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반도 격랑의 백 년, 제3국 시선으로 다룬 다큐멘터리 <백년의 기억>

기사입력 2020.06.08 15:06 조회수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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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2155) [백년의 기억] 메인포스터.jpg

 

 

 

 

[서울문화인] 일제침략 이후 한반도 백년의 역사를 제3의 시선으로 생생히 써 내려간 다큐멘터리 <백년의 기억>의 언론/배급 시사회와 함께 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수아 감독과의 영상 간담회가 지난 5일 광화문 에무시네마에서 열렸다.

 

<백년의 기억>은 한반도 이슈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온 저널리스트 출신 프랑스인 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수아 감독이 남한과 북한을 오가며 만든 작품으로 전 세계에서 수집한 영상기록과 남북문제 당사자들의 인터뷰로 한반도 분단의 역사를 구성해내며, 2019년 제1회 평창남북평화영화제에 초청돼 처음으로 한국의 관객들을 만났다.

 

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수아 감독이 한반도에 관련된 작품이 이번 작품이 처음은 아니다. 무려 20년 동안 한반도 분단 문제에 관심을 가져온 그는 <프론티어와의 전쟁>(2003)에서 본격적으로 한반도 이슈를 다루기 시작했고, 이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다큐멘터리 <한반도, 통일은 불가능?>(2013)을 만들었다. <백년의 기억>은 그 지난한 노력으로 완성한 최고의 작품이다.

 

<백년의 기억>은 첫 번째 관람포인트는 지금까지 쉽게 볼 수 없었던 영상기록이 공개된다는 점이다. 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수아 감독과 제작진은 남과 북뿐만 아니라,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지에서 한반도 역사와 관련 있는 자료를 수집했다. 특히 북한에서는 조선영화사에서 일하는 동료들과 신뢰가 쌓이면서 흥미로운 아카이브를 모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국전쟁과 북한의 전후 재건과정을 보여주는 기록물, 평양에 망명했던 캄보디아 전 국왕 시아누크가 북한 사회에 관해 말하는 장면 등이 특히 눈에 띈다.

 

앞으로 통일이 반드시 오리라고 생각해요. 내 손자들이, 증손자들이 통일된 한국에서 살리라고 생각합니다.” 이희호 여사

 

나는 정전과 함께 일생을 산 셈이 되죠. 우리는 영구한 평화를 모르고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가능하다면 우리 세대에 통일이 이루어져야죠.” 리종혁 북한통일연구소장

 

또한, 북한 측 인터뷰는 북한의 고위공직자들은 한반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을 확인케 한다. 북한 통일연구소장, 최고인민회의 장군, 국가 기록영상 감독, UN 주재 북한대사 등 그간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고위 간부들이 카메라 앞에 앉아 입을 열었다.

 

북한 관계자를 설득하기 위해 흰 머리가 더 늘었다는 감독은, “인터뷰에 최고로 적합한 사람들”, “2의 분석자가 아닌 역사적으로 바로 그 순간에 활동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으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가 한반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에는 1989년 베를린 장벽의 붕괴가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유럽 방송국 아르떼(Arte)에서 방송기자로 일하며 통일 이후 독일의 상황을 꾸준히 보도했고, 공산주의가 저물어가는 동유럽과 구소련에 대해 연구했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회담을 취재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에 방문했다. 북한에 머무를 수 있는 비자는 2003년에 발급받았다. 감독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 입양된 동생이 두 명 있어 한국이 완전히 낯선 국가는 아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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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냉전으로 분단된 채 남아있는 유일한 국가인 남북한의 역사와 상호의존성, 한반도의 지정학적 의미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그동안 북한은 8, 남한은 15번 정도 방문했지만, 새롭게 발견하고 알아갈 수 있는 것들이 아직도 너무 많다는 그는 한반도 분쟁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의 이야기를 분석하는 일은 언제나 대단히 흥미로운 작업이라고 말한다.

 

<백년의 기억>에서 특히 눈에 띄는 또 다른 연출적 장치는 태권도다. 남과 북이 공유하는 문화 중 하나인 태권도의 다양한 동작들은 역사적 이야기의 출발점이 된다. 예를 들어, ‘삼일은 한국인의 독립 투쟁을 기념하는 동작이다. ‘삼일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항일 투쟁의 역사에서 광복의 역사로 이어진다. 태권도의 품새가 한반도 역사의 은유가 되는 셈이다.

 

<백년의 기억>의 마티유 판사드 촬영 감독 또한, 남과 북의 공통된 언어와 역사, 노래, 음식, 예절 등을 영화에 담아내려 노력했다고 한다. 북한에 갈 수 없는 남한 관객은 이러한 제작진의 노력을 통해 하나의 한반도를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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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수아 감독

 

 

이어진 인터뷰에서 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수아 감독은 <백년의 기억>을 한국에서 개봉할 수 있게 되어 무척 감동적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국에서 개봉하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실제로 개봉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직접 만나서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표현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그가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대화였다. <백년의 기억>을 보게 될 한국 관객에게 바라는 점에 대해 “(이 영화가) 남북한이 서로 이해하고 말을 건넬 수 있는 작은 실마리가 되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남북한의 통일에 대한 의견과 개인적인 바람을 묻는 말에도 “(강대국들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남한과 북한이 직접 대화를 나누기를 바란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날 영화에서 각 장을 나누는 코드로 사용된 태권도에 관한 질문이 많이 나왔다. “북한의 태권도와 한국의 태권도를 굉장히 흥미롭게 관찰하고 연구했다는 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수아 감독은, “무예로서의 태권도가 분쟁이라는 상황에 어울리고, 품새의 의미를 통해 한국의 문화를 알릴 수 있는 동시에 아름답기 때문에 영화에 사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금지된 동작인 주체는 외국에서 촬영할 수밖에 없었다고 뒷이야기를 풀어놓기도 했다. 태권도만으로도 이럴진대, 더 심각한 주제를 다룰 때 그와 제작진이 남북을 오가며 만났을 문제는 짐작할 수 있을 거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한반도 격랑의 백년을 다룬다큐멘터리 <백년의 기억>은 오는 11일 관객들을 만난다. [최혜경 기자]

 

 

 

 

 

[최혜경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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