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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현대사진의 거장 안드레아스 거스키의 국내 최초 개인전 《Andreas Gursky》를 선보이고 있다.
독일 태생의 안드레아스 거스키(Andreas Gursky, 1955-)는 거대한 공장, 광란의 증권거래소, 대규모의 호텔 아트리움과 슈퍼마켓, 어마어마한 군중이 모이는 관광 및 레저 명소, 광활하게 펼쳐진 기업형 농장과 화려하게 빛나는 마천루 등 세계자본주의(global capitalism)를 대담하게 기록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피사체를 기록하고 있다고 해서 그를 현대사진의 거장의 반열에 올려놓치 않았다. 거스키 작품에는 특징이 있다. 먼저 작품의 기념비적 피사체의 규모와 디테일과 수평성이다.
거스키는 원거리 시점으로 큰 스케일 속에서도 전례 없을 만큼 세밀한 디테일을 지니고 있다. 사진의 크기가 5미터 가까이 됨에도 화면을 구성하는 피사체는 어느 위치에 있던 모두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놀랄만한 해상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큰 스케일의 피사체를 그려내고 있지만 비현실적으로 명확한 수평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그의 사진의 가진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사진을 찍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예를 들어 카메라로 큰 건물을 촬영한다면 렌즈의 특성상 필연적으로 좌우의 수평은 어긋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거스키의 사진은 명확한 수평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각각의 셀도 정확하게 같은 크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 거스키의 사진은 짜집기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그렇다 거스키의 많은 작품은 이미지 조작을 통해 만들어졌다. 거스키는 몇 개의 이미지를 이어 붙이는 것은 물론이고, 평면적 구성, 대상을 강조하기 위한 색상의 조정 등과 같은 다양한 이미지 조작을 통해 그 특징을 극대화하여 표현하여 보여주고 있다.
추상표현주의 영향을 많이 받은 그는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니라 본질에 집중, 그의 사진은 여러 컷의 사진을 디지털 편집을 통해 그 대상의 본질을 집중하였다. 그래서 그의 사진은 단순히 현대사회의 기록이 아닌 카메라라는 도구를 사용한 추상회화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그의 제작방식으로 거스키는 지난 37년간 약 250여 점의 사진 작품만을 제작하지 못했을 정도로 결코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 가운데 이번 전시에는 <파리, 몽파르나스>(1993), <99센트>(1999, 리마스터 2009)와 같은 대표작을 비롯해 47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얼음 위를 걷는 사람>(2021)과 <스트레이프>(2022)는 이번 전시를 통해 세계 최초로 선보이고 있다. [허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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