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최초로 한국의 채색화를 조명하는 특별전 《생의 찬미》

기사입력 2022.06.22 15:43 조회수 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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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상, 원형상(源型象) 89117-흙에서, 1989, 동유화, 370x 1230cm(407pcs), MMCA 이건희컬렉션.jpg
이종상, 원형상(源型象) 89117-흙에서, 1989, 동유화, 370x 1230cm(407pcs), MMCA 이건희컬렉션

 

 

 

 

[서울문화인] 현대미술이 단순 그리고(drawing)’, ‘칠하다(painting)’는 개념을 넘어 개념미술(conceptual art)’로 확장이 되었지만 여전히 감상자의 입장에서 회화 작품을 바라볼 때, 중요한 부분이 색감, 색의 조화이다. ‘그리다라는 기술적인 것과 달리 색감은 감각에 더 가깝다 할 수 있다.

 

색은 아름다움을 극대화 하는 것도 있지만 평면을 입체화시킨다. 이러한 이유로 동.서양을 불문하고 채색화의 역사는 매우 깊다. 한국의 채색화로 가장 오랜 된 것이라면 고구려 고분벽화를 들 수 있다. 그리고 이후 고려 불화는 우리나라 채색화의 높은 수준을 인식케 한다.

 

하지만 한국화하면 채색화보다는 수묵화가 먼저 인식된다. 이는 박물관에서 만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회화로 대부분 수묵화나 수묵담채화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유교 문화가 주를 이루던 조선 시대에 수묵문인화 중심으로 편재되면서 나타난 현상이 아닌가 싶다. 수묵화나 수묵담채화가 주로 문인들에 의해 그려진 반면, 전통 채색화는 화원 등의 직업화가들이 그린 장식화나 궁중기록화, 초상화, 불화(佛畵), 민화 등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다.

 

수묵문인화 중심인 조선 시대에도 궁중회화를 통해 채색화는 그 맥을 이어왔다. 조선 후기에는 기록화, 민화 등을 통해서 다시 부활을 맞이한다. 특히 궁중회화는 물론 한국의 채색화는 대부분 우리의 삶과 함께하며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벽사) 복을 불러들이거나(길상), 교훈을 전하고(문자도) 중요한 이야기를 역사에 남기고자 하는(기록화) 등의 역할을 하는 작품을 통해 많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것들은 순수예술이라기보다는 장식과 기복의 역할을 지닌 회화로 보는 것이 커 오랫동안 채색화는 한국 미술사에서 소외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는 현대에서도 그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진행하고 있는 한국의 채색화 특별전 생의 찬미역시 국립현대미술관 최초로 채색화를 재조명하는 전시라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MMCA_생의 찬미_포스터.jpg

 

 

 

생의 찬미는 한국 채색화의 전통적인 역할에 주목하는 전시로 19세기~20세기 초에 제작된 민화와 궁중장식화, 그리고 20세기 후반 이후 제작된 창작민화와 공예, 디자인, 서예, 회화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 8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지만 작품의 규모보다는 크기만으로 압도하는 작품들이 다수 눈에 띈다.

 

주요 작가로는 제15대 조계종 중봉 성파 대종사를 비롯한 강요배, 박대성, 박생광, 신상호, 안상수, 오윤, 이종상, 한애규, 황창배 등 60여 명의 작가와 송규태, 오순경, 문선영, 이영실 등 현대 창작민화 작가 10여 명이 참여하였다. 이 중에 3인 작가의 커미션 신작을 포함하여 13점은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이다.

 

전시는 전통회화의 역할을 벽사길상’, ‘교훈감상등 네 가지 주제, 6개 섹션으로 구분하여 선보이고 있다.

 

첫 번째 가장 한국적인 벽사 이미지인 처용을 주제로 한 스톤 존스턴 감독의 영상 <승화>로 전시를 마중한다. 어어 두 번째(문 앞에서: 벽사) 길상의 첫 역할인 벽사의 의미를 담은 도상들로 시작된다. 신상호 작가의 <Totem(토템상)>을 시작으로 <욕불구룡도><오방신도>, <호작도>, 조계종 중봉 성파 대종사의 <수기맹호도>와 같은 전통적인 도상들이 한애규의 <기둥들>, 오윤의 <칼노래> 등이 펼쳐진다.

 

 

성파, 수기맹호도, 2012, 패널에 옻칠.jpg
성파, 수기맹호도, 2012, 패널에 옻칠

 

 

세 번째(정원에서: 십장생과 화조화)<십장생도> 병풍과 함께 김혜경의 영상 작품 <길상>, 전혁림의 <백낙병>, 김종학의 <현대모란도>, 손유영의 <모란숲>, 홍지윤의 <접시꽃 들판에 서서> 등 전통적인 길상화인 십장생도와 모란도 등 19세기 말 작품부터 길상 도상의 의미와 표현의 확장을 모색해 온 최근의 회화와 영상까지 길상을 중심으로 선보이고 있다.

 

 

김종학, 현대 모란도, 2006, 10폭 병풍.jpg
김종학, 현대 모란도, 2006, 10폭 병풍

 

 

네 번째(오방색)는 모두 오방색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김신일의 설치작품 <오색사이>와 이정교의 거대한 네 마리 호랑이 작품 <··>가 높은 층고의 열린 공간 중앙홀에 설치되었다.

 

 

한국의 채색화 특별전 《생의 찬미》 개최 전시 전경 06.jpeg
이정교, 거대한 네 마리 호랑이 작품 <사·방·호>

 

 

 

다섯 번째(서가에서: 문자도와 책가도, 기록화)는 정원을 지나 들어간 어느 서가에서 만난 책과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들로 8명의 작가들이 선보이는 다양한 문자도와 함께 우리나라 역사상 격변의 시기를 입체적으로 조명한 기록화들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매화 책거리도>(8폭 병풍)은 이번에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이다.

 

마지막(담 너머, 저 산: 산수화)은 다른 채색화 분야와는 다르게 감상화로 분류되어 중앙화단에서도 크게 유행했던 산수화의 다양한 변주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박생광, 전봉준, 1985, 종이에 채색, 국립현대미술관.jpg
박생광, 전봉준, 1985, 종이에 채색, 국립현대미술관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실제 전시장 관람이 어려운 전국 각지의 관람객들이 집에서 PC나 개인 휴대폰으로도 전시를 실제처럼 경험할 수 있도록 최초로 온라인상에 현실과 동일한 디지털트윈전시 공간을 구축, 단순한 온라인 전시 관람을 넘어 시공간에 제한이 없는 특화된 디지털 미술관으로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국의 채색화 특별전 생의 찬미는 오는 925()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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