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이후 조선의 왕실에서는 어떤 서양 도자기가 사용되었을까.

국립고궁박물관, ‘신新왕실도자, 조선왕실에서 사용한 서양식 도자기’ 특별전
기사입력 2020.08.04 17:42 조회수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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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 채색 살라미나(Salamis) 병 01.jpg
조선과 프랑스 수교(1886)를 기념하여 프랑스 사디 카르노 대통령이 고종에게 보낸 ‘살라미나 병’

 

 

 

 

[서울문화인] 조선은 1876년 강화도 조약 체결 이후 근대국가로 거듭나기 위해 서양문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였다. 가장 먼저 서양문물을 받아들인 곳도 역시 왕실이다. 개항 전후 조선왕실에서는 어떤 해외 도자기를 사용하였는지를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진행 중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은 국내 최대 근대 도자기 소장처로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과 프랑스 수교(1886)를 기념하여 프랑스 사디 카르노 대통령이 고종에게 보낸 살라미나 병과 필리뷔트(Pillivuyt) 양식기 한 벌, ‘백자 색회 고사인물무늬 화병등 그동안 일반에게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근대 서양식 도자기 40여 점을 포함해 프랑스·영국·독일·일본·중국에서 만들어진 서양식 도자기 등 약 310400점의 소장 유물이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도자기는 사용하는 시대와 사람에 따라 기능과 형식이 크게 달라지는 실용기로, 당대 사회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번 특별전은 개항 이후 근대국가로 나아가고자 노력했던 조선의 생생한 이야기를 왕실에서 사용한 서양식 도자기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는 자리이다.

 

전시는 총 5부로 구성되었다. 먼저 1조선후기 왕실의 도자 소비에서는 서양식 도자기를 본격적으로 감상하기에 앞서 500년간 이어진 왕실의 전통 도자기를 우선 감상하는 공간으로 용준(龍樽, 용무늬가 그려져 있는 큰 백자 항아리, 각종 왕실행사에서 술단지나 꽃병으로 사용됨)과 모란무늬 청화백자, 정조초장지, 화협옹주묘 출토 명기 등 조선왕실 청화백자를 한곳에 모아 왕실 도자기의 소비 변화를 알아볼 수 있게 하였다.

 

2신왕실도자 수용 배경에서는 개항 이후 서양식 도자기가 왕실에 유입되었던 배경을 조선의 대내외적 변화로 살펴보는 공간으로 1887년 전기 도입 후 궁중 실내외에 설치된<오얏꽃무늬 유리 전등갓> 150여 점의 유리 등갓은 근대기 빛(Light)의 시대로 진입했음을 암시하는 연출공간에서 가지각색의 유리 전등갓을 비교해보고 유리 등갓으로 만든 문을 통과해 본격적으로 서양식 도자기를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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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수교 기념 프랑스 대통령 선물 백자 채색 살라미나 병최초 공개

3조선과 프랑스의 도자기 예물에서는 조·불수호조약(1886) 체결 기념으로 프랑스 사디 카르노(Marie François Sadi Carnot, 재임 1887-1894) 대통령이 조선에 선물한 프랑스 세브르 도자제작소(Manufacture Nationale de Sèvres)에서 만든 <백자 채색 살라미나Salamine >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개항 이후 조선은 수교를 맺은 서양 국가로부터 기념 선물을 받은 전례가 없었다. 예술적 자부심이 높은 프랑스는 자국을 대표하는 명품으로 세브르() 도자기를 선택해서 보냈다. 이에 고종은 답례로 12~13세기 고려청자 두 점과 반화(盤花, 금속제 화분에 금칠한 나무를 세우고, 각종 보석으로 만든 꽃과 잎을 달아놓은 장식품)’ 한 쌍을 선물하였다고 한다.

 

4서양식 연회와 양식기에서는 창덕궁 대조전 권역에 남아 있는 서양식 주방을 그대로 옮긴 구조에 <철제 제과틀>, <사모바르(Samovar, 장작, 석탄 등을 사용하여 물을 끓였던 러시아식 주전자)> 등 각종 조리용 유물을 전시해 당대의 창덕궁 주방 속으로 관람객을 안내한다. 특히 당시 주방의 풍경을 영상으로 선보여 마치 당시 연회 속에 직접 와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프랑스 회사 필리뷔트(Pillivuyt) 양식기는 이화문(李花文)이 찍혀있어 조선에서 주문 제작한 도자기임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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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궁중을 장식한 수입 화병에서는 만국박람회를 통해 세계 자기 문화의 주류로 떠오른 자포니즘(Japonism, 19세기 중반 이후 서양에서 나타난 일본 문화 선호 현상) 화병과 19세기 후반부터 말레이 반도, 싱가포르 등지에 사는 중국 무역상의 후손들이 유행시킨 중국 페라나칸(Peranakan) 법랑 화병을 통해 조선이 서양식 건축물은 물론 세계적으로 유행한 대형 화병을 장식, 근대적 취향과 문물을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일본 아리타·교토·나고야 지역에서 제작하여 세계적으로 유행한 서양 수출용 화병들이 국내에 이처럼 다량 현존하고 있는 사실은 국내외에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또한, 고란샤(香蘭社긴코잔(錦光山)과 같은 공장제 도자기 제작회사에서 만들어진 이 화병들은 새와 꽃, , 고사인물 등 다양한 소재와 금채金彩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풍부한 볼거리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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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불관은 이번 전시에 앞서 지난 2국립고궁박물관 소장품도록 서양식 생활유물을 발간하였고 이번 전시는 이를 바탕으로 전시로 풀어내었다. 하지만 전시에서는 많은 조사에 비해 해설이 부족함은 아쉬움으로 남는 전시라 하겠다.

 

한편, 이번 전시는 오는 91일부터는 박물관에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온라인을 통해 전시를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실의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제작하여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www.gogung.go.kr)에서 공개되며, 특별히 프랑스·중국·일본산 대형 화병 13점은 3차원 입체(3D)오브젝트 기술을 최초로 적용해 가상현실 온라인 전시관에서 360도로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매주 목요일에는 유물에 대한 상세정보와 설명, 전시 뒷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과 국립고궁박물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 공식 인스타그램(instagram.com/gogungmuseum))에서 제공되며, ‘백자 채색 살라미나 병을 그대로 살린 문화상품을 제작해 관심 있는 대중 누구나 기념품으로 전시의 여운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하였다.

 

더불어 특별전 기간에는 두 차례의 특별강연을 진행된다. 827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모던의 소비와 한국 공예의 선택(최공호,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왕실 수입자기의 종류와 특징(장남원, 이화여자대학교), 924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불 수교기념 도자기 예물과 신왕실도자의 의미(곽희원, 국립고궁박물관)조선왕실과 프랑스자기의 조우(엄승희, 이화여자대학교) 특강을 열 예정이다. 국립고궁박물관 유튜브(https://youtube.com/gogungmuseum)에서 실시간으로 생중계할 계획이며, 조선왕실 서양식 도자기의 구체적인 쓰임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도 전시 유물에 관한 이야기와 당시 시대 배경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퀴즈 등을 통해 학습하는 왕실도자 전시해설내가 만드는 왕실도자등 특별전과 연계한 교육도 8월 중순 이후 시작될 예정이다. 교육 참여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박물관 누리집 또는 전화(02-3701-7652)로 문의하면 된다. 전시는 오는 104일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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