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해외로 나갔던 우리의 환수문화재를 만나다.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
기사입력 2022.07.07 17:19 조회수 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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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우리의 근.현대사 100여 년은 나라 안팎의 위협 속에 우리의 문화재 역시 도난과 약탈의 수난을 피해갈 수 없었다. 그렇게 현재 나라 밖으로 떠나게 된 우리 문화재는 25개 나라에 214,208(20221월 기준)에 이른다. 하지만 소장 정보가 온전히 공개하지 않는 문화재의 특성을 고려하면 실제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불법적으로 유출된 정황이 있어도 환수가 쉽지만은 아니다.

 

그러다 2011년 프랑스(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 외규장각의궤 297)와 일본(궁내청 소장 조선시대 도서 1,205)으로부터 대규모 문화재반환이 이뤄지면서 사회적으로 국외에 불법적인 유출된 우리의 문화재 환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20127, 문화재청 산하에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설립되면서 국외 문화재에 대한 관리와 대응이 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전기가 마련되었다. 또한, 2013년 문화재청은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에 두 점의 어보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면서 이를 체계화하기 위해 2014년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 문화재 환수 협력 양해각서가 체결되었다.

 

한일병합조약(1910) 이후 일제의 강제적인 도서 정리 작업과 점유 등으로 인해 각 기관이나 사고에 보관되어 있던 도서들이 중앙으로 집결되었지만, 왕실 도서들은 일제의 필요에 의해 불법적으로 일본으로 반출되었다. 2001년 한국해외전적조사연구회의 현지 조사를 통해 일본 궁내청에 조선 왕실의 도서들이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이후 정부와 국회, 민간단체 등의 노력으로 2010도서에 관한 대한민국 정부와 일본국 정부 간의 협정', 일명 한일도서협정이 맺어졌고, 그 결과 조선 왕실의 도서 총 150, 1,205 책이 100여 년 만에 국내로 귀환하였다. 이 도서 중에는 1922년 조선총독부가 '기증' 형식으로 일본 궁내청에 이관한 조선왕조의궤들과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1841~1909)가 반출한 기타 왕실 도서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로써 현존하는 대부분의 조선왕조의궤가 국내에 집결되었으며, 연구적 가치가 높은 유일본의 왕실도서들도 돌아올 수 있었다.

 

2013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지금까지 총 6개국으로부터 784점의 국외문화재를 환수하는 성과를 올렸다. 내용별로는 기증이 680, 매입 103, 영구대여가 1점이 있다. 그 가운데 2점이 보물로 지정되었고, 1점은 현재 보물 지정 심사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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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 당의와 스란치마

 

 

 

환수 문화재 40여점을 소개하는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특별전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아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인규)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사무총장 김계식)은 지난 77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환수문화재 40여점을 소개하는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특별전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에서는 지난해 일본에서 환수한 <나전 매화, , 대나무 상자>와 올해 3월 미국에서 환수한 <열성어필><백자동채통형병>이 처음으로 공개되고, 최근 언론에만 한차례 공개되었던 <독서당계회도>(2022년 환수, 미국)을 비롯하여 <면피갑>(2018년 환수, 독일), <문인석>(2019년 환수, 독일) 6건의 유물도 처음으로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되었다.

 

처음 공개되는 총 3점의 환수문화재 중 <나전 매화, , 대나무 상자>는 조선 후기에 제작된 나전 상자로, 제작 수준이 높고 보존 상태도 양호하여 국내에서 전시, 연구 등의 활용 가치가 높은 유물이며, 가장 최근인 올해 3월 환수해 첫 선을 보이는 <열성어필>은 조선시대 왕들의 글씨(어필)를 탁본하여 엮은 책으로, 1722년에 간행된 이후 3년만인 1725년에 새로운 어필을 추가하여 묶어 형태가 드문 유물이다.

 

백자 표면을 구리 안료로 장식한 병인 <백자동채통형병>은 한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던 스탠리 스미스(Stanley Smith, 1876-1954)가 소장했던 것으로, 국외 문화재의 반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역시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유물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출품작 중 가장 오래전에 환수된 문화재로는 2005년 독일에서 영구대여방식으로 돌아온 <겸재정선화첩>과 같은 해 일본에서 반환받은 <북관대첩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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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제정선화첩, 조선 18세기_독일 성베네딕도회왜관수도원, 2005년

 

 

겸재정선화첩은 독일 상트 오틸리엔(St. Ottilien)수도원의 노르베르트 베버(Norbert Weber, 18701956) 총아빠스(대원장)1925년 한국 방문 중에 수집하여 독일로 가져간 것으로 추정되는 화첩으로 2005년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이 80년 동안 소장되어 있던 것으로 1975년에 당시 독일에서 유학 중이던 유준영 전 이화여대 교수가 처음으로 발견하고 그 이듬해에 논문을 발표하면서 국내에 그 존재가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화첩을 반환받기 위한 왜관수도원 선지훈 신부의 노력으로 20051022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이 한국의 왜관수도원에 영구대여의 형식으로 반환되었으며,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이 기탁 보관 중에 있다.

 

겸재정선화첩은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를 창출한 겸재 정선이 비단에 그린 총 21점의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진경산수화, 고사인물화, 산수인물화 등 다양한 화제(畵題)를 다룬 이 화첩은 정선의 다채로운 예술세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소중한 작품이다. 21점의 작품 중에서 금강산의 전체 경관을 담은 금강내산전도와 내금강의 명소인 만폭동도, 외금강의 명소인 구룡폭도등 금강산 그림 3폭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 화첩의 <금강내산전도>는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1747년 작품인 해악전신첩<금강내산도>와 상당히 흡사하여, 정선의 말년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관대첩비는 환수 이듬해인 2006년 원래 있던 북한 함경도 길주(김책시)로 반환되었고, 복제본이 현재 국립고궁박물관 앞뜰에 세워져있다.

 

전시에 소개되는 문화재는 환수경로도 다양하다. 2006년에 환수한 국보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은 민간과 정부가 힘을 합쳐 환수하게 되었으며, 보물 <국새 황제지보>, <국새 유서지보>, <국새 준명지보>는 모두 한국전쟁 때 도난당했다가 미국과 공조로 그 존재를 찾아내면서 2014년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되돌아온 환수문화재이다.

 

<덕혜옹주 당의와 스란치마>는 한일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일본 소장기관에서 기증받아 환수되었으며, <호조태환권 원판>은 한국과 미국의 수사공조로 불법성을 확인하고 국내로 환수되었다.

 

<문인석><면피갑>의 경우는 소장자가 자발적으로 기증하는 방식으로 들여온 환수문화재이다. <문인석>을 소장하였던 독일 로텐바움세계문화예술박물관은 해당 유물이 불법 반출된 것임을 확인하고 스스로 반환을 결정하면서 20193월 환수할 수 있었으며, 조선후기 보병들이 입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면피갑>도 독일 상트오틸리엔수도원이 조건 없이 우리나라에 기증하면서 2018년 돌아온 유물로 이들은 환수과정에 이는 매우 드문 사례이다.

 

<면피갑> 역시 환수 당시에 잠깐 공개되었지만, 국립고궁박물관이 보존처리한 후로는 이번에 처음으로 관람객에게 공개되었으며, 면피갑의 안과 밖을 모두 보여주기 위해 복제품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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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피갑_독일 2018년

 

 

국외 우리 문화재 중 불법성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국내에 희소하거나 문화재적인 가치가 클 경우 구입이라는 방식으로도 문화재는 환수된다. <나전 매화, , 대나무 상자><열성어필>이 경매로 구입한 대표적인 유물로, 이렇게 환수한 유물들은 우리나라에서 전시에 활용되고, 관련 분야 연구에 큰 역할을 하게 된다.

 

한편, 벽면에 설치된 대형 상호작용(인터렉티브) 영상으로 문화재가 환수되는 여러 과정과 함께 전시의 마지막 부분에는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의 조사구입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직원들, 수많은 국외 문화재의 환수와 주미대한제국공사관 현지 복원 등에 2013년부터 22억 원 이상을 후원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 전문회사 라이엇게임즈, 전시기획자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관람객이 나라 밖 문화재의 각각의 여정을 돕고 있는 이들의 생생한 육성을 듣고, 자신만의 느낌을 적어 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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