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부적을 통해 질병을 극복하려 했던 아사아의 옛 선인

원주 명주사 고판화 박물관, ‘마음의 백신- 아시아 다라니와 부적’ 특별전
기사입력 2021.04.14 15:39 조회수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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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코로나19을 보더라도 전염병은 현대의학으로도 막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의학 기술이 부족했던 과거에 역병은 더 큰 공포의 대상이었다. 한 번 역병이 유행하면 수많은 백성과 가축들이 무참히 목숨을 잃었다. 중세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은 수 세기 동안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으며 엄청난 인명피해를 가져왔으며, 우리의 조선왕조실록에도 전염병에 대한 기록이 무려 1455건이 넘게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역사책을 통해서 듣던 흑사병과 우리의 사극을 통해 보던 역병에 대해 그동안은 크게 체감을 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팬데믹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이 역병을 경험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명피해를 입고 있지만 생명에 대한 위협은 다른 국가에 비록 작다 할지라도 모두의 일상생활을 어렵게 하고 있다.

 

코로나19의 팬데믹 시대,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은 <조선, 역병에 맞서다> 테마전을 통해 조선 시대 사람들이 전염병의 공포에 어떻게 대응해 나갔는지 그리고 전염병의 공포를 신앙으로 극복하고자 했던 백성들의 마음을 살펴보았다면 오는 20일부터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 박물관(관장 한선학)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주제로 마음의 백신- 아시아 다라니와 부적특별전을 선보인다.

 

특별전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일본, 베트남, 티베트, 몽골, 네팔 등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옛 선인들이 역병이나 고난을 극복하거나 소구소망을 담아 마음의 백신으로 사용하였던 다라니와 부적을 소개하는 자리로 60여 점의 부적과 이를 인출할 때 사용하였던 목판 20여 점과 다라니와 관련된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 151호인 제진언집 등 고서 20여 점 등 총 100여 점을 소개된다.

 

다라니는 불보살의 지혜와 복덕을 나타내는 신비로운 범어로 된 주문으로, 원문을 번역하지 않으며, 이 주문에는 불가사의한 힘이 있어서 이것을 외우면, 모든 장애를 벗어나는 공덕을 얻는다고 하였다. 이는 인도의 고대 철학 사상인 아트르바 베다와 인도의 고대 의학인 아유르 베다와 깊은 연관성이 있다. 다라니는 불교와 함께 전파되어 발전하였으며, 도교와 민속 신앙과도 결합되어 각 나라마다 독특한 부적으로도 발전되었다.

 

인도의 아트르바 베다에서는 다라니와 부적을 천 가지 의약보다 나은 살아 있는 힘이라고 정의하고 있어, 아시아인들은 옛날부터 마음의 백신으로 여기면서 주문을 외우거나, 주문을 형상화 하여 그림이나 판화로 만들어 집안에 부치거나, 몸에 지녀서 역병이나 재앙으로부터 벗어나길 희망하였다.

 

특별전에서는 한국의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자다라니, 보협인다라니, 조선시대 한글로 음사된 보협인다라니 등 대표적인 다라니는 물론 중국 당나라 시대의 석경당에 새겨진 대불정존승다라니탁본, 일본의 가마쿠라시대의 대수구다라니가 최초로 공개되며, 티벳 소장품으로는 수구다라니등을 찍었던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판목들과 대형 능엄주 등이 소개된다.

 

 

대불정존승다라니 탁본  중국 당시대  옴자 다라니  한국 고려시대.jpg
대불정존승다라니(69x97cm)탁본 중국, 당(좌), 옴자만다라(34.5x34.5cm)고려(우)

 

 

특히 일본에서 역병을 물리친 액막이 대사로 유명한 신라인 고승 간산(원삼元三)대사의 에도시대 인출본 각대사, 콩대사 부적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각대사 부적의 유래는 서기 984, 전국에 못된 병마가 휩쓸어 수많은 사람이 죽으며 신음하게 되었다. 이에 간산 대사께서 병마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조용히 큰 거울 앞에서 손을 합장하고 눈을 감고 기도했다. 그러는 동안에 몸뚱이가 저절로 거울 속으로 들어간 대사의 모습은 점점 변신하더니 몸은 뼈만 남은 도깨비(야차·夜叉)로 바뀌었다. 지켜보고 있던 제자가 재빨리 그 모습을 직접 붓으로 그렸으며, 이를 나무판에다 새겨 판본을 만들게 하였고, 대사는 수많은 사람에게 그 판본 야차 그림을 찍어서 나누어 줬다. 이 판본으로 찍어낸 부적을 집집이 갖다 붙이자 집 안에 숨었던 병마는 겁을 먹고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그 이후 1000여 년 동안 사람들은 간산 대사의 부적을 각대사라고 추앙하며 호부(護符)로 삼게 되고 병마의 퇴치와 온갖 액을 면하게 되는 영험한 부적으로 전국에서 받들어 오게 되었다.” 작년 11월 아시히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일본에서는 뿔 달린 각대사 부적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고 하며, 국립도쿄 박물관에서는 간산대사 특별전을 올 가을에 열 예정이라고 한다.

 

 

각대사부적(25x11.5cm), 콩대사부적(간산대사초상) 부적(25x11.jpg
각대사부적(25x11.5cm), 콩대사부적(간산대사초상) 부적(25x11.5cm)일본, 에도시대

 

 

 

티벳에서는 다양한 액막이 부적이 판화로 만들어졌다. 고판화박물관에서도 질병퇴치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판목이 100여장 소장되어 있다고 한다. 이번에 소개되는 티벳의 질병 퇴치부는 질병을 무서운 괴물로 표현하여 손발을 묶고 금강저 등으로 질병을 공격하여 퇴치하는 형상으로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민간 부적으로는 인간의 모든 액을 소멸하고 만복이 깃들게 한다는 백살소멸만복부목판과 인출본, ‘칠성부’, ‘삼재부’, ‘호작도 부적’, ‘금란장구부’, ‘산신부등과 함께 강원도 유형문화재 151제진언집’,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 146호인 중간진언집이 소개되며, 중국의 대불정백산개다라니경, 일본의 수구다라니경 등의 다라니와 관련된 전적류도 10권 소개된다.

 

한 관장은 역병이 닥쳤을 때도 꿋꿋이 살아갔던 아시아인들이 사랑한 마음의 백신인 다라니와 부적에 대한 믿음을 통해 위안을 얻어 코로나 19를 극복하고 다시 올 자유로운 세상에 대한 믿음의 끈을 놓지 않는 희망의 한 해가 되길 바란다며 특별전의 의미를 밝혔다. 또한, “전시기간에는 다라니와 부적 만들기 체험 템플스테이를 주말마다 운영하여, 박물관교육을 통해 전시회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 밝혔다.

 

마음의 백신- 아시아 다라니와 부적특별전 오는 420일부터 530일 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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