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나’를 표현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MZ세대 젊은 작가들의 솔직한 시선이 담긴 작품을 통해 차세대 미술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전시, <마스커레이드展>을 선보이고 있다.
예술계에서 청년이라는 의미는 나이라는 숫자라는 개념으로 나누기에는 무리가 있다. 더군다나 청년 작가들이 대규모로 기성 미술관에 진입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것도 현실에서 가장 젊은 청년작가의 시선을 통해 오늘날 현대미술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에서 이번 전시는 굉장히 신선하다.
<마스커레이드展>은 가장무도회를 뜻하는 마스커레이드(masquerade)에서 착안한 제목이면서, 코로나19 시대의 상징인 마스크(mask)와 광장에서 행진하는 퍼레이드(parade)를 조합한 언어유의적 표현이다. MZ세대라 할 수 있는 청년작가들이 ‘나를 표현하는’ 작품(부캐릭터, ‘부캐’)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것을, 자기를 표현하는 가면을 쓰고서 남과 어울리는 가장무도회의 모습에 빗대었다. 또한, 코로나19로 모두가 ‘밀실’에 스스로를 격리하는 시대에 MZ세대의 작가들이 ‘광장’으로 뛰쳐나와 자신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의미한 타이틀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를 위해 예술의전당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만 40세 미만의 청년작가이면서 갤러리에 전속되지 않은 신진작가들을 대상으로 ‘나’라는 주제로 공모를 진행, 동양화, 설치작품, 영상작업, 그라피티(graffiti) 등 다양한 기법을 이용하여 작업 활동을 하는 20명의 작가를 선정하여, 전시에는 이들의 작품 80여 점을 선보인다. (참여작가. 강다현, 곽수영, 김소희, 김송리, 김신아, 김영우, 문현지, 박서연, 박주영, 베리킴, 서지수, 설고은, 시치, 유예린, 이상엽, 이현정, 임현하, 장연호, 지알원, 하도훈)
작가는 각기 자신에 천착하기도 하고 남과의 관계에 집중하기도 한다. 기억과 추억이라는 시간성에 초점을 맞추는 작가도 있는 반면, 나와 다른 사물의 관계라는 공간성에 관심을 갖는 작가도 있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그동안 미술관에서 익숙한 작가가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해 가고 있는 이들 젊은 작가들의 시선을 통해 오늘은 물론 향후, 우리나라 현대미술의 가늠해 볼 수 있다고 하겠다.
이번 전시는 예술의전당의 청년작가 창작기반 마련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전시로 예술의전당은 미술계 진입장벽을 완화하여 청년작가들이 미술생태계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돕고자 지난해 첫 프로젝트를 추진하였다. 프로젝트는 ▲전시 지원 ▲판매·홍보 지원 ▲유관기관 청년예술사업 지원 등 세 가지 방향성을 갖고 있다.
먼저 지난해 5월부터 <청년미술상점>을 관람객이 가장 많이 붐비는 한가람미술관 1층에 마련하여, 청년작가들이 매주 두 명씩 작품을 소개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장소를 무상으로 제공, 지금까지 총 116명의 작가가 참여, 1억 6천만 원의 작품이 판매되는 등 작가와 관람객이 쉽게 만날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이번 전시는 지금까지 작가의 작품 판매와 홍보를 지원하는 데 머물렀던 사업범위를 확장하여, 작가를 참여시켜 청년작가들이 대중에게 널리 알리고자 기획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전시의 해설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큐피커’를 통해 작가가 직접 설명하는 작품해설을 들을 수 있다.
27일(토)부터 시작된 전시는 오는 12월 12일(일)까지 14일간 무료로 만나볼 수 있다.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