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한국 기하추상의 발전을 이끈 이승조(1941-1990) 작고 30주기 회고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이승조: 도열하는 기둥》전
기사입력 2020.07.14 11:20 조회수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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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조_도열하는 기둥》 포스터_가로.jpg

 

 

 

[서울문화인] 전후 복구시기 새로운 미래에 대한 열망이 충만했던 1960년대에 아방가르드 세대로 등장하며 한국의 기하추상을 진취적으로 이끌었던 이승조(李承組, 1941-1990) 작가의 작고 30주기를 맞아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이 작가가 전 생애에 걸쳐 매진했던 (, Nucleus)’의 예술적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을 소개하는 이승조: 도열하는 기둥전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1전시실, 중앙홀에서 열고 있다.

 

1960-70년대를 거치면서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제철소와 아파트가 준공되는 가운데 아폴로 우주선이 발사되는 장면을 TV중계로 경험한 당시 세대들은 도시공간과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미래주의적인 태도로 받아들였다. 기차 창밖의 스쳐가는 풍경들이 속도에 의해 빛으로 소급되는 현상에 대한 지각적 접근은 결국 미래로 향하는 주체의 이동, 즉 문명의 속도를 감각화한 결과이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일관적인 제목인 <>은 그가 지향했던 조형의 본질이라 하겠다. 이번 전시의 부제 도열하는 기둥(Advancing Columns)’1982년 기차여행을 언급한 작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파이프라는 시각적 연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았던 당시의 사회적 풍경과의 연계를 드러낸 주제이다.

 

전시에는 1968년부터 1990년까지 그가 마주했던 시대와의 관계 안에서 탄생한 회화 작품 90여 점과 창립동인으로 활동했던 전위적인 그룹 오리진(Origin)과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에 관한 아카이브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승조 [사진_유족제공].jpg
이승조 [사진_유족제공]

 

 

1941년 평안북도 용천에서 출생한 이승조는 1960년 홍익대학교 서양화과에 입학해 동급생이었던 최명영, 서승원 등과 함께 순수한 회화로의 환원을 지향한 그룹 오리진(Origin, 1962~)을 결성한다. 이후 이승조는 파이프를 연상시키는 원통 단위를 조형 언어로 제시하고 한국 추상회화에서 매우 보기 드문 기계미학적 회화를 일구어낸다. 1968~1971년까지 당시 추상회화의 입상이 드물었던 보수적인 국전에서 4년간 연이어 수상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현상학이론, 개념미술, 미니멀리즘 등 외부에서 유입된 현대미술의 흐름에 적극 호응했고 1970년대 중반 이후 단색화와의 연계성을 가지면서도 스스로 개척한 의 고유성을 놓지 않았다. 1988년에는 미국 미술에 강한 인상을 받아 회화와 오브제의 접목을 시도하며 알루미늄과 황동, 나무 패널들이 캔버스를 대체하는 새로운 실험을 전개했지만 성과를 보지 못한 채 1990년 타계하였다. 생전에 한국 화단에서 보기 드문 엄격한 기하학적 추상의 한 전형을 이룩한 화가로 평가받았던 이승조는 회화의 아방가르드(Avant-garde)를 위해 철저한 자기분석을 모색한 작가였다.

 

 

전시에는 1968년부터 1990년까지 그가 마주했던 시대와의 관계 안에서 탄생한 회화 작품 90여 점과 창립동인으로 활동했던 전위적인 그룹 오리진(Origin)과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에 관한 아카이브들을 소개하고 그 성과를 새롭게 조망한다.

 

전시 구성은 작가가 이룩한 조형적 주제들에 따라 5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1색 띠의 탄생’, 2평면과 모티프의 구축’, 3고요한 일렁임’, 4음과 양의 변주’, 5무한을 향하여’, 그리고 1980년대 이후 안성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대작들을 소개한다.

 

 

이승조_도열하는 기둥_전시전경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jpg
이승조_도열하는 기둥_전시전경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1색 띠의 탄생에서는 색 면과 색 띠의 나열 사이에서 원기둥 모티프가 처음 등장한 <10>(1968)과 오리진의3ORIGIN 회화전에 출품되었으나 그 이후 대중에게 소개된 적 없던 <G-70>(1969)을 선보이며, 2평면과 모티프의 구축4음과 양의 변주에서는 하나의 악상으로 출발한 원통형 모티프가 이루어내는 축적된 양상들과 수많은 가능성의 변주를 보여준다. 3고요한 일렁임에서는 절제와 반복적 행위로서의 작업 세계를, 그리고 5무한을 향하여에서는 이승조 회화의 정수로서, 형상과 바탕의 위계가 사라진 균질한 진동과 파장의 공간이 펼쳐진다.

 

전시는 오는 104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나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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