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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강익중, 구본창. 김용진, 석철주, 신철, 오만철, 이용순 전병현, 최영욱 등 9인은 달항아리의 기호에 끌림을 당한 대표적 작가들이다.
많은 작가들이 달항아리를 소재로 작업을 하고 있다. 왜 작가들은 그토록 달항아리의 조형성에 매료되고 있는 것인가? 공통적인 이유는 흰색과 생김새에서 오는 감수성이다. 사실 달항아리 같은 순백자 항아리는 우리민족에게만 있어서 더욱 그러하기도 하다. 흰색은 전 세계 공통으로 하늘, 천상, 순결, 허공, 순종, 희생, 관대한 허용의 보편적 감수성을 지닌다.
달항아리는 백색이라도 눈빛 같은 설백(雪白), 젖빛 같은 유백(乳白), 잿빛이 도는 회백, 한지(韓紙)의 지백(紙白), 모시나 옥양목, 광목과 같은 그 미묘한 흰색의 멋을 담고 있다. 생김새도 원이 아니라 둥그스름하다. 완벽한 원은 폐쇄적인 닫혀진 모습이다. 원에 가까운 둥그스럼은 열려진 구조다. 소통의 단초가 되는 것이다.
도자기 달항아리 작가부터 캔버스에 달항아리를 그리는 작가, 철심과 도자부조, 한지부조로 달항아리를 형상화 하는 작가, 사진으로 달항아리의 내적에너지를 이끌어내는 등 ‘달항아리’을 다양한 매체, 다양한 표현 양식들을 보여주는 전시가 오는 9일부터 갤러리나우(강남구 언주로 152길 16)에서 선보인다.
박경률 개인전 ‘왼쪽회화전 To Counterclockwise’
두산갤러리 서울은 2020년 6월 10일부터 7월 11일까지 박경률의 개인전 ‘왼쪽회화전 To Counterclockwise’을 개최한다. 박경률은 2019년 공모를 통해 두산레지던시 뉴욕 입주작가로 선정되어 이번 개인전에 이어 올해 하반기에 두산레지던시 뉴욕에 입주하고 두산갤러리 뉴욕에서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박경률은 자신의 회화를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거나 환영을 담아내는 전형적인 회화로 보지 않는다. 스스로 ‘조각적 회화’라고 말하는 그의 회화는 ‘그리기’라는 행위에 주목한다. 이를 위해서 그는 화면 안에 갇혀 있던 여러 요소들을 외부로 펼쳐놓고 전시장의 바닥, 계단, 벽면, 천장 등 공간적 요소나 빛과 시간 같은 비물질적 요소들 또한 회화의 조건으로 포섭하는 실험을 해왔다.
‘그리기’라는 신체적 행위는 어떤 의도를 전제로 하지만, 빈 캔버스 앞에서 붓질을 하는 작가의 신체적 행위는 그의 의도와는 다르게 우연한 형상을 만들거나, 혹은 사용하는 재료에 따라 서로 다른 예상 밖의 화면을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그의 조각적 회화는 물감과 붓이라는 회화적 재료를 통해 신체적 움직임이 우연히 만들어낸 기록이자, 어떤 서사구조의 부분이 아니라 아무것도 재현하지 않는 형상적 이미지이다. 그리고 이 형상적 이미지를 만나며 관람객들은 그들 앞에 놓인 형상이 만들어진 시간의 반대 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그 안에 담긴 신체의 움직임과 시간성을 유추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10여점의 작품은 벽에 그림이 걸려있는 일반적인 회화 전시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회화의 사각 프레임 안으로 복귀한다. 그러면서 박경률은 회화 안에서 재료적 물성과 그림을 그리는 행위에 더욱 집중해, 서사적 회화가 아닌 물질적 회화를 새롭게 탐구하면서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허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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