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문화인] 국립민속박물관이 지난 2018년 12월 상설전시관1 개편에 이어 12년 만에 상설전시관2도 새롭게 개편하였다. 상설전시1관이 ‘한국인의 하루’로 개편되었다면 이번 2관은 기존 ‘한국인의 일상’에서 ‘한국인의 일 년’을 주제로 새롭게 개편된 상설전시관2는 일 년을 주기로 반복되는 계절에 따른 우리의 삶을 보여주는 세시풍속, 생업과 신앙, 의식주의 생활상을세시풍속을 보여준다.
개편된 전시관에는 일상의 민속 자료 뿐만 아니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조선 시대 달력 ‘경진년대통력庚辰年大統曆, 보물 제1319호’, 유숙(劉淑, 1827~1873)이 ‘흐르는 물에 몸을 씻어 나쁜 기운을 털어버리고 복을 기원하는 의식’하는 모습을 그린 풍속화인 ‘수계도권修禊圖卷’도, 정성채 박사가 기증한 고려 성종 15년(996년)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주화(鑄貨)인 ‘건원중보乾元重寶’와 조선 고종 22년1885년 발행의 매우 희귀한 ‘일량주석시주화一兩朱錫試鑄貨’도 등 귀중한 자료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전통 시기는 물론 근현대 시기 자료와 사진, 영상이 함께 배치되어 풍속 변화상을 한눈에 읽어볼 수 있다. 그 예로 여름에는 ‘더위나기’ 주제에는 전통 시대 부채와 죽부인, 그리고 20세기의 선풍기와 빙수기계가 함께 전시되어 여름철 풍속 변화를 엿볼 수 있으며, 겨울에는 ‘난방과 방한’ 주제에는 조선 후기의 화로와 20세기의 연탄난로, 석유난로를 함께 보여줌으로써 겨울철 난방기구의 변화상을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전통 시기에 머물지 않고 기억 속의 가까운 과거를 소환해 관람객이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기존에 유물위주의 전시에서 탈피, 입체(3D)맵핑 영상으로 만든 실감형 영상과 사계절 풍경 영상을 배경으로 활용하여 현장감을 살렸다. 또한, 장애인을 배려하는 전시 기법이 다양하게 시도되었다. 각 부의 주제를 설명하는 패널에는 점자를 포함한 촉지도점자 배치도를 함께 배치해 시각장애인의 관람을 돕고 있으며, ‘고써레’, ‘키’ 등 입체(3D)프린터로 제작한 촉각 전시물을 배치해 시각장애인이 전시품을 손으로 만지고 느낄 수도 있다.
전시장 후반부 실감형 전시관인 〈한옥에서의 사계절 풍경과 삶〉은 기존 한옥 건물은 그대로 유지하되 주변 벽면에 경주 양동마을에서 현지 촬영한 풍경을 영상으로 맴핑하여 사계절 정취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내부에는 입체(3D)맵핑을 추가하였다.
경기 북부 첫 국립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개관
2014년부터 추진해 온 국립민속박물관 이전 건립 계획 1단계 사업의 결과로 파주시 헤이리에 ‘개방형 수장고와 민속 아카이브 센터’를 건립하고 올해 하반기에 일반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국립박물관으로서는 처음으로 경기 북부에 자리를 잡은 ‘국립민속박물관 파주’는 관람객이 수장고 내부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열린 수장고’와 시창을 통해 관람할 수 있는 ‘보이는 수장고’를 갖추고 있다. 또 그동안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발간한 도서자료와 80만 점에 이르는 아카이브 자료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사전 신청을 통해 전문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
그리고 박물관 수장고를 주제로 한 어린이를 위한 체험놀이 공간인 ‘특별한 집, 수장고’와 유물과 보존 환경에 대해 탐구할 수 있는 ‘열린 보존과학실’도 운영된다. 특히 문화유산표준관리시스템에 등록된 108,743건 169,167점에 해당하는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는 대형 인터랙티브 미디어 월 (약 6.5m×2m)의 이미지 바다에서 유물 정보를 탐색할 수도 있고 프로젝션 아트 영상을 체험할 수도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의 공식 개관은 2021년 7월 23일부터이며, 공식 개관 전에 5월 4일(화)부터 7월 22일(목)까지 80일 동안 시범운영을 하면서 관람객과 미리 만날 예정이다.
한편, 올해 새롭게 박물관 관장으로 부임한 김종대 관장은 기록(조사), 기억(전시), 재현(교육)을 핵심키워드로 박물관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전국 권역 설정에 따른 주제별 대규모 민속을 조사하여 아카이브화는 물론 다문화가정의 식생도 조사도 나서겠다며, 이를 위해 영, 호남관 등 지역 분관 만들기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전시는 실감형 방식을 활용한 체험형 전시로 시공간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허중학 기자]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