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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문체부 예산, 7조 3,968억 원으로 전년 대비 7.8% 증액
2022년 문체부 예산, 7조 3,968억 원으로 전년 대비 7.8% 증액
▲ 문화·체육·관광 분야 피해극복과 국민 일상 회복을 위한 예산 확대 ▲ 신한류 진흥과 문화․체육․관광 산업 미래시장 육성 ▲ 문화균형발전 촉진 및 국민 문화 향유 확대 [서울문화인] 2022년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이하 문체부)의 예산이 7조 3,968억 원으로 최종 확정되었다. 이는 문체부의 올해 본예산 6조 8,637억 원 대비 5,331억 원(7.8%) 증액된 규모로, 문체부 재정은 처음으로 7조 원대에 진입하게 되었다. 내년 예산에서 증액된 부분에는 먼저 문화·체육·관광 분야의 조속한 코로나 피해극복을 위해 분야별 금융지원과 창작·경영지원 예산을 크게 늘어났다. 또한, 국민들의 일상 회복과 여가 활력을 높이기 위해 국내 관광, 생활체육 분야의 지원과 일상 회복을 위한 문화예술 치유 사업에 예산이 증액 편성되었다. * 코로나 피해극복: ▲ (금융지원) 관광산업 융자(6,590억 원), 스포츠산업 융자(1,840억 원), 위풍당당콘텐츠코리아펀드 출자(1,388억 원), 스포츠산업 펀드조성(243억 원), ▲ (창작지원) 예술인 창작 안전망(744억 원), 예술인력 육성(294억 원), 예술인 생활안정 자금(239억 원), ▲ (경영지원) 공연예술 전문인력지원(228억 원), 대중음악공연 전문인력지원(228억 원), 체육시설 고용지원(444억 원), 체육시설 방역 지원(110억 원), 영화관 인력 지원 및 특별기획전(384억 원), 마이스(MICE) 디지털 전환(390억 원), 관광산업 인재 발굴(126억 원) 등 * 국민 일상회복 지원: ▲ (문화치유) 청춘마이크·문화공감 등 찾아가는 공공예술(657억 원), 종교문화여행 치유순례길 지원(14억 원), 찾아가는 전 국민 희망 콘서트(7억 원), ▲ (관광활력) 방한관광 회복 마케팅(30억 원), 야간관광(14억 원), 체류형 생활관광(16억 원), 야영장 캠핑카 기반시설 조성(11억 원), ▲ (생활체육) 스포츠클럽 육성(261억 원), 스포츠클럽 디비전(207억 원) 등 또한, 신(新)한류의 진흥과 문화·체육·관광 산업 미래시장 육성을 위한 사업을 확대해 세계를 선도하는 문화강국으로서 기반을 더욱 공고히 했다. * 신한류 진흥: ▲ (콘텐츠·연관산업 수출) 한국문화축제(92억 원), 케이(K)-브랜드 한류마케팅(45억 원), 해외홍보관(40억 원), 한류 박람회(20억 원), ▲ (한국문화 확산) 세종학당 등 한국어 확산(981억 원), 수교 계기 문화행사·상호교류 등(106억 원), 코리아 시즌(18억 원), 한국미술 국제화(29억 원), ▲ (장르성장) 영상콘텐츠산업(330억 원), 만화·이야기 산업(286억 원), 아트컬처랩(160억 원), 케이(K)-뮤지컬 해외 진출(27억 원) 등 * 미래시장 육성: ▲ (콘텐츠) 확장 가상세계(메타버스) 콘텐츠 제작(168억 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특화콘텐츠 제작(116억 원), 우수 지식재산(IP) 활용 실감형콘텐츠 제작(60억 원), ▲ (관광) 지능형(스마트) 관광도시 조성(256억 원), 관광 거대자료(빅데이터) 구축(128억 원), 애드테크 활용 마케팅(39억 원), ▲ (체육) 스포츠테크 프로젝트(50억 원), 스포츠 과학지원(57억 원), ▲ (연구개발) 문화체육관광 분야 연구개발(R&D) 총 1,323억 원 등 마지막으로, 지역의 문화 균형발전과 국민 문화 향유 격차 완화를 위한 예산이 증액 편성, 더 많은 국민이 문화를 통한 행복을 고루 누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문화균형발전 및 향유확대: ▲ (균형발전) 전국 공연예술 창·제작 및 유통 활성화(87억 원), 지역 문화 활력 촉진(46억 원), 국립예술단체 지역 순회공연(73억 원), 문화도시 조성(259억 원), 국가문헌보존관(160억 원), 국립미술관수장품보존센터(10억 원), ▲ (향유확대) 통합문화이용권(1,881억 원), 스포츠 강좌 이용권(519억 원) 등 부문별로 살펴보면 문화예술 부문에서는 ▲ 통합문화이용권을 포함한 문화예술향유지원(2,263억 원), ▲ 전통문화 진흥(541억 원), ▲ 공연예술진흥 기반 조성(486억 원), ▲ 예술의 산업화 추진(345억 원), ▲ 장애인 예술활동 지원을 위한 함께누리 사업(226억 원), ▲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1,336억 원) 등을 포함해 올해 예산 대비 2,771억 원(12.5%)이 증가한 2조 4,975억 원이 편성되었다. 콘텐츠 부문에서는 ▲ 위풍당당 콘텐츠코리아펀드 출자(1,388억 원) ▲ 문화콘텐츠 국제협력 및 수출기반 조성(489억 원), ▲ 영상콘텐츠산업 육성(714억 원), ▲ 확장 가상세계(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지원(168억 원), ▲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등 방송영상콘텐츠 산업 육성(461억 원), ▲ 콘텐츠(문화) 분야 연구개발(R&D) 사업(571억 원) 등 올해 예산 대비 1,196억 원(11.7%)이 증가한 1조 1,455억 원이 편성되었다. 체육 부문에서는 ▲ 스포츠산업 융자·펀드 등 금융지원(2,083억 원), ▲ 경륜·경정 융자지원(650억 원), ▲ 스포츠산업 활성화 지원(666억 원), ▲ 생활체육 프로그램(1,329억 원), ▲ 스포츠 강좌 이용권(519억 원), ▲ 장애인 체육 육성(899억 원), ▲ 스포츠산업 혁신기반 조성(R&D)(137억 원) 등을 포함해 올해 예산 대비 1,709억 원(9.7%)이 증액된 1조 9,303억 원이 편성되었다. 관광 부문에서는 ▲ 관광산업 융자 지원(6,590억 원), ▲ 관광사업 창업 지원 및 벤처 육성(764억 원), ▲ 관광산업 인재 발굴 및 전문역량 강화(200억 원), ▲ 지능형(스마트) 관광 활성화(490억 원), ▲ 마이스(MICE) 산업 육성 지원(390억 원) 등을 포함해 올해 예산 대비 502억 원(△3.3%)이 감액된 1조 4,496억 원을 편성했다. 문체부는 ‘이번 국회에서 확정된 2022년 문체부 예산 7조 3,968억 원은 문화·체육·관광 분야 코로나 피해극복 및 재도약을 비롯해 국민 일상 회복을 준비하고, 위기 속에서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대한민국 문화산업의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리며, 대외적 성장이 국내에서도 균형 있는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내년 세출 예산의 70% 이상을 상반기에 배정하는 등 효율적 예산 집행을 통해 코로나 극복과 경제활력 조기 회복을 뒷받침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허중학 기자]
[전시] 초현실주의 대표작가들을 통해 보는 초현실주의 역사와 세계관
[전시] 초현실주의 대표작가들을 통해 보는 초현실주의 역사와 세계관
[서울문화인] 새해로 이어지는 2021년 마지막을 알리는 전시들이 속속 개막하는 가운데 올 하반기 마지막 전시들은 어느 때보다 해외 유명 작가들의 전시가 많이 포함되었다. 그 가운데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초현실주의 거장들:로테르담 보이만스 판뵈닝언 박물관 걸작전)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최근 개막을 했다. 먼저 한가람미술관에 진행되고 있는 “초현실주의 거장들:로테르담 보이만스 판뵈닝언 박물관 걸작전”은 유럽 전역에서 가장 많은 초현실주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보이만스 판뵈닝언 박물관의 주요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로 우리에게 익숙한 초현실주의 작가들도 대거 만날 수 있지만 그만큼 익숙하지 않은 작가들은 물론 관련 아카이브들도 포함되어 초현실주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살펴볼 수 있는 전시라 하겠다. 이에 반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배움터 디자인전시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살바도르 달리 회고전”은 ‘회고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초현실주의 작가하면 가장 먼저 떠올려지는 스페인 초현실주의 대가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세계를 연대기별로 소개하는 전시라 할 수 있다. 두 전시 가운데 먼저 “초현실주의 거장들”전을 소개해 본다. 전시 소개에 앞서 초현실주의란 무엇인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쉽게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나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를 떠올리면 좀 더 쉽게 다가올 것이다. 초현실주의는 1920년대 초 파리의 실험문학에서 시작되었다. 시기적으로 유럽이 몰락하는 1차 세계대전을 연원으로 한다. 실제로 초현실주의라는 단어를 만든 사람은 시인 기욤 어폴리나르(Guiliaune Apollinaire)였다. 그는 1917년 연극 공연에서 받은 경탄스러운 경험을 표현하기 위해 이 용어를 만들었다. 그 이후 젊은 시인 앙드레 브르통(André Breton)이 곧 그 단어를 받아들여 사용하기 시작했다. 유럽 전역에서 온 예술가들과 작가들을 모아, 브르통은 1924년 「초현실주의 선언」을 발표하며 초현실주의 사상을 정식으로 창안했다. 그는 초현실주의'라는 용어를 정의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초현실주의는 사고의 실제 작용을 말이나 글, 혹은 그 밖의 모든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기 위해 사용한 순수한 상태의 정신적 오토마티즘을 일컫는다. 이성에 의해 행해지는 모든 통제를 벗어나 미학적이고 도덕적인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운 사고의 흐름과도 같다.” 이 때 앙드레 브르통은 그 ‘다른 무엇’이 꿈과 무의식이고 상상력이라고 설파한다. 이미 20세기 초입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에서 인간의 정신에 무의식이 깃들어 있으며, 심지어 무의식이 의식(이성)을 압도할 수 있다며 합리성에 도전한 바 있었다. 더불어 1차 세계대전은 프로이트 이론이 성장할 수 있는 있는 토양이 되었고 초현실주의는 그 결실이었다. 따라서 초현실주의는 의식이나 재현보다는 꿈, 무의식, 상상화, 우연, 자동기술법(automatism) 등에 더 관심을 갖는다. 초현실주의가 1차 세계대전을 연원으로 하는 이유는 19세기 전 세계를 식민지로 삼았던 서구 열강은 그 식민지 확장 과정에서 1차 세계대전을 일어나고 이는 제국주의적으로 팽창하던 유럽이 몰락하는 단초가 되었다. 유럽은 자신의 우월성이 합리성에 있다고 보았으므로, 유럽의 몰락은 합리성의 몰락이기도 하다. 1차 세계대전 말부터 예술사조로 다다이즘(dadaism)이 유럽과 미국에서 성행하기 시작한다. 다다이즘, 이는 전통의 부정이다. 자기 자신을 파괴하는 유럽의 전통은 더 이상 본받을 만한 것이 아니었다. 합리성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부터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야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초현실주의 사조의 시발점이 된 앙드레 브르통의 「초현실주의 선언」을 비롯해 르네 마그리트의 ‘금지된 재현’, ‘그려진 젊음’, 살바도르 달리의 ‘머리 속에 구름 가득한 커플’, ‘아프리카의 인상’, 마르셀 뒤샹의 ‘여행 가방 속 상자’ 등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회화와 입체 작품은 물론 초현실주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까지 약 180여점이 ▲초현실주의 혁명, ▲다다와 초현실주의, ▲꿈꾸는 사유, ▲우연과 비합리성, ▲욕망, ▲기묘한 낯익음 등 총 6개의 주제를 통해 초현실주의가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발전하고 확산하였는지를 함께 조명하는 전시라 할 수 있다. 초현실주의가 20세기 어느 한 시대를 풍미하고 사라진 장르가 아니라 현대에도 회화, 사진 등 다양한 장르에서 여전히 이어져 발전되고 있는 장르이다. 이번 전시가 그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국내에선 쉽게 만나기 어려울 수 있는 전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익숙한 초현실주의 거장들의 많은 작품을 기대했다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더불어 사전 준비가 없이 전시장을 찾는다면 그 역사적 의미도 그냥 스쳐지나가는 물건일 뿐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초현실주의 거장이란 타이틀 보다는 초현실주의 선구자가 어쩌면 더 어울리는 전시가 아닐까 싶다. 전시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내년 3월 6일(일)까지 개최된다. (티켓 : 성인(만19-64세) 20,000원, 청소년(만13-18세) 16,000원, 어린이(36개월 이상-만12세) 12,000원) [허중학 기자]
문화재청, ‘경복궁 왕가의 산책’ 행사(12월 24일까지),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 수상작 전(12. 11~19) 진행
문화재청, ‘경복궁 왕가의 산책’ 행사(12월 24일까지),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 수상작 전(12. 11~19) 진행
[서울문화인] 지난 11월 경복궁 야간관람 기간 중 선보여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받은 ‘경복궁 왕가의 산책’ 행사가 이달에는 주간으로 옮겨 좀 더 많은 관람객과 만난다. 국왕과 왕비, 산선시위, 호위군사 등 총 40여 명의 출연진이 경복궁을 산책하는 장면을 재현해 과거 궁궐의 한 장면을 볼 수 있도록 기획된 행사는 지난 8일부터 24일까지 행사 기간 중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 50여 분간, 매일 2회 개최되며, 경복궁 내 국왕의 처소인 강녕전에서 시작하여 근정전 뒤뜰과 경회루를 지나 근정전으로 돌아와 동궁전에서 퇴장하는 순으로 산책을 마무리하게 된다. 경회루에서는 국왕과 왕비가 나누는 실제 대화를 들을 수 있고, 자유롭게 출연진들과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 (산선시위(繖扇侍衛)는 산(우산 모양 의장물)과 선(부채 모양 의장물)을 들고 임금을 호위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특히, 이번 행사는 겨울을 맞이하여 국왕과 왕비가 방한모자인 이엄(耳掩, 조선시대 쓰이던 방한용 모자) 등 방한 소품을 차려입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조선 시대 왕가의 겨울철 복식이라는 색다른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제46회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 수상작 전시, 대통령상 김경희 ‘바둑탕건’ 등 126작품 전시 올해로 46회를 맞이하는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은 사라져가는 전통과 전승의 의미를 일깨우고 우리 전통공예 문화의 맥을 보존·계승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리는 제46회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 수상작 전시가 11일부터 19일까지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전시관 ‘결’․‘올’(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에서 개최된다. 올해 전승공예대전에는 전통공예 관련 전 분야를 망라하는 12개 분과에서 총 289작품이 접수(9.2.~7.)되었으며, 1차 심사(9.14.)와 대국민 인터넷공람(9.15.~24.), 전문가 현장실사(10.4.~8.), 2차 심사(10.14.)를 거쳐 영예의 대통령상을 비롯한 6개 본상 수상자가 정해졌다. 심사결과, ▲대통령상에는 김경희 작가의 ‘바둑 탕건’이 선정되었다. 이 작품은 “형식과 문양, 짜임 등 숙련된 솜씨가 단연 두드러지고 전통에 충실하며 사라져가고 있는 취약종목의 전승활성화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작품”이라는 심사평을 받으며 대통령상의 영예를 안았다. ▲국무총리상에는 옻칠공예 중 난이도가 높다는 건칠 기법을 사용해 재료와 기법의 전통성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여준 권영진 작가의 ‘협저칠기 달항아리’,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에는 모합과 자합의 구조를 결어가는 기술이 치밀하고 정교한 지승공예의 특징을 잘 살린 김강희 작가의 ‘지승 구절판’, ▲문화재청장상에는 원단부터 바느질 기법까지 전통 복식의 고상한 품격을 탁월하게 구현해낸 김명자 작가의 ‘철릭’이 선정되었다. ▲국립무형유산원장상에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염색하여 붉은색 농담의 아름다움을 수준 높은 작품으로 표현해낸 남혜인 작가의 ‘홍화 염색’, ▲(사)국가무형문화재기능협회이사장상에는 느티나무 용목의 화려한 목리와 제작 기법, 형태가 조화로운 노성민 작가의 ‘의걸이장’이 선정되었다. 어려운 전승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전통의 길을 걷고 있는 전통공예 작가들의 예술혼과 장인정신으로 일궈낸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은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이종희)과 (사)국가무형문화재기능협회(이사장 박종군)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있다. 시상식과 개막식은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1층 풍류극장에서 12월 10일 오후 2시에 열린다. [허중학 기자]
[박물관] 조선 승려 장인의 손길로 탄생한 부처의 세계
[박물관] 조선 승려 장인의 손길로 탄생한 부처의 세계
[서울문화인] 박물관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우리의 유물 중 하나는 불교미술 일 것이다. 이는 불교라는 종교가 우리역사에 끼친 영향이 오래되었고 종교라는 힘이 정치는 물론 대중들의 삶에도 강했기 때문일 것이다. 불교가 한반도에 도입된 초기에는 불교에서는 승려가 수행에 전념하도록 노동이나 생산 활동에 종사하는 것을 금지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대승불교의 보살사상이 나오면서 바뀌었다. <유가사지론> 같은 대승 경론에는 승려가 보살이 되려면 다섯 가지 일에 밝아야 한다는 오명五明을 익혀서 중생에게 베풀라고 제시했다. 이 오명 중 하나인 공오명(工五明)은 온갖 세간의 공교한 일에 능숙할 것, 즉 현실에 유용한 기술을 습득할 것을 뜻한다. 이와 같은 교리는 우리나라 불교에도 영향을 미쳐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건축, 조각, 회화, 공예, 서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승려 장인을 배출했다. 그동안 조선시대에는 불교를 억압하고 유교를 숭상하는 정책으로 인해 불교가 쇠퇴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때문에 이 시기의 불교미술 또한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조선시대, 특히 임진왜란(1592~1598) 이후의 조선 후기에 불교미술은 활발히 제작되었으며, 현재 전국의 사찰에는 이때 만든 수많은 불상과 불화가 전한다. 그중에는 다채롭고 화려하며 수준 높은 작품 또한 적지 않다. 이는 승려 장인의 활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승려 장인은 전문적인 제작기술을 지닌 출가승을 말한다. 조선시대에는 여러 분야의 승려 장인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신앙의 대상인 부처를 형상화하는 조각승(彫刻僧)과 화승(畫僧)이 중심이 되었다. 그들은 개인이 아니라 공동으로 협력하여 불상과 불화를 조성했고,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맺으며 기술을 전수하였다. 불교를 숭상하던 고려시대와 달리 불교를 억제하던 조선시대에도 현재까지 파악된 조선 후기의 조각승은 1천여 명이고, 화승은 2천 4백여 명에 이른다. 숭유억불의 조선시대에고 이처럼 많은 수의 승려 장인이 활약, 우리나라 불교미술의 르네상스였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것이다. 조선시대 승려 장인의 대표작을 한 자리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민병찬)은 조선시대 불교미술을 조성한 승려 장인의 삶과 예술 세계를 살펴보는 특별전 ‘조선의 승려 장인’을 7일부터 기획전시실 새 전시로 선보인다. 이번 특별전은 국내외 27개 기관의 협조를 받아 국보 2건, 보물 13건, 시도유형문화재 5건 등 총 145건을 출품하는 대규모의 조선시대 불교미술전이다(15개 사찰 출품작 54건 포함). 또한, 전시된 작품의 제작에 관여한 승려 장인은 모두 366명이에 이른다. 이번 전시의 백미라면 미술관에는 볼 수도 없었고, 아니 이제 다시 볼 수도 있을지 모르는 용문사(예천)의 보물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과 그 뒤쪽에 배치된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이 아닐까 싶다. 이 보물이 특별히 다가오는 것은 일반적으로 아미타여레좌상을 중심으로 아미타여레설법상은 불화 혹은 좌우로 별개의 신상으로 배치되는 것을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데 아미타여레설법상이 부조로 제작되어 웅장함은 물론 예술로도 뛰어난 자태를 뽐낸다.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 화단의 화기에 따르면 1684년(숙종 10) 단응(端應)을 비롯한 조각승 아홉 명이 일괄 제작했다고 밝히고 있는데 400년이 지난 조각 작품임에도 근래에 제작 된 것인 마냥 여전히 생생히 다가온다. 이 보물은 이번 전시를 위해 337년 만에 처음으로 사찰 밖으로 나왔다. 아울러 붓의 신선으로 불렸던 18세기 전반의 화승 의겸(義謙)이 1729년(영조 5)에 그린 <해인사 영산회상도>(보물), 18세기 중후반에 활동한 화승 화련(華蓮)이 1770년(영조 46)에 그린 <송광사 화엄경변상도>(국보)도 서울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이어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은 약사삼존과 약사여래를 수호하는 신장 12명을 그린 ‘약사십이신장도’(미국 보스턴박물관 소장)이다. 16세기 왕실 발원 불화로 추정되는 이 불화는 조선시대 불화임에도 우리가 흔히 접하는 조선시대 불화와는 달리 고려불화의 특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회화적 완성도가 굉장히 높다. 마지막으로 이번 전시의 특징이라면 우리가 그동안 완성된 불화만을 보아 왔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그 불화의 초본들을 다수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더불어 불교미술을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현대인의 시선으로 재해석하는 다양한 시도를 하였다는 점이다. 먼저 승려 장인이자 통도사 방장(方丈)이신 중봉 성파 대종사를 비롯한 문화예술계 전문가들의 인터뷰에서는 불교미술을 바라보는 관점을 확장시켰으며, 현대 설치미술가와 협업으로 전시장을 색다르게 구현해 내었다는 점이다. 조선의 승려 장인과 이들이 만들어낸 불교미술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그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느껴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2022년 3월 6일(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일부 유물들은 교체되어 전시된다.(관람료, 5천원) [허중학 기자]
중원문화권의 문화재를 소개하는 국립충주박물관 이렇게 지어진다.
중원문화권의 문화재를 소개하는 국립충주박물관 이렇게 지어진다.
[서울문화인] 현재 국립으로 운영되고 있는 박물관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국립중앙박물관이 가장 많은 소속 국립박물관을 산하에 두고 있다. 소속 박물관에는 경주박물관, 김해박물관, 진주박물관, 대구박물관(이상 경상권 4곳), 광주박물관, 전주박물관, 나주박물관, 익산박물관(이상 전라권 4곳), 춘천박물관(강원권 1곳), 제주박물관(제주권 1곳), 부여박물관, 공주박물관, 청주박물관(이상 충청권 3곳)까지 총 14개(국립중앙박물관 포함)의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이외에 국립박물관으로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는 국립민속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서울 종로구), 국립한글박물관(서울 용산구)이 문화재청 산하에 국립고궁박물관(서울 종로구)이 있다. 그 외에도 국립소록도병원한센병박물관(전남 고흥), 국립해앙문화재연구소 해양유물전시관(전남 목포), 국립해양박물관(부산 영도구), 국립산악박물관(강원 속초), 국립등대박물관(경북 포항),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충남 태안), 국립조세박물관(세종시), 국립항공박물관(서울 강서구), 국립수목원산림박물관(경기 포천) 등 여러 기관에서 운영하는 국립박물관이 운영되고 있다. 13곳의 산하 박물관을 두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민병찬)이 중원문화권 지역의 고고학・미술사학・역사학 및 인류학 분야 등 관련 문화재와 자료를 수집・보존하고 전시하여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대중의 문화 향유권을 증진하고자 충북 충주시 금릉동 탄금대 인근 세계무술공원 내 20,000㎡ 부지에 총사업비 401억 원을 투입해 연면적 9,635㎡ 규모의 국립충주박물관 건립(2026년 개관 예정)을 확정하였다. 그리고 지난 9월, 국립충주박물관 건립을 위한 국제 설계공모를 실시, 지난 12월 2일 당선작으로 온아 건축사사무소(Jongjin Lee Architects, Laguillo Arquitectos 공동 참여)의 ‘중원차경: 풍경을 거닐다’를 선정했다. 국제 설계공모에는 국내외 총 86개 팀이 참가 등록하였고, 공정한 심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11. 26. ~ 11. 30.)를 거쳐 최종 당선작이 결정됐다. * 안기현(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윤승현(중앙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신승수(오즈건축사사무소 대표), Sven Shockey(SmithGroup 파트너), William Horgan(Grimshaw Architects 파트너), 김창균(유타 건축사사무소 대표, 예비위원) 당선작 온아 건축사사무소의 ‘중원차경: 풍경을 거닐다’는 기존 수목을 포함한 조경 환경에 건축물이 스며들 수 있게 설계하고 내부 공간은 근경, 중경, 차경을 활용하여 다양한 경관이 펼쳐질 수 있도록 차별성을 두어 내・외부의 완결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 2등은 엠아이엔 건축사사무소(Pentatonic 공동참여)의 ‘The Confluence’, ▲ 3등은 건축사사무소 페이퍼스토리(어디 건축사사무소 공동참여), ▲ 4등은 엠엠케이플러스 건축사사무소[(주)엠엠케이플러스 공동참여]의‘Cultural plateau carved by history’가 선정됐다. 국립청주박물관 수상작은 12월 6일(월)부터 12월 10일(금)까지는 충주시청에서, 12월 13일(월)부터 12월 17일(금)까지 국립중앙박물관(사무동)에서 전시될 예정이며, 설계공모 공식 누리집(http://www.chungju-museum.kr)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허중학 기자]
[전시] 초현실주의 대표작가들을 통해 보는 초현실주의 역사와 세계관
[전시] 초현실주의 대표작가들을 통해 보는 초현실주의 역사와 세계관
[서울문화인] 새해로 이어지는 2021년 마지막을 알리는 전시들이 속속 개막하는 가운데 올 하반기 마지막 전시들은 어느 때보다 해외 유명 작가들의 전시가 많이 포함되었다. 그 가운데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초현실주의 거장들:로테르담 보이만스 판뵈닝언 박물관 걸작전)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최근 개막을 했다. 먼저 한가람미술관에 진행되고 있는 “초현실주의 거장들:로테르담 보이만스 판뵈닝언 박물관 걸작전”은 유럽 전역에서 가장 많은 초현실주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보이만스 판뵈닝언 박물관의 주요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로 우리에게 익숙한 초현실주의 작가들도 대거 만날 수 있지만 그만큼 익숙하지 않은 작가들은 물론 관련 아카이브들도 포함되어 초현실주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살펴볼 수 있는 전시라 하겠다. 이에 반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배움터 디자인전시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살바도르 달리 회고전”은 ‘회고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초현실주의 작가하면 가장 먼저 떠올려지는 스페인 초현실주의 대가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세계를 연대기별로 소개하는 전시라 할 수 있다. 두 전시 가운데 먼저 “초현실주의 거장들”전을 소개해 본다. 전시 소개에 앞서 초현실주의란 무엇인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쉽게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나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를 떠올리면 좀 더 쉽게 다가올 것이다. 초현실주의는 1920년대 초 파리의 실험문학에서 시작되었다. 시기적으로 유럽이 몰락하는 1차 세계대전을 연원으로 한다. 실제로 초현실주의라는 단어를 만든 사람은 시인 기욤 어폴리나르(Guiliaune Apollinaire)였다. 그는 1917년 연극 공연에서 받은 경탄스러운 경험을 표현하기 위해 이 용어를 만들었다. 그 이후 젊은 시인 앙드레 브르통(André Breton)이 곧 그 단어를 받아들여 사용하기 시작했다. 유럽 전역에서 온 예술가들과 작가들을 모아, 브르통은 1924년 「초현실주의 선언」을 발표하며 초현실주의 사상을 정식으로 창안했다. 그는 초현실주의'라는 용어를 정의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초현실주의는 사고의 실제 작용을 말이나 글, 혹은 그 밖의 모든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기 위해 사용한 순수한 상태의 정신적 오토마티즘을 일컫는다. 이성에 의해 행해지는 모든 통제를 벗어나 미학적이고 도덕적인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운 사고의 흐름과도 같다.” 이 때 앙드레 브르통은 그 ‘다른 무엇’이 꿈과 무의식이고 상상력이라고 설파한다. 이미 20세기 초입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에서 인간의 정신에 무의식이 깃들어 있으며, 심지어 무의식이 의식(이성)을 압도할 수 있다며 합리성에 도전한 바 있었다. 더불어 1차 세계대전은 프로이트 이론이 성장할 수 있는 있는 토양이 되었고 초현실주의는 그 결실이었다. 따라서 초현실주의는 의식이나 재현보다는 꿈, 무의식, 상상화, 우연, 자동기술법(automatism) 등에 더 관심을 갖는다. 초현실주의가 1차 세계대전을 연원으로 하는 이유는 19세기 전 세계를 식민지로 삼았던 서구 열강은 그 식민지 확장 과정에서 1차 세계대전을 일어나고 이는 제국주의적으로 팽창하던 유럽이 몰락하는 단초가 되었다. 유럽은 자신의 우월성이 합리성에 있다고 보았으므로, 유럽의 몰락은 합리성의 몰락이기도 하다. 1차 세계대전 말부터 예술사조로 다다이즘(dadaism)이 유럽과 미국에서 성행하기 시작한다. 다다이즘, 이는 전통의 부정이다. 자기 자신을 파괴하는 유럽의 전통은 더 이상 본받을 만한 것이 아니었다. 합리성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부터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야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초현실주의 사조의 시발점이 된 앙드레 브르통의 「초현실주의 선언」을 비롯해 르네 마그리트의 ‘금지된 재현’, ‘그려진 젊음’, 살바도르 달리의 ‘머리 속에 구름 가득한 커플’, ‘아프리카의 인상’, 마르셀 뒤샹의 ‘여행 가방 속 상자’ 등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회화와 입체 작품은 물론 초현실주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까지 약 180여점이 ▲초현실주의 혁명, ▲다다와 초현실주의, ▲꿈꾸는 사유, ▲우연과 비합리성, ▲욕망, ▲기묘한 낯익음 등 총 6개의 주제를 통해 초현실주의가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발전하고 확산하였는지를 함께 조명하는 전시라 할 수 있다. 초현실주의가 20세기 어느 한 시대를 풍미하고 사라진 장르가 아니라 현대에도 회화, 사진 등 다양한 장르에서 여전히 이어져 발전되고 있는 장르이다. 이번 전시가 그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국내에선 쉽게 만나기 어려울 수 있는 전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익숙한 초현실주의 거장들의 많은 작품을 기대했다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더불어 사전 준비가 없이 전시장을 찾는다면 그 역사적 의미도 그냥 스쳐지나가는 물건일 뿐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초현실주의 거장이란 타이틀 보다는 초현실주의 선구자가 어쩌면 더 어울리는 전시가 아닐까 싶다. 전시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내년 3월 6일(일)까지 개최된다. (티켓 : 성인(만19-64세) 20,000원, 청소년(만13-18세) 16,000원, 어린이(36개월 이상-만12세) 12,000원) [허중학 기자]
청년작가의 시선을 통해 오늘날 현대미술에 다가가다.
청년작가의 시선을 통해 오늘날 현대미술에 다가가다.
[서울문화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나’를 표현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MZ세대 젊은 작가들의 솔직한 시선이 담긴 작품을 통해 차세대 미술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전시, <마스커레이드展>을 선보이고 있다. 예술계에서 청년이라는 의미는 나이라는 숫자라는 개념으로 나누기에는 무리가 있다. 더군다나 청년 작가들이 대규모로 기성 미술관에 진입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것도 현실에서 가장 젊은 청년작가의 시선을 통해 오늘날 현대미술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에서 이번 전시는 굉장히 신선하다. <마스커레이드展>은 가장무도회를 뜻하는 마스커레이드(masquerade)에서 착안한 제목이면서, 코로나19 시대의 상징인 마스크(mask)와 광장에서 행진하는 퍼레이드(parade)를 조합한 언어유의적 표현이다. MZ세대라 할 수 있는 청년작가들이 ‘나를 표현하는’ 작품(부캐릭터, ‘부캐’)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것을, 자기를 표현하는 가면을 쓰고서 남과 어울리는 가장무도회의 모습에 빗대었다. 또한, 코로나19로 모두가 ‘밀실’에 스스로를 격리하는 시대에 MZ세대의 작가들이 ‘광장’으로 뛰쳐나와 자신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의미한 타이틀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를 위해 예술의전당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만 40세 미만의 청년작가이면서 갤러리에 전속되지 않은 신진작가들을 대상으로 ‘나’라는 주제로 공모를 진행, 동양화, 설치작품, 영상작업, 그라피티(graffiti) 등 다양한 기법을 이용하여 작업 활동을 하는 20명의 작가를 선정하여, 전시에는 이들의 작품 80여 점을 선보인다. (참여작가. 강다현, 곽수영, 김소희, 김송리, 김신아, 김영우, 문현지, 박서연, 박주영, 베리킴, 서지수, 설고은, 시치, 유예린, 이상엽, 이현정, 임현하, 장연호, 지알원, 하도훈) 작가는 각기 자신에 천착하기도 하고 남과의 관계에 집중하기도 한다. 기억과 추억이라는 시간성에 초점을 맞추는 작가도 있는 반면, 나와 다른 사물의 관계라는 공간성에 관심을 갖는 작가도 있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그동안 미술관에서 익숙한 작가가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해 가고 있는 이들 젊은 작가들의 시선을 통해 오늘은 물론 향후, 우리나라 현대미술의 가늠해 볼 수 있다고 하겠다. 이번 전시는 예술의전당의 청년작가 창작기반 마련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전시로 예술의전당은 미술계 진입장벽을 완화하여 청년작가들이 미술생태계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돕고자 지난해 첫 프로젝트를 추진하였다. 프로젝트는 ▲전시 지원 ▲판매·홍보 지원 ▲유관기관 청년예술사업 지원 등 세 가지 방향성을 갖고 있다. 먼저 지난해 5월부터 <청년미술상점>을 관람객이 가장 많이 붐비는 한가람미술관 1층에 마련하여, 청년작가들이 매주 두 명씩 작품을 소개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장소를 무상으로 제공, 지금까지 총 116명의 작가가 참여, 1억 6천만 원의 작품이 판매되는 등 작가와 관람객이 쉽게 만날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이번 전시는 지금까지 작가의 작품 판매와 홍보를 지원하는 데 머물렀던 사업범위를 확장하여, 작가를 참여시켜 청년작가들이 대중에게 널리 알리고자 기획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전시의 해설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큐피커’를 통해 작가가 직접 설명하는 작품해설을 들을 수 있다. 27일(토)부터 시작된 전시는 오는 12월 12일(일)까지 14일간 무료로 만나볼 수 있다. [허중학 기자]
역병(전염병)으로 보는 우리의 과거와 현재
역병(전염병)으로 보는 우리의 과거와 현재
[서울문화인] 지난해부터 전 세계적 화두는 역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다. 중세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은 흑사병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한, 20세기 초 수백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 홍콩 독감도 그러하며, 역사에는 대규모 전염병 사례는 수없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전염병은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염병의 위험도에 따라 전염병 경보 등급을 1~6등급으로 나누는데, 이 가운데 최고 경보 단계인 6등급을 의미 하는 말이다. 대량 살상 전염병이 생겨날 때 이를 ‘팬데믹’이라고 표현한다. 중세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이나 20세기 초 수백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 홍콩 독감은 물론 그리스의 역사가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는 기원전 430년경에 아테네에 발생한 역병으로 인구의 4분의 1이 숨졌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 과거 우리의 선조들도 전염병으로 수난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죽었으니 비참하고 슬픈 마음을 어찌하겠는가!” 조선 시대의 한 아비는 역병으로 아이를 잃은 참담함을 이렇게 기록했다. 여역(癘疫), 두창(痘瘡) 등의 단어로 자료를 검색하면, 300여 개가 넘는 옛 기사가 나온다. 정사(正史)와 일기를 넘나드는 역병의 기록은 그로 인해 고단했던 인간 생활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또한, 조선 시대 수많은 초상화를 통해서도 두창(痘瘡) 즉 천연두를 앓은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20세기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전염병이 우리의 일상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는 시기에 조선시대 역병(疫病)과 그 속에서 일상을 지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데 모아 <역병, 일상> 특별전을 열었다. 조선 시대는 두창으로 목숨을 잃는 일이 흔했다. 두창에 대한 인간의 공포심은 손님, 마마(媽媽)로 모시는 행위로 표출되었다. 이것이 바로 마마배송굿이다. 마마배송굿은 마마신(媽媽神)을 달래어 짚말[上馬]에 태워 보내는 과정[상마거리]이 포함되어 있어 여타 다른 굿과 특이점을 갖는다. 또한, 조선 시대에도 역병이 발생하면 지인의 집으로 피접(避接)을 가고, 집 안의 외딴곳에 자신 스스로 격리하는 일 등이 빈번했다.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 자가격리 생활의 원형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 삶에 들어온 역병과 이를 보내려는 노력이 담긴 자료들을 소개하고 있다. 먼저 전시장을 들어서면 벽면가득 조선시대 발생한 전염병의 기록들이 빽빽이 신문스크랩처럼 펼쳐놓았다. 그 만큼 전염병은 오래전부터 인류와 함께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전시장 높이 솟은 벽 넘어 이적의 노래 ‘당연한 것들’이 들려진다. 2020년에 발표된 이 노래는 현재는 누릴 수 없는 평범한 일상을 그리고 있는 노래로 새로운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우리에게 ‘당연했던’ 과거의 일상이 되돌아오길 바라고 있다. 조선 시대 역병에 대한 인식과 치료법 등이 기록되어 의학사적으로 매우 귀중한 <묵재일기默齋日記>(이문건李文楗(1494~1567), 1535년부터 1567년까지 17년간 기록한 일기)와 <노상추일기盧尙樞日記>(노상추盧尙樞(1746~1829), 1763년부터 1829년까지 67년간 기록한 일기)를 관람객에게 최초 공개하고 있다. 윤개의 아들 연송의 두역痘疫이 거의 아물어서 무당을 불러서 감사드리며 신을 보냈다. -<묵재일기>, 1561년 7월 29일 두창痘瘡을 앓는 아이가 어젯밤에 증세가 매우 심해져서 가래 끓는 소리가 밖까지 들렸으니 목숨을 구하지 못할까 염려되고 매우 걱정스럽다. -중략- 유시酉時, 오후 5~7시에 이르러 두창을 앓던 아이가 결국 죽었으니 비참하고 슬픈 마음을 어찌하겠는가. -<노상추일기>, 1778년 12월 27일 또한, 대문에 고양이 그림을 붙이고 물러가기 염원했던 옛사람의 이색 처방이 수록된 19세기 프랑스 인류학자 샤를 바라(Charles Varat, 1842~1893)의 <조선기행Voyage en Corée>(1892)도 소개하고 있다. 1821년 조선 땅을 흔들었던 콜레라는 처음에 ‘괴질(怪疾)’로 불렸다. 당시 민간에서는 이를 두고 쥐에게 물린 통증과 비슷하다고 하여 쥐통이라 부르기도 하고, 몸 안에 쥐신[鼠神]이 들어왔다고도 여겼기 때문이다. 콜레라의 마귀에게는 다도 이색적이고 적대적인 방법이 사용되고 있었는데, 단순히 집 대문에 고양이 그림만 붙여 놓는 것이다. 그 이유인 즉, 콜레라와 경련이 쥐가 물어서 그렇게 된다는 것이었는데, 그러니 쥐가 무서워할 게 고양이 밖에 더 있겠냐는 것이다. -<조선기행>, 1892년 그리고 전시 후반부에는 코로나19라는 전염병과 함께하는 현재, ‘다시’, ‘함께’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진다. 대면 조사가 어려운 상황에도 시민 100여명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자료를 제공받아 전시에 추렸다. 그들의 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다시’, ‘함께’, ‘같이’였다고 한다. “내가 살려면 내 가족이 살아야 하고, 내 가족이 살려면, 또 그 옆, 주변에 있는 지인들이 살아야 하고, 결국 다 같이 살아야 하겠더라고요.” 제보자의 한마디에 전시장을 ‘다시 함께의 가치’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꾸려놓았다고 한다. 역병은 인류의 역사에서 반가운 존재는 분명 아니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때마다 우리는 항상 일상을 되찾기 위해 지혜를 생각하고, ‘함께’ 발휘해야 한다. 그런 의미로 이번 전시장의 동선은 ‘∞’을 띈다는 점이 새롭다. 또한, 전시장 구조를 건축 자재로 구현했다. 이는 부식된 철판 느낌의 구조물과 썩은 목판은 역병으로 인해 무너진 사회와 일상이다. 그리고 유물 앞뒤에 여러 형태로 교차한 비계는 치료와 치유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잇는 의미로 표현했다고 한다. 전시는 내년 2월 28일(월)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세종미술관, ‘세종 컬렉터 스토리’ 세 번째 전
세종미술관, ‘세종 컬렉터 스토리’ 세 번째 전
[서울문화인] 미술관에 들렸을 때 작품 옆에 작가와 작품의 타이틀과 함께 소장처가 표시되어 있다. 그러나 ㅇㅇㅇ미술관 소장이란 표시 이외에 개인소장이란 표시가 있다. 대부분 개인수집가들의 꿈은 자신의 수집품을 소개하는 박물관을 꾸미는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자신이 수집한 미술품을 가지고 개인미술관을 꾸미겠다고 생각하는 분은 드물다. 이는 다른 수집과 달리 미술품은 재택의 일환으로 수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술관 전시에서 개인소장가의 이름은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런데 세종문화회관(사장 안호상)이 운영하는 세종미술관에서는 독특하게 미술계에서 컬렉터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작가 후원의 사회적 가치 공감을 확대하기 위한 취지로 개인소장가의 미술품을 공개하는 ‘세종 컬렉터 스토리’를 2019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전시로 건강한 문화예술 후원 생태계 조성을 위해 꾸준히 활동해 온 컬렉터 김희근(벽산엔지니어링 회장)의 수집품을, 두 번째 전시는 ‘인영미술상’을 운영하며 50여 년간 컬렉션을 통한 작가 후원을 지속해온 컬렉터 문웅(인영아트센터 이사장)의 수집품을 소개한 바 있다. 그리고 오는 28일(일)까지 세 번째 시리즈로 故정상림(前내설악 백공미술관 이사장)의 수집품을 소개하는 <어느 컬렉터와 화가의 그림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故정상림은 법조인 출신으로, 한국 미술계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한국 근·현대 작품 중심의 내설악 백공미술관을 건립하여 운영했던 컬렉터이다. 특히 이번에는 컬렉터의 시선과 미감이 담긴 <어느 컬렉터의 이야기> 파트와, 그가 평생 예술적 동반자로 삼았던 화가 박종용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 <어느 화가의 이야기> 파트로 전시가 구성되어 컬렉터와 화가 사이의 따듯한 이야기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한국현대미술의 대표 작가들을 소개하는 <어느 컬렉터의 이야기> 지하 1층에서 진행하는 첫 번째 파트인 <어느 컬렉터의 이야기>에서는 컬렉터 정상림의 소장품 중 한국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 41점을 총 4개의 섹션으로 구분하여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섹션인 ‘인물을 그리다’와 ‘자연을 담다’ 섹션에서는 1900년대 중반 활동한 김흥수, 남관, 박영선, 권옥연, 김두환, 김영덕 등의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이 섹션에 소개되는 작품은 일본 등 국외에서 서양화를 배운 작가들이 활동을 시작했던 시기의 작품으로, 서양적 원근법과 색채 명암법을 사용하여 사실적인 표현을 중시하면서도 한국의 정감을 살린 표현이 담겨있다. 또한 당시 화단에 유행한 추상 표현주의와 조형적인 실험도 병행하였는데, 이러한 양상이 잘 드러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세 번째 섹션 ‘새로움을 시도하다’ 에서는 기계적, 기하하적 표현 등 추상적인 그림을 그린 김환기, 윤형근, 이우환, 이응노 등의 우리나라 추상회화의 대표적인 작가들로 앞서 두 섹션에서 소개한 작가들과 동일한 시대에 작품 활동을 했지만, 대상의 형태를 구체화하지 않고 개성적인 표현법을 사용하여 관객들은 동시대에 두 화풍을 비교해 볼 수 있다. 네 번째, ‘다양함을 확장하다’ 섹션에서는 재료 및 표현, 주제 등에서 다양함을 표현한 강익중, 이두식, 이배 등 1900년대 중반에 태어나 전쟁 이후 급속한 경제 발전과 1980년대 후반 다원화된 시대를 경험한 세대들로, 이들의 작품은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면서 장르의 융합과 재료의 발견, 소재의 다양화 등에 대해 고민한 현대미술의 다양한 면모가 잘 드러나 있다. 컬렉터의 동반자, 박종용 화가의 대표작 시리즈 <어느 화가의 이야기> 1층 전시장에 선보이는 두 번째 파트인 <어느 화가의 이야기>에서는 컬렉터 정상림이 가까이 교류하며 적극적인 후원을 하였던 화가 박종용의 작품 34점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최근작 ‘결’ 시리즈를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내설악 백공미술관 관장이기도 한 박종용은 2019년에 대한민국창조문화예술대상과 39회 올해의 최고 예술가상, 한국경제문화대상을 수상하고 2021년 한국미술대전에서 비구상 부분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2019년 충청남도 미술대전 심사위원장, 2020년 한국미술대전심시위원을 역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화가이다. 그의 작품세계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연 친화적인 재료를 이용하여 변화무쌍한 자연과 인공의 관계를 구현하고 있다. 무수한 색 점들이 화면에 조화롭게 배열되어 있는 박종용의 작품세계는 단순한 영감과 직관에 의존한 작업이 아니라 오랜 세월 재료와 색채에 대한 연구의 결과라 하겠다. 한국 현대사를 아우르는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임에도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의 아름다움을 지키고 나누고 싶어 한 컬렉터 정상림의 의지를 반영하여, 예술로 서로를 위로하고 행복을 나누는 사회 공헌의 의미를 담고자 무료관람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최근 세종문화회관 사장으로 부임한 안호상 사장은 “이번 전시가 미술품 수집, 작가 후원 등 미술계의 선순환 기능을 활성화하는데 일조하고, 많은 이들에게 예술적 영감이 되길 기대한다. 그리고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여 잠시나마 치유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관, 2관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30분(입장마감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허중학 기자]
국립민속박물관, 4년 만에 고로나19 퇴치를 기원하는 장승세우기 진행
국립민속박물관, 4년 만에 고로나19 퇴치를 기원하는 장승세우기 진행
[서울문화인] 국립민속박물관을 방문해본 사람이라면 정문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이하는 것이 바로 장승이다. 그리고 본관 건물을 들어서면 가장 맞이하는 것도 장승이다. 장승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이미지 중 하나로 보통 마을의 수호신, 사찰이나 지역간의 경계표, 이정표(里程標) 등의 구실과 함께 잡귀와 질병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해주는 수호신자 때로는 개인의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대상으로서의 신앙적인 성격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처럼 장승은 신앙의 대상이기 때문에 신성시되어 함부로 건드리거나 손대지 않는다. 판소리 여섯 마당 가운데 하나인 〈변강쇠전〉을 보면 변강쇠가 어느 날 옹녀가 나무를 해 오라 하여 산을 올랐으나 나무는 안하고 낮잠만 자다가 해질녘 눈을 뜬 변강쇠는 길가의 장승을 뽑아 와서 땐다. 이 일로 전국의 장승들이 모여 회의를 한 뒤, 변강쇠를 온몸에 병이 들게 하여 죽게 한다는 애기가 등장한다. 알다시피 장승은 보통은 나무기둥에 사람 또는 신장(神將)의 얼굴 형태를 소박하게 그리거나 조각하고, 천하대장군(天下大將軍)·지하대장군(地下大將軍) 등의 글씨를 새겨 거리를 표시한 신앙물로 대부분 남녀 쌍을 마주 세운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사찰주변에만 나타나는 '상원당장군지위'(上元唐將軍之位)와 '하원주장군지위'(下元周將軍之位)라는 이름을 새기기도 한다. 2017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진행한 충남 공주시 신풍면 쌍대리 토끼울 마을 장승이 이러한 예이다. 그러나 목장승은 비바람에 10년을 넘기지 못하고 부식하므로 매년 또는 2, 3년마다 장승과 솟대를 새로 만들어 세운다. 이렇게 장승을 세울 때 장승제와 함께 이뤄진다. 장승제는 주민들이 힘을 합하여 마을의 액을 밖으로 내몰아 마을을 정화시키는데 주력함으로써 그 일부를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015년 충남 청양군 정산면 용두리 노루목마을 장승제, 2017년 충남 공주시 신풍면 쌍대리 토끼울 마을 장승제에 이어 국립민속박물관이 23일, 4년 만에 장승제를 진행했다. 아이러니 하게도 코로나19로 잡귀와 질병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해주는 수호신인 장승을 세우지 못했다는 점이다. 올해 박물관 앞마당에 세워진 장승은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면 엄미2리의 장승이다. 엄미2리는 매년 정월 2월 첫째 주 일요일, 높이 2m 내외의 크기의 오리나무에 천하대장군·지하대장군의 장승 한 쌍과 가느다란 나무 위에 새를 깎아 앉힌 솟대를 함께 세운다. 하지만 이곳 장승은 일반적인 장승보다 크기가 작다. 이는 장승이 세워지는 곳이 언덕 위라서 크게 만들지 않는다고 한다. 박물관처럼 엄미2리도 코로나19로 작년과 올해는 장승제를 진행하지 못했다고 한다. 코로나19 퇴치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세워진 올해 장승제에는 엄미2리 주민과 박물관 직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현재, 과거로 거슬러가 전통사회를 휩쓴 역병(疫病)과 그 속에서 일상을 지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데 모아 선보이는 <역병, 일상> 특별전을 11월 24일(수)부터 기획전시실에서 진행한다.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