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음악극 <합★체>, 무장애(배리어 프리) 공연으로 공공극장이 나아갈 길을 넓히다.

작은 키가 고민인 쌍둥이 형제, ‘합’과 ‘체’의 열혈 성장 분투기
기사입력 2022.09.15 14:02 조회수 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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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극 <합★체> [사진제공=국립극장]

 

 

 

- 수어를 활용한 안무, 극 중 배역에 녹여낸 음성 해설

- 점자 프로그램, 터치투어 등 장애인 관객의 접근성 고려한 서비스 확대

- 농인이 수어 대본 번역하고, 장애인 역할은 장애인 배우가 연기

 

 

[서울문화인] 이 작품에 적응하려면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내 작품이 얘기하려는 스토리에 집중하는데 그 어색함이 사라진다. 국립극장이 달오름극장에서 선보이는 음악극 <>는 공연계의 새로운 도전이라 할 만한 작품이다.

 

젊은 사람은 자신이 늙기 전까지 노인분들의 일상의 불편을 인지하기 어렵고, 장애인이 아니라면 장애인의 일상의 불편함을 인지하지 못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공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작품은 장애인도 어느 정도 불편함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무장애(배리어 프리, Barrier-free) 공연으로 선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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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애(배리어 프리) 공연, 무대가 들리고 노래가 보인다!

음악극 <>는 무장애 공연으로 기획된 만큼 최대한 시청각 장애인이 최대한 불편함 없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제작되었다.

 

먼저 작품의 스토리를 음성 해설을 통해 풀어냈다. 원작에서는 잠깐 나오는 라디오DJ ‘지니가 전지적 작가 시점의 해설자로 등장, ‘지니의 대사를 통해 원작의 말맛을 살리는 동시에 무대 변화와 등장인물의 내·외적 변화를 섬세하게 들려준다.

 

가장 새로운 부분은 수어 통역 전문 자격증을 겸비한 배우 2명과 오랜 기간 수어를 공부한 무용수 1, 무대 경험이 있는 전문 수어 통역사 2명까지 5명의 수어 통역사가 그림자처럼 배우와 함께 움직이면서 수어뿐 아니라 안무, 표정 연기 등 입체적인 표현을 보여줘서 청각 장애인도 배우들의 동선에 따라 극을 관람할 수 있게 연출되었다. 일반인에게는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는 수어 통역사가 조금 어색하게 보여질 수도 있지만 생각을 바꾸면 한편으론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이 외에도 장애인 당사자성을 반영, 청각장애인 관객에게 작품을 더욱 세심하게 전달하기 위해 ‘()소리를 보여주는 사람들과 협업, 농인 당사자가 수어 대본을 번역을 했다고 한다. 더불어 저신장 장애인 아버지 역할을 저신장 배우 김범진이 맡아 설득력 있는 연기로 공감을 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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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연출

 

 

작품의 연출을 맡은 김지원은 극단 다빈나오의 상임 연출가이자 20여 년간 장애예술인과 다수의 작품을 만들어왔다. 2021년 국립극장 기획·초청 무장애 공연 <소리극 옥이>의 연출도 맡았었다. 김 연출은 이번 작품을 위해 안무가 김명제와 수어 대본을 번역한 ‘()소리를 보여주는 사람들에게 때로는 수어가 안무가 될 수 있게라는 목표를 제시하며, 여러 시도 끝에 우주의 순리’ ‘계도사등 핵심 단어나 인물 이름의 수어 동작을 안무로 활용해 장애비장애인 관객 모두가 감각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안무 속 수어 동작을 정확하게 구사하기 위해 모든 배우가 수어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져온 박지리 작가의 동명 소설 원작

극으로 들어가면 <>2010년 한국 문단에 혜성처럼 등장한 후, 날카로운 주제 의식과 개성 있는 문체로 <맨홀>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등 수작들을 펴낸 박지리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시대적 감각이 돋보이는 극작가 정준이 맡아 원작 특유의 유쾌한 감성을 담아낸 작품으로 저신장 아버지를 둔 쌍둥이 형제 의 성장 과정을 유쾌하고 재기발랄하게 그려내고 있다. 또래에 비해 유난히 키가 작아 친구들의 놀림과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겪은 쌍둥이 형제는 계룡산에서 도를 닦았다는 계도사에게 키가 커지는 비법을 듣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특별 수련을 떠난다. 황당하기까지 한 수행을 한다고 키가 클 리 없지만, 수련을 거친 쌍둥이는 어딘가 달라진 모습이다. 키는 그대로일지 몰라도 마음이 훌쩍 커버린 것. 작품은 좋은 공이 가져야하는 조건, 그 중 제일 중요한 것은 공의 탄력도라는 아버지의 대사처럼 떨어져도 다시 튀어 오를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길러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우리 삶에서 진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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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극 <합★체> [사진제공=국립극장]

 

 

 

주인공 역에는 뮤지컬 배우 이성민과 박정혁이 정반대 성격의 쌍둥이를 익살스럽게 연기하며, ‘계도사역에 라준, ‘아빠역에 라준, ‘엄마역에 김혜정 등이 저마다의 사연과 매력을 지닌 인물로 등장하며, 라디오DJ ‘지니역에 정다희 배우, ‘오합수어 통역에 성지윤 배우, ‘오체수어 통역에 송윤 배우, ‘지니수어 통역에 이수현 배우, ‘계도사’ ‘아빠’ ‘엄마수어 통역에 정은혜 배우, 멀티 수어 통역에는 우내리 배우가 맡았다.

 

한편, 국립극장은 <>를 시작으로 장애인 관객의 관람 접근성 향상을 위한 노력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 밝히면서, 917()에는 시각장애인 관객을 위한 터치 투어(Touch Tour)를 진행, 오후 130분부터 30분간 무대에 올라 음성 해설자의 설명과 함께 무대소품 등을 직접 만지고 느껴볼 수 있다. 또한, 공연 예매 단계에서 장벽을 낮추기 위해 국립극장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 수어 통역과 음성 해설, 자막이 들어간 공연소개, 예매 방법 안내 영상 제공과 사전 예약을 통해 휠체어가 탑승할 수 있는 셔틀버스를 동대입구역에서 국립극장까지 운행한다.

 

공연은 지난 915()부터 오는 18()까지 달오름극장에서 진행된다. 예매·문의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 또는 전화(02-2280-4114) [권수진 기자]

 

 

 

 

 

[권수진 기자 ksj93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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