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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의 오페라  무대에 올린다.
예술의전당,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의 오페라 무대에 올린다.
[서울문화인] 예술의전당이 전관 개관 30주년을 맞아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 제작 2016년 시즌 개막 작품으로 초연되었던 프로덕션으로 압도적인 규모가 돋보이는 무대와 파격적인 연출로 찬사를 받았던 작품 오페라 <노르마>를 오는 10월 26일(목)부터 29일(일)까지 나흘간 무대에 올린다. <노르마>는 영국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의 2016년 시즌 개막 작품으로 초연되었던 프로덕션으로 압도적인 규모가 돋보이는 무대와 파격적인 연출로 찬사를 받았던 작품이다. 2023년,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을 빛낼 기념비적인 오페라 무대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재현된다. 여인의 숭고한 사랑 그리고 희생, 여신 ‘노르마’의 운명 오페라 <노르마>는 1831년 4월 16일 파리의 로데온 극장에서 성공을 거둔 알렉산드르 수메의 비극적 연극을 소재로 만들어졌다. 벨리니의 대본가였던 펠리체 로마니가 수메의 작품을 기반으로 하되, 결말을 장엄한 자기희생으로 바꾸고 일부 장면을 수정하여 대본을 완성하여 1831년 12월 26일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되어 세계적인 주목을 모았다. 하지만, 소프라노에게 고난이도의 가창력을 요구하는 어려움으로 자주 상연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리아 칼라스의 등장으로 기교와 극적인 연기를 통해 작품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노르마는 그녀를 최고의 디바로 만들어 준 작품이 되었다. <노르마>는 현재 유럽 전역에서 공연되는 벨리니에게 큰 명성을 가져다준 작품이자, 이탈리아 최고의 비극 오페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번 예술의전당이 선보이는 오페라 <노르마>는 벨칸토 오페라의 대가 빈첸초 벨리니에 의해 새롭게 탄생한 작품으로, 사랑을 위해 조국을 버린 여신 '노르마'의 비극적인 운명을 그려내고 있다. 특히 신의 율법과 인간의 사랑 사이에서 여신의 비극적인 선택을 무대 위 마치 살아있는 드라마처럼 펼쳐낸다. 더불어 이탈리아 지폐에 새겨진 유일한 오페라로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노르마>는 특별히 화려하고 기교적이라기보다, 단순하지만 아름다운 선율을 통해 벨칸토 오페라의 극치를 즐길 수 있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오페라다. 오페라 <노르마>의 대표 아리아, '정결한 여신이여(Casta Diva)'를 부르는 장면은 주인공 소프라노의 힘과 카리스마를 요구하며, 작품의 정점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빛나는 순간 중 하나다. 이 한 곡만으로도 오페라의 역사를 대표할 만한 명작이라고 평가되며 단순하지만 아름다운 멜로디의 최고의 경지를 보여준다. 비평가 테오필레 가우티에르는 <노르마>의 마지막 희생 장면을 "오페라 역사상 가장 뛰어난 장면"으로 평가한 바 있다. 이 장면은 절제된 감정이 하나로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을 뿐 아니라, 완성도 있는 극의 구성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어떤 작곡가도 이보다 더 완벽한 음악을 쓸 수 없다"고 감탄했다. 오페라 <노르마>는 한 인간의 숭고한 사랑과 희생을 실감나게 묘사하는 작품이다. 사랑과 배신으로 인한 감정의 세밀한 변화를 효과적으로 요구되는 이 작품은 신의 율법과 인간의 사랑 사이에서 여신의 비극적인 선택을 무대 위 마치 살아있는 드라마처럼 펼쳐낸다. 오페라 <노르마>는 사랑과 희생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무대에서 아름답게 표현하는 예술, '노래하는 연극'인 오페라의 진수를 담아내고 있다. 이번 무대는 천재 연출가 알렉스 오예가 파격적인 무대를 그려내며, 세계적인 오페라 무대에서 활동 중인 지휘자 로베르토 아바도가 지휘봉을 잡고 화려한 선율과 풍부한 음악을 선사한다. 또한 전 세계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오페라계의 거장부터 주목받고 있는 젊은 아티스트까지 월드클래스 오페라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여 완성도 높은 무대를 구현할 예정이다. 오페라 <노르마>의 시그니처 아리아 ‘정결한 여신이여’(Casta diva)를 부를 타이틀 롤로는 소프라노 여지원과 데시레 랑카토레가 무대에 오른다. ‘리카르도 무티가 발탁한 무티의 소프라노’로 잘 알려져 있는 여지원이 국내 무대에서는 처음으로 노르마 롤(배역) 데뷔를 하고, 2021년 이탈리아 방송사가 현존하는 이탈리아의 가장 위대한 소프라노 4명 중 1명으로 선정한 데시레 랑카토레가 노르마 역을 맡아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지휘자 로베르토 아바도와 알렉스 오예와도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는 여지원은 “벨리니의 오페라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먼저 떠오른다. 자주 공연되는 베르디나 푸치니에 비해 공연 시간이 길어 선뜻 접근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이 든다. 실제로 작품을 공부하며 벨리니의 음악에서 더 많은 극적인 요소를 찾게 되었다”며 “사랑과 배신 등 감정변화의 효과적인 표현에서부터 높은 음역대의 어려운 기법들과 우아함까지 조화롭게 표현하여 관객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무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노르마하면 카스타 디바Casta Diva(정결한 여신이여)만을 보시지 말고 정말 주옥같은 장면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피날레 장면을 정말로 좋아한다. 노르마와 더불어 합창, 테너의 슬픈 멜로디들이 합쳐져 벨리니의 음악을 좀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세계 유수의 극장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테너 마시모 조르다노, 벨칸토와 바로크 음악에 특별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메조 소프라노 테레사 이에르볼리노, 전 세계 메이저 오페라 극장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세계무대에서 맹활약 중인 베이스 박종민 등 전 세계 톱클래스로 평가받는 성악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오페라 <노르마>의 입장권은 R석 33만원, S석 23만원, A석 15만원, B석 10만원, C석 7만원, D석 3만원이며, 예매는 예술의전당 홈페이지(www.sac.or.kr)와 콜센터(1668-1352), 인터파크에서 가능하다. [권수진 기자]
[공연] 인간의 본질을 통찰한 휴먼코미디 옴니버스극
[공연] 인간의 본질을 통찰한 휴먼코미디 옴니버스극
[서울문화인] 세종문화회관(사장 안호상) 산하 서울시극단(단장 고선웅)이 시즌 네 번째 레퍼토리로 닐 사이먼(Neil Simon)의 코미디명작 <굿닥터>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무대에서 선보이고 있다. <굿닥터>는 안톤 체홉의 익살스럽고 재치 있는 단편들을 브로드웨이의 전설이라 불리는 작가, 닐 사이먼이 각색한 옴니버스극으로 1973년 브로드웨이 초연 후 세계 각지에서 공연되어 수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은 대중적인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김승철 연출이 원작에서 ‘재채기’, ‘가정교사’, ‘치과의사’, ‘늦은 행복’, ‘물에 빠진 사나이’, ‘생일선물’, ‘의지할 곳 없는 신세’, ‘오디션’ 등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은 총 8개 챕터를 선별해 선보인다. 김승철 연출은 “동시대를 풍자하기 위해 코미디를 한다. 하지만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현시대 풍자보다는 인간애에 더 집중했다. 그리고 8개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인물에 애정을 갖고 응원하는 마음에서 접근했다.” 더불어 “정통연극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선택된 작품이다. 고전이 보여주는 힘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이번에 보여주는 에피소드는 코미디지만 그 안에서 삶의 갈등과 어려움을 재치 있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하여 인간애를 가득 담았다. 아울러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로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우리 주변을 따스한 시선으로 응시, 자극적인 콘텐츠가 홍수처럼 넘치는 시대에 지친 마음을 치유하고 삶의 통찰과 해학, 감동을 느끼게 할 에피소드를 만나볼 수 있다. 연극 ‘토카타’, ‘햄릿’, ‘킬롤로지’ 등에서 섬세하고 깊은 내면의 연기를 보여준 김수현이 작가 역을 맡아 극을 이끌고 서울시극단 배우 정원조, 이승우, 연극 ‘장녀들’, ‘안티고네’ 등에서 묵직한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냈던 김귀선, ‘불편한 편의점’, ‘추풍령’ 등에서 개성있는 연기를 보여준 문상희, 김영경 등이 함께한다. 연극 <굿닥터>는 11월 12일까지 진행된다. [권수진 기자] [공연스케치] #1. 재채기 매우 소심한 하급 공무원 이반은 연극을 보러갔다가 자신의 최고 상관인 장관의 머리에 재채기를 한다. 그는 이 실수를 만회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다 더 큰 실수를 저지르는데... #2. 가정교사 한없이 착한 가정교사 쥴리아에게 여주인은 급여를 주지 않으려고 부당한 일들을 꾸민다. 쥴리아는 변명도 못하고 당하기만 하는데... #3. 치과의사 치통으로 고통 받는 사제가 병원을 찾아가지만 치과에는 경험 없는 조수 쿠리야틴만 있다. 이빨을 뽑지 않으려는 사제와 이빨을 뽑아야만 보내주겠다는 조수 사이의 실랑이가 벌어지는데...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의 시선과 열기, 11월 대구에서 잇다. ‘디아프 2023’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의 시선과 열기, 11월 대구에서 잇다. ‘디아프 2023’
[서울문화인] 서울, 부산과 함께 국내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대구에서 진행되는 ‘대구아트페어(Diaf)’(이하 디아프)가 11월 2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11월 5일까지 대구 엑스코 동관 4, 5, 6홀에서 진행된다. (사)대구화랑협회가 주최로 올해로 16회째를 맞이하는 디아프 2023에는 6개국(한국, 일본, 러시아, 영국, 독일, 프랑스)에서 총 116개(대구경북 33개, 서울경기 59개, 기타지역 16개, 해외 8개)의 갤러리가 참여하며 1,000여 명의 작가의 회화, 조각, 판화, 영상, 설치 등 4,500여 점의 근현대 미술 작품이 소개된다. 주최측에 따르면 이번 디아프 2023에 전시되는 작품 중 주목할 최고가의 작품은 갤러리 혜원에서 출품하는 이우환 작가의 100호 작품 ‘From line’과 비앙 갤러리에서 출품하는 알렉스 카츠의 100호 작품 ‘Laura 13’이라 밝혔다. 이 작품은 현재 시장에서 2~30억에 거래되고 있다. 이 외에도 블루칩 작가로 분류되는 이건용, 이우환, 박서보, 이배, 곽훈, 백남준, 김태호, 최병소, 김종학, 남춘모, 김창열, 전광영, 윤병로, 박석원, 이명미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참여하고, 해외 인기 작가로는 야요이 쿠사마, 무라카미 다카시, 앤디 워홀, 조지 콘도, 조엘 메슬러, 애니쉬 카푸어, 로즈 와일리, 알렉스 카츠, 제프 쿤스, 매튜 스톤, 로버트 인디애나, 바이런 킴, 나라 요시토모, 하비에르 카예하, 데이비드 호크니, 장 미셸 오토니엘, 줄리안 오피, 루이스 부르조아, 캐서린 번하드, 캐서린 안홀트, 페르난도 보테로, 조르디 핀토 등의 작품이 출품되어 미술애호가들의 관심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였다. 또한, 올해는 외연 확장은 물론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한편, 심사 항목과 참가 승인 기준을 높여 참여 화랑과 출품작 수준을 높이면서 프리미엄 아트페어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먼저 특별전에서는 40여 년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대구현대미술제’의 의의를 오늘에 되살리고 그 역할을 상기시키는 ‘대구현대미술제, 도전과 저항의 역사’라는 아카이브 전시를 선보인다. ‘대구현대미술제’는 60, 70년대 이후 발달된 섬유산업을 기반으로 형성된 문화자본으로 1974년부터 1979년까지 총 5회에 걸쳐 대구에서 열렸다. 이는 한국 미술사상 최초로 현대미술에 대한 다양한 실험이 난무한 전국 규모의 미술축제였으며, 이를 시발로 이듬해인 1975년부터 서울, 부산, 광주, 전주, 강원 등지에서 ‘현대미술제’가 잇달아 열렸다 윤진섭 평론가가 기획한 올해 특별전은 2018년에 대구미술관에서 열린 ‘저항과 도전의 이단아들’전을 잇는 전시로 통해 대구 현대미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탐색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되었으며, 특별전에는 강국진, 김구림, 김기동, 김영진, 김용민, 김진혁, 서승원, 성능경, 이강소, 이건용, 이교준, 이명미, 최병소 작가의 작품이 소개된다. 또 다른 특별전으로 다양한 장르를 통합하는 다원예술형식을 추구, 동시대 과학기술과 신화적 스토리텔링의 작업을 진행하며 각기 다른 형식들의 이야기를 하나로 묶어 선보이는 리우 작가의 ‘미다스여왕’ 작품이 조각 특별전 공간에서 전시된다. 한편, 디아프는 대구관광협회와 협업하여 대구시티투어 버스 1대를 행사 기간 동안 셔틀로 무료로 운행되어 아트페어를 더욱 편리하게 즐기고 대구 주요 관광지를 함께 투어하고 싶다면, 대구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디아프 입장권을 소지한 관람객은 동대구역에서 대구시티투어버스를 탑승하여 EXCO를 방문할 수 있으며, 디아프 관람 후 수성못, 대구미술관을 투어 할 수 있어 대구 주요 지역 관광 및 전시 관람을 지원하게 된다. 이 외에도 2022년부터 강연과 아트 토크의 횟수를 늘이고, 강연장의 모든 프로그램들을 실시간으로 온라인 채널을 통해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디아프는 올해에도 ‘라이브 룸(Live Room)’에서는 총 10회의 다양한 강연과 아트토크가 진행된다. 강연자로는 백세희 변호사, 널 위한 문화예술 COO 이지현 대표, 인기 도슨트 정우철, 윤진섭 평론가, 노재명 MZ컬렉터, 즐거운 예감 임지영 대표, 국제변호사 이유경, 한국문화예술법학회 송호영 회장, 프리즈 아시아 VIP 및 사업개발 총괄 이사 권민주, 아트메신저 이소영 등이 참가한다. 특히 11월 2일 VIP 프리뷰 날에 열리는 백세희 변호사의 강연은 VIP를 대상으로 하여 '미술품 구매에 필요한 법률 상식'을 주제로 하고 있어 많은 컬렉터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강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라이브 룸’에서 진행되는 모든 강연 및 아트 토크 프로그램은 Diaf 공식 계정의 인스타그램, 유튜브로 실시간 생중계 되어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 시청과 소통이 가능하다. 전문 미술 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참여 화랑들의 작품을 관람하는 ‘도슨트 투어 프로그램’은 참여 갤러리를 3개의 존으로 나누어 매일 2회(낮 1시, 3시) 동시에 진행되고, 11월 2일 VIP 프리뷰 오픈일에는 VIP를 대상으로 오후 5시에 1회 운영 된다. (1회당 약 1시간 소요) 라이브룸 강연과 도슨트 프로그램은 각각 매회 50명과 20명의 인원제한이 있으며,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해 참여하는 모든 관람객들에게 디아프 굿즈를 현장에서 선물로 증정하는 이벤트가 진행된다. 한편, 메인 스폰서인 BC카드와 업무제휴로 BC카드를 이용한 온-오프라인 티켓 구입 시 티켓 가격(15,000원/VIP 60,000원)의 30% 할인이 관람객에게 제공된다. [권수진 기자] [일반권 예매할인 12,000원 / VIP권 예매할인 50,000원 / 일반권 BC카드 결제시 8,400원 / VIP권 BC카드 결제시 35,000원]
[공연] 현대 걸그룹 선조 다섯 ‘시스터즈’들의 노래와 이야기, 쇼 뮤지컬
[공연] 현대 걸그룹 선조 다섯 ‘시스터즈’들의 노래와 이야기, 쇼 뮤지컬
[서울문화인] 1930년대 조선악극단의 여성 단원으로 구성된 우리나라 걸그룹의 원조 <저고리시스터>(, 1950년대 미국에 진출하여 한류의 원조를 이끈 <김시스터즈>, 60년대 슈퍼 걸그룹 <이시스터즈>, 대중음악의 전설 윤복희의 <코리아키튼즈>, 그리고 70년대 한국 대중음악계를 휩쓴 <바니걸스>, 걸출한 예인 인순이를 배출한 <희자매>. 오늘날 대다수의 젊은 세대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걸그룹이다. 하지만 이들은 일제 강점, 전쟁으로 가난했던 시절, 대중문화에 대한 억압과 편견 등 척박한 환경 속에서, 특히 라디오가 막 가정에 보급되고 흑백 TV가 전부인 시절,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당시 대중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 다양한 연령층에서 말이다. 세계 속 한류를 이끄는 걸그룹들, 과연 그들의 시작은 누구였을까? 그 어느 때보다 K-pop이 세계적으로 열풍이다. 그 가운데 상당수는 걸그룹이다. 그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았으며 그들은 지금도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혹독하게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다. 이런 한국 걸그룹 파워가 과연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일까? 혹은 특별한 한국 여성의 유전자가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연출 박칼린은 이러한 한국 걸그룹 파워의 시작점에 주목했고, 이 답을 찾기 위해 연출 박칼린과 전수양 작가는 현대와 마찬가지로 성하고 스러진 수많은 그룹들 가운데 특히 한국 가요사에 족적을 남긴 시스터즈의 이야기를 극에 담아내기로 결심했다. 빛바랜 사진 속에서 뮤지컬 무대 위로, 화려하게 부활하는 레전드들 2023년, 그녀들의 화려하고 당당한 무대가 뮤지컬 무대 위에서 화려하게 부활되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80여 년 전으로 일제 강점기의 경성 조선극장 시절 ‘목포의 눈물’로 기억되는 이난영의 ‘저고리시스터’(이난영, 장세정, 박향림 등 5인조)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1950년대 미국에 진출하여 한류의 원조를 이끈 <김시스터즈>(김숙자 외 이난영, 김해송 그리고 이난영의 오빠인 이봉룡의 자녀들로 구성), 60년대 <이시스터즈>(김명자, 김천숙, 이정자), 윤복희의 <코리아키튼즈>(윤복희, 서미선, 김미자, 이정자), 70년대 <바니걸스>(고정숙, 고재숙), <희자매>(김재희, 인순이, 이영숙)까지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개척한 시스터즈들의 역사와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의 노래들과 미8군 무대, 60년대 라스베가스 호텔, 에드설리번 쇼, 서울 명동 거리, 마치 자료 화면을 보는 듯한 무대로 이어진다. 작품에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도구로서 최신 무대 기술은 구현되지만, 그 옛날 의존할 기계음, 포토샵 하나 없이 오로지 자신들의 실력과 아우라로만 무대를 휘어잡아야 했던 그 시절의 가치와 시대 느낌을 지키기 위해, 무대는 하이테크 기술을 통해 더욱더 아날로그적으로 표현된다. 무엇보다 이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처녀 합창’, ’울릉도 트위스트’, ‘What I’d Say’, ’커피 한잔’ 등 시대의 히트곡들을 그 시절 시스터즈들의 전성기 전설적 무대를 그대로 재현, 쇼가 중심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쇼 사이사이에 그 시대 최고의 팝스타가 되기까지 성장 스토리가 드라마틱하게 엮었다. 그녀들의 스토리, 그리고 옛날 신문, 사진, 영상 등 팩트가 가미되어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으면서도 어느 순간 생생한 그 시절이 오늘날 허구의 무대에서 화려하게 재생되는 일종의 모큐멘터리 공연이 되었다. 이에 대해 연출 박칼린은 “당시의 감성을 담아내기 위해 고증에 많은 노력을 했다.” 또한 “단순히 노래만 계속된다면 콘서트가 될 것 같아서 그들의 이야기도 많이 담아내었다.”고 전했다. 더불어 박 연출은 쇼 뮤지컬 <시스터즈>를 통해 관객에게 전하고 싶었던 것은 “우리 음악 역사에 운명을 개척했던 대단한 여성들이 있었구나”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역사물인데도 너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구성이었고 그 무대를 채우는 우리 배우들이 정말 시대의 히로인을 표현하기에 손색이 없었다는 여운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전했다. 흑백사진 속 인물들을 현실로 불러내 올 <시스터즈>에는 여배우 10명(신의정, 김려원, 선민, 하유진, 이예은, 정유지, 정연, 이서영, 홍서영, 황성현)에 남배우 1명(유연), 합쳐 총 11명이지만 한 공연의 무대 위 출연배우는 단 7명이다. 그러다보니 이들은 작품에서 한 역을 넘어 모든 배우가 멀티 배역으로 여러 역할을 소화한다. 특이하게도 공연에 참여하는 배우는 이를 위해 각 배우들은 주역 1-3인과 단역 3-4인을 소화하며 고군분투하고 오늘과 내일 소화하는 주요 배역도 달라진다는 점이다. 이는 단일 서사의 북 뮤지컬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주연 배우가 주, 조, 단역을 모두 소화하는 배역 배정은 배우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고, 다 회 관객들에게는 흥미로움을 높이기도 한다. 한국 걸그룹의 파워, 그 시작점에 주목하며 시작된 쇼 뮤지컬 <시스터즈(SheStars!)>의 이번 초연은 오는 11월 12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권수진 기자]
[전시] 리움미술관, 강서경 작가의 개인전 ‘강서경: 버들 북 꾀꼬리’
[전시] 리움미술관, 강서경 작가의 개인전 ‘강서경: 버들 북 꾀꼬리’
[서울문화인] “회화란 눈에 보이는 사각형과 보이지 않는 사각 공간을 인지하고, 그 안에 무엇을 채워 넣을지를 고민하는 작업이다.” 삼성문화재단(이사장 김황식) 리움미술관이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이후 M2 전시장과 로비를 다양한 매체와 방식으로 회화의 확장 가능성을 탐구하는 작가 강서경 작가의 작품으로 가득 채워졌다. 강서경(b. 1977)은 평면, 조각, 설치, 영상, 퍼포먼스(액티베이션)를 아우르는 다양한 매체와 방식으로 회화의 확장 가능성을 탐구해 온 작가이다. 동양화를 전공한 그는 전통 회화, 음악, 무용, 건축 등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연구를 보여주면서도, 이러한 전통을 동시대 예술 언어와 사회문화적 문맥으로 새롭게 재해석하며 매체, 형식, 시대의 구분을 뛰어넘는 조형적, 개념적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강서경 작가는 룩셈부르크 현대미술관(Mudam Luxembourg, 2019), 필라델피아 현대미술관(Institute of Contemporary Art, Philadelphia, 2018)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고, 베니스 비엔날레(2019), 리버풀 비엔날레(2018), 광주비엔날레 (2018, 2016) 등에 참여하며 국내외 미술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또한 2013년 송은미술대상 우수상, 2018년 아트바젤 발루아즈 예술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이번 그의 전시는 코로나 이전에 기획되었으나 작가의 갑작스런 암투병으로 최근에야 전시를 하게 되었다. 이번 전시는 지난 카텔란 개인전처럼 미술관에 작품을 빼곡히 채워 리움미술관은 마치 이런식으로 전시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의 초기 대표작에서 발전된 작업부터 새롭게 확장된 신작에 이르기까지 총 130여 점으로 채워졌다. 그러나 강서경은 “더 많은 작품으로 채우고 싶었다.”고 할 정도로 투명중에도 작품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었다. 《강서경: 버들 북 꾀꼬리 Suki Seokyeong Kang: Willow Drum Oriole》 강서경은 그리는 행위의 기본틀인 사각 형태의 프레임을 전통에서 발견한 개념 및 미학과 연계하여 회화라는 매체를 입체적으로 바라보고 확장하는 기제로 활용, 그들의 움직임과 더불어 관계를 통해 ‘진정한 풍경(眞景)’을 늘 고민해왔다. 이번 전시 제목이자 신작 영상의 제목인 <버들 북 꾀꼬리>는 전통 가곡 이수대엽(二數大葉)의 <버들은>을 참조한 것으로, 마치 실을 짜듯 버드나무 사이를 날아다니는 꾀꼬리의 움직임과 소리를 풍경의 직조로 읽어내던 선인들의 비유에 가져왔다고 한다. 이는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사계를 담은 산, 바닥과 벽으로 펼쳐지는 낮과 밤, 공중에 매달린 커다란 귀, 작지만 풍성한 초원 등 마치 한 폭의 풍경화를 3차원으로 펼쳐낸 신작들을 통해 잘 들어나고 있다. 이를 통해 작가가 시각·촉각·청각 등의 다양한 감각과 시·공간적 차원의 경험을 아우르는 작업의 특징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또한, 여기에는 시간의 흐름 가운데 변화하는 자연의 요소와 그 속에서 함께 자리하고 관계하는 개인들의 이야기를 녹여내며,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거대하지만 섬세한 풍경을 제시하고 있다 관람객은 마치 풍경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 그 사이사이 존재하는 여백의 공간을 직접 거닐어 보며 각자의 움직임과 서사를 마주하게 한다. 먼저 로비의 대형 미디어월에서 펼쳐지는 신작 영상 <버들 북 꾀꼬리>는 전시 공간에 펼쳐진 작업들을 스크린 속으로 가져와 움직임과 소리를 더하고, 이를 긴장과 자유가 균형점을 찾아가는 가능성의 공간으로 확장시켰다. 이 작품은 검은 사각의 시공간 속에서 중력과 원근을 무시한 채 나타나고 가로지르고 만나고 헤어지는 다양한 요소와 사운드는 우리의 공감각을 자극하고, 신체와 사물과 풍경을 대면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진경산수화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온 강서경이 다양한 색채의 물질과 여백이 만들어 내는 조화로 산세를 드러내는 <산> 연작을 새롭게 선보인다. 긴 벽을 가득 채운 얇은 부조 형태의 조각들은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공간 속에 펼쳐놓은 듯 표현되었으며, 첩첩이 들어 선 산들의 능선 아래로 늘어진 다양한 금속체인과 실은 비에 젖은 암석이나 빼곡한 숲을 연상시킨다. 또한, 벽면의 여백과 어우러진 하늘하늘하고 반투명한 비단천들은 서운과 안개를 머금은 산의 기류를 담아내는 듯 합니다. 작가는 <산> 연작을 통해 근경과 원경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흐려 풍경의 산세를 도식화하면서도 다양한 색과 재료의 변주를 통해 생동하는 자연의 숨을 불어넣었다. 빛과 바람과 사람들의 움직임에 미세하게 반응하며 일렁이는 풍경은 전통이라는 과거를 현재의 시점으로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이어 그의 초기작 <정井>은 조선시대 유량악보인 정간보(井間譜)의 ‘우물 정(井)’자 모양의 사각틀에서 착안한 것으로, 음의 길이와 높이를 표기해 넣은 정간을 소리와 움직임, 시간과 서사를 담아내는 개념적 틀로 차용하고 재해석한 연작이다. 캔버스 프레임, 창틀의 형상과도 유사한 <정井>연작은 회화를 시공간으로 확장시킬 수 있게 하는 조형적 단위체가 될 뿐 아니라, 관람객의 시선을 격자틀 내외부로 집중시키거나 전시 구획의 보이지 않는 시스템으로도 작동한다. <자리> 연작은 조선시대 1인 궁중무인 '춘앵무(春鶯舞)'에서 춤을 추는 공간의 경계를 규정하는 화문석에서 착안되었다. 작가는 한 개인에게 무대가 되기도 하고 경계선이 되기도 하는 화문석을 ‘자리’라는 공간 개념으로 치환하여 사회 속 개인의 영역을 고찰하고, 회화 매체를 다양한 형식으로 변주하는 조형적 기제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채로운 형식과 크기의 <자리 검은 자리>, <자리> 등이 선보인다. 특히 강서경의 회화작업을 가리키는 ‘모라(Mora)’는 언어학에서 음절 한 마디보다 짧은 단위로, 작가의 작업에서는 시간을 담고 서사를 쌓아 올리는 단위이자 작품을 지칭한다. 그는 전통 한국화의 방식대로 장지나 비단을 수평으로 펼친 채 그림을 그리는데, 농담을 달리하는 먹과 색을 겹겹이 스미게 하여 반투명한 물감층의 흔적을 쌓아 올린다. 이렇게 제작된 <모라>는 탑처럼 쌓여 3차원 조각처럼 전시되기도 하고, <정井>의 프레임과 결합되어 다양한 변형태로 제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강서경의 이러한 주요 개념을 담은 <정井>, <자리>, <모라>뿐 아니라, 개인성에 대한 탐구를 보여주는 <그랜드마더타워>, <좁은 초원>, <둥근 유랑> 등 기존 연작에서 발전된 다양한 작업도 선보인다. 더불어 <산>, <귀>, <아워스>, <기둥>, <바닥>과 같이 한층 다변화된 형식의 새로운 조각 설치 및 영상을 포함하여 강서경의 작품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한편, 이번 전시기간 중 작가가 공간적 서사를 탐구하기 위해 고안한 일종의 퍼포먼스인 ‘액티베이션(Activation)’을 프로그램으로 선보인다. 액티베이션은 보테가 베네타의 후원으로 이번 전시와 작품에 맞춰 재구성되어 전시기간 중 멤버십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더불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움직임 워크숍’이 10월 중 3회 마련되어 작가가 고안한 액티베이션 움직임을 예술강사와 무용수에게 배울 수 있다.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어린이 워크북으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제공되며 모든 프로그램은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를 신청 가능하다. 이 외 다양한 정보와 소식은 리움미술관 인스타그램 (Instagram.com/leeummuseumofart)에서도 접할 수 있다. 전시는 12월 31일(일)까지 진행되며, 관람료는 12,000원(성인기준)이다. [권수진 기자]
[전시] 한국 실험미술의 선구자 김구림의 대규모 개인전, 작가와 미술관은 불협화음.
[전시] 한국 실험미술의 선구자 김구림의 대규모 개인전, 작가와 미술관은 불협화음.
[서울문화인] “문체부외 국립현대미술관이 이런 곳인 줄 몰랐다.” 노 화가는 자신의 대규모 개인전에 앞서 마련된 기자간담회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전시를 기획한 국립현대미술관에 대한 불편한 마음부터 들어내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께 미안하지만 이번 전시에는 아방가르드적인 작품은 하나도 없다. 고리타분한 것만 늘어놨다. 새롭고 파격적인 작품을 보여주지 못해 너무 죄송하다.” 그러면서 “작가라고 어디서 얼굴을 내밀 수 없는 부끄러움이 있다.”고 두 기관에 불편한 속내를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 8월 25일(금)부터 서울관에서 한국 실험미술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김구림(b. 1936)의 대규모 개인전을 열어주면서 작가로부터 왜 이런 반응을 받게 되었을까. 김구림은 1950년대부터 다양한 매체, 장르, 주제를 넘나들며 예술의 최전선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며 한국 실험미술의 선구자이라 인식되고 있다. 그는 비디오아트, 설치, 판화, 퍼포먼스, 회화 등 미술의 범주에서뿐만 아니라 무용, 연극, 영화,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하지만 이번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그의 개인전에 앞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이유는 작가는 1970년작 ‘현상에서 흔적으로’을 다시 재현하고자 미술관 외벽을 흰 광목천으로 싸고 싶다는 뜻을 미술관 측에 전했지만 그의 뜻이 거절되면서 시작되었다. ‘현상에서 흔적으로’ 작업은 그의 나이 33세, 그의 전시가 열린 1970년에 경복궁 국립미술관에서 미술관 건물을 흰 광목천으로 감싸는 형태다. 기성 미술을 대표하는 미술관, 기득권, 낡은 제도에 대한 비판의식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낡은 관념과 제도를 마치 시신을 염하듯 천으로 묶어 날려버리고 새로운 지점을 향해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이날 전시를 담당한 국립현대미술관 류지연 과장(학예연구실 현대미술1과)은 “국립현대미술관이 등록문화재 375호이기 때문에 외벽을 천으로 감싸는 경우 문화재청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해야 한다. 전시가 안되는게 아니라 전시 시한에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라 작가께 양해를 부탁드렸다.”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김구림 작가는 “건물에 손상이 오는 것이 아닌데, 어떻게 안되는지 난 도저히 이해가 안되고 현대미술관에서도 안된다고 하고, 문체부에서 해답을 안해준다.”라며 이는 “우리나라 현대미술을 말살시키는 것 밖에 안된다.”고 직격했다. 사실 전시를 어떻게 진행할는지에 대한 권한은 미술관 담당 학예사에게 있다. 그럼에도 김구림은 왜 자신의 주장이 받아들였다고 기자간담회에서 불편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들어내었을까. 아마도 노 화가에게 이런 퍼포먼스는 마지막일지 모른다. 더군다는 9월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최대 미술사장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이’이 진행되어 해외에서도 수많이 컬렉터들이 방문한다. 이때 그에게는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일 것이라 생각했을 수도 있다. 사실 김구림의 작품은 한국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전시에는 늘 소개되어왔지만 대부분 과거의 퍼포먼스 작품이 사진 혹은 영상으로 소개되거나 설치작품이 소개되는 것이 대부분이라 그의 작품을 기억하기에는 쉽지가 않다. 김구림의 70여 년에 걸친 예술세계를 총망라한 전시로 서울관 6, 7전시실에 그의 작품세계를 총망라하는 230여 점의 작품과 60여 점의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이는 전시로 무엇보다 그동안 쉽게 만나볼 수 없었던 작품을 소개함으로써 김구림에 대한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전시가 아닌가 싶다. 먼저 6전시실에서는 작품 활동 초기부터 품어온 ‘현전과 현상’에 대한 작가의 오랜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1960년대 초반 비닐, 불, 천 등을 이용해 제작한 추상 회화, 1960년대 말 ‘회화 68’의 구성원으로 옵아트를 접하며 제작한 일렉트릭 아트, ‘AG’활동기에 선보인 얼음을 주재료로 사용한 <현상에서 흔적으로>(1970), 한국 실험영화사의 기념비적인 작품 <1/24초의 의미>(1969), 1970년대 초반 일본에서 머물며 제작한 설치작 등이 소개되고 있다. 7전시실에서는 김구림이 1984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자연’에 집중하면서 제작한 작품들로 시작한다. 이 시기 작가는 나뭇가지 등을 화면에 부착해 자연과 인공의 관계를 탐구하고, 1990년대 접어들면서는 여러 개의 캔버스를 이어 붙여 제작한 콜라주 기법의 <음과 양> 평면 작업, 2000년대 중반 이후 물질문명의 부산물을 이용해 제작한 <음과 양> 오브제까지 두루 만나볼 수 있다. 7전시실에서는 주변 환경과 시대의 변화에 따라 회화, 판화, 오브제, 설치 등을 넘나들며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가의 자유분방함과 새로운 방법론을 끝없이 발굴하는 작가의 왕성한 호기심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현재 그가 품고 있는 문제의식을 엿볼 수 있는 신작 2점이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하고 있다. 첫 번째 작품 <음과 양: 자동차> 설치에서 작가는 고도로 문명화된 현대사회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재해를 비판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두 번째 작품 <음과 양> 설치는 미디어를 통해 소비되는 역사의 순간들이 반복 송출되는 비디오 조각 작품이다. 김구림은 언뜻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시간, 지역, 사건 등의 요소들을 충돌, 증폭시키는 가운데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태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여전히 대중들은 현대미술 가운데에서도 ‘실험미술’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호불호’가 가장 심한 장르라 할 수 있다. 노 화백이 보여주려던 것과 미술관이 우리나라 현대사적으로 노 화백의 어떤 면을 조명하려고 했는지는 이번 전시에 대한 평가는 역시 대중의 몫이 아닌가 싶다. 노 화백의 70년 동안 세상을 바라본 시각과 그리고 대중들에게 무엇을 보여주려고 했는지 말이다. 전시는 2024년 2월 12일(월)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진행된다. [권수진 기자]
[문화재] 복원 중인 광화문 월대 맨 앞부분 서수상(석조각) 찾았다
[문화재] 복원 중인 광화문 월대 맨 앞부분 서수상(석조각) 찾았다
[서울문화인] 광화문 월대 어도(임금이 다니는 길)의 가장 앞부분을 장식하던 서수상(瑞獸像, 상상속 상서로운 동물상)으로 추정되는 석조각 2점이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 측으로부터 새롭게 기증받았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생전에 소장했던 이 석조각들에 대해 유족들이 기증의사를 밝힘에 따라 국립고궁박물관의 수증(기증받음)절차를 거쳐 결정되었으며, 문화재청은 지금 복원 중인 광화문 월대에 해당 석조각들을 활용하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기증받은 석조각 2점은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한 소맷돌(돌계단 옆면의 마감돌) 받침석에 윗부재를 앉히기 위해 가공한 부분의 모양과 크기가 동일하고 그 형태와 규격, 양식 등이 사진자료 등을 통해 확인되는 과거 광화문 월대와 일치해 고종대 월대 건립 당시 사용된 부재인 것으로 판단했다. 더불어 광화문의 해치상, 경복궁 근정전 월대의 서수상 등과 양식적으로도 유사한 면이 있다. 또한, 뿔의 개수나 눈썹, 갈기의 표현 방식과 가공기법 등을 다른 서수상과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학술적‧예술적‧기술적 가치 또한 높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들은 서수상이 의미있게 활용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히며 기증을 결정했으며, 문화재청은 28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감사의 뜻을 담은 서수상 기증식을 개최하고 감사장 등을 수여했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들은 지난 2021년에는 ‘문화유산 보존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는 고(故) 이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국보와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 60건을 포함한 미술품 2만 3천여 점을 국가 기관 등에 기증한 바 있다. 기증식에서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광화문 월대 복원에 기여해주신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에게 깊이 감사드리며, 해당 유물을 잘 활용하여 광화문 월대 복원, 더 나아가 경복궁 복원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역사와 전통을 되살리고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와 문화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세계에 널리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광화문 월대는 동구릉(경기도 구리시)에서 보관 중이던 난간석 부재 등 50여 점과 이번 기증이 이루어진 서수상 2점을 통해 원래의 부재를 되살림으로써 보다 당시의 모습과 가깝게 복원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화재청은 오는 10월 중 광화문 월대 복원은 마무리하고 기념행사를 열어 서수상을 포함한 광화문 월대를 국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권수진 기자]
[갤러리] 알루미늄 패널에 생생하게 그려낸 인물화, 리얼리즘 작가 한영욱 개인전 《원스 One’s》
[갤러리] 알루미늄 패널에 생생하게 그려낸 인물화, 리얼리즘 작가 한영욱 개인전 《원스 One’s》
[서울문화인] 아트페어에 그의 작품 앞에는 늘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관람객들의 작품 앞으로 다가가서 유심히 작품을 들여 보다가 거대한 작품의 크기에 다시 발걸음을 뒤로 옮겨 작품을 살핀다. 그 작품의 주인공은 한영욱 작가이다. 아트페어에서 그의 작품이 대중에게 소개된 이후 많은 관람객의 발길을 잡고 있는 작가 가운데 한명인 한영욱(b.1963)은 40대 늦깎이로 미술계에 데뷔하였으나, 알루미늄 패널에 그린 생생한 인물화를 통해 국내외 아트페어장과 전시장에서 강력한 인상을 남기며 많은 예술 애호가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섬세한 묘사력과 표현성이 두드러진 대형 인물화는 아트 마이애미(Art Miami), 아트 센트럴 홍콩(Art Central Hong Kong), 아트 타이페이(Art Taipei) 등에 소개되면서 해외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으며 연이은 솔드아웃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였다. 지난 8월 24일(목)부터 BHAK(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40길 19, 대표 박종혁)에서 한영욱의 개인전 《원스 One’s 》가 개최되고 있다. 이번 개인전은 그동안 해외 위주 활동을 하는 한영욱 작가가 국내에서 갖는 개인전으로 일반 회화에서는 구현되지 않는 입체감과 긴장감을 지닌 최근작으로 시촉각적 즐거움과 더불어 한영욱 작가가 추구하는 극사실주의 형식과 작가의 작업 세계, 삶의 동력까지 엿볼 수 있다. 전시 제목인 《원스 One’s》는 작가가 오랫동안 그려온 수많은 얼굴을 떠올리게 한다. 한영욱 작가는 인간의 삶이 불가피한 탄생으로 시작해 죽음으로 끝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데 실존적인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신의 고통과 불안을 이상적인 인물의 형상으로 시각화하였다. 즉, 한영욱에게 있어 예술이란 창작활동은 이해할 수 없는 세상과 사회 가치에 수동적으로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삶에서 자신의 가치와 삶을 창조하여 세상을 살아가자는 뜻을 담고 있다. BHAK 박종혁 대표는 “매우 사실적이고 견고한 형태의 외양으로 보이지 않는 영혼과 정신을 표현한 한영욱의 작품은 눈과 몸으로 그림을 어루만지게 유도한다”며 “BHAK의 30년 세월 동안 함께 해외를 누벼왔던 한영욱의 개인전을 오랜만에 선보이는 만큼 긴밀하게 소통하며 긴장감 있는 전시를 준비했다. 모르는 사람의 얼굴을 보며 자신의 희로애락을 골고루 꺼내어 볼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영욱의 작품은 BHAK 전시장과, 9월 6일부터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키아프 서울(Kiaf SEOUL)에서도 일부 만나볼 수 있다. 개인전과 아트페어장의 각기 다른 공간에서 작품을 관람하는 것도 하나의 묘미가 될 것이다. [권수진 기자]
갤러리현대, ‘한국적 개념미술’을 개척한 선구자로 평가받는 성능경 작가 개인전
갤러리현대, ‘한국적 개념미술’을 개척한 선구자로 평가받는 성능경 작가 개인전
[서울문화인] 팔순을 앞둔 작가가 전시장 한편에서 신발과 셔츠를 벗고 맨손 체조를 시작한다. 팔 돌리기 등 다양한 맨손 체조를 선보인다. 가끔 거친 숨을 내쉬기도 하지만 팔순의 나이에도 젊은이보다 유연한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이 체조는 학창시절 선생님으로부터 배워 지금까지 즐겨한다고 한다. “누가 이런 걸 예술이라고 하겠냐 하겠지만, 나는 이런 것을 예술이라고 하는 사람”이라고 밝힌 사람이 바로 ‘한국적 개념미술’을 개척한 선구자로 평가받는 성능경(1944년생) 작가가 갤러리현대의 성능경의 개인전 《성능경의 망친 예술 행각》 개막에 앞서 펼친 퍼포먼스이다. “예술 중 미술만 유독 물질이 있다. 시, 소설, 영화, 음악 모두 물질이 없다. 물질성 때문에 재산 가치로 평가된다. 미술에서 물질성을 제거하는 작업이 (나의) 개념미술이었다” - 성능경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주류예술계와 다른 개념 미술 행보를 밟아온 성능경의 개인전에서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날 작가의 퍼포먼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갤러리 벽면에 설치된 자신의 오래된 사진을 활용한 작품 〈현장〉에 대해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과 함께 벽면에 타이틀을 적어내려 갔다. 갤러리현대 성능경 개인전 《성능경의 망친 예술 행각》 이번 전시는 2010년대 초반부터 한국 실험미술을 재조명해 온 갤러리현대가 처음으로 조명하는 성능경의 개인전으로 전시에는 작가의 시대별 대표작 140여 점을 엄선해 미니 회고전의 형식으로 작품 세계를 조망하고 있다. 전시 타이틀인 ‘망친 예술’과 ‘행각’은 성능경 작업만이 지닌 삶과 예술의 경계에서 생각의 틈새를 제시하고자 하는 작가의 예술관을 응축한 키워드로 평생 비주류적 태도를 고수하며 자신의 작품을 ‘망친 예술’로 명명함으로써 전통적인 예술 심미관을 재성찰하고, 틀에 박힌 예술의 문법과 인간 삶의 조건을 향해 질문하는 ‘행각(퍼포먼스)’의 변주를 오늘날까지 실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성능경은 1970년대 초반부터 Space & Time 조형미술학회(ST)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당대 미술 흐름과 차별화되는 물질성이 최소화되고 미술가의 몸과 행위가 중심이 되는 독자적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1974년 사진 작업 제작을 결심한 그는 중고 니콘 F2 카메라를 구입하고 독학으로 사진술을 익혔다. ‘사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개념미술의 어법을 지닌 사진 작품을 발표하던 그는 1976년부터 한국 현대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수축과 팽창〉(1976)과 〈검지〉(1976) 등의 대표작을 잇달아 발표하였다. 이 작품은 일련의 신체 행위를 기록한 사진과 퍼포먼스를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작품으로1976년 《3인의 EVENT》전에서 공개한 〈수축과 팽창〉은 작가가 손을 뻗어 몸을 최대한 부풀려 ‘팽창’시키고 바닥에 엎드려 최소한 ‘수축’시키는 행위를 기록한 사진 12장으로 구성되었다. 1976년 《제5회 ST전》에서 공개한 〈검지〉는 작가가 팔을 쭉 뻗어 검지에 카메라의 초점을 맞추고 점차 입으로 검지를 가져가면서 초점을 수정하며 촬영한 아홉 장면을 17장으로 인화해 수평으로 나열한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는 사진 제작을 위해 인화한 최초의 ‘인쇄용 사진’과 그것으로 제작된 ‘인쇄용 필름’이 함께 전시되어, 사진이 주요 매체가 되는 성능경식 개념미술 작업의 실험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장 1층 사방 벽을 리듬감 있게 가로지르며 점령한 사진-설치작 〈현장〉은 신문의 보도사진을 작업의 매체로 활용한 성능경의 대표 연작으로 신문, 사진, 드로잉 행위가 혼합되어 완성된 작품으로 1979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린 《제5회 서울 현대 미술제》에서 첫 선을 보였다. 작가는 이 연작을 위해 몇 년에 걸쳐 모든 종류의 신문 보도사진을 채집하고 그중 1,500여 장을 선별하여 마이크로 렌즈로 접사 촬영하였다. 그 후 먹과 세필로 35mm 필름에 다양한 편집 기호를 추가로 그려 넣고 23 x 35 cm 크기의 젤라틴 실버 프린트로 확대 인화하였다. 작가는 신문 보도사진에서 사건 현장을 지시하고 독자에게 보는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새겨진 점선, 화살표, 원, 세모, X표 등의 편집 기호를 그려 넣었다. 작가는 1979년부터 1985년에 걸쳐 2,000여 점의 사진을 인화했으며, 현재 1000여 점의 원본이 그대로 남아 있다. 작가는 〈현장〉의 제작 의도가 “신문 편집자가 제시하는 사진 해석을 무효화하고 재해석하는 행위”라고 강조한다. 동시대 미술의 방법론인 ‘차용’의 어휘를 시대를 앞서 구현한 〈현장〉 연작은 세월의 흐름에 따른 한국의 시대 상황을 고스란히 포착한 역사적 아카이브이자, 작가의 드로잉과 행위의 기록물이며, 사진을 출발점으로 삼은 작품임에도 복제가 아닌 원본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미술사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이 외에도 전시에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전업 작가이자 네 아이를 둔 가장이라는 자신의 개인사를 내용으로 '망친 예술'을 표방하며 선보인 〈S씨의 자손들 - 망친 사진이 더 아름답다〉와 〈안방〉 등의 사진과 사진–설치 작품, “예술은 짧고 전위의 삶은 길다”를 실천하는 해학적 퍼포먼스, 2010년대 이후 노년의 삶을 사는 실험미술가가 일상과 예술의 틈새를 탐색하며 제작한 〈그날그날 영어〉, 〈손씻기〉, 〈밑그림〉 등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한편, 2023 카아프와 프리즈 기간 성능경 작가는 100명의 외국인과 함께하는 〈신문 읽기〉 퍼포먼스를 고덕동에 위치한 라이트룸 서울에서 진행했다. [권수진 기자]
서울역사박물관, 상하이역사박물관 소장품 특별전
서울역사박물관, 상하이역사박물관 소장품 특별전
[서울문화인] 서울역사박물관이 상하이역사박물관과 공동으로 상하이역사박물관 소장품 특별전 ‘찬란한 은빛 보물’ 국제교류전을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다. 상하이역사박물관(上海市历史博物馆, Shanghai History Musem)은 상하이 역사를 종합적으로 보여 주는 도시역사박물관으로 상하이경마클럽(上海跑马总会) 건물에 2018년 재개관하였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상하이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유물 약 11만 점을 소장하고 있다. 상하이경마클럽건물은 53.3m 높이의 종탑이 있어 상하이의 랜드마크이자 도시의 문화유산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현재 상하이(상해, 上海)는 총면적 6,340㎢(서울의 10.5배), 2021년 기준 인구 약 2,489만 명으로 중국의 경제·금융·문화의 중심이자 세계적인 무역 도시이지만 과거 상하이는 장강에서 바다로 가는 곳이라는 뜻으로 장강 하구의 작은 어촌 마을이었다. 명나라 시기 성벽이 구축되면서 도시로서 면모를 갖추기 시작하여 명·청시기를 거치면서 중국의 주요 상업 도시로 부상했다. 청나라 말기, 개항장이 되면서 성장이 가속화되었다. 상하이역사박물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은기는 이런 상하이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전시에는 고대 중국의 은공예보다는 개항 이후 서구문물을 받아들이면서 서구의 영향을 받은 은공예 제품을 많이 볼 수 있다. 전시는 총 3부로 제1부에서는 ‘상하이 고대 은공예’, 제2부에서는 ‘개항 그리고 번영’, 3부에서는 ‘오늘날까지 이어오는 상하이 은공예’을 주제로 구성되었다. 1부 고대 상하이 은기는 정교한 장신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띠고리(대구, 带钩)와 비녀, 그리고 명(明) 나라 명문 가족의 무덤에서 출토된 은제 장신구와 고대 상하이 문인들이 사용한 은제 문방구는 당시 상하이 지역의 금속 공예 수준을 짐작하게 한다. 1843년, 개항에 따라 중국 문화와 서양 문화가 융합한 해파문화(海派文化, Hai pai culture)라는 독특한 지역 문화가 형성되었다. 해파문화는 근대 상하이 문화의 지역적 특색을 가리키는 용어로 중국 강남의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개항 이후 상하이에 들어온 서구의 근현대 문화가 융합되어 형성된 상하이 특유의 문화현상이다. 전통적인 고전과 우아함과 근대적인 개방과 다양성이 공존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북경 지역의 경파문화(京派文化, Jing pai culture)와 대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2부에는 해파문화의 영향으로 중국 전통의 금속 공예 기술과 외국의 기술이 융합된 은기를 볼 수 있다. 이러한 은기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당시 근대 상하이 사람들의 입학과 졸업, 생일, 결혼, 승진 등 기념일에 주고받은 은제 선물, 상하이에서 개최되었던 근대 스포츠 행사의 트로피,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던 은기를 통해 개항 후 상하이의 경제적·문화적 번영을 짐작하고 당시 상하이 사람들의 사교와 친교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당시 제작된 트로피의 형태는 지금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항 이후 상하이 사람들의 은기에 대한 높은 수요는 중국 전통식 세공상회인 은루(银楼, Chinese jewelries)와 서양식 은기 상점을 상하이로 모여들게 하였다. 은루는 중국에서 전통적으로 금, 은 제품을 제작, 판매하던 상점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었다. 취급 품목은 은제품 외에 금제품 등도 취급했지만, 은제품을 위주로 취급했던 것에서 유래한 용어가 용례로 굳어지면서 그대로 사용되었다. 은루는 지금까지 남아 있는 상하이의 상업 문화 경관의 토대가 되었으며, 상하이 은기 산업은 경쟁 속에서 교류, 혁신을 거듭하며 독특한 해파 은기를 만들어냈다. 3부에서는 이처럼 오늘날까지 이어오는 상하이 은공예을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서울역사박물관과 상하이역사박물관간 상호 교류협력 양해각서 체결(2018.10.31.)에 따라 개최되는 양방향 교류전시이다. 올해 서울에서 상하이를 소개하는 전시를 개최하고, 2024년에는 상하이에서 서울을 소개하는 전시가 개최될 예정이다. 전시는 8월 27일(일)까지 진행된다. [권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