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조각승, 색난의 대표작 4건 보물 지정

기사입력 2021.11.02 11:29 조회수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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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조선 17세기 조각승(彫刻僧)으로 이름을 떨친 색난(色難)이 만든 ‘광주 덕림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을 총 4건이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되었다.

 

색난은 17세기 전반에 활약한 여러 선배 조각승들을 이어 17세기 후반에 활동한 대표적 조각승으로 대부분의 동시대 조각승들처럼 정확한 생몰연대와 행적을 자세히 알 수 없으나 여러 기록을 통해 1640년 전후 출생해 1660년대 수련기를 거친 후 1680년 조각승들의 우두머리인 수조각승이 되어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에서 약 40년 넘게 활약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색난은 동시기 조각승 중 가장 많은 작품을 남긴 인물로 유명하다. 보통 유명 조각승이 평생 10건 내외의 작품을 남긴 것에 비해 색난의 작품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해도 20여 건에 이른다. 또한, 솜씨가 뛰어난 장인이라는 뜻의 ‘교장(巧匠)’ 또는 ‘조묘공(彫妙工)’으로도 불렸다. 이는 당시 사람들이 색난이 만든 불상을 선호했고 그의 조각 기술을 높이 평가했음을 의미한다.

 

 

광주 덕림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전체).jpg
광주 덕림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보물로 지정된 ‘광주 덕림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光州 德林寺 木造地藏菩薩三尊像 및 十王像 一括)’은 지금까지 알려진 색난의 작품 중 제작시기가 가장 빨라 그의 작품세계에서 상징성이 큰 작품이다. 발원문을 통해 수조각승으로 활동한 40대(1680년/숙종 6)에 제작된 것을 알 수 있으며, 총 26구로 구성된 대규모 불상이다. 또한, 조성 당시부터 지금까지 주요 존상(尊像)의 손실이 없고, 작품성도 뛰어나 17세기 후반 명부전 불상의 대표작으로 평가된다.

 

시왕(十王)은 사후세계에서 인간들의 죄의 경중을 가리는 열 명의 심판관을 가리키는 불교용어 구체적으로 ① 진광대왕(秦廣大王), ② 초강대왕(初江大王), ③ 송제대왕(宋帝大王), ④ 오관대왕(五官大王), ⑤ 염라대왕(閻羅大王), ⑥ 변성대왕(變成大王), ⑦ 태산대왕(泰山大王), ⑧ 평등대왕(平等大王), ⑨ 도시대왕(都市大王), ⑩ 전륜대왕(轉輪大王)을 말한다. 

 

 

고흥 능가사 목조석가여래삼존상 및 십육나한상 일괄(전체).jpg
고흥 능가사 목조석가여래삼존상 및 십육나한상 일괄

 

 

보물 ‘고흥 능가사 목조석가여래삼존상 및 십육나한상 일괄(高興 楞伽寺 木造釋迦如來三尊像 및 十六羅漢像 一括)’은 능가사 응진당(應眞堂, 사찰에서 석가모니를 본존으로 모시면서 그 제자들에 대한 신앙세계를 함께 묘사한 불교건축물. 보통 나한전(羅漢殿)이라고도 부름)에 봉안되어 있는 불상 일괄로, 복장(腹藏)에서 발견된 조성발원문을 통해 1685년 6월 전라도 홍양현(洪陽縣) 팔영산(八影山, 고흥군 점암면) 능가사(楞伽寺) 승려 상기(尙機)가 발원하였고, 색난이 수조각승으로서 그의 동료·제자들과 함께 주도해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고흥 능가사는 색난의 본사(本寺)이자 활동의 본거지로서, 이번에 지정된 보물은 그가 오래도록 머문 사찰에서 대단위 불사를 진행하고 남긴 작품이라는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 그는 이곳에서 1698년 능가사 범종 시주, 1707년 능가사 『선문염송설화(禪門拈頌說話)』간행 시주, 1730년 능가사 기와 시주 등 이곳의 다양한 불사(佛事)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였다.

 

* 선문염송설화(禪門拈頌說話) : 고려 후기 승려 각운(覺雲)이 스승인 혜심(慧諶)의 『선문염송(禪門拈頌)』에서 중요한 용어를 발췌해 풀이한 불교 주석서

 

 

능가사의 보물은 주요 존상이 결실되지 않아 구성이 거의 완전하고, 나한상의 표정과 몸짓이 지물(持物, 불보살 등이 손에 지닌 물건)과 잘 어우러져 풍부한 표현력을 보여주고 있어 예술성도 탁월하다. 색난 조각의 형성과 발전, 그의 사승관계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김해 은하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jpg
김해 은하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보물 ‘김해 은하사 명부전 목조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 일괄(金海 銀河寺 木造地藏菩薩三尊像 및 十王像 一括)’은 1687년(숙종 18) 제작되어 김해 신어산(神魚山) ‘서림사(西林寺) 시왕전(十王殿)’에 봉안된 불상으로, 서림사 시왕전은 현재의 은하사 명부전을 가리킨다. 은하사 명부전 존상은 모두 21구로, 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 귀왕, 판관, 사자, 금강역사 등 거의 완전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이 불상은 주로 호남지역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그의 활동 영역을 파악하는데 기준이 되는 작품이다. 존상의 완전성과 창의적인 도상(圖像), 그리고 보존상태가 양호하다는 점에서 학술·예술적 중요성이 크며, 조선 후기 불교조각사에 한 획을 그은 색난의 전성기 작품이라는 점에서 보존할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다.

 

 

구례 화엄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사보실입상(전체).jpg
구례 화엄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사보실입상

 

 

보물 ‘구례 화엄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사보살입상(求禮 華嚴寺 木造釋迦如來三佛坐像 및 四菩薩立像)’은 경북 예천 학가산에서 화엄사로 온 계파 성능(桂坡 聖能)이 장육전(丈六殿, 지금의 각황전覺皇殿)을 중창한 후 1703년 조성한 대형 왕실발원 불상으로서(평균 높이 약 3.3m), 색난의 50대 만년작(晩年作)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현재 불상에 재복장된 발원문을 통해 7존(尊)의 불보살상은 수조각승 색난을 중심으로, 그의 제자인 충옥(沖玉), 일기(一幾) 등 24명의 조각승이 1703년 협업해 만들었다. 석가여래좌상은 색난, 다보여래상과 문수보살상은 충옥, 아미타여래좌상은 일기, 보현보살상은 웅원(雄遠), 관음보살상은 색난과 추붕(秋朋), 지적보살상(智積菩薩像, 다보여래를 따라 석가여래의 법화경 설법자리에 왔다가 문수보살과 성불(成佛)하는 일은 논한 보살)은 추평(秋平)이 각각 주도하여 조성하였고 당시 최고 권위의 왕실발원 불상 조성에 색난과 그 제자들이 초빙된 것은 조각승으로서 그의 명성이 대단했음을 반증한다.

 

‘구례 화엄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사보살입상’은 40여 년 동안 수화승으로 활동한 조각승 색난의 거의 마지막 시기 작품으로, 숙련된 기량과 원숙함이 반영된 그의 기념비적인 대작이자, 수준 높은 조형성과 기술적 완전성을 갖췄다는 점에서 보물로 지정해 보존하고 연구할 가치는 물론 법화신앙 바탕의 불교의식집에 등장하는 도상을 최초로 조각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4건의 작품은 ▲ 관련 자료를 통해 조성시기와 배경, 제작자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는 점, ▲ 동일작가작품 중 대표성과 상징성이 있다는 점, ▲ 주요 존상의 결손이나 변형이 적어 완전성이 뛰어나고 작품성도 우수하다는 점, ▲ 제작 당시부터 원봉안처를 벗어나지 않아 유래가 뚜렷하다는 점 등에서 보물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전체).JPG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전체)

 

 

한편, 현존하는 우리나라 불교조각 중 ‘삼신불(三身佛)’로 구성된 유일한 작품으로 2008년 보물로 지정되어 17세기 불교사상과 미술사의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보물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불삼신불좌상’은 지난 6월 국보로 지정되었다. 화엄사 대웅전에 봉안(奉安)된 3구(軀)의 좌상은 1635년(인조 13년) 당대 유명한 조각승인 청헌(淸軒 또는 淸憲)과 응원(應元), 인균(印均)을 비롯해 이들의 제자들이 만든 17세기의 대표적인 불교조각으로 모두 3미터가 넘는 초대형 불상이라 보는 이로 하여금 앞도적인 느낌을 준다. 특히, 최근 발견된 기록을 통해 임진왜란 때 소실된 화엄사를 재건하면서(1630∼1636), 대웅전에 봉안하기 위해 삼신불을 제작한 시기(1634∼1635년)와 과정, 후원자, 참여자들의 실체가 더욱 명확하게 밝혀졌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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