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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복합문화공간 ‘그라운드시소’의 두 번째 상설 전시장인 ‘그라운드시소 성수’의 개관전으로 핀란드에서 건너온 트롤 가족 ‘무민’의 탄생 75주년을 맞아 <무민 오리지널: 무민 75주년 특별 원화전>(이하, ‘무민 오리지널’)이 지난해 11월부터 진행되고 있다.
동글동글하고 선한 눈망울에 통통하고 큰 코 아래로 보이는 작은 입, 꼭 안아주고 싶은 푸근한 몸통과 앙증맞은 손발을 갖춘 이 매력적인 무민 가족이 펼치는 이야기는 1945년 ‘토베 얀손’이 직접 글을 쓰고 삽화를 그린 <무민 가족과 대홍수>라는 소설을 시작으로 핀란드에서 처음 탄생하였다. 그러나 전 세계에 알려진 계기는 1954년 9월 20일, 그 당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던 영국 신문 <이브닝 뉴스>에 무민 만화를 연재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유럽을 넘어 점차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 후 무민의 이야기는 소설과 연재만화뿐만 아니라 TV 애니메이션과 그림책, 극장용 애니메이션 등으로 꾸준히 제작되었다. (아시아에서는 1969년, 1972년, 1990년, 세 차례에 걸쳐 일본에서 애니메이션 화를 하면서 시작되었고, 우리나라에는 2001년에 애니메이션이 처음 방영되었다.)
핀란드 국민 작가, 토베 얀손(TOVE MARIKA JANSSON 1914년 8월 9일-2001년 6월 27일)은 스웨덴계 핀란드의 대표적인 예술가로 글을 쓰고 동시에 직접 그림도 그렸던 다재다능한 작가이자 화가였다. 1945년 무민 소설을 시작으로 동화책, 코믹 스트립 등의 무민 시리즈를 창작하였고, 무민 책들은 50개가 넘는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서 출간되었다. 무민 소설 외에도 12개의 소설과 단편집을 집필했으며 일반 산문, 동화, 모험담, 판타지, 회고록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다뤘다. 1966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어워드, 1975년 Order of the Smile, 1976년 프로 핀란디아 핀란드 국민 훈장 등 다양한 상을 수상했다.
무민 이야기를 다룬 전시는 사실 이번이 첨은 아니다. 이미 2017년 9월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한 차례 전시를 가진바가 있다. 그러나 이번 전시와는 주최사가 다른 별개의 전시이다.
그럼 이번 전시와 차이점은 무엇일까? 2017년에는 총 7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전시장에는 350여 점의 원화 작품과 함께 무민 라이브러리, 무민 영상관, 관객 참여형 체험공간 등으로 꾸며졌다면, 이번 전시는 무민 원화와 삽화 작품 총 250여 점의 원화와 함께 무민 캐릭터를 활용한 3D 애니메이션과 미디어아트 공간 등으로 꾸며졌다. 특히 무민이 가진 수많은 이야기 중에서도 1946년부터 1970년까지 출간된 총 8편의 무민 연작 소설 시리즈의 내용과 삽화들을 주로 담았다.
당시와는 원화의 차이가 있다. 그런 점에서 2017년 전시는 무민캐릭터스, 탐페레무민박물관, 헬싱키시립미술관, 헬싱키연극박물관과 함께 협력으로 진행된 전시여서 오리지널 원화의 비중이 높아 애니메이션, 만화로 무민의 추억을 기억하는 세대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전시였다면 이번 전시는 원화의 비중이 줄어든 대신에 미디어와 무민 캐릭터를 입체적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무민의 캐릭터를 모르는 세대라 할지라도 SNS 활용을 즐겨하는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포토 포인트가 많아 좀 더 젊은 트레드가 많이 적용된 전시라 할 수 있다. 만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는 전시에 원화의 비중이 혹은 몇 점이라는 것이 무의미 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원화전’이라는 타이틀에 무색하게 전시 공간에 비해 원화와 관련 자료의 비중이 낮아 이를 보려는 관객에게는 아쉬울 수 있는 전시이다.
이번 ‘무민 오리지널’ 전은 9월 22일까지 휴일 없이 오전 10시부터 7시까지 관람 가능하며, 입장료는 성인 1만 3000원, 미성년자 1만원, 36개월 미만 영유아는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권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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