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1,183건 ]
[서울시] 6일 개장을 앞둔 광화문광장, 어떻게 달라졌나...
[서울시] 6일 개장을 앞둔 광화문광장, 어떻게 달라졌나...
[서울문화인] 2019년 1월, 옛 육조거리 계승하고 북악산(백악)~숭례문~한강에 이르는 역사성 되살리고자 기획된 ‘새로운 광화문 프로젝트’(‘20년 11월 착공)가 착공 1년 9개월 만에 모든 공사를 마치고 8월 6일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광화문 프로젝트’는 기존 차도를 걷어내고 보행로를 넓혀 광화문광장의 총면적은 40,300㎡로, 당초(18,840㎡)보다 2.1배로 넓어지며, 광장 폭은 35m에서 60m로 약 1.7배로 확대되었다. (자동차도로는 현재 광장의 동측인 미 대사관과 인접한 도로를 편도 5차로에서 양방향 7~9차로로 확장하여 지난해 3월 개통되었다.) 가장 달라진 부분은 광장 전체 면적의 약 4분의1에 해당하는 9,367㎡가 녹색 옷을 입고 공원 형태의 광장으로 변모하였다. 이는 기존 녹지(2,830㎡)의 3.3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서울시는 ‘자연과 녹음이 있는 편안한 쉼터’에서 일상의 멋과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광장 곳곳에 우리나라 고유 수종 중심으로 키 큰 나무 300그루를 포함한 5,000주의 나무를 식재하고 다양한 휴식공간을 마련하였다고 밝혔다. 먼저 광화문 앞에 펼쳐진 ‘육조마당’에는 조선시대 육조거리 모습과 현재 광화문의 아름다운 경관을 살리기 위해 넓은 잔디광장을 만들었다. 1392년 조선 건국부터 현재까지 매년 역사를 돌판에 기록한 역사물길이 이곳 육조마당에서 시작된다. 역사물길 옆에 설치된 ‘앉음 벽’에 앉아 역사의 흐름을 느낄 수 있으며, 바로 옆에는 ‘소나무 정원’으로 꾸며져 소나무 숲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이어지는 ‘시간의 정원’에서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사헌부 터 유구 발굴 현장에서 드러난 지층을 형상화하여 ‘시간의 벽천’을 만들었고, 이곳에서 발굴된 매장문화재 ‘사헌부 문 터’는 전시공간을 통해 방문객들이 직접 관람할 수 있다. 주변에는 역사적 경관과 어울리도록 장대석으로 한국 전통 정원인 화계(花階)를 만들고 매화나무, 배롱나무, 모란, 분꽃나무 등이 식재되었다. 장대석 화단을 따라 이어지는 ‘사계정원’은 뚜렷한 계절감을 느낄 수 있도록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꽃, 열매, 단풍을 즐길 수 있는 장소이다. 사계정원 내에는 산수유, 산벚나무, 산딸나무, 배롱나무, 복자기 등을 심었으며, 정원 내 이동식 테이블·의자를 통해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세종문화회관 입구 주변 ‘문화쉼터’에는 우리나라 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참나무류를 심었으며 참나무 숲속에는 가운데에서 맑은 물이 샘 솟는 작고 예쁜 수조인 ‘샘물탁자’와 ‘모두의 식탁’을 설치하였다. 세종대왕 동상 앞과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앞은 각종 행사를 위한 ‘놀이마당’이다. 크고 작은 다양한 행사를 할 수 있도록 나무를 심지 않고 공간을 비워두었다. 놀이마당 양측에는 행사 관람과 휴식을 위하여 앉음 터와 넓은 의자를 배치하였다. 이어지는 ‘열린마당’은 나무 그늘에서도 열린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팽나무, 느릅나무, 칠엽수 등이 식재되었으며, 바닥에는 전국 각지에서 가져온 8종의 돌로 팔도석 포장 구간이 조성되었다. ‘열린마당’ 옆으로 위치한 ‘광화문계단’에는 해치마당 내부와 광장을 연계하는 지형 단차를 활용하여 녹지 및 휴식공간이 조성, 느티나무 그늘 계단 아래에 앉아 담소를 나누거나, 맞은편 영상창(미디어 월)에서 상영되는 다양한 콘텐츠의 영상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광화문역 7번 출구를 나오면 바로 ‘광장숲’과 연결된다. 광장숲에는 느티나무, 느릅나무, 팽나무 등 키 큰 나무를 비롯하여 산수국, 박태기나무, 병꽃나무 등 키 작은 나무와 초화류를 다층으로 심어 숲과 같은 녹음이 풍성한 휴식공간으로 꾸며졌다. 이번 광화문광장 조성을 위하여 광화문 인근 소재 민간기업 및 비영리단체도 참여, ESG 협의체인 광화문원팀에서 관목과 초화류 73종 1억5천만 원 상당을 기부하여 소나무정원~사계정원 구간에 심어졌으며, 향후 식물 유지관리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이 사업에는 서울시와 정부 예산 총 1,040억 원(서울시 669억원, 문화재청 371억 원)이 편성된 바가 있다. [권수진 기자]
그땐 그랬지... 다시 활기를 찾은 국립민속박물관 ‘추억의 거리’
그땐 그랬지... 다시 활기를 찾은 국립민속박물관 ‘추억의 거리’
[서울문화인] 국립민속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 중에 한 곳이 학교, 음악다방, 만화방, 연쇄점, 사진관 등 1970년대 거리를 재현한 야외전시장 ‘추억의 거리’이다. 박물관에 행사가 있을 때는 평소에는 닫혀있던 이곳도 다양한 행사의 한 곳이 되면서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로 분비 던 곳이었다. 그러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추억의 거리’가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이번 여름방학을 맞아 추억의 거리에서 체험행사를 지난 7월 22일부터 오는 10월 30일까지 운영한다. 지금은 사라진 음악다방은 1970년대 젊은이들이 음악을 듣고, 차를 마시며 친구를 만나는 인기 만점의 복합문화공간이었다. 특히 멋진 DJ(디스크자키)에게 애창곡을 신청하여 듣는 묘미는 가슴을 설레게 하였다. 이를 재현한 추억의 거리 ‘약속다방’에서는 7080 음악 신청곡 체험을 통해 그때 그 시절 유행과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달달한 다방커피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레트로 감성 가득한 만남의 장소로 이용할 수 있다.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는 사진은 개인에 대한 기록이자, 시대에 대한 기록이다. 추억의 거리 사진관 ‘창신사장’은 1970년대 생활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결혼사진, 졸업사진, 가족사진 등을 전시하고 있다. 더불어 1970년대 사진관처럼 풍경화 그림판을 배경으로 옛날 교복을 입고 사진을 찍어 볼 수 있는 체험과 영수증 용지에 흑백사진을 찍어 가져갈 수 있는 영수증사진기가 마련되어 있어 다채로운 즐길거리를 제공한다(1인 1장). 요즘은 웹툰으로 대변되고 있지만 만화는 여전히 인기가 있다. 1970년대에 만화책은 최고의 오락거리로, 만화방은 하굣길 어린이들의 참새방앗간 같은 곳이었다. 추억의 거리 ‘고바우 만화방’은 그 시절 우리를 울고 웃게 했던 다양한 만화책이 비치되어 장년들에게는 아련한 추억과 함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가족·친구와 함께 장기와 바둑을 둘 수 있는 놀이체험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도시의 풍경이 변하면서 사라진 것이 바로 골목이다. 당시 동네 골목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놀이터였고 이곳에서는 모두가 친구였다. 누군가 엄지를 치켜세우고 “○○놀이 할 사람 여기여기 붙어라”를 외치면 차례로 엄지를 붙잡고 무리가 되어 놀이를 즐겼다. 추억의 거리 골목 곳곳에도 사방치기, 오징어놀이, 고무줄놀이, 비석치기, 딱지치기, 제기차기와 같은 정겨운 골목놀이가 마련되어 있어, 관람객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물자가 풍족하지 못했던 1970년대만 하더라도 우산은 고쳐서 다시 쓰는 귀한 물건이었다. 하지만 점차 삶이 풍족해지면서 흔해진 우산은 살이 부러지거나 망가지면 바로 버려지게 되었고 이를 고쳐서 쓰는 일은 점점 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추억의 거리 ‘학교’에서는 무엇이든 아끼고 다시 사용하고자 했던 70년대 사람들의 마음을 되돌아보는 우산 수리체험을 진행한다. 체험은 매주 토요일 13시부터 17시 30분(15:00~15:30 휴식)까지 선착순 접수로 운영되며, 접수된 우산 상태에 따라 체험 인원과 소요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 이곳의 풍경은 사실 대부분 사라지고 중, 장년들의 추억 속에 존재하는 공간들이다. 이번 여름휴가는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국립민속박물관 추억의 거리를 찾아, 1970년대로 시간여행을 떠나 아이들과 추억을 공유해 보는 것은 어떨까 [허중학 기자]
[박물관] 인류 최초의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삶의 기록과 마주하다.
[박물관] 인류 최초의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삶의 기록과 마주하다.
[서울문화인]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 강을 중심으로 번영한 메소포타미아 문명, 나일강 유역에서 번영한 이집트 문명, 인더스강 유역의 인더스 문명, 황허강 유역의 황허 문명이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중 인류의 가장 오래된 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다른 문명의 발상지보다 접근이 쉽지가 않는 곳이다. 이는 그 지역의 정치적 상황도 있지만 기후의 변화로 사막화로 인해 다른 지역과 달리 현재까지 그 문명의 꽃이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이들의 유물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어 국내에서 메소포타미아 유물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아주 드물었다. 지난 22일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최초로 상설전시관에 많은 유물은 아니지만 ‘메소포타미아실’을 신설하게 되어 인류 최초의 문명의 발상지의 귀중한 유물의 실체를 마주하게 되었다. ‘메소포타미아실’은 국립중앙박물관이 2019년에서 2022년까지 운영한 이집트실, 2021년부터 현재까지 운영 중인 세계도자실에 이어 개최하는 세 번째 주제관 전시로 ‘이집트실’이 미국 브루클린박물관 소장품으로 개최된 전시였다면 이번 ‘메소포타미아실’은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소장품으로 최근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리모델링에 들어가면서 국내에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기원전 4000년에서 기원전 3000년 전 인류 최초의 문명의 발생에 결정적 역할을 맡은 주역이 수메르 인이다. 이들은 도시화에 필요한 내화도 점토 벽돌의 발명하였으며, 농업을 위한 쟁기, 수레바퀴가 발명되었고 곱셈과 나눗셈, 제곱근과 세제곱근을 구하는 법을 알아내는 등 수학 분야를 비롯하여 여러 법과 제도가 이 지역에서 출발하고 발전되었다. 그러나 인류 최초의 문자(쐐기 문자)가 이곳에서 태어났다는 점이다. 그 문자가 19세기 해독되면서 우리는 6000년 전 문명화된 첫 인류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해독된 문자에 의하며, 그 시대의 삶이 지금의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품전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 이번 메소포타미아실은 기원전 3000년 초기 수메르 인이 이룩한 문명의 유물부터 페르시아 제국의 등장 이전 500년대까지 유물을 아우르고 있으며,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이라는 타이틀로 기획된 만큼 당시 생활, 상업, 관계수로 등을 기록한 쐐기문자 점토판을 중심으로 메소포타미아의 주요 신과 신전 건축, 의례 행위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 사용되는 지명과 인명은 한국고대근동학회와 협력하여 악카드어 원어의 발음에 최대한 가깝게 표기되어서 우리가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와 달라 익숙하지 않지만 글 또한 전시에 맞춰서 작성하였다. 참고로 악카드어는 수메르 시대 이후 이곳을 지배한 셈족이 쓰던 언어로 이후 메소포타미아에서 가장 보편적인 공용어로 사용된 언어이다. 전시는 총 3부로 1부 ‘문화 혁신’에서는 메소포타미아가 이룬 대표적인 문화 혁신인 쐐기문자의 창안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들이 발명한 문자는 교역과 거래의 내용을 기록하였을 뿐만 아니라 주변 세계에 대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나갔다. 문자 창안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원통형 인장도 발명되었다. 전시에는 13점의 쐐기문자 점토판 문서와 11점의 인장을 만마볼 수 있으며, 더불어 각 점토판의 내용과 해설을 담은 키오스크(터치스크린)가 설치되어 작은 점토판에 빽빽이 담긴 고대 메소포타미아인들의 희로애락을 생생하게 읽어볼 수 있다. 2부 ‘예술과 정체성’에서는 개인의 정체성을 표현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인장 역시 인장의 소지자가 섬기는 신과 글을 도안에 넣어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쓰였다. 우르의 왕실 묘에서 발굴된 장신구들은 착용자의 신분을 드러내거나 죽은 자가 지하세계에 내려갔을 때 힘을 보태기 위해 고가의 수입 재료를 포함한 재료의 물성에 따라 맞는 형태를 선택하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3부 ‘제국의 시대’에서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대표하는 두 제국인 신-앗슈르(신-아시리아) 제국(기원전 약 911~612년)과 신-바빌리(신-바빌로니아) 제국(기원전 약 626~539년)의 대표적인 예술을 다루고 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후반기에 등장한 두 제국은 정복 전쟁과 강력한 통치력 못지않게 왕성한 예술 활동으로 큰 족적을 남겼다. 신-앗슈르 제국은 지금의 터키 아나톨리아 고원 지역에 등장했던 히타이트로부터 재빨리 철기 문화를 받아들여 우수한 철제 무기와 기마대로 시리아 · 팔레스타인 지방을 거쳐 이집트에 이르는 오리엔트 전 지역을 통합하며, 메소포타미아 문명 가운데 가장 큰 제국을 이뤘지만 정복지의 백성을 가혹하게 다뤄 수많은 저항에 부딪쳐 제국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번 전시에는 <조공 행렬에 선 외국인 마부>, <강을 건너라고 지시하는 앗슈르 군인> 등 당시의 그들의 정복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석판 부조를 만나볼 수 있다. 함무라비 법전으로 기억되는 고-바빌리(기원전 1895년~기원전 1595년)을 계승한 신-바빌리(신-바빌로니아) 제국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황금시대를 이룩한 시기로 고대 세계의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인 ‘바빌로의 공중 정원’, 성경 속 바벨탑의 모델인 ‘마르두크의 지구라트’, 영화 ‘이터널스’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이쉬타르의 문’까지 벽돌 제작 기술을 한층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 수도 바빌리(바빌론)에 당시 세계가 경탄할 만한 건축물을 세웠다. 이번 전시에 가장 볼거리라면 메소포타미아 바로 이쉬타르 문의 행렬 길을 장식했던 <사자 벽돌 패널> 2점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에 소개되는 이 두 문명이 이룩한 건축과 석판 부조의 예술은 뒤이어 등장한 페르시아 제국으로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손바닥 안의 작은 점토판에 세밀하고 집요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적어 놓은 그들의 삶의 기록을 들여다보면 오늘의 우리 이야기와 놀랄 만큼 닮아 있어 수천 년의 시간차에도 불구하고 쉽게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은 물론 기록의 중요성을 세삼 느끼게 한다. 국립중앙박물관 3층 세계문화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2024년 1월 28일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수장고, 개관 1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펼쳐진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수장고, 개관 1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펼쳐진다.
[서울문화인] 개방형 수장고를 표방하며, 2021년 7월 23일 개관한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 파주 수장고(파주시 탄현면 헤이리 소재, 이하 파주관)가 개관 1주년을 기념하여 오는 7월 22일(금)부터 2022년 7월 24일(일)까지 관람객과 함께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한다. 과거 수장고는 한마디로 각 기관이 소장하고 있는 보물창고 같은 개념이라 일반인은 다가갈 수 없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파주관은 개방형 수장고로 설계되어 총 15개 수장고 중 비개방 영역(5)을 제외한 조도와 온습도의 영향이 적거나 적응력이 좋은 재질의 민속유물들을 ‘열린 수장고’와 ‘보이는 수장고’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또한 사진, 영상, 음원 등 무형의 민속자료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외 시설로는 정보센터, 열람실, 어린이체험실, 열린 보존과학실, 영상실, 교육실, 야외공간과 기타 관람객편의시설(수유실, 의무실, 주차장) 공간도 갖추어져 있어 인근 헤이리 예술마을, 오두산 통일전망대 등을 엮은 가족 나들이 코스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개관 1주년을 맞아 3일 간 펼쳐지는 기념행사에는 전시, 교육, 체험행사와 함께 야외에서는 장터행사와 공연도 진행된다. 특히 1주년 당일인 7월23일(토)에는 밤9시까지 특별 야간 개장으로 운영된다. 미디어 아트로 더 새로워진 개방형수장고 먼저 개관 1주년을 기점으로는 밖에서 들여다봐야 하는 ‘보이는 수장고’의 한계를 개선하여 유리창 가까이에 유물 수장대를 배치하여 표주박, 별전 등 소품 유물을 보다 가까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보이는 수장고 내 유물에 대한 정보 제공과 볼거리 확대를 위해 수장고 유리창과 벽면에 프로젝션 미디어 아트를 통해 관람객에게 유물의 정보와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며, 보존과학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열린 보존과학실도 일부 새롭게 꾸며 손상된 금속 유물의 보존처리 과정을 유물과 함께 소개하는 전시를 선보인다. 열려라 수장고! 비개방 영역 체험 프로그램 등 준비 무엇보다 이번 행사에는 그동안 파주관의 개방되지 않은 영역과 보이는 수장고를 들어가 보는 특별 체험 프로그램 “구석구석 수장고”와 해설과 함께 개방 수장고를 돌아보는 “차근차근 수장고”를 진행한다. 또한, 사전 신청을 통해 비개방영역인 보존처리실과 보이는 수장고 내부를 들어가 보고, 유물을 등록하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옛것으로부터 뽑아낸 전시, 장터, 공연 박물관은 이번 행사의 모든 방향을 옛것에서 뽑아낸 요즘 것들로 꾸며냈다. 수장고를 전시장으로 쓴 파격적인 시도로 옛날과 현대 공예의 만남을 전시하고 있는 “민속×공예:소소하게 반반하게”를 비롯하여, 전통 시장의 현대화로 인기를 끌고 있는 “구월시장”, 조선 팝의 창시자로 일컬어지는 “서도밴드”의 공연 등 옛것을 현대화를 시도한다. 또한, 담과 경계가 없는 파주관의 마당에서 지역민과 어우러진 한바탕 잔치로 ‘구경거리, 먹거리, 살거리.....’ 낮에는 이것저것 구경거리가 넘치는 장터가 열리고, 저녁 무렵에는 흥겨운 공연마당이 펼쳐진다. [허중학 기자]
[박물관] 현대 디자인의 뿌리, 한·중 전통문양판화의 세계
[박물관] 현대 디자인의 뿌리, 한·중 전통문양판화의 세계
[서울문화인]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이 한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일본 등에서 목판화로 만들어 진 전통문양판화자료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인다. ”한·중 전통문양판화의 세계”특별전은 한국, 중국을 중심으로 일본등지에서 목판화로 제작된 전통문양 관련 능화판목, 벽지, 인출판화, 이불보, 보자기 등을 비롯하여, 능화판으로 압인된 책표지 등을 포함 1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는 대규모 전시로 목판으로 제작된 동 아시아 전통문양판화 특별전이다. 우리나라 조상들을 삶 속에서 다양한 문양을 사용하였다. 특히 책을 만들기 위해 목판 인쇄술인 능화판을 이용하여 책표지를 아름답게 장식하였을 뿐만 아니라 벽지, 반지지, 이불보, 보자기 등에도 아름다운 목판화 문양을 새겨 인출하여 생활 속에서 아름다움을 실천하였다. 중국의 경우에 화지花紙라는 전통 문양 목판을 만들어, 천에 염색을 들이거나, 포장지, 벽지, 장황지(족자제작), 서판(서예용 종이)등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문양 목판화가 활용되었으며, 일본에서는 목판으로 색분해를 해서 다색으로 아름답게 만든 채색 문양들이 제작되었다. 고판화박물관은 소장하고 있는 한국과 중국의 대표적인 목판화 문양과 일본의 다색문양 전시를 통해 전시 관람객에게 한국과 중국, 일본 문양판화의 공통성과 차별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한선학 관장은 이번에 전시되는 자료 중 눈여겨 볼 것에는 먼저 우리의 것에는 주로 사용한 책표지를 압인하는데 사용한 다양한 능화판 판목과 현대에 인출한 능화문양과 판목은 사라졌지만, 과거 판목을 활용해서 인출된 이불보, 보자기, 벽지 등 현재 남아 있는 전통문양들이라 소개했다. 이어 중국 문양으로는 화지라 하여 다양한 꽃문양이 장식 된 포장지를 비롯하여 염색을 할 때 시용되었던 염색문양판, 글씨를 쓰는 종이를 아름답게 장식하였던 문양판화 등 한국과 다르게 일찍이 상업화되어 만들어진 문양판화를 일본에서는 분색분판으로 만들어진 다색 문양지와 당지唐紙라하여 목판화문양을 세계적인 디자인으로 키우고 있는 가라카미 판목을 비롯하여, 기모노 문양을 찍었던 판목을 눈여겨보길 추천했다. 이번 특별전기간 동안에는 문체부 선정 지역 명사인 한선학 관장이 진행하는 전시연계 교육 프로그램 ‘지역 명사와 함께하는 숲속 판화여행’이 진행, 대중 예술인 한국과 중국의 목판화 문양의 아름다움을 시민들과 함께 이해하고 이를 생활 속에서 자신만의 목판화 문양 스카프나 티셔츠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다. 한선학 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동 아시아 전통문양판화특별전을 통해 전통문양판화의 패턴화된 디자인성과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활용되었던 실용성을 배우고 나아가서는 모든 창조는 모방을 통해 만들어지듯이, 문양 디자인의 뿌리인 한국의 능화판 문양과 중국의 화지문양, 일본의 가라카미 문양 등을 통해 세계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새로운 문양 디자인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강원도에서 실시하는 강원 등록 사립박물관 자원화사업의 일환이자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하여 진행하는 이번 특별전은 오는 7월 26일부터 8월 28일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전시]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이 10년간 발전시킨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개인전 ②
[전시]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이 10년간 발전시킨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개인전 ②
[서울문화인] 전시는 덕수궁 연못에 이어 서울시립미술관으로 이어진다. 먼저 미술관 입구 양쪽에 <바벨의 매듭>과 <상상계의 매듭>을 설치하여 미의 영원한 가치와 예술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매듭> 시리즈는 거울 처리된 구형 모듈이 보는 이와 주변 환경을 모두 담아내는 미의 상징으로 오토니엘은 1990년대 세계 각지의 문화를 접하면서 아름다움은 개개인이 시대의 사회, 정치, 경제적인 아픔을 극복하고 희망을 일깨우며 인간의 존엄을 수호하는 성스러운 가치라는 믿음을 키웠다. 특히 아시아에서는‘미’가 정신적 가치로 여겨지는 오랜 전통이 있다고 이해, ‘미’가 현실에서 탄생하는 시와 같이, 현실에 있되 세계 안과 밖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시적 우주를 일깨운다고 보았다. 미술관 실내에 들어서면 먼저 2019년 파리의 루브르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 개장 3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작품 <루브르의 장미>가 맞이한다. 이 작품은 박물관의 상징이 될 수 있는 꽃을 찾다가 루브르의 소장품 가운데 페테르 파울 루벤스(Peter Paul Rubens)의 <마리 드 메디치와 앙리 4세의 대리 결혼식>이란 작품에서 화면 정중앙 하단 인물들의 발밑에 떨어진 장미를 포착하며 제작한 작품인 만큼 오토니엘은 이번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를 위해 <루브르의 장미>를 변형시킨 <자두꽃>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자두꽃>은 덕수궁 내 건축물에 사용된 오얏꽃(자두꽃) 문양에서 착안한 것으로,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문양이기도 하다. 작품은 꽃잎을 표현하는 붉은색과, 꽃가루를 표현하는 노란색 두 가지로 그려졌다. 오토니엘은 “‘자두꽃’을 통해 덕수궁에 스민 한국적 정서를 이해하는 동시에 관람객에게 자두꽃이 상징하는 생명력, 저항, 끈기, 부활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1층 전시장을 채운 모뉴멘털(규모가 크고 당당한 위용을 갖춘 조형작품) 설치는 크게 세 가지 연작으로 구성되었다. 미술관 바닥에는 인도의 유리 장인들과 협력하여 제작한 유리벽돌 7,500여 장으로 구성된 설치작품 <푸른 강>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유리벽돌 작업은 2009년 시작하였으며, 이 작품은 오토니엘이 지금까지 제작한 작품 중 가장 거대한 크기로, 길이 26미터, 폭 7미터에 이르는 넓은 면적의 바닥에 벽돌이 깔려 잔잔한 물결의 푸른 강을 연상시킨다. 유리벽돌은 멀리서 보면 빛나지만 가까이에서 살펴보면 미세한 기포와 불순물이 있어 아름다움의 현실적 취약함과 꿈의 상처를 표현한다. 전시장 벽면에는 유리벽돌을 육면체 부조로 설치한 <프레셔스 스톤월> 연작과 <오라클> 연작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연작은 인도 여행에서 사람들이 언젠가 자신의 집을 짓겠다는 희망에 벽돌을 쌓아 두는 것을 보고 큰 자극과 영감을 받아 인도 유리산업의 중심지로 유명한 피로자바드(Firozabad)의 유리공예가들과 협업으로 이루어졌다. 두 가지 색으로 제작된 <프레셔스 스톤월> 연작은 코로나 시기 봉쇄(록다운) 기간에 오토니엘이 매일 일기처럼 그린 드로잉을 바탕으로 2021년 처음 선보인 연작으로 매일 새로운 희망을 찾고자 하는 염원과 우리 내면에서 찾을 수 있는 마법의 힘을 이야기한다. 인디언 핑크(Indian pink), 샤프론 옐로(saffron yellow), 에메랄드 그린(emerald green) 등의 신비로운 색감은 보는 우리를 상상의 여정으로 이끈다. 벽돌 모듈을 사용해 중간 중간 돌출된 형태를 하고 있는 <오라클> 연작은 그의 작업 가운데 가장 순수하고 시적인 작업으로, 주변의 모든 것에 예민한 선지자 혹은 예언자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오토니엘은 <오라클> 연작에 대해 “나의 작업에는 강렬한 신탁적 존재가 서려 있다. 나의 작업에는 직관적인 무언가가 있지만 동시에 신의 계시나 명령 같은 것 또한 존재한다.”고 밝혔다. <푸른 강> 위 천장에 매달린 조각은 3차원 공간에서 풀어지지 않은 채 무한 변형을 거듭할 수 있는 매듭을 일컫는 수학 용어인 ‘와일드 노트’를 표현한 <와일드 노트> 연작은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라캉이 주장했던 상징, 상상, 실재계 간의 관계를 참고하고 2015년경부터 발전된 매듭 연작이다. 서로를 비추고 관계하며 무한한 변형을 거듭하는 상징, 상상, 실재의 세계는 오토니엘의 미학이자 우주의 질서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노력이자 우주를 표현하기 위해 쓰인 한 편의 시각적 시라고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2,750개의 스테인리스스틸 벽돌로 만들어진 움막 형태의 조형물 <아고라>는 관객이 들어가 앉아 쉬거나 대화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그는 <아고라>가 각자의 내면에 방치된 꿈과 상상의 세계를 되찾는 묵상과 대화의 공간이 되기를 기대하였다. 한편, 이번 전시와 관련하여 전시 연계프로그램으로는 덕수궁 정원과 서울시립미술관, 정동길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는 <정동의 정원을 걷다>(매주 수요일 19:00 ~ 20:20 (6회), 매주 금요일 10:30 ~ 11:50 (6회))가 운영될 예정이며, 더불어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도슨팅 앱을 통해 이상협 KBS 아나운서가 녹음한 음성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다. 8월 7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예약 없이 관람 가능하며 서소문본관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나 덕수궁 전시는 덕수궁 입장료 기준에 따라 성인기준(만25~만64세) 1,000원에 관람할 수 있다. [허중학 기자]
[전시]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이 10년간 발전시킨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개인전 ①
[전시]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이 10년간 발전시킨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개인전 ①
[서울문화인] ‘유리구슬 조각’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의 개인전 《장-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이 열리고 있는 서울시립미술관(관장 백지숙) 서소문본관에는 평일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전시장에는 다양한 세대의 관람객들로 가득했다. 코로나 팬데믹 때에는 미술관이 인원제한과 더불어 사전 신청자에 한해서 개방, 물리적으로도 접근이 쉽지가 않은 것도 미술관 방문을 어렵게 하였지만, 엔데믹 이후 그 억눌린 해소감에 과거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미술관을 찾아 문화를 향유하는 듯하다. 미술관 측에서는 특히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주변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고 한다.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미셸 오토니엘(b.1964년, 프랑스 생테티엔)은 대표적인 ‘유리구슬 조각’과 스테인리스스틸, 금박 등의 다양한 물질을 사용하여 아름다움과 경이의 세계를 선보이며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현대미술 작가로 2000년 프랑스 파리의 지하철역을 비롯한 베르사유궁전과 프티 팔레 같은 공공 공간에서 예술과 퍼블릭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시도 했다. 당시 팔레 루아얄-루브르 박물관역에 설치한 <여행자들의 키오스크>는 파리 지하철 개통 100주년을 기념한 공모작으로서, 마법의 공간에 들어서는 듯한 폴리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2011년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개인전 《My Way》를 비롯해, 2017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된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소장품 기획전》 등 그룹전을 통해 소개되면서, 그의 작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되기 시작했다. 이번 개인전은 2011년 프랑스 퐁피두센터의 전시 이후 최대 규모로 선보이는 전시로 최근 10년간 꽃과 물, 불꽃과 영원을 표현한 작품들로 고통을 이겨낸 부활과 새로운 희망을 염원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 74점이 소개되고 있다. 이번 전시 제목 “정원과 정원”은 2000년 초반부터 이어온 공공 야외 설치작업의 연장선상에서, 작가의 주된 영감의 원천인 ‘정원’을 매개로 선보이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여러 개의 전시 장소를 지칭하기도 한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꽃과 꽃에 얽힌 이야기에 매료되었던 그에게 정원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는 작업 초기부터 정원이 지닌 다양한 면모를 작업과 연관 지어 왔으며, 1997년부터 정원을 포함한 야외 장소에서의 작품 설치를 꾸준히 시도했다. 또한 “나에게는 미술관을 나서서 거리로 나가는 비전과 열망이 있다. 예술과 작가는 퍼블릭을 만나기 위해 나가야 한다”라는 그의 말에서 보듯 오토니엘의 예술세계는 대중의 삶과 자연, 역사와 건축이 어우러진 공공 공간에 조응하며 이들을 연결하는 매듭 같은 형태로 나타났다. 그런 만큼 이번 전시도 그러한 맥락에서 전개되고 있다. 전시 작품은 서울시립미술관 실내 전시장을 비롯하여 야외조각공원 그리고 덕수궁 연못에서도 전개되어 미술관을 넘어선 다양한 공간에서 대중에게 접근하고 있다. 오토니엘은 이번 전시를 자연과 서사, 상징이 어우러진 한국의 고궁과 정원에서 프로젝트 진행을 희구하던 중 연잎으로 덮인 수면과 작은 섬을 지닌 덕수궁의 연못을 보고 즉시 덕수궁을 전시 장소로 결정하였다. 미술관 또한 이번 전시는 먼저 덕수궁 관람 후 서소문본관 야외조각공원을 거쳐 전시실로 이어지는 관람 동선을 추천했다. 오토니엘은 덕수궁 연못에 덕과 장수의 뜻을 지닌 궁에서 펼쳐진 역사를 사색하고 고행과 깨달음의 상징으로 스테인리스스틸 구슬 위에 손으로 금박을 입힌 <황금 연꽃>과 함께 연못 섬의 나뭇가지에는 꿈이 이루어지길 기원하는 의미에서 <황금 목걸이>를 걸었다. 이는 영험한 나무에 소원을 비는 인류의 오랜 풍습을 떠올리게 하며 소원을 적어둔 ‘위시 트리(wish tree)’처럼 우리 안에 있는 열망과 미래의 희망을 상징한다. <황금 목걸이>는 미술관 조각공원의 나무에도 설치되어있다. (글은 다음편에 이어서 계속됨) [허중학 기자]
[전시] 해외로 나갔던 우리의 환수문화재를 만나다.
[전시] 해외로 나갔던 우리의 환수문화재를 만나다.
[서울문화인] 우리의 근.현대사 100여 년은 나라 안팎의 위협 속에 우리의 문화재 역시 도난과 약탈의 수난을 피해갈 수 없었다. 그렇게 현재 나라 밖으로 떠나게 된 우리 문화재는 25개 나라에 214,208점(2022년 1월 기준)에 이른다. 하지만 소장 정보가 온전히 공개하지 않는 문화재의 특성을 고려하면 실제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불법적으로 유출된 정황이 있어도 환수가 쉽지만은 아니다. 그러다 2011년 프랑스(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 외규장각의궤 297책)와 일본(궁내청 소장 조선시대 도서 1,205책)으로부터 대규모 문화재반환이 이뤄지면서 사회적으로 국외에 불법적인 유출된 우리의 문화재 환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2012년 7월, 문화재청 산하에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설립되면서 국외 문화재에 대한 관리와 대응이 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전기가 마련되었다. 또한, 2013년 문화재청은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에 두 점의 어보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면서 이를 체계화하기 위해 2014년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 문화재 환수 협력 양해각서’가 체결되었다. 한일병합조약(1910년) 이후 일제의 강제적인 도서 정리 작업과 점유 등으로 인해 각 기관이나 사고에 보관되어 있던 도서들이 중앙으로 집결되었지만, 왕실 도서들은 일제의 필요에 의해 불법적으로 일본으로 반출되었다. 2001년 한국해외전적조사연구회의 현지 조사를 통해 일본 궁내청에 조선 왕실의 도서들이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이후 정부와 국회, 민간단체 등의 노력으로 2010년 ‘도서에 관한 대한민국 정부와 일본국 정부 간의 협정', 일명 한일도서협정이 맺어졌고, 그 결과 조선 왕실의 도서 총 150종, 1,205 책이 100여 년 만에 국내로 귀환하였다. 이 도서 중에는 1922년 조선총독부가 '기증' 형식으로 일본 궁내청에 이관한 조선왕조의궤들과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1841~1909년)가 반출한 기타 왕실 도서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로써 현존하는 대부분의 조선왕조의궤가 국내에 집결되었으며, 연구적 가치가 높은 유일본의 왕실도서들도 돌아올 수 있었다. 2013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지금까지 총 6개국으로부터 784점의 국외문화재를 환수하는 성과를 올렸다. 내용별로는 기증이 680점, 매입 103점, 영구대여가 1점이 있다. 그 가운데 2점이 보물로 지정되었고, 1점은 현재 보물 지정 심사 중에 있다. 환수 문화재 40여점을 소개하는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특별전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아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인규)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사무총장 김계식)은 지난 7월 7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환수문화재 40여점을 소개하는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특별전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에서는 지난해 일본에서 환수한 <나전 매화, 새, 대나무 상자>와 올해 3월 미국에서 환수한 <열성어필>과 <백자동채통형병>이 처음으로 공개되고, 최근 언론에만 한차례 공개되었던 <독서당계회도>(2022년 환수, 미국)을 비롯하여 <면피갑>(2018년 환수, 독일), <문인석>(2019년 환수, 독일) 등 6건의 유물도 처음으로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되었다. 처음 공개되는 총 3점의 환수문화재 중 <나전 매화, 새, 대나무 상자>는 조선 후기에 제작된 나전 상자로, 제작 수준이 높고 보존 상태도 양호하여 국내에서 전시, 연구 등의 활용 가치가 높은 유물이며, 가장 최근인 올해 3월 환수해 첫 선을 보이는 <열성어필>은 조선시대 왕들의 글씨(어필)를 탁본하여 엮은 책으로, 1722년에 간행된 이후 3년만인 1725년에 새로운 어필을 추가하여 묶어 형태가 드문 유물이다. 백자 표면을 구리 안료로 장식한 병인 <백자동채통형병>은 한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던 스탠리 스미스(Stanley Smith, 1876-1954)가 소장했던 것으로, 국외 문화재의 반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역시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유물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출품작 중 가장 오래전에 환수된 문화재로는 2005년 독일에서 영구대여방식으로 돌아온 <겸재정선화첩>과 같은 해 일본에서 반환받은 <북관대첩비>가 있다. ≪겸재정선화첩≫은 독일 상트 오틸리엔(St. Ottilien)수도원의 노르베르트 베버(Norbert Weber, 1870∼1956) 총아빠스(대원장)가 1925년 한국 방문 중에 수집하여 독일로 가져간 것으로 추정되는 화첩으로 2005년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이 80년 동안 소장되어 있던 것으로 1975년에 당시 독일에서 유학 중이던 유준영 전 이화여대 교수가 처음으로 발견하고 그 이듬해에 논문을 발표하면서 국내에 그 존재가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화첩을 반환받기 위한 왜관수도원 선지훈 신부의 노력으로 2005년 10월 22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이 한국의 왜관수도원에 영구대여의 형식으로 반환되었으며,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이 기탁 보관 중에 있다. ≪겸재정선화첩≫은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를 창출한 겸재 정선이 비단에 그린 총 21점의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진경산수화, 고사인물화, 산수인물화 등 다양한 화제(畵題)를 다룬 이 화첩은 정선의 다채로운 예술세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소중한 작품이다. 21점의 작품 중에서 금강산의 전체 경관을 담은 〈금강내산전도〉와 내금강의 명소인 〈만폭동도〉, 외금강의 명소인 〈구룡폭도〉 등 금강산 그림 3폭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 화첩의 <금강내산전도>는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1747년 작품인 ≪해악전신첩≫의 <금강내산도>와 상당히 흡사하여, 정선의 말년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관대첩비는 환수 이듬해인 2006년 원래 있던 북한 함경도 길주(김책시)로 반환되었고, 복제본이 현재 국립고궁박물관 앞뜰에 세워져있다. 전시에 소개되는 문화재는 환수경로도 다양하다. 2006년에 환수한 국보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은 민간과 정부가 힘을 합쳐 환수하게 되었으며, 보물 <국새 황제지보>, <국새 유서지보>, <국새 준명지보>는 모두 한국전쟁 때 도난당했다가 미국과 공조로 그 존재를 찾아내면서 2014년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되돌아온 환수문화재이다. <덕혜옹주 당의와 스란치마>는 한․일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일본 소장기관에서 기증받아 환수되었으며, <호조태환권 원판>은 한국과 미국의 수사공조로 불법성을 확인하고 국내로 환수되었다. <문인석>과 <면피갑>의 경우는 소장자가 자발적으로 기증하는 방식으로 들여온 환수문화재이다. <문인석>을 소장하였던 독일 로텐바움세계문화예술박물관은 해당 유물이 불법 반출된 것임을 확인하고 스스로 반환을 결정하면서 2019년 3월 환수할 수 있었으며, 조선후기 보병들이 입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면피갑>도 독일 상트오틸리엔수도원이 조건 없이 우리나라에 기증하면서 2018년 돌아온 유물로 이들은 환수과정에 이는 매우 드문 사례이다. <면피갑> 역시 환수 당시에 잠깐 공개되었지만, 국립고궁박물관이 보존처리한 후로는 이번에 처음으로 관람객에게 공개되었으며, 면피갑의 안과 밖을 모두 보여주기 위해 복제품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국외 우리 문화재 중 불법성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국내에 희소하거나 문화재적인 가치가 클 경우 ‘구입’이라는 방식으로도 문화재는 환수된다. <나전 매화, 새, 대나무 상자>와 <열성어필>이 경매로 구입한 대표적인 유물로, 이렇게 환수한 유물들은 우리나라에서 전시에 활용되고, 관련 분야 연구에 큰 역할을 하게 된다. 한편, 벽면에 설치된 대형 상호작용(인터렉티브) 영상으로 문화재가 환수되는 여러 과정과 함께 전시의 마지막 부분에는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의 조사․구입․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직원들, 수많은 국외 문화재의 환수와 주미대한제국공사관 현지 복원 등에 2013년부터 22억 원 이상을 후원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 전문회사 라이엇게임즈, 전시기획자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관람객이 나라 밖 문화재의 각각의 여정을 돕고 있는 이들의 생생한 육성을 듣고, 자신만의 느낌을 적어 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허중학 기자]
명인 명창의 부채에 담긴 다양한 글과 그림, 그리고 이야기까지
명인 명창의 부채에 담긴 다양한 글과 그림, 그리고 이야기까지
[서울문화인] 판소리를 비롯하여 한량춤, 부채산조, 부채춤과 같은 전통춤은 물론 줄타기, 탈춤, 굿 등 연희까지 우리나라 전통예술에서 필수적으로 활용하는 소품은 부채이다. 국립국악원(원장 김영운)은 전통공연예술의 부채를 중심으로 명인 명창의 예술세계와 그들의 이상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획전시 ‘명인 명창의 부채-바람에 바람을 싣다’를 지난 6월 29일(수)부터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다. 부치는 채, 부채는 바람을 일으켜 더위를 식히거나 불을 지피기도 하고 태양의 햇빛을 차단하고 얼굴을 가려 비밀을 유지하기도 한다. 현재는 휴대가 가능한 선풍기와 어디서나 에어컨 바람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으로 인해 부채의 용도가 퇴색되었지만 과거에는 더위를 식히는 용도 이외에도 양반들의 멋과 풍류, 권위를 담은 상징물이다. 특히 호사가들은 고급 합죽선에 당대 최고의 화가, 서예가에게 작품을 받는 등 부채를 소지품으로 들고 다니며 위엄을 나타내는 권력의 상징도구로도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부채가 무대에 올라가면 그 성격이 달라진다. 부채는 관객이 주시하는 대상이 되고, 무대 위에 표현되는 연희의 도구가 된다. 명인, 명창의 예술 세계를 담은 부채 80여점 한자리에 모아 이번 전시는 판소리, 전통춤, 연희, 무속 분야 전통예술의 명인, 명창 58명의 부채와 함께 샤머니즘박물관(양종승 관장), 남(동)해안별신굿보존회이 소장하고 있는 민속 예술, 굿판에 사용되는 부채. 신영희 명창이 70여 년의 세월을 함께한 부채를 8폭의 병풍으로 제작한 병풍 등 80여점의 부채 을 통해 소품으로서의 부채를 넘어 다양한 명인 명창들의 삶과 이야기를 담아내었다. 또한, 부채에 담긴 글과 그림을 통해 명인 명창의 예술에 대한 열정과 이상도 엿볼 수 있다. 마치 예술과도 같이 대대로 이어지는 부채 故오정숙 명창(전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예능보유자)은 아천(雅泉) 김영철 화백에게 받은 사슴이 그려진 두 개의 부채 중 하나는 이일주 명창(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판소리 심청가 예능보유자)에게 또 하나는 김소영 명창(전라북도 무형문화재 판소리 수궁가 예능보유자)에게 물려주었다. 이일주 명창에게 물려준 부채는 다시 제자인 장문희 명창(전라북도 무형문화재 판소리 심청가 예능보유자)에게 물려져 스승의 마음을 담은 소리는 부채를 통해서도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줄타기 김대균 명인(국가무형문화재 줄타기 예능보유자) 역시 그의 스승인 故김영철 명인(전 국가무형문화재 줄타기 예능보유자)의 부채를 물려받아 부채살을 손수 고쳐가며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판소리 명창 채수정(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의 부친은 진도 출신의 서예가인 오당(悟堂) 채원식 선생이다. 오당 선생은 ‘청풍명월본무가(淸風明月本無價,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은 본래 값이 없어 한 푼을 내지 않아도 무한히 즐길 수 있다.)’라는 글귀를 적어 딸에게 선물하며 좋은 소리를 많은 이들에게 들려주길 바라는 그의 마음을 전했다. 부채에 담긴 예술 故임이조 명인(전 국가무형문화재 승무 전승교육사)은 한량무의 명인이었다. 그가 춤추는 모습을 본 누군가는 “춤추는 모습이 마치 학과 같다.”라는 의미인 학무학(鶴舞鶴)이라는 글을 써주었다. 故정재만 명인(전 국가무형문화재 승무 예능보유자)은 그가 창작한 작품인 ‘청풍명월’의 첫 공연에 쓰일 부채의 그림을 직접 고안해 아직까지 제자들이 그 부채를 사용하고 있다. 정순임 명창(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흥보가 예능보유자)은 유관순 열사가로 유명하다. 정순임 명창이 유관순 열사가를 부를 때 사용하는 무궁화가 그려진 부채 역시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노래와 춤, 부채를 통한 예술인들의 교유(交遊) 명인 명창과의 많은 교유로 유명한 아천(雅泉) 김영철 화백은 故오정숙 명창의 소리를 들으며 부채에 그림을 그렸고, 故이매방 선생(전 국가무형문화재 살풀이춤, 승무 예능보유자)의 춤을 보고 학을 그려 선물하기도 했다. 전 동래야류 예능보유자인 증곡(曾谷) 천재동 선생은 같은 부산 지역의 김온경 명인(부산광역시 무형문화재 동래고무 예능보유자)이 승무를 춤추는 모습을 부채에 담아 선물하기도 하였다. 유영애 명창(전라북도 무형문화재 판소리 심청가 예능보유자)의 심청가를 들은 청봉(靑峰) 유기원 선생은 부채에 심청가의 눈대목인 추월만정(秋月滿庭)의 가사를 담아 선물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로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이 서로를 존경하고 아끼며 함께한 교유(交遊)의 순간을 느낄 수 있다. 사람의 행복을 기원한 100년 부채 그리고 8폭에 담긴 명창의 시간 남해안별신굿에서 무당은 이상세계를 담고 있는 부채를 들고 사람들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한다. 남해안별신굿보존회에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1987년) 되기 전 큰무당(대모) 故유선이(1881~1952) 명인이 사용하고 故정모연(남해안별신굿 초대예능보유자)과 故고주옥(남해안별신굿 예능보유자)으로 이어져 온 100년이 넘은 부채가 소중히 보관되어 있다. 신영희 명창(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예능보유자)은 소리인생 70년간 사용한 부채 중 닳아 사용할 수 없는 부채 24점을 모아 8폭 병풍에 담았다. 병풍에 담긴 부채 한 점, 한 점에는 신영희 명창의 70년 소리 인생과 부채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신영희 명창은 “지금도 내가 쓰던 부채를 계속해서 모으고 있다. 그 부채가 모아지면 병풍으로 만들어 보전할 계획이다. 후배들도 자신이 쓰던 부채를 함부로 하지 말고 소중하게 간직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명인, 명창의 부채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은 산수화부터 고결함을 상징하는 사군자, 소나무, 연꽃 등을 담아내었다면, 우리의 민속 예술과 굿에서 사용하던 부채는 화려한 채색과 샤머니즘이 강한 이미지가 그려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를 총괄한 서인화 국악연구실장은 “명인 명창들의 이야기와 바람이 담겨있는 그리고 신체의 일부와도 같은 소중한 부채를 전시를 위해 기증 또는 대여해 주신 모든 명인 명창분이 계셨기에 이번 전시가 가능했다.”고 밝히면서 “명인 명창의 이상과 예술에 임하는 마음가짐, 그리고 예술의 경이로움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될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또한 전시 명 ‘명인 명창의 부채, 바람에 바람을 싣다’의 붓글씨는 한글서예가로 유명한 소리꾼 장사익이 직접 써 전시의 의미를 더욱 빛냈다. 판소리, 전통춤, 줄타기, 탈춤, 무속 등 명인, 명창 58명의 부채 80여점을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9월 25일(일)까지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국립국악원은 전시와 관련한 연계 특강을 오는 8월부터 진행할 계획이라 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문의 02-580-3130) [허중학 기자]
MMCA 과천관의 숨겨진 명소 미술관 옥상, 자연과 예술이 만나는 시공간으로 재구성
MMCA 과천관의 숨겨진 명소 미술관 옥상, 자연과 예술이 만나는 시공간으로 재구성
[서울문화인] 국립현대미술관(MMCA) 과천관은 서울관과 달리 꼭 미술작품 관람을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잠시 도심을 벗어나 또 다른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이곳을 찾는 관람객이 놓치고 지나치는 공간이 바로 옥상정원이다. 이곳 옥상정원은 2층에 조성된 원형정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탁 트인 외곽의 관악산, 청계산, 과천저수지 등 주변의 수려한 자연풍광을 조망할 수 있어 숨겨진 명소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자연 속에 자리 잡은 국립현대미술관이 과천관 특화 및 야외공간 활성화를 위해 중장기 공간재생 프로젝트로 지난해 과천관 3곳의 순환버스 정류장에 조성된 ‘예술버스쉼터’에 이어, 올해는 공간재생 두 번째 프로젝트로 미술관 최고층인 3층의 ‘옥상정원’을 새로운 감각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과천관의 옥상정원은 중앙로비에 자리하고 있는 백남준의 ‘다다익선’을 따라 원형 길을 따라 올라가면 나타난다. 옥상에 들어서면 360도 캐노피(canopy·덮개) 구조물을 만나게 된다. 일정 간격으로 늘어선 파이프는 방향에 따라 높이를 달리하면서 주변의 풍경에 따라 리듬감을 더하는 이 구조물은 MMCA 과천프로젝트(MMCA Gwacheon Project) 당선작으로 설치된 조호건축(이정훈)의 <시간의 정원 Garden in Time>이다. 이 구조물은 단순한 구조물이하지만 계절과 날씨에 따라 작품에 투영되는 빛과 그림자의 변화를 통해 ‘자연의 순환’, ‘순간의 연속성’, ‘시간의 흐름’을 시각화한 구조물로, 자연의 감각과 예술이 공명하는 시공간을 펼쳐낸다. 또한, 야간에는 조명을 통해 주변에 새로운 야경을 제시한다. 이정훈 작가는 “이곳 옥상 공간이 관람객에게 과천관을 둘러싸고 있는 드넓은 산과 물, 자연을 눈으로 감상하는 것에서 나아가 ‘만약 시간에 물성이 있다면 그것은 어떤 형태로 드러날 것인가?’라는 생각에서 그는 빛, 그림자, 바람 등 공감각적 경험을 통해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구조물을 탄생시켰다.”고 한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그간 관람객의 발길이 닿기 어려웠던 옥상 공간의 장소적 특수성을 살려서, 새로운 경험적 공간으로 재생하는데 가치가 있다”며, “관람객이 전시의 여운을 누리면서‘자연 속 미술관’을 예술적으로 향유하는 새로운 쉼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도 이번 프로젝트의 후보에 올랐던 4팀(김이홍, 박수정 & 심희준, 박희찬, 이석우)이 해석한 옥상정원 제안작도 프로젝트 기간 중 옥상정원 입구에 마련된 아카이브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유튜브 채널에서도 만날 수 있다.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