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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현대에 들어와 예술이라는 장르는 무척이나 다양하다. 그러나 새로운 장르가 대중에게 자리 잡고 인식되기까지는 수 년, 아니 수십 년이 걸리는 경우부터 어쩌면 살아생전 대중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는 과거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미술관에서 자주 만날 수 없는 장르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6월 10일(목)부터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 과천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놀이하는 사물》전은 새로운 시도가 반영된 전시라 하겠다.
《놀이하는 사물》전은 지난해 과천관을 야외조각공원 및 어린이・가족미술관 중심으로 운영하겠다는 국립현대미술관의 각 미술관의 특성화 정책의 일원인 만큼 지난해 과천관 어린이미술관 《신나는 빛깔 마당》전과 맥을 잇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놀이하는 사물》은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본성인 ‘놀이’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과정을 즐기는 것에 주목한 전시이자 공예라는 장르를 기반으로 재료가 가진 고유한 물성과 숙련된 기술을 통합하여 ‘손’의 능력을 활용하여 창조적 ‘놀이’(유희)의 영역으로 작품을 승화시켰다.
이번 전시에는 8팀(서정화, 신혜림, 이광호, 이상민, 이준아, 이헌정, 현광훈, NOL)의 참여작가는 다양한 오브제를 사용하여 각자 자신들의 오브제 작품을 통해 ‘제작’의 의미와 가치를 동시대적 경향으로 재생산 한 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광호는 VC, 전선, 플라스틱, 알루미늄 등의 오브제를 서정화는 알루미늄, 신혜림은 가죽이라는 오브제를 이용 작가별 반복되는 과정과 다양한 재료들로 구성된 구조들로 하나의 새로운 풍경을 연출한다. 이들은 불규칙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반복적 행위를 통해 새로운 규칙과 질서가 관계하는 사물을 보여준다.
현광훈, 이상민은 톱니라는 기계의 운동성의 매커니즘을 적용, 정확하고 복잡한 움직임을 위해 정교하게 구성, 그 미묘한 반응을 유도하여 최종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는 가변성을 지닌 사물을 선보인다.
이헌정은 세라믹이라는 오브제로 정형화되고 관념적인 완성품이 아닌 작가의 상상이 어떤 결과물로 도출되는가를 확인하는 작품을, 이준아는 실이라는 오브제를 통해 내면 깊숙이 잠재되어 있던 개인적인 기억들을 형형색색의 시각적 표현으로 보여준다. 이들은 시각적 표현 및 기술과 결합하여 감각적으로 나타나는 행위의 흔적들을 통해 과정 지향의 작업세계를 펼쳐낸다.
마지막 NOL(남궁교, 오현진, 이광호)은 이번 전시의 공간을 독립적이되 관람객 개인의 해석이 가능하도록 유기적으로 배치하여 시각적 감상 너머의 유희와 상호작용을 끌어내고자 하였다. 또한, 다양한 재료를 관람객이 실제로 만지고 느낄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통해 일상 소재의 친근하면서도 낯선 측면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작가들은 이처럼 자신들 만의 ‘상상’이라는 정신적 매개로 ‘오브제의 변형과 재조합’이라는 행동적 놀이를 보여주며, 각각의 작품은 하나의 유희적 소통을 유발하는 매개체이자 저마다의 세계에 대한 새로운 관계와 사용을 위한 낯설지만 즐거운 규칙을 제안하고 있다.
한편, 이번 전시의 연계 교육프로그램으로 참여자가 직접 놀이방법을 제안해보는 활동지를 배포하고, 이준아, 신혜림, 현광훈 세 작가가 홀로, 짝꿍과, 여럿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 방법을 소개하는 온라인 영상을 교육 전용 온라인 플랫폼에서 제공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미술관 누리집과 《놀이하는 사물》온라인 플랫폼(https://padlet.com/mmcalearning/Bookmark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내년 2월 27일(일)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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