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70년 전, 소중한 문화재를 지키기 위한 박물관의 또 다른 전쟁을 조명

국립중앙박물관 테마전
기사입력 2020.06.26 11:16 조회수 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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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구해낸 관세음 보살.jpg
미군이 구해낸 관세음보살상, 고려 말-조선 초 / 화불化佛이 있는 보관을 쓰고 있어 관음보살임을 알 수 있는 이 보살상은, 미군으로 6‧25 전쟁에 참전했던 찰스 F. 슈미트Charles F. Schmidt가 철원에 있던 어느 사찰의 스님으로부터 북한군에게 뺏기지 말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받았다고 전한다.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에 걸치는 시기에 이렇듯 화려한 장식이 많이 붙은 불상이 많이 만들어졌는데, 원元에서 유행하던 티베트 불교의 영향을 받았다고 추정된다. 500여년 넘게 선정인禪定印을 맺고 앉아 중생을 구제하던 이 불상도 6‧25 전쟁을 거치며 미국으로 건너갔다가 1999년에야 우리 곁에 돌아왔다.

 

 

 

 

[서울문화인] 임진왜란 당시, 정읍의 선비인 안의(安義, 1529~1596)와 손홍록(孫弘祿, 1537~1600)이 가솔들을 이끌고 62궤짝에 달하는 조선왕조실록과 어진을 경기전에서 내장산 용굴까지 옮기지 않았다면 현재 완전한 조선왕조실록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한국전쟁 당시 지리산과 가야산 일대의 무장공비 토벌 작전을 위해 해인사 폭격을 지시받은 공군 제1전투비행단 부단장이자 제10전투비행전 대장이었던 고 김영환 장군의 결단이 없었다면 국보인 고려대장경은 역사의 기록에만 존재할 뻔 했다.

 

가까운 시기에는 2001년, 세계의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Taliban)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던 바미안(Bamiyan)의 동서대불(大佛)을 폭파하는 장면을 전하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처럼 전쟁은 인명은 물론, 경제적 기반의 파괴와 더불어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지켜야할 문화재 또한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올해는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당시 우리의 문화재는 어떻게 지켜지고 보호되었을까.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70년 전 일어난 전쟁으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빠진 문화재를 지키고 문화의 맥을 잇고자 했던 국립박물관을 조명하는 테마전 <6‧25 전쟁과 국립박물관 – 지키고 이어가다>(2020.6.25.~9.13.)를 열었다.

 

전시는 한국전쟁으로 인해 수난을 당했던 문화재와 국립박물관이 피란지에서도 한국 문화를 지키고 이어가기 위해 벌였던 노력을 1, 2부로 나눠 조명하고 있다.

 

1부 ‘위기에 빠진 우리 문화재’에서는 오대산 월정사에 보관되다 1951년 1월 월정사가 소실되면서 불에 녹은 선림원지 동종, 북한군의 군홧발 자국이 남은 <요계관방지도>, 5점 중 1점만 남은 고려시대 유리구슬 등 6‧25 전쟁으로 인해 수난을 당했던 문화재들을 소개하고, 서울 점령 이후 9‧28 수복 때까지 국립박물관이 겪은 위기와 피해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또한, 1954년 국립박물관이 영문으로 간행한 소책자 War Damage to Korean Historical Monument('전쟁 중에 파괴된 한국의 문화재')에 실린 파괴된 문화재 사진들이 그 날의 참상을 전하고 있다.

 

2부 ‘문화를 지키고 세계에 알리다’에서는 1950년 12월 부산으로 옮긴 국립박물관이 피란지에서도 한국 문화를 지키고 이어가기 위해 벌였던 노력을 조명한다. 국립박물관의 이전을 승인한 당시 문교부장관의 허가서, 부산 박물관 임시청사의 내부 평면도, 1953년 국립박물관이 발굴했던 경주 금척리 고분 ‧ 노서리 138호분 출토 토기들과 함께 국립박물관이 주최했던 1953년 제1회 현대미술작가초대전(現代美術作家招待展), 이조회화전(李朝繪畵展) 관련 자료들도 선을 보인다. 현대미술작가초대전에 김환기(金煥基, 1914-1974)가 출품했던 작품 <돌>과 그때의 설명카드가 함께 전시되어,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고미술과 현대미술의 융합‧통섭을 이미 70여 년 전 국립박물관이 시도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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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terpirces of 5-1 Korean Art

 

  

1957년, 최초의 한국 문화재 해외 순회전 “Masterpieces of Korean art”가 개최된다. 이는 한국이 전쟁의 피해를 딛고 부흥하고 있음을 세계에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 전시에 선정되어 미국에 갔었던 서봉총 금관(보물 제339호)과 전시 도록이 에필로그로 소개되고 있다.

   

이번 테마전은 상설전시실의 전시품 중에서도 북한산 신라 진흥왕순수비(국보 제3호), 청자 사자 모양 향로(국보 제60호)처럼 한국전쟁 당시 피해를 입었거나 국립박물관이 소개(疏開)시켰던 것을 선정하여 관람객들이 팜플렛을 들고 찾아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휴관으로, 박물관누리집과 유튜브를 통해 현재 온라인 전시로 만나볼 수 있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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