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폐교의 변신, 추억의 학교로 떠나는 전국폐교 여행

기사입력 2020.05.26 16:49 조회수 1,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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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인구의 감소와 도시로 인구집중으로 지방의 소규모 학교는 아이들이 하나둘 떠나가면서 폐교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런 학교가 이제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고 여행자를 맞이한다. 아이들이 떠난 폐교는 미술관, 박물관,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뀌기도 하고, 옛 학교의 감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도 거듭나 여행자를 즐겁게 한다. 아련한 기억을 소환하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추억의 학교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이번에 추천하는 여행지는 풍금 소리와 함께 학창 시절 추억에 젖게 하는 덕포진교육박물관(경기 김포), 에메랄드빛 운동장에서 투명 카누 정원 유람, 삼척미로정원(강원 삼척) 폐교에서 놀며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는 시간, 홍천아트캠프(강원 홍천), 오늘은 내가 언론인’, 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강원 영월), 동네 주민과 방문객 누구나 작가가 되는 마법 같은 공간, 고창 책마을해리(전북 고창), 외딴섬 곳곳이 정겨운 미술관, 고흥 연홍미술관(전남 고흥) 등 여섯 곳이다.

      

풍금 소리와 함께 학창 시절 추억에 젖다, 덕포진교육박물관(경기 김포시 대곶면 덕포진로103번길)

 

1996년 김포에 문을 연 덕포진교육박물관은 어릴 적이나 학창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7,000여 점이나 되는 전시품이 옛 생활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며, 기억 속에만 남아있던 물건들이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나게 해준다. 특히 김동선·이인숙 관장이 진행하는 수업은 어느 곳에서도 만날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이인숙 관장의 풍금 연주에 맞춰 부르는 동요, 김동선 관장의 1950~1960년대 학창 시절 이야기는 남녀노소에게 익숙함과 새로움으로 다가온다. 덕포진교육박물관을 설립한 두 관장의 일화는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이자,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미담이다.

 

박물관과 이웃한 김포 덕포진(사적 292)은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때 격전이 벌어진 조선 시대 진영으로, 덕포진을 거쳐 손돌 묘까지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조선 인조의 아버지 원종과 어머니 인헌왕후가 잠든 김포 장릉(사적 202), 구 김포성당(국가등록문화재 542)과 솔숲이 아름다운 김포성당,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좋은 김포아트빌리지도 김포로 떠나는 여행에서 만나봐야 할 곳이다. (문의 전화 : 김포시청 문화관광과 031)980-2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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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포진교육박물관을 설립한 이인숙,김동선 선생님 (사진촬영 문일식)

 

 

01 다양하게 전시된  옛 초등학교 책가방  (사진촬영 문일식).jpg
다양하게 전시된 옛 초등학교 책가방 (사진촬영 문일식)

 


에메랄드빛 운동장에서 투명 카누 정원 유람, 삼척미로정원(강원 삼척시 동안로)

      

삼척미로정원은 옛 미로초등학교 두타분교를 개조해 마을 공동체 정원으로 꾸몄다. 삼척 시내에서 약 13~14km 떨어진 곳에 있는데, 산골 여행의 즐거움을 선물한다. 얼핏 보면 초등학교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아기자기하고 화사하다. 이름도 재미나다. 처음 들으면 산속의 미로(迷路)를 떠올리기 쉽지만, ‘늙지 않는다는 미로(未老). 꽃과 나무 사이로 난 소담한 산책로를 거닐 때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니 미로(未老)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운동장 한가운데 연못 같은 풀장에서는 투명 카누를 탈 수 있다. 카누에 오르면 주변 산세가 한층 그윽해 마치 신선놀음인 듯하다. 인근 천은사는 나라의 제사에 쓰는 두부를 만들던 조포사(造泡寺), 이런 역사를 생각하면 삼척미로정원 두부 만들기 체험이 더 특별하다.

 

도계유리나라와 하이원추추파크 또한 삼척 내륙 여행의 명소다. 도계유리나라는 블로잉 시연과 체험이, 하이원추추파크는 스위치백트레인과 미니트레인 체험이 흥미롭다. 바다 여행을 원할 때는 삼척해상케이블카가 있다. 용화역과 장호역 사이의 바다 위 874m 거리를 가로지른다. (문의 전화 : 삼척미로정원 033)575-4846)

 

 

01  미로정원 전경 [박상준 촬영].jpg
미로정원 전경 [박상준 촬영]

 

 

01 도계유리나라의 피노키오나라 전시 모습  [박상준 촬영].jpg
도계유리나라의 피노키오나라 전시 모습 [박상준 촬영]

 

 


폐교에서 놀며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는 시간, 홍천아트캠프(강원 홍천군 내촌면 아홉사리로)

 

홍천 화상대리 동화마을에 자리한 홍천아트캠프는 폐교된 내촌초등학교 대봉분교를 201210월 리모델링해 숙박·수련 시설로 꾸몄다. 동창회나 동문회, 기업 워크숍 장소 등으로 인기 있으며, 가족 단위 여행객도 알음알음 찾아온다. 이름 덕분에 음악·미술 동호회를 비롯해 예술인이 연주회와 전시회를 열기도 한다. 나무판자가 깔린 복도와 내무반처럼 꾸민 숙박 공간에서 40~50대는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고, 아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반짝인다. 운동장 주변에는 커다란 은행나무와 밤나무가 그때 그 시절을 증명하듯 서 있는데, 얼마 전 종영한 KBS1 드라마 꽃길만 걸어요의 촬영 무대가 되기도 했다. 홍천아트캠프 건너 마을 앞을 흐르는 내촌천은 여름철엔 다슬기와 메기, 장어, 쏘가리가 많이 잡혀 천렵과 낚시를 하러 나온 사람들로 붐빈다.

 

홍천 여행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수타사산소길이다. 수타사와 공작산생태숲, 귕소(출렁다리), 용담을 거치는 코스로 싱그러운 초여름 숲을 만끽할 수 있다. 얇게 부친 메밀 반죽에 김치나 무청 시래기, 제철 나물로 만든 소를 올려 둥글게 만 홍총떡과 고추장 양념으로 버무려 구워 먹는 화로구이는 홍천을 대표하는 맛이다. (문의 전화 : 홍천군청 관광과 033)430-2471 홍천아트캠프 010-2999-3730)

 

 

01 폐교를 리모델링한 홍천아트캠프  [최갑수 촬영].jpg
폐교를 리모델링한 홍천아트캠프 [최갑수 촬영]

 

 

01  홍천아트캠프 앞을 흐르는 맑은 내촌천  [최갑수 촬영].jpg
홍천아트캠프 앞을 흐르는 맑은 내촌천 [최갑수 촬영]

 

 

오늘은 내가 언론인’, 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강원 영월군 한반도면 서강로)

 

박물관이 무려 28개나 되는 박물관 고을영월에서도 눈에 띄는 박물관이 있다. 강원도 한반도면의 폐교를 리모델링한 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이다. 지난 2012년 문을 연 이곳은 대한민국 최초이자 유일한 기자 박물관일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기자가 돼보는 체험 공간이다. 온 가족이 함께하는 ‘1일 기자 체험은 아담한 야외 전시장에서 시작된다. 현장 기자들의 보도사진을 전시하는 공간에 때마침 6월 민주항쟁 사진전이 한창이다. 6월 민주항쟁을 상징하는 ! 나의 조국은 영월미디어박물관 고명진 관장이 한국일보 사진기자 시절에 찍은 사진이다. 이 작품은 AP가 선정한 ‘20세기 세계 100대 사진에 들면서 유명해졌고, 중학교 사회 교과서에도 수록됐다. 전시실에서는 현장 기자들의 손때 묻은 전시물을 보고, 헬리캠과 드론 등 최신 장비를 활용해 기자 체험을 할 수 있다.

 

박물관이 자리 잡은 한반도면은 영월 한반도 지형(명승 75)으로 유명하다. 길쭉하게 튀어나온 숲과 모래톱을 남한강 지류 평창강이 휘감아 도는 모양이 영락없이 한반도 지도다. 영월 청령포(명승 50)는 조선 시대 유배지다. 단종이 최후를 맞이한 관풍헌과 뒤늦게 조성된 영월 장릉(사적 196)까지 둘러보면 아이와 떠나는 역사 기행으로도 손색이 없다. (문의 전화 : 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 033)372-1094)

 

 

01  방송기자 체험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구완회 촬영].jpg
방송기자 체험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구완회 촬영]

 

 

01  옛날 학교 창고를 포토존으로 꾸몄다   [구완회 촬영].jpg
옛날 학교 창고를 포토존으로 꾸몄다 [구완회 촬영]

 

 

동네 주민과 방문객 누구나 작가가 되는 마법 같은 공간, 고창 책마을해리(전북 고창군 해리면 월봉성산길)

 

책마을해리는 책과 출판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누구나 책, 누구나 도서관이라는 모토처럼 이곳에 가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 시인학교, 만화학교, 출판캠프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껏 선보인 책이 100여 권에 달한다. 책 읽기에서 더 나아가 읽고 경험한 것을 글로 쓰고 책으로 펴내는 과정을 체험하는 것이 핵심이다. 책마을해리에서 출간한 책을 구경하고 커피와 차를 마실 수 있는 북카페 책방해리’, 금방이라도 톰 소여가 뛰어 내려올 것 같은 느티나무 위 동학평화도서관’, 소규모 공연과 영화제가 열리는 바람언덕’, 책 한 권을 다 읽기 전엔 못 나오는 책감옥’, 마음껏 뒹굴며 책 세계로 빠져드는 버들눈도서관등 다양한 공간들이 있다. 책 중심의 대안학교도 조만간 문을 열 계획이다.

 

인근 상하농원은 유럽 농가를 연상시키는 목가적인 풍경이 일품이다. 소와 양이 뛰노는 목장을 구경하고, 헛간을 모티프로 한 숙박 시설과 농장에서 생산한 재료로 근사한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도 이용할 수 있다. 선운산 북쪽 기슭 울창한 숲 가운데 자리한 고찰 선운사도 빼놓지 말자. 고창읍성(사적 145) 성곽 위로 한 바퀴 돌며 탁 트인 들판과 읍내 풍경을 즐겨도 좋다. (문의 전화 : 책마을해리 070-4175-0914)

 

 

책마을해리의 중심 공간인 버들눈도서관  [사진=책마을해리].jpg
책마을해리의 중심 공간인 버들눈도서관 [사진=책마을해리]

 

 

책감옥   [사진=이정화].jpg
책감옥 [사진=이정화]

 

 

외딴섬 곳곳이 정겨운 미술관, 고흥 연홍미술관(전남 고흥군 금산면 연홍길)

 

[김진수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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