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행동하는 세계적인 미술가, 아이 웨이웨이의 국내 미술관 첫 개인전

국립현대미술관,《아이 웨이웨이: 인간미래》, 2022년 4월 17일까지 서울관
기사입력 2022.01.11 13:42 조회수 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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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조끼 뱀(Life Vest Snake), 2019 01.jpg
구명조끼 뱀(Life Vest Snake), 2019

 

 

 

 

[서울문화인]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예술가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면 다양한 답변이 나올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이다. 그리고 예술가에게는 표현의 자유일 것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중은 분명 그것을 판별하는 이성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

 

표현의 자유는 생명 본연의 속성이다. 표현의 자유가 없다면 생명의 중요한 특성, 인간으로서의 특성은 더 이상 없게 된다. 그래서 표현의 자유는 어떤 정치체제에 대한 행위일 뿐만 아니라 더 중요하게는 인권의 기본적 가치이다. 이 가치는 천부인권으로 어떤 권력이나 정치, 종교적 명분으로도 침해될 수 없는 권리이다.”

 

이는 표현의 자유와 난민의 삶을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발표해온 아이 웨이웨이(Ai Weiwei, 1957~)가 예술가로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답변이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은 세계적인 미술가이자 영화감독, 건축가, 행동가인 중국인 아이 웨이웨이의 국내 첫 개인전 아이 웨이웨이: 인간미래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선보이고 있다.

 

 

아이 웨이웨이. 사진 아이 웨이웨이 스튜디오 © Ai Weiwei Studio. 제공 국립현대미술관.jpg
아이 웨이웨이. 사진 아이 웨이웨이 스튜디오 © Ai Weiwei Studio.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아이 웨이웨이작가를 설명하지면 1957년 중국 베이징에서 시인 아이 칭과 가오 잉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문화혁명기에 아버지가 반우파 운동으로 인해 하방’(下放, 중국 문화혁명기에 도시 청년과 지식인들을 농촌으로 보내 농민과 살게끔 한 정치 운동) 되면서 중국 서부 신장 지역에서 성장했다. 아버지가 완전히 복권된 후 1975년 베이징으로 돌아왔고 1978년 베이징영화학원 애니메이션과에 입학해 1979년 현대미술 그룹 성성화회에서 활동했다.

 

1981년 뉴욕으로 건너가 마르셀 뒤샹, 앤디 워홀, 재스퍼 존스 등의 작품을 접하면서 현대미술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확립해 나갔다. 1993년 베이징으로 귀국 이후, 베이징 동쪽 지역 차오창디 예술촌 형성에 참여했고, 헤르조그 & 드 뫼롱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인 베이징 국가 체육장’ (종종 새의 둥지로도 불린다)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또한, 2008년 쓰촨 대지진 발생 당시 온라인으로 자원 봉사자를 모집하고 시민조사단을 구성하여 총 사상자 수와 희생자 이름을 기록했다. 그로 인해 작가는 중국을 어쩔 수 없이 떠나 2015년부터 유럽에 체류하면서 주로 난민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그는 회화, 사진, 영상, 건축, 공공미술, 도자, 출판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블로그,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소통하는 선구적 예술가라는 점에서 특별한 위상을 갖고 있다.

 

전시명 인간미래는 아이 웨이웨이 예술세계의 화두인 인간과 그의 예술활동의 지향점인 현재보다 나은 미래를 결합시킨 것이다. 예술적 실천을 통해 자유롭고 존엄한 인간으로서의 삶의 가치를 강조하며 미래세대가 그러한 삶을 누릴 수 있어야 함의 역설이라 하겠다.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작품은 미술관 마당에서는 높이 6m의 대형 설치 작품 <나무>(2015)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나무>는 중국 남부 산악지대에서 수집한 은행나무, 녹나무, 삼나무 등 죽은 나무 가지와 뿌리, 그루터기 등을 조합한 것이다. 그리고 이는 시작에 불구하다. 그의 작품은 미술관 천장, 그리고 미술품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작품부터 유심히 들여다보아야 확인할 수 있는 작품까지 전시를 기획한 미술관과 학예사의 노력이 느껴질 정도이다.

 

 

나무, 2015-1.jpg
나무, 2015

 

 

 

그리고 전시장에 들어서 그의 작품을 재면하면 그가 얼마나 다양한 분야에 예술적 역량을 드러내고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 아이 웨이웨이의 대표 사진 연작 <원근법 연구, 1995-2011>(2014)을 비롯해 베니스의 유리공예로 유명한 무라노 섬의 베렌고 공방과 협업하여 제작한 <유리를 이용한 원근법 연구>(2018), <검은 샹들리에>(2017-2021), 중국 도자기 생산지인 징더전(景德鎭)의 도자기로 제작된 <여의>(2012), <난민 모티프의 도자기 기둥>(2017), 12m 크기의 대나무 구조물 <옥의>(2015), 로힝야족(미얀마에 거주하는 무국적의 인도-아리아인)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상 <로힝야>(2021), <코카콜라 로고가 있는 신석기 시대 화병>(2015)까지, 관람객은 아이 웨이웨이의 작품 120여 점을 통해 작가가 걸어온 여정을 따라 걷다보면 예술가의 역할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그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검은 샹들리에(Black Chandelier), 2017-2021 02-1.jpg
검은 샹들리에(Black Chandelier), 2017-202

 

난민 모티프의 도자기 기둥, 2017 02-1.jpg
난민 모티프의 도자기 기둥, 2017

 

 

6전시실에서 이번 전시에서 가장 웅장한 작품 중 하나인 <옥의>(2015)이다. 이 작품은 중국 한나라 시대 황제의 무덤에서 발견된 옥으로 된 갑옷(玉衣)’에서 유래한 작품으로, 대나무로 연을 만드는 중국 전통 기법으로 제작됐다. 아이 웨이웨이는 <옥의>를 비롯해 신석기 시대 토기, , 징더전의 도자기 등 중국 역사와 찬란한 문화유산을 현대미술과 결합시킨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옥의, 201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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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의, 2015

 

 


7전시실에서는 난민과 인권 문제를 다룬 작가의 대표작 <빨래방>(2016)을 선보인다. 난민들의 옷과 신발 등 물품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작가가 그리스와 마케도니아 국경에 위치했던 이도메니 난민캠프에서 수집한 것이다. 20165월 말, 그리스 정부는 이도메니 캠프를 비우고 거주 중인 난민들을 이동시켰다. 아이 웨이웨이는 캠프에 남겨진 물품을 모아 베를린 스튜디오로 운반하여 세탁, 수선하고 다림질한 뒤 목록을 만들었다. 신생아를 위한 옷부터 어린이용 드레스, 알록달록한 물방울 무늬 바지 등 유아부터 어른까지 모든 연령대의 옷들이 망라된 <빨래방>은 지금 여기, 부재한 사람들의 존재를 불편하게 환기시킨다.

 

미디어랩에서는 <대리석 헬멧>(2015), <대리석 포장용기>(2015)와 같이 대리석으로 제작된 작품과, 도자기로 만든 작품 <민물 게>(2011) 등을 볼 수 있다. <민물 게>2010년 상하이 시에서 작가의 상하이 스튜디오를 철거했을 때 작가가 인근 마을 주민들을 초대해 상하이 명물인 민물 게 요리를 대접하는 연회를 열었는데, 이를 기념한 작품이다. 작가는 민물 게(河蟹, he xie)의 발음이 중국 정부 슬로건인 화해(和諧, he xie)’와 발음이 같다는 점에 착안하여 작품을 통해 국가 권력과 검열 상황을 풍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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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석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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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 게, 2011

 

 

복도공간에서는 그의 폭넓은 예술활동을 보여주는 아카이브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아카이브 공간에는 작품과 관련된 사진 및 영상 자료, 아이 웨이웨이의 신간도서 천년의 기쁨과 슬픔(1000 Years of Joys and Sorrows, Crown, 2021)을 포함한 관련 도서 30여 권 등이 소개되고 있어 자유롭게 자료를 찾아볼 수 있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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