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인] 2007년 4월 17일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33명의 학생들이 숨졌고, 한국인 유학생 1명을 포함해서 29명이 다쳤다. 이후, 총격사건의 용의자가 한국계 영주권자로 드러나자 한국교포는 물론 국내에서도 큰 파장이 있었다.
최근 코로나19로 창작극의 움직임이 둔화된 요즘 제작사 주다컬쳐가 2007년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사건’을 소재로 한 연극<WHAT'S YOUR MCBEEF?>을 낭독공연으로 선보인다.
이 작품은 지난해 주다컬쳐가 자체 추진한 ‘제1회 주다 창작 공모전’에서 우수작을 수상한 작품으로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사건의 범인인 조승희가 쓴 희곡 <Richard Mcbeef>를 다루고 있다. 증오로 가득 찬 작문, 위험한 극본을 썼던 한국 이민자 1.5세 조승희, 무엇이 그로 하여금 그 펜을 들도록 하였고, 이후에는 총까지 들도록 만들었을까. 사건 이후 유사 범죄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그와 그가 쓴 작품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이어진 것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이 작품은 도시 외곽에 위치한 국제 고등학교와 기숙사를 배경으로 방과후 특별수업의 일환으로 <Richard Mcbeef>라는 작품을 선택해 공연을 준비하면서 일어나는 갈등과 극심한 심리 변화를 그려내었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성적지향성, 성별, 반사회적 성격장애 등 시대의 소수자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스스로를 괴롭게 할 뿐인 자신의 본성, 일상을 위협하는 타고난 특질, 변하지 않는 성향이 ‘맥비프’라면, 우리 모두는 그것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제목처럼 ‘당신의 맥비프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번 낭독공연에는 중견 배우부터 실력파 신인까지 출연진부터 기대감 모으고 있다. 영어 교사이자, 연극반 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정동우 역에는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으로 얼굴을 알리고 최근 ‘그 남자의 기억법’까지 여러 작품을 소화한 명품배우 주석태가 캐스팅 되었다. 문학교사이며, 학생들의 담임교사인 윤영준 역에는 ‘아트’, ‘아랑가‘, 현재 ’미드나잇:액터뮤지션‘의 김지철이 출연한다.
국제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연극반 학생 중 쉽게 미움을 사는 유진 역에는 오디션 당시 200: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 된 김아석이 합류했고, 높은 성적과 돋보이는 외모를 가지고 있으나, 자신이 가진 감정을 어떻게 표출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진세희 역에는 ‘시련’, ‘데미안’,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김주연이, 성적과 대학 진학에 예민한 이지수 역에는 ‘미스터 기간제’, ‘녹두꽃’, ‘도둑배우’ 등 무대와 브라운관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병헌이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 되었다.
또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 취재작가였던 신소원이 극본을 쓰고, ‘미드나잇:앤틀러스‘, ’엘리펀트 송‘, ’데스트랩‘ 등 젊고 세련된 연출로 인정받아온 김지호가 연출을 맡았다.
연극<WHAT'S YOUR MCBEEF?> 낭독공연은 드림아트센터(예정)에서 오는 6월 21일 오후 7시 30분에 진행될 예정이며, 올 하반기 정식공연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한편, 이 작품은 침체된 문화예술계를 위해 긴급 모금 프로젝트 지원인 ‘202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크라우드펀딩 매칭지원사업‘에 선정되었다. 텀블벅 후원과 낭독공연에 대한 자세한 소식은 추후 주다컬쳐 SNS(http://blog.naver.com/iamoooo)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선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