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보다 가늘게 새긴, 통일신라 ‘화조도’ 금박유물

경주 동궁과 월지 출토 8세기 통일신라 금박유물 공개
기사입력 2022.06.23 16:09 조회수 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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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왕경 나지구 출토 쌍조문 금박 전체 사진.jpg
신라왕경 나지구 출토 쌍조문 금박 전체 사진

 

 

 

 

[서울문화인] 우리나라에서 확인된 유물 중에서는 가장 정교한 세공술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정교한 문양이 새겨진 금박이 16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첫 언론 공개회를 통해 공개되었다.

 

공개된 금박에 새겨진 문양은 매우 가늘어 육안으로는 문양 판별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여서 돋보기나 현미경을 통해서 문양을 확인인 가능할 정도로 8세기 통일신라시대 장인의 뛰어난 금속 세공술을 물론 미술적 감각을 엿볼 수 있다.

 

공개된 금박 유물은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김성배)201611월 동궁과 월지 지구 북편 발굴조사 중에 출토한 유물로 건물지와 회랑지 주변 유물포함층에서 두 점이 형체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구겨진 채 20m 가량 서로 떨어진 채로 출토되었는데, 보존처리 과정을 통해 두 점이 당초에는 접합된 한 개체임을 확인되었다.

 

 

동궁과 월지 나지구 북편 금박 출토 당시 모습.jpg
동궁과 월지 나지구 북편 금박 출토 당시 모습

 

 

금박은 순도 99.99%의 정선된 순금 0.3g(한 돈은 3.75g)을 두께 0.04mm로 얇게 펴서 만들었으며, 가로 3.6cm, 세로 1.17cm 크기의 평면에 새와 꽃을 조밀하게 새겼다. 금박에는 사람 머리카락 굵기(0.08mm)보다도 가는 0.05mm 이하 굵기의 선으로 좌·우측에 새 두 마리, 중앙부와 새 주위에는 단화(團華, 여러 문양요소를 원형이나 그에 가까운 형태로 늘어놓아 꽃을 위에서 본 형태를 연상시키는 의장)를 조금(彫金, 금속 공예기술의 일종, 금속의 정이나 끌 등 도구를 이용하여 문양이나 글씨를 새기는 기법)했다.

 

 

선각단화쌍조문금박과 머리카락 굵기 비교 모습.jpg
선각단화쌍조문금박과 머리카락 굵기 비교 모습

 

 

신라왕경 나지구 출토 쌍조문 금박과 도면.jpg
신라왕경 나지구 출토 쌍조문 금박과 도면

 

 

 

금박에 새긴 새는 형태나 관련 전문가 의견 등을 고려할 때 멧비둘기로 추정되며, 단화는 경주 구황동 원지 출토 금동경통장식, 황룡사 서편 폐사지 출토 금동제 봉황장식 등에서 확인되는 통일신라시대 장식 문양 중 하나이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이를 선각단화쌍조문금박’(線刻團華雙鳥文金箔)으로 명명하면서 금박에 담긴 단화쌍조문은 형식화된 서역의 단화쌍조문과는 달리 매우 사실적으로 꽃과 새를 묘사한 것으로 보아 서역의 영향을 받았더라도 문양에 있어서는 신라화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금박에 새겨진 두 마리 새의 표현은 매우 사실적으로 오른편에 새긴 새를 왼편의 것보다 깃털 표현을 다채롭게 한 점이나, 몸집의 크기와 꼬리 깃털 형태에서 보이는 사실적인 특징 등으로 보아 암·수로 표현했을 가능성이 보인다. 이러한 사실적인 묘사는 금속공예의 영역을 넘어 통일신라시대 회화의 영역에 있어서도 의미 있는 것이다.”고 평가했다.

 

금박의 문양은 목재 받침 등에 금박을 고정한 뒤 새긴 것으로, 따로 매달 수 있는 구멍이 없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용도는 어떤 기물에 직접 부착한 장식물로 추정했으며, 금박의 사용처와 기능은 현재로선 비교할 만한 사례가 없지만 유물의 형태로 볼 때 사다리꼴 단면을 가진 기물의 마구리로 추정하면서도, 사람의 육안으로는 식별조차 힘들 만큼 도안이 미세하여 장식적 요소를 넘어 신에게 봉헌하기 위한 기능일 가능성도 있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송란 덕성여대 교수는 금박 유물에 대해 신라 사람들이 천상의 세계를 금박에 표현한 듯하다.”면서 매우 정교하고 완벽하게 표현해냈다는 점에서 세계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한상 대전대 교수는 “56세기 신라 금속공예품은 많지만, 삼국 통일 이후에는 금속 유물은 적고 순금 제품은 더 적은 편이라며 신라의 전성기 금속 가공 기술을 보여주는 수준 높은 문화유산이라고 말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이번에 공개한 선각단화쌍조문금박17일부터 1031일까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천존고에서 <3cm에 담긴, 금빛 화조도>특별 전를 통해 일반 공개되며, 더불어 금박의 세밀함을 체험할 수 있도록 누리집(https://nrich.go.kr/gyeongju) 정보무늬(QR코드)를 통해 기가픽셀 이미지 뷰어로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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