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수궁가’의 스핀오프(spin-off) 창극 <귀토>, 1년 만에 재공연

국립창극단과 고선웅-한승석이 풀어낸 유쾌한 창극
기사입력 2022.08.24 14:16 조회수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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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국립창극단 귀토 01.jpg

 

 

 

[서울문화인] 국립창극단이 판소리 수궁가를 재창작한 창극 <귀토-토끼의 팔란>831()부터 94()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창극 <귀토>는 국립창극단 대표 흥행작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고선웅한승석 콤비가 각각 극본연출, 공동작창작곡음악감독으로 참여, 2021년 초연 당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아 약 1년 만에 다시 관객과 만나게 되었다.

 

<귀토>수궁가속 토끼가 아닌 그의 아들 토자의 이야기다. 고단한 산중 생활을 피하기 위해 제 발로 수궁을 찾아 나서는 토자의 여정을 그린다. ‘토자가 꿈꾸던 그곳은 진정한 유토피아였을까. “물이나 뭍이나 거기서 거기라는 대사처럼 토자가 선망했던 수궁에도 고난은 가득하다. 작품은 토자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발 딛고 선 이곳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귀토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9).JPG
고선웅 연출

 

 

선웅 연출은 지금 수궁가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고심한 그는 어느 때보다도 시의성을 반영해 고전을 재해석, 동시대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새롭게 풀어내었다. 그 속에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은 어디에도 없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체념이 아니라, 바람 부는 대로 유연하게 흔들리며 즐기는 법을 배우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귀토>수궁가중에서도 토끼가 육지에서 겪는 갖은 고난과 재앙을 묘사한 삼재팔란’(三災八難) 대목에 초점을 맞추면서 토끼의 고단한 삶이 우리의 다사다난한 현실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사군이충(事君以忠), 약자와 강자 사이의 대립 구도 등 수궁가를 둘러싼 전형적 관념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였다는 점이다.

 

작품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수궁가의 이야기가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육지에 간을 두고 나왔다며 용왕을 속이고 자라와 함께 살던 곳으로 다시 돌아온 토부(兎父). 그는 처자식을 만나자마자 독수리에게 잡히고, 토모(兎母) 역시 포수에게 목숨을 잃는다. 천애 고아가 된 토자(兎子)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육지의 고단한 현실을 피해 꿈꾸던 수궁으로 떠나지만, 그곳에서의 삶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게 된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육지로 돌아와 자신의 터전이 소중함을 깨닫는 토자의 모습은 우리가 딛고 선 이곳을 돌아보게 하며,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로 치열한 현대인의 삶에 위로를 전한다.

 

<귀토>는 자라에게 속아 수궁에 갔으나 꾀를 내 탈출한 토끼의 아들 토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핀오프(spin-off) 무대라는 점에서 익히 알고 있는 스토리가 아니라 예상을 깨는 스토리를 펼쳐내면서 공연 내내 호기심을 놓치지 않게 만든다.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만큼 소리도 새롭게 구성되었다. 공동작창과 작곡음악감독을 겸한 한승석은 수궁가의 주요 곡조를 살리면서 각색된 이야기의 흐름에 맞게 소리를 짰다. ‘수궁가의 대표 대목 중 하나로, 자라가 토끼를 업고 수궁으로 향하며 부르는 범피중류가 대표적인 예다. 원작은 느린 진양조장단의 장중한 소리지만, <귀토>에서는 빠른 자진모리장단으로 변환해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토끼의 설렘을 부각한다.

 

또한, 다채로운 장단과 전통음악, 대중가요 등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재치 넘치는 대사와 통통 튀는 언어유희가 더욱 돋보이게 했다. 누구나 언어의 리듬에 몸을 맡기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그중에서도 푸르르르르 포우!” “싸르르르르 쏴아!” 등 의성어의태어로 이루어진 대사에 굿거리장단 소리를 얹어 파도치는 바다를 그려낸 망해가장면은 작품의 백미로 꼽힌다.

 

 

귀토_토끼의 팔란 08.jpg
국립창극단, 창극 <귀토-토끼의 팔란> [사진제공=국립극장]

 

 

국립창극단 _귀토-토끼의 팔란 04.jpg
국립창극단, 창극 <귀토-토끼의 팔란> [사진제공=국립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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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창극 <귀토-토끼의 팔란> [사진제공=국립극장]

 

 

 

국립창극단 <귀토>는 예상을 깨는 이야기와 다채로운 음악뿐만 아니라,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무대와 안무도 신선함이 넘친다. 특히 무대는 전통적현대적 요소들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경사진 언덕 형태의 무대는 자연 지형을 드러내는 동시에 관객과 어우러지는 판을 이룬다. 무대 바닥에는 가로·세로 8미터의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을 설치하고 추상적인 영상으로 수중과 육지를 넘나드는 배경을 표현한다. 의상 또한 수수한 색감의 한복에 지느러미 등을 연상케 하는 형형색색의 원단을 묶거나 두르는 방식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드러낸다. 명무 공옥진의 춤에서 영감을 얻은 안무 또한 보는 즐거움을 배가한다. 단순하면서도 특징적인 몸짓으로 수궁가속 각양각색 동물을 묘사한다.

 

또한, 이번 재연에서는 대본과 음악을 전반적으로 다듬어 극의 속도감을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작품의 유쾌함도 초연보다 더할 것이라 밝혔다.

 

 

귀토-토끼의 팔란_ 공연사진 (3).JPG
국립창극단, 창극 <귀토-토끼의 팔란> [사진제공=국립극장]

 

 

귀토-토끼의 팔란_ 공연사진 (4).JPG
국립창극단, 창극 <귀토-토끼의 팔란> [사진제공=국립극장]

 

 

 

이번 재연에서 토자 김준수, 자라 유태평양, 토녀 민은경을 비롯해 단장 허종열, 용왕 최호성, 자라모 김금미, 자라처 서정금, 주꾸미 최용석 등 개성 강한 배우들이 한층 더 물오른 소리와 익살스러운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박상후 부지휘자가 새롭게 합류해 국악기 편성의 15인조 연주단과 함께하는 라이브 연주로 신명 나는 극의 분위기를 완성한다. 국립창극단 전 단원 포함, 51명 출연진이 더욱 탄탄해진 호흡으로 시원한 소리와 한바탕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한편, 국립창극단은 찾아가는 국립극장사업의 일환으로, 서울 공연에 앞서 부산시민회관 대극장(8.12-13)과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8.20-21)에서도 창극 <귀토>를 공연하였다. [권수진 기자]

 

 

 

 

[권수진 기자 ksj93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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