전 ‘Night Shade’를 지난 17일부터 선보이고 있다.

 

이승애 작가는 2014년 영국왕립예술대 재학 시절부터 매진한 애니메이션-드로잉시리즈는 한 장의 종이가 작가의 상상력과 치밀한 기획, 극한의 매진을 통해 신화적 서사성을 지닌 독창적인 모노크롬 애니메이션으로 승화되는 과정의 미학을 보여주며, 작가에게 최우수 졸업상에 비견되는 발레리 베스톤 아티스트 프라이즈 (Valerie Boston Artists’ Prize) 2016’을 안겼다.

 

이번 전시는 지난 1년간 챕터투 레지던시에 상주하면서 새롭게 시도한 탁본 기반의 드로잉과 애니메이션 작업인 우연한 밤(2019-20)’을 중심으로, 종이와 연필이라는 단순한 재료로 무한한 상상력이 펼쳐 온 작가가 향후 어떤 방식으로 예술적 지평을 넓혀 갈 것인지를 유추해 볼 수 있는 전시이다.

 

작가가 일상적으로 자주 머무는 공간의 벽면을 종이와 흑연을 이용하여 마치 탁본을 하듯 수십, 수백 번 문지르는 수행적 드로잉 기법의 시도와 시행착오가 이번 전시에 선 보이는 우연한 밤의 모태가 되었다. 탁본을 통해 드러나게 된 이미지들이 작가에게 익숙하게 느껴지며 마치 원래 그렇게존재했던 것들처럼 보이는 것에 대한 작가의 지속적인 의구심이 추동한 결과이기도 하다.

 

작가는 벽면에 종이를 한 장씩 대고 탁본을 진행하고, 벽의 표층적 물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여러 장의 종이는 원래의 좌표와 다르게 작가에 의해 불특정하게 배열되고 이어 붙여진다. 이러한 과정이 제공한 모종의 배경적 공간에서, 우연히 발견되었거나 연상된 이미지들을 그려나간다. 어느 순간 그 이미지들은 스스로 모양과 존재를 복제하고 증식되어 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작가는 특정한 이미지를 재현하려는 의도를 최대한 제어하고 우연성으로 발견된 이미지들을 연결해 나가는 방식으로 작업을 완성한다. 이렇게 종이 위에 재현된 우연한 이미지들은 다시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제작되었다. 이승애 작가는 마치 깊은 동굴에서 불을 비춰 거대한 동굴 벽화를 더듬듯 바라보는 것처럼, 내가 알고 있는 세계를 초월하는 환상의 다른 세계를 발견하는 순간의 느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우연한 밤 The accidental night (1).png
이승애 작가, 우연한 밤 The accidental night

 

 

작가가 말하는 우연과 필연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미지를 찾기 위한 회화적 실험은 인간 기술의 제어범주를 벗어난 미지의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오늘날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감과도 연결된다. 실체를 알 수 없는 대상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그로 인한 부작용이 속출하는 오늘날, 이승애의 작품은 우리를 둘러싼 복잡한 외부 세계의 존재들에 대해 알거나 모른다는 이분법적 태도에서 벗어나 그 모호성을 자신의 긍정적인 일부로 받아들여 볼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승애는 영국 런던의 왕립예술대학교(Royal College of Art) 회화과에서 석사를 취득하고 런던과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중인 시각예술작가로 독특하고 상상력 넘치는 몬스터 시리즈 드로잉으로 2004년 스위스 아트바젤에 작품을 출품하는 등 국내 미술계의 떠오르는 신예 작가로 주목을 받았다. 최근 말보로 파인아트 갤러리(런던), 주영한국문화원(런던), 두산갤러리(뉴욕), 아라리오갤러리(서울) 등지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전시는 오는 530일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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