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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가치 그 숭고함을 되새기다. 국립중앙박물관 기증관 재개관
나눔의 가치 그 숭고함을 되새기다. 국립중앙박물관 기증관 재개관
[서울문화인]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이 2022년부터 2년에 걸쳐 이루어진 기증관(상설실 2층)을 새롭게 개편하고 1월 12일(금) 전면 공개하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기증관은 과거 경복궁 내 국립중앙박물관 시절 인 1981년 ‘동원실’로 시작되었지만 본격적으로 기증관이 선보인 것은 2005년 용산 이전 이후이다. 이후 유물은 새롭게 교체하여 선보였지만 전면적으로 개편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성용 관장은 “그동안 기증관을 운영하면서 많은 문제점이 대두됐다. 개편의 필요성을 느꼈으나 여러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2016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해 논의를 했으나 중단이 됐다. 그러다 2021년 기증관 개편을 확정하고 2022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오늘 이 자리에 있게 됐다.”며 3년 전부터 기증자와 기증자 유족분들과 논의를 하였다고 한다. 개편된 기증관에는 ‘이건희 컬렉션’을 제외한 3만 여점 가운데 1,082건 1,671점으로 주요 전시품으로는 이홍근 기증 <분청사기 상감 연꽃 넝쿨무늬 병>(보물)과 이근형 기증 <이항복필 천자문>(보물), 국립중앙박물관회 기증 <나전경함>(보물), 송성문 기증 <초조본 유가사지론 권제15>(국보) 등 국가지정문화유산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와 함께, 재개관을 기념하여 손창근 기증 <세한도>(국보)와 윤동한 기증 <수월관음도>가 5월 5일까지 특별 공개된다. ㈜한국콜마홀딩스 윤동한 회장으로부터 기증받은 고려불화 <수월관음도>는 선재동자善財童子가 관음보살觀音菩薩이 머무는 보타락가산補陀洛迦山을 방문하여 지혜를 구하는 장면을 담은 그림으로, 고려불화의 백미로 손꼽히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60여 점이 전하는 고려불화 가운데 수월관음도는 46점 가량 알려져 있다. 박물관 측은 이번 전시 개편은 모든 세대의 관람객이 문화유산 나눔의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면서 기증된 문화유산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공간 조성을 목표로 했다고 밝혔다. 개편된 기증관은 기증의 의미와 가치를 헤아려 볼 수 있는 ‘기증 오리엔테이션 공간’과 박물관의 소장품이 된 기증품을 다양한 주제로 펼쳐 보이는 ‘기증 주제 전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2022년 12월에 먼저 문을 연 ‘기증 오리엔테이션 공간’(기증Ⅰ실)은 ‘나눔’이라는 핵심어를 중심으로 기증 관련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아카이브 공간, 기증의 의미를 담은 영상 공간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되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기증 주제 전시 공간’(기증Ⅱ‧Ⅲ‧Ⅳ실)에는 기증자의 사연이 담긴 토기와 도자기에서 금속공예품, 목가구, 서화, 근현대 판화에 이르는 다종다양한 기증 문화유산을 세 가지 주제로 구분하여 전시실을 조성하였다. ‘기증Ⅱ실’은 ‘문화유산 지키기와 기증’이라는 주제로 20세기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의 혼란기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지킨 분들의 노력과 함께 국외로 반출되거나 훼손될 위험에 처한 뻔한 문화유산, 후손들이 정성껏 지킨 문중 문화유산, 국립중앙박물관회 등 단체의 노력이 기증으로 이어진 사례를 통해 기증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하였다. ‘기증Ⅲ실’은 ‘기증 문화유산의 다채로운 세계’라는 주제로 서로 다른 조형성과 미감을 지닌 문화유산을 전시실을 가로지르는 ‘나눔의 길’ 좌우에 전시하여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 옛 생활문화를 담고 있는 문방과 규방 공예품, 흙과 금속으로 만든 문화유산, 그리고 다른 나라의 문화유산 등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한데 어우러져 조화와 공존의 의미를 보여 준다. ‘기증Ⅳ실’은 ‘전통미술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전통미술과 현대미술이 만나는 공간이다. 예술가의 안목으로 옛 물건들에 숨어 있는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전통미술품에서 받은 영감을 예술 창작활동의 원천으로 삼은 현대 작가들의 기증품을 소개한다. 전시의 마지막에는 기증 테마 공간을 마련하여 기증 문화유산과 관련된 작은 주제 전시를 선보일 예정으로 이번에는 기증관 재개관을 기념하여 2020년 손창근 선생의 기증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5월 5일까지 전시한다. 개편된 기증관에서 새롭게 만나볼 수 있는 볼거리는 LG디스플레이의 투명 OLED 패널을 활용해 전시품을 배경 영상과 함께 감상할 수 있게 마련하였으며, 전시실을 가로지르는 ‘나눔의 길’에서는 전시품을 초고화질로 다각도에서 촬영한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외에도 시범운전을 거쳐 2월 중에는 인공지능 전시안내 로봇 큐아이가 전시실에서 전시 구성과 주요 전시품을 소개하면서 관람객을 안내할 예정이다. 또한 문화취약계층의 접근성 향상을 도모, 전시실 입구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 패널과 음성 안내를 받을 수 있는 QR코드를 설치하였고, 영상 공간에는 수어 영상과 음성 자막을 함께 제공한다. 휴게 공간 곳곳에는 설명 책자, 전시 공간에서 기증 문화유산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촉각체험물 등으로 발달장애인과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모든 관람객이 더욱 편안하게 전시를 접할 수 있게 꾸며졌다. 우리나라 박물관의 전시 공간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잘 꾸며졌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이번 전시 개편의 디스플레이에 아쉬움도 있다. 먼저 이번 전시 공간의 디스플레이는 과거 ‘이건희 컬렉션’전을 연상케 한다. 당시 선반식 디스플레이는 신선했다. 하지만 이번 개편에는 당시 관람객의 시선보다 더 높아져서 위쪽의 유물은 관람이 힘들다는 점이다. 그리고 일부 유물은 유물의 특성에 맞지 않게 벽면 깊이 디스플레이 되어 한 부분 이 외는 살펴볼 수 없다는 점은 유물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단지 디자인적 미학만을 추구한 것이 아닌가하는 느낌이 들었다. 국립중앙박물관 기증관을 방문하면 늘 기증자의 결단에 대한 놀라움을 넘어 존경과 나눔의 가치를 새삼 되새기게 된다. 이는 분명 나만이 느끼는 감정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 가치뿐만 아니라 유물로써도 그 가치도 되돌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허중학 기자]
국립춘천박물관 브랜드존 ‘이상향으로의 초대, 금강산과 관동팔경’ 개편
국립춘천박물관 브랜드존 ‘이상향으로의 초대, 금강산과 관동팔경’ 개편
[서울문화인] 국립춘천박물관(관장 이재열)이 2024년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 개최를 맞이하여 본관 상설전시실 2층에 위치한 브랜드존을 ‘이상향으로의 초대, 금강산과 관동팔경’으로 새롭게 개편하였다. 금강산과 관동팔경에 담긴 선조들의 숨결과 기증의 가치 전시에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지낸 고故 이건희(1942~2020) 회장이 기증한 금강산과 관동팔경 관련 수집품 9건 9점을 포함하여 67건 116점을 감상할 수 있다. 강원의 자연에 대한 고 이건희 회장의 관심과 수집의 범위는 조선 18, 19세기의 서화에서부터 20세기 민화 병풍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이방운李昉運(1761-1815년 이후)의 <금강산도金剛山圖>와 정선鄭敾(1676-1759) <단발령망금강산斷髮嶺望金剛山>, 그리고 허필許佖(1709-1761)의〈총석도叢石圖〉, 심사정沈師正(1707-1769) 〈삼일포三日浦〉등 금강산과 관동팔경을 그린 18세기의 뛰어난 작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상향理想鄕을 찾아 떠나는 길 금강산과 관동팔경 유람의 역사는 신라 화랑(花郞)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찍이 사선四仙이라 불리며 신선에 비유된 영랑(永郎), 술랑(述郎), 남랑(南郞), 안상(安詳)이 경주에서 동해안을 따라 올라가 금강산에서 심신수련과 산천제사를 마치고 총석정, 삼일포, 경포대, 한송정, 월송정 등에서 노닐다 경주로 되돌아갔다는 전설이 남아 있다. 전시는 2부로 구성되었다. 1부 ‘성스러운 곳, 금강산과 관동팔경’에서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깊고 신묘한 강원의 자연을 유람하며 산수의 도를 깨닫고 내 안의 이상향을 찾는 모습을 살펴본다. 자신이 거닐고 머문 시공간을 문학과 예술로 찬미하고 기록한 결과인 금강산과 관동팔경을 그린 그림을 보며, 방 안에 누워 글과 그림을 감상하면서 산수 사이를 노닐었던 조선시대 선비들의 ‘와유(臥遊)’를 전시실에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시대의 이상향, 금강산과 관동팔경 2부 ‘새로운 시대의 이상향, 금강산과 관동팔경’에서는 우리 역사의 변혁기라고 할 수 있는 조선 후기 이후부터 근대까지 금강산과 관동팔경의 모습을 살펴본다. 사대부들의 전유물이었던 금강산 유람은 19세기경이 되면 점차 신분의 경계를 넘어 확산된다. 금강산 유람이 대중화되었지만 직접 가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민화 금강산도와 민화 관동팔경도가 다수 제작되어 많은 이들의 금강산에 대한 동경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19세기 말~20세기 초에 불어 닥친 국권상실로 인한 혼란과 격동의 시대는 이 땅에 뿌리 내렸던 사람들의 삶에 또 다른 변화를 가져왔으며, 이것은 금강산과 관동팔경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제강점기에 관광지가 된 금강산의 모습을 살펴보며, 언제나 변함없이 우뚝 서 있을 것 같았던 이상향의 공간인 금강산과 관동팔경도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서 비켜갈 수 없었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 이은 전쟁과 분단으로 금강산은 점차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지고 있다. 그러나 가까이에 있지만 갈 수 없어 오히려 저마다의 금강산과 관동팔경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영상으로 만나는 이상향 이상향의 공간인 금강산과 관동팔경의 전시실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다른 차원의 세계로 들어가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사방이 영상으로 가득 채워진 ‘금강, 닿다. 바다를 이루다’라는 영상 공간을 지나게 된다. 이 공간에 서면 고요한 달빛에 잠들어 있던 금강산을 만날 수 있다.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금강산에 손을 뻗으면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들며 깨어나고 곧 금강산의 수많은 폭포에서 힘차게 떨어진 폭포수가 큰 물줄기를 이루며 깊고 푸른 동해바다로 이어진다. 키를 훌쩍 뛰어넘어 역동적으로 치는 파도를 온 몸으로 느끼며 실제로 금강산과 관동팔경 속으로 들어와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허중학 기자]
부안 내 첫 국보로 지정된 ‘부안 내소사 동종’ 국보 지정 기념행사 개최
부안 내 첫 국보로 지정된 ‘부안 내소사 동종’ 국보 지정 기념행사 개최
[서울문화인] 지난 1월 9일(화) 오후 2시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 및 수장고에서 <부안 내소사 동종>이 국보로 지정(2023.12.26.)된 것을 기념해 기념행사가 개최되었다. ‘부안 내소사 동종(扶安 來蘇寺 銅鍾)’의 국보로 지정은 부안군 내 유물로는 첫 국보 정정인 만큼 이날 지정 기념행사에서는 최응천 문화재청장, 내소사 주지 월봉 진성스님, 권익현 부안군수을 비롯하여 내소사 신도, 지역주민이 함께 한 가운데 부안군립농악단의 축하공연과 국보 지정서 교부 행사로 진행되었다. 이후, 최 청장이 직접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내소사 내 수장고에서 ‘부안 내소사 동종’에 대한 해설로 이어졌다. 한국종의 양식을 잘 계승한 아름다운 고려 동종 1963년 1월 21일 보물로 지정되었다가 2023년 12월 26일 국보로 승격된 ‘부안 내소사 동종’(높이 103cm, 입지름 67cm)은 고려 후기 동종 가운데 가장 큰 종으로, 통일신라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고려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대표작이자 기준작이다. 종을 만든 내력이 적힌 주종기(鑄鍾記)를 통해 도인(道人) 허백(虛白)과 종익(宗益)의 주관 아래 장인 한중서(韓冲敍)가 700근의 무게로 1222년(貞祐 10) 제작하였음을 명확히 알 수 있으며, 본래 청림사에 봉안되었다가 1850년(철종 1) 내소사로 옮겨졌는데, 이 내용을 적은 이안기(移安記)도 몸체에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동종을 제작한 한중서는 13세기 전반부터 중엽까지 활동한 장인으로 민간 기술자인 사장(私匠)에서 시작해 대외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아 관청 소속의 관장(官匠)이 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였다. 그는 38년간 고령사 청동북(1213년), 복천사 청동북(1238년), 신룡사명 소종(1238년), 옥천사 청동북(1252년) 등 여러 작품을 남긴 것으로 확인된다. 이처럼 고려시대 이전 동일 작가가 여러 점의 다양한 작품을 남기고 있는 사례로도 특별한 의미가 있고 그 중 내소사 동종이 그의 대표작품이다. 이 동종은 양식, 의장, 주조 등에서 한국범종사와 제작 기술과 기법을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일 뿐 아니라 주종기와 이안기 등을 통해 봉안처, 발원자, 제작 장인 등 모든 내력을 정확히 알 수 있어 학술적 가치가 뛰어나다 할 수 있다. 부안 내소사 동종은 공중을 비행하는 듯 연출된 역동적인 용뉴(용 모양의 걸이), 종의 어깨 부분을 위로 향하고 있는 연꽃잎(올림 연꽃, 앙련(仰蓮)) 문양으로 입체적으로 장식하고 몸체에 천인상(天人像, 부처가 설법할 때 부처의 주변에서 부처의 공덕을 찬탄하는 존재) 대신 삼존상을 부조로 배치한 점, 섬세한 꽃잎으로 표현된 4개의 당좌(撞座, 종을 치는 나무 막대(당목)가 닿는 부분), 균형 잡힌 비례와 아름다운 곡률을 가진 몸체 등 뛰어난 장식성과 조형성을 지녀 고려 후기 동종의 본보기가 되었다. 이는 장인 한중서의 숙련된 기술력과 예술성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더불어 내소사 동종에 ‘이 소리를 듣는 모든 이는 본성을 깨우치고 깨달음을 얻으리라(범유이자개각본심·凡有耳子開覺本心)’ 또 다른 문구가 새겨져 있지만 내소사 주지 월봉 진성스님에 따르면 마지막 타종은 1980년대이며, 이후에는 실제 타종한 기록은 없다고 한다. 또한 조의 크기로 봤을 때 이 종은 경내에서 시간을 알리거나 의식을 치를 때 사용되었었을 것이라 추측했다. 또한 아쉽게도 국보로 지정된 이후 보존을 위해 내소사 내 수장고로 옮겨져 쉽게 만날 수 없다는 점이다. 내소사 측에서 어떤 식으로 일반에게 공개할지는 앞으로 고민하겠다고 한다. 한편 기존 보종각에는 새롭게 복제종이 걸릴 예정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 선운사(禪雲寺)의 말사 부안 내소사 부안 내소사는 633년(백제 무왕 34) 백제의 승려 혜구두타(惠丘頭陀)가 창건하여 처음에는 소래사(蘇來寺)라고 하였다. 창건 당시에는 대소래사와 소소래사가 있었는데, 지금 남아 있는 내소사는 소소래사이다. 1633년(조선 인조 11) 청민(淸旻)이 대웅전(大雄殿:보물 291)을 지었는데, 그 건축양식이 매우 정교하고 환상적이어서 가히 조선 중기 사찰건축의 대표적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 후 1865년(고종 2) 관해(觀海)가 중수하고 만허(萬虛)가 보수한 뒤, 1983년 혜산(慧山)이 중창하여 현재의 가람을 이루었다. 이번 국보로 지정된 고려동종을 비롯하여, 영산회괘불탱(靈山會掛佛幀:보물 1268), 3층석탑(전북유형문화재 124), 설선당(說禪堂)과 요사(전북유형문화재 125) 등 여러 문화재가 있다. 1986년에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반경 500m 일원이 문화재보호구역(전북기념물 78)으로 지정되었다. 일주문(一柱門)부터 천왕문(天王門)에 걸쳐 약 600m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이 유명하다. [허중학 기자]
서울공예박물관, 올해의 금속공예가상 역대 수상작가 18인의 대표 작품과 신작 소개
서울공예박물관, 올해의 금속공예가상 역대 수상작가 18인의 대표 작품과 신작 소개
- 고려아연과 함께 KZ 프로젝트《만년사물》전, ‘공예를 통한 지속가능한 삶’을 주제로 - 올해의 금속공예가상 역대 수상작가 18인의 대표 작품과 신작 303점 소개 - 시민 대상 전시 연계 워크숍 프로그램 <공예가의 초대> 격주 목요일(총 5회) 진행 - 전시는 무료로 관람 가능하고, 매주 금요일 21시까지 야간 개관, 내년 3월 10일(일)까지 [서울문화인] 서울공예박물관(관장 김수정)이 고려아연에서 10년간 후원해 온 <올해의 금속공예가상> 역대 수상작가 18인의 대표 작품과 신작을 소개하는 《만년사물》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최초 공립 공예 전문 박물관인 서울공예박물관이 국내 대표적인 공예 후원기업인 고려아연(Korea Zinc)이 함께 개최하는 첫 특별기획 전시로 2013년 창설된 ‘올해의 금속공예가상’은 우리나라 금속공예 분야 국내 유일 작가상으로 고려아연은 10년간 상 운영비로 매년 5천만원씩 기부, 한국 현대 금속공예 분야 창작 기반 조성에 기여하였으며, ’23년도 KCDF 올해의 공예상(매개부문) 수상 하였다. 두 기관(서울공예박물관, 고려아연)은 지난 2023년 5월 19일, 전시 협력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하였고, 후원기업의 머리글자를 따 <KZ 프로젝트>라고 이름을 붙여 격년으로 개최될 전망이다. 공예를 통한 ‘지속가능한 삶’을 모색 《만년사물》은 만년필과 같이 오래도록 쓸 수 있는 사물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오늘날 전지구적 화두인 ‘지속가능성 sustainability’을 주제로 공예가의 작품과 일상에서 발견되는 공예적 제작·생활방식을 소개하고 지속가능한 생산·소비·일상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공예를 제시하는 전시로 우리나라 대표적인 현대 금속공예 작가 18인의 대표 작품과 함께 그들의 일상과 작품 제작과정을 4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 ‘물질을 탐구하다’ 구역에서는 금속공예가로서 새롭고 친환경적인 재료를 선택해 그 물성을 탐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금속공예가 6인▴김신령, ▴김연경, ▴원재선, ▴이영주, ▴천우선, ▴한상덕의 작품을 통해 오래 사용 가능한 사물의 형태와 기능에 맞는 재료들을 고르고, 때로는 낯선 소재에 도전해 작업을 시도하는 금속공예가들의 물성 탐구를 소개한다. 두 번째 ‘되살리고 덜 버리다’ 구역에서는 환경을 염두에 두고 버려지는 산업폐기물들과 사물들을 재활용하여 전혀 새로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공예가들의 작업을 소개한다. 쓸모를 다해 버려지는 사물들을 되살리고 덜 버리며 환경을 생각하는 제작 방식을 고민하는 금속공예가 3인 ▴박지은, ▴조성호, ▴홍지희 작품을 볼 수 있다. 세 번째 ‘일상에 기여하다’ 구역에서는 물건의 쓰임과 아름다움으로 일상에 윤기를 더하는 공예가들의 작업을 소개한다. 작품을 통해 일상 공간을 아름답게 만들고, 때로는 사물의 새로운 쓰임새를 제안하며 일상에 윤기를 더하는 노력하는 금속공예가 6인 ▴김동현, ▴김석영, ▴김현성, ▴박미경, ▴이승현, ▴주소원의 작품을 소개한다. 네 번째 ‘제작환경을 생각하다’ 구역에서는 서로 다른 제작 환경 속에서 주변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며 지속가능한 공예 작품들을 제작하는 작가들의 작업환경을 조명한다. 공장지대, 도심 주택가, 교외 농촌 등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신의 철학과 작업에 맞는 환경을 구축하며 작업하는 금속공예가 3인 ▴박성철, ▴심현석, ▴현광훈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 외도 ‘공예가의 초대’에서는 전시 참여작가들의 제작 도구를 전시하고, 역대 <올해의 금속공예가상> 아카이브 코너를 두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시민 대상 전시 연계 프로그램 <공예가의 초대>가 1~2월 격주 목요일 총 5회에 걸쳐 진행된다. 작가의 시연, 제작 체험, 라운드 테이블 등 다양한 구성의 워크숍을 통해 참여자는 전시에 참여한 공예작가를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다. 모든 프로그램에는 《만년사물》 전시의 주제 의식을 반영하여, 동시대 공예문화에 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지구환경을 살리는 바람직한 소비방식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는 오는 3월 10일(일)까지 진행되며, 매주 금요일은 저녁 9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야간 개관 때는 기획전시와 상설전시 모두 관람할 수 있고 박물관가게에서 다양한 공예품도 구입 수 있다. [허중학 기자]
한국 수묵화는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한국 수묵화는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서울문화인] 수묵(水墨)은 아주 오랜 역사를 지닌 회화의 양식이다. 하지만 100년 전 서양화가 들어오면서 전통적인 수묵은 고미술과 현대미술의 갈림길에서 미술관보다는 박물관에서 많은 경험을 하게 되면서 그곳에서 본 것 대부분 뇌리에 박제되어 있다. 이는 대중들의 잘못은 아니다. 현재 미술관에서는 거의 현대 수묵을 다루는 전시는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중의 인식이 과거에 머물고 있을 때 그럼 한국의 현대 수묵은 어떻게 변화되었을까.. 그렇다면 세종미술관의 <필묵변혁>는 그동안 수묵전시를 많이 접하지 않았던 분들에게는 현대 수묵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하는 전시가 아닐까 싶다. <필묵변혁>은 한국화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남천(南天) 송수남(1938-2013)과 소정(素丁) 황창배(1947-2001)의 작품을 통해 “필(筆)과 묵(墨), 그리고 변혁(變革)”이라는 키워드로 답을 제시하는 전시이자 한국화의 확장과 새로운 입지를 구축한 남천 송수남과 소정 황창배의 작품을 최초로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송수남은 서양화 재료인 아크릴을 수묵 작업에 도입해 장르를 넘나들고 산수화에서 추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실험을 지속하며, 그의 수묵화는 “먹을 넘어 산수화에 현대적 조형성을 입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남천 송수남의 대표작과 그간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은 작품 등 총 42점을 만날 수 있다. 황창배는 “새로운 미술담론을 주도, 시대변화에 따른 다양한 실험과 시도로 한국적 신표현주의를 모색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작가다. 그는 한국화 전통에서 벗어나 아크릴과 유화물감, 연탄재, 흑연 가루까지 다양한 재료를 사용했고, 물감을 뿌리거나 나이프로 긁고 종이를 오려 붙이는 등 기법도 수묵화에 도입했다. 황창배의 작품은 정체되고 변방으로 밀리고 있었던 한국화의 지형을 바꿔놓았다. ‘한국적 이미지를 찾고 드러내는 작업, 그것이 저의 관심’이라고 한 황창배는 전통 필묵법을 지키면서도 자신만의 화법을 찾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 황창배가 구축한 필묵변혁의 여정을 담은 42점을 소개하고 있다. 오는 1월 14일(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이 전시는 가장 큰 여운은 역시 ‘수묵화’에 대한 편견을 지웠다는 점이다. 또한 ‘직접 감상해야 제 맛이다’를 증명해 보인다. 종이 위에 펼쳐진 먹선을 훑으면서 힘과 리듬을 느끼기도 하고, 묵(墨)을 넘어 다양한 재료로 풍경과 추상으로 펼쳐낸 작품을 통해 진짜 ‘필묵변혁’을 느끼게 하는 전시가 아닐까 싶다. 한편, 현재와 미래의 수묵화는 어떤 모습일지 알아보기 위해 오늘날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들의 수묵화를 살펴보는 ‘아티스트 토크’ 시간도 이어진다. 1월 11일(목)까지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오후 2시에는 박현욱, 문이원, 성인제, 김형진 작가가 차례차례 관람객들과 만나 작품 소개와 함께 ‘나에게 한국화란?’이라는 화두로 이야기를 나눈다. <필묵변혁>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관, 2관에서 오는 1월 14일(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입장마감 오후 6시 30분)까지 관람할 수 있다. 관람료는 성인 5,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2,000원이며, 전시기간 중 별도의 휴관일은 없다. [허중학 기자]
송은문화재단, 제23회 송은미술대상 본선에 오른 작가 20인의 신작 선보여
송은문화재단, 제23회 송은미술대상 본선에 오른 작가 20인의 신작 선보여
- 2024년 1월 중 ‘제23회 송은미술대상’ 대상 수상자 1인 발표 및 시상 - 송은문화재단과 까르띠에의 후원으로 대상 수상자의 작품 총 2점 매입 - 송은(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441)에서 2024년 2월 24일(토)까지 진행 [서울문화인] 송은문화재단이 역량 있는 동시대 한국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2001년부터 매년 운영하는 미술상인 《제23회 송은미술대상전》을 지난 12월 13일(수)부터 개최하고 있다. 제정 20주년을 맞아 지난 2021년 새롭게 개편한 송은미술대상의 올해 공모에는 총 512명의 작가가 지원하였고 지난 2월 진행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작가 20인이 선정되었다. 송은미술대상은 재단법인 송은문화재단의 설립자 故 송은 유성연 명예회장(1917-1999)이 생전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추진했던 한국 미술 문화 발전을 위한 공익사업의 뜻을 기리고자 현 송은문화재단 이사장인 ㈜에스티인터내셔널(구 삼탄) 유상덕 회장이 2001년에 제정한 미술상이다. 2021년부터는 기존의 전시 형식의 심사 단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전시 참여 작가를 20인으로 확대했으며, 작가들의 창작 활동에 도움이 되는 미술상으로 거듭나고자 다양한 미술 전시 및 프로그램을 통해 역량 있는 작가를 양성 및 지원해 온 서울시립미술관, 그리고 예술과 문화에 대한 지속 가능한 지원과 헌신을 보여 온 까르띠에와 협력해 수상 혜택을 대폭 확대했다. ‘제23회 송은미술대상전’에 참여하는 작가 20인 남진우, 문이삭, 박웅규, 박형진, 백경호, 백종관, 신미정, 신제현, 유화수, 이세준, 이우성, 이은영, 임노식, 장파, 전장연, 정서희, 정진, 허연화, 황문정, 황선정은 회화, 조각, 설치, 영상, 사운드 등 여러 매체를 아우르며 동시대 한국 미술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신작을 선보이고 있다. 대상 수상자는 전시 기간 중 최종 심사를 통해 선정하며 2024년 1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기존 혜택인 상금 2,000만 원 수여 및 2년 이내 송은에서의 개인전 개최 지원과 더불어 송은문화재단과 까르띠에의 후원으로 대상 수상자의 작품 총 2점(약 3,000만 원 상당)을 추가 매입한다. 이 작품은 송은문화재단(1점)과 서울시립미술관(1점)에 각각 소장될 예정이다. 또한 서울시립미술관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인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1년 입주 기회를 제공하는 등 작가의 꾸준한 작업 활동을 지원한다. 또한, 송은미술대상전에 참여하는 작가 20인에게는 런던 델피나 재단(Delfina Foundation)과 국내 단독 협약을 맺고 운영하는 ‘송은문화재단–델피나 재단 레지던시’ 프로그램 지원 자격을 부여하고, 선정된 1인에게 12주간 델피나 재단 레지던시 활동도 지원된다. 델피나 재단은 런던에서 가장 큰 국제 레지던시를 운영하는 비영리 기관으로, 매년 40여 명의 작가를 초청해 예술인들을 위한 국제적인 예술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전시는 2024년 2월 24일(토)까지 휴관일인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별도의 예약 없이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도슨트 투어는 네이버 예약 시스템을 통해 사전 예약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하며 11시, 14시, 15시, 16시 총 4타임으로 운영된다. [허중학 기자]
아르코미술관 50주년 기념, 서로 다른 세대 작가 총 9팀의 협업 결과를 선보여
아르코미술관 50주년 기념, 서로 다른 세대 작가 총 9팀의 협업 결과를 선보여
[서울문화인] 아르코미술관(관장 임근혜, 이하 미술관)이 2024년 미술관 50주년을 맞이하여 기념전 《어디로 주름이 지나가는가》를 진행하고 있다. 아르코미술관은 1974년 종로구 관훈동에서 개관하여 1979년 현 위치인 동숭동으로 이전하였고 초기 십여 년 대관전시 중심의 운영 시기를 지나 1990년 후반부터 간헐적인 자체 기획전(‘한국현대미술 신세대흐름전’ 등)을 추진하였다. 이후 2002년 마로니에미술관, 2005년 아르코미술관으로 개칭하면서 본격적으로 기획초대전, 주제기획전 등 자체 기획전 중심의 미술관으로서 성격을 확립하는 시기를 거친다. 그리고 실험적이고 시의적인 시각예술 창작의 대표적 공공미술관으로서 약 50년 동안 2천여 건의 전시를 개최하였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 5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인 만큼 그동안 미술관 전시에 참여했던 작가, 미술관과 인연을 맺었던 관계자들이 함께 작가를 선정하고 그리고 이들에게 함께 교류하고 싶은 서로 다른 세대의 작가를 추천받아 함께 선보이는 이색적인 전시로 총 9개의 작가 팀(19명, 박기원×이진형, 서용선×김민우×여송주, 신학철×김기라, 이용백×진기종, 정정엽×장파, 조숙진×이희준, 채우승×최수련, 최진욱×박유미, 홍명섭×김희라)과 함께 작가 중 3명(공성훈, 김차섭, 조성묵)의 유작 및 미발표작은 물론 미술관 전시사를 살펴볼 수 있는 아카이브 자료 약 200점을 선보인다. 추천을 통해 초청된 작가 중 약 80% 이상은 아르코미술관에서 처음 전시하는 작가로 구성되어 다른 세대를 경유한 작가들의 만남을 통해 동시대 미술계에 던지는 화두를 살펴보고 있다. 이 외에 미술관 전시사에서 중요한 업적을 남겼던 작고 작가로 시대의 불안과 모순을 풍경을 통해 표현하는 회화적 태도로 잘 알려진 고 공성훈 작가(1965-2021)는 미발표작 및 초기 대표작 중심으로 1990년대 초 조명 조각 설치 작업 및 2000년대 초 Dog 시리즈 등을 선보이며, 자연과 자신과의 관계를 살피며 인간 문명의 근원을 탐구하는 작업을 한 고 김차섭 작가(1942-2022)의 미발표작 및 주요 대표작, 작업 노트 등 약 10점을 작가의 세계관이 잘 드러날 수 있는 작업들의 연결성을 고려하여 설치되었다. 1960년 국전에서 특선을 받으며 미술계에 알려진 조각가 고 조성묵 작가(1940-2016)는 한국 최초의 전위 조각 단체인 ‘원형회’ 및 미술단체 AG에 참여하며 조각의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흐름을 이끌어왔다. 이번 전시에 〈메신저&커뮤니케이션〉, 〈메신저〉를 비롯하여 그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인 <청동 의자>를 마나볼 수 있다. 별관에서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 이곳에는 미술관의 굵직한 역사를 일괄하고 200여 점의 도록, 출판물, 사진, 영상 및 관계자 인터뷰로 구성되어 미술관이 지나온 발자취 안에서 향후 미술관의 모습을 그려보고 미래의 가능한 방향을 유추해 보고 있다. 한편, 전시와 연계된 학술행사로 12월 말 팀별 작가와의 릴레이 대화를 시작으로, 아르코미술관 50주년 특별 심포지엄 및 학술행사를 통한 미술관의 향후 지향점 및 역할에 대한 심층 토론, 아카이브를 활용한 퍼포먼스 등이 50주년을 맞이하는 2024년 3월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상세 내용 및 참여자 모집 안내는 추후 홈페이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2024년 3월 10일까지 진행되며, 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고 입장료는 무료이다. [허중학 기자]
2023년 환수한 국외 문화유산 1,083건 1,550점, 2022년 대비 10배 증가
2023년 환수한 국외 문화유산 1,083건 1,550점, 2022년 대비 10배 증가
[서울문화인] 국외에 소재하는 우리 문화유산 환수에 대한 국민적 관심 속에서 2023년 올 한 해 동안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이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김정희, 이하 ‘국외재단’)과 함께 환수한 국외 문화유산이 총 1,083건 1,550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 수치는 국외 문화유산 환수 업무를 수행하는 국공립 박물관 등 타 기관의 환수 현황은 제외한 것으로, 지난 2022년의 성과(80건 170점)에 비하면 10배 가량 증가한 수치이다. 2023년 기준으로 약 23만 점의 문화유산이 국외에 소재하는 상황 속에서 문화재청은 국외재단의 현지 협력망을 통한 정보 입수와 복권기금을 활용한 긴급매입, 국외 소장자의 자발적 기증 유도 등 다각적 경로로 환수를 추진하였고, 올 한 해 환수 현황은 이러한 전략적 정책을 가시적으로 나타내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2023년 환수 문화유산의 대표 유물로는 《대동여지도》, 《묘법연화경 권제6(고려 사경)》, 《고려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 등이 있다. ▲ 지난 3월 환수한 《대동여지도》는 조선의 지리학자 김정호(金正浩, 1804년 추정〜1866년 추정)가 제작한 병풍식 지도첩으로, 기존에 국내에 소장되어 있는 《대동여지도》와 달리 《동여도》의 주기 내용을 필사해 보완한 것으로 더욱 큰 가치를 지니며, 5월 16일부터 약 한 달 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특별 전시를 통해 국민들에게도 공개된 바 있다. ▲ 《묘법연화경 권제6(고려 사경)》 역시 올해 3월 국내로 들여온 불교 문화유산으로, 감색(紺色) 종이에 경전의 내용을 금·은니(金·銀泥)로 필사하여 절첩본으로 만들었고, 약 700년이 흘렀음에도 보존상태가 양호하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또한, ▲ 약 1년여 간의 협상 끝에 지난 7월에 환수된 《고려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는 전 세계 20건도 없는 고려 나전칠기로서 높은 작품성을 지니고, 약 800년의 시간 속에서도 양호한 보존 상태를 유지하여 그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세밀가귀(細密可貴)의 방-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螺鈿唐草文箱子)’ 특별전(’23.12.7.~’24.1.7.)을 통해 국민들에게 전시 중이다. 위에 소개한 문화유산들은 모두 문화재청의 긴급매입 예산을 통해 환수된 반면, 국외 소장자의 자발적 기증을 통한 환수 사례도 괄목할 만하다. ▲《미국인 민티어 부부(Gary Edward Mintier & Mary Ann Mintier) 소장 서화·전적류 및 사진자료(1,075건, 1,516점)》는 과거 평화봉사단(Peace Corps)의 일원으로 한국에 파견되었던 민티어 부부가 1969년부터 1975년까지 수집한 유물과 기록자료들로 한국 현대사·지역사 연구에 중요 자료로써 활용 가치가 높게 평가되며, 현재 서화·전적류는 국립중앙도서관에, 사진자료는 부산박물관에 각각 기증되어 보관 중이다. ▲ 지난 10월 미국인 마크 A. 피터슨(Mark A. Peterson) 교수가 기증한 《백자청화정부인양주조씨묘지(白磁靑畵貞夫人楊州趙氏墓誌)》는 초대 주미 전권공사였던 박정양(朴定陽, 1841~1905)의 부인 양주 조씨(楊州趙氏, 1841~1892)의 묘지(墓誌)로서, 국외재단의 현지 협력이 소장자의 자발적 기증으로 이어져 후손(반남박씨 죽천공파 종중)의 품으로 무사히 유물이 돌아갔다. 국외 문화유산 환수 정책은 먼 이국에 나가 있는 우리 문화유산이 국내로 온전히 돌아와 보다 체계적인 관리 속에서 후대에 전승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문화재청 고유의 업무이다. 문화재청은 2024년에도 국외재단과의 상시 협력체계를 유지하면서 적극 행정과 현지 협력망 강화 등을 통해 국외 문화유산의 발굴과 환수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 밝혔다. [허중학 기자]
대구미술관, 제23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전 ‘윤석남’과 연계 청년특별전 이선경 작가 선보여
대구미술관, 제23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전 ‘윤석남’과 연계 청년특별전 이선경 작가 선보여
[서울문화인] 대구미술관이 지난해 제23회 ‘이인성미술상’을 수상한 윤석남 작가의 개인전 ‘윤석남’을 대구미술관 2, 3전시실과 선큰가든에서 개최하고 있다. ‘이인성미술상’은 서양화가 이인성 화백의 작품세계를 기리고 한국 미술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대구시가 1999년 제정한 상으로 2014년부터 대구미술관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제23회 수상자 윤석남 작가는 여성, 생태, 역사 등의 주제를 통해 국내 문화예술의 유산을 현대미술 매체와 결합하는 유연성과 독창성을 높이 인정받았다. 심사위원회는 윤 작가는 “한국 여성주의 미술의 영역을 개척했으며, 회화와 설치,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이뤄가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윤석남(1939~, 만주)은 한국의 여성주의 미술을 개척하고 발전시킨 대표적인 작가다. 그는 ‘여성’이라는 주제에 전념하며 한국사회에서 여성의 삶과 현실, 경험을 담은 작품을 통해 여성의 주체성을 부각하고 여성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데 기여해 왔다. 특히 그는 어머니와 모성에 관한 자전적 이야기를 예술의 뿌리로 삼고 이후 정체성, 생명과 돌봄, 여성사로 주제를 확장하여 최근 역사 속 여성을 재해석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마흔에 독학으로 그림을 시작한 윤석남은 1982년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난 40여 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1985년 김인순, 김진숙과 ‘시월모임’을 결성하여 한국 여성미술에 주요 기점이 되는 전시를 주도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펼쳤다. 우리나라의 여성문화 운동을 주도해 온 장본인이기도 한 윤석남은 90년대 페미니스트 잡지 ‘이프(if)’를 발행하는 등 여성문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80년대부터 시작된 여성 문인들과의 지속적인 교류와 여성문화운동은 윤석남이 여성주의에 대한 시각을 넓히고 작업 세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자극과 원천이 되었다. 전시는 여성이라는 큰 주제 아래 투쟁과 헌신의 여성사, 정체성, 생명과 돌봄의 가치 등을 다양한 매체로 조명하고 있다. 특히 한국 여성 독립운동가를 다룬 채색 초상화 20점을 신작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 신작은 작가가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역사 속에 사라진 존재가 아니라 빛을 발하는 인물로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더 많은 초상화를 그리는 것이 자신의 목표이자 과업이라 전했다. 전시장 한 켠에는 나무로 제작된 개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 작품은 ‘1,025: 사람과 사람 없이’로 1,025마리의 유기견과 그들을 보살피는 이애신 할머니에게 바치는 헌사 작품이다. 작가는 인간에게 버림받고 무력한 처지에 놓인 1,025마리의 유기견을 위로하고 할머니의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 1,025개의 조각을 만드는 작업에 5년간 몰두했다고 한다. 작품의 방대한 규모로 인해 접할 기회가 드물었기에, 이번 전시는 그 자체로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핑크룸VI’은 윤석남의 ‘룸’ 연작 중 하나로, 90년대 중반부터 다양한 색상과 오브제를 통해 소개된 작품으로 2전시실과 3전시실 사이에 위치한 선큰 가든에 새롭게 탄생한 ‘핑크룸VI’은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작가의 내면을 형광 핑크로 둘러싸인 방, 앉을 수 없는 소파, 유리구슬, 거울 등을 통해 형상화했다. 윤석남은 2001년에서 2003년 사이에 일기를 쓰듯 수많은 드로잉을 남겼다. 당시 작가가 느낀 감정과 생각, 관찰, 일상 경험을 담아낸 드로잉 연작에는 작가 내면과 여성의 삶에 대한 소회가 은유적으로 담겨 있다. 백여 점의 드로잉과 함께 작가의 자화상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이정민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윤석남의 시선을 따라가며 용기 있는 삶의 이야기를 마주하는 여정이다. 소외되고 지워진 존재들에 의미와 주체성을 불어넣는 작품을 통해 여성의 삶과 투쟁이라는 페미니즘을 넘어, 휴머니즘의 실천으로 확장된 차원에서 윤석남의 예술세계를 만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전 연계 청년특별전, “이성경 : 짐작하는 경계” 더불어 올해 첫 선을 보이는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전 연계 청년특별전으로 이성경 작가의 개인전 “짐작하는 경계”가 2전시실에서 진행되고 있다. 청년특별전은 대구미술관이 청년 작가를 지원하고 지역 미술을 활성화고자 신설한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전 연계 전시다. 올해 첫 선정된 이성경(1982~, 대구) 작가는 한지와 먹, 목탄, 안료 등의 전통적인 매체를 사용하여 이를 현대의 풍경이라는 문맥 안에서 새롭게 해석하여 전통과 동시대적 감성을 연결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특히 한지와 목탄을 십여 년 이상 사용해 오고 있는 이성경은 재료가 가진 고유의 물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작가다. 한지와 목탄, 그가 즐겨 그리는 풍경에는 모두 ‘나무’라는 공통점이 발견되는데, 이는 촉각적인 표현을 탐구하는 재료이자 예술적 심미성과 메시지를 담아내는 중요한 상징적 요소이다. 작가의 초기 작업에서 목탄을 주로 사용한 드로잉적인 표현이 돋보였다면, 최근 작품에서는 기법과 내용 면에서 한층 실험성 강한 회화적 시도가 드러난다. 장지에 채색을 올리고 목탄으로 그리고 지우기를 무한히 반복한 화면은 그 속에 남은 흔적들까지 풍경의 잔상으로 끌어안는다. 이성경의 작품은 주로 일상 속의 풍경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림자, 그림자가 된, 또는 그림자가 드리워진 풍경을 모티프로 삼는 작가는 일상 속에서 다양한 인식의 변화를 표현한다. 그림자가 지닌 의미에 대해 작가는 “공간과 사건 안에서 타자가 되는 경험”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동시에 그에게 그림자는 어둠의 차원을 넘어 많은 것을 포용하면서도 사물을 평등하게 하는 모종의 장치라 할 수 있다. 그림자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최근 반영상(反影像)으로 이어진다. 주목할 점은 유리 빌딩이나 창문과 같은 이중 프레임을 활용한 표현 방식이다. 작가는 창을 통해 바라보는 풍경과 내부 공간을 하나의 화면에 결합하여 공간적 구조를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현실 공간과 화면 공간이 중첩되는 시각적 효과를 드러내, 보는 이에게 상상의 여지를 제공한다. 또한, 이중 프레임을 통해 반사되는 효과나 유리에 반영되는 이미지를 활용해 작품의 소재를 풍경에서 풍경을 관찰하는 시선으로 확장하였다. 그의 작품에서 인물은 완전히 배제되지만, 풍경이나 특정 장소를 응시하는 혹은 스치듯 지나치는 누군가의 시선을 통해 사건-기억-잔상 등의 다양한 이야기 구도를 상상케 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 ‘짐작하는 경계’는 작가가 직접 지은 것으로, 그가 몰두해 온 경계에 대한 시선을 함축하는 표현이다. 전시는 인공 연못을 담은 ‘땅의 창’, 도로 위 흐릿한 대상을 포착한 ‘바람 그림자’, 그리고 유리 빌딩에 반영된 이미지를 그린 ‘또 다른 그림자’로 구성된다. 전시를 기획한 이정민 학예연구사는 “이성경 작가는 현실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만의 예술적 언어로 해석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회화 기법을 모색한다. 자연과 인공, 현실과 환상, 물리적 경계와 인식적 경계에 대한 탐구가 녹아있는 이번 전시는 이성경의 작품 세계를 보다 깊이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두 전시는 12월 31일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전시] 다양한 매체로 표현된 만화경 같은 그림, 크리스토프 루크헤베를레 첫 국내 개인전
[전시] 다양한 매체로 표현된 만화경 같은 그림, 크리스토프 루크헤베를레 첫 국내 개인전
“내 작품들의 의미는 작품 안에 비밀처럼 숨겨져 있기보다는 관객들이 성찰과 인식이 과정을 거치는 동안 상당히 구체적으로 결정되고 구성된다. 나는 사람들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는 게 좋다. 사람들이 보는 것이 저마다 달라 모순이 생길수록 더 좋다.” [서울문화인] 한 가지 신조 또는 스타일만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하고 폭넓은 시각을 지향하면서도 독특하고 독자적인 자신들만의 작업세계를 구축하며, 회화의 전통성을 이어가고 있는 ‘신(新)라이프치히 화파’ 작가 크리스토프 루크헤베를레(Christoph Ruckhäberle b.1972-)가 서울숲 갤러리아포레 더서울라이티움 제 1 전시관에서 국내 처음 개인전을 진행하고 있다. 크리스토프는 네오 라우흐, 로사 로이 등 라이프치히 출신의 화가들로 이루어져 회화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신라이프치히 화파의 선두주자로, 그는 그림을 구상하는 요소 점, 선, 면을 다채로운 색(때로는 흑백으로 표현하기도 함)과 이를 다양한 매체를 사용한 회화를 통해 보여줄 뿐만 아니라 대형조각, 드로잉, 그리고 실크스크린, 목판화 등 인쇄의 전통적인 방식에도 큰 흥미를 가지고 이를 작품에 활용한 실험적인 예술을 해오고 있다. 이처럼 크리스토프의 예술적 작업은 광범위한 형식으로 작업을 해오고 있는 만큼 이번 전시의 명칭 ‘그림 깨우기’는 작가로서 작업 과정에서 행해온 예술적 실행, 그리고 끊임없는 실험과 깊게 관련되어 있다. 캔버스를 넘어선 공간으로 확장하여 기존의 형식적인 미술 표현방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작업의 스펙트럼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로 2007년에서 최근의 작품을 비롯하여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작품까지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160여 점을 소개하고 있다. "나의 작품은 모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이야기에 대한 모험이다." - 크리스토프 루크헤베를레 그만큼 이번 전시는 각 섹션마다 작가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만나볼 수 있다. 첫 번째 관(그들의 춤추지 않는다, 발끝으로 노래한다.)에서는 즐겁게 춤추는 인물들이 월페이퍼의 형태로 캔버스와 종이의 네모난 틀을 벗어나 경계의 밖으로, 벽으로, 바닥으로 점점 영역을 넓히고, 하나의 문을 지날 때마다 바뀌고 중첩되는 패턴의 반복은 관람객들에 시각적 환희를 선사한다. 그림 속 인물들은 때로는 미완성된 퍼즐처럼, 때로는 끝이 없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캔버스를 가득 메운 채 춤을 추고 있다. 두 번째 관(의미 있는 충돌 = 모양 x 모양 x 모양)에서는 크리스토프의 그림으로부터 깨어나 이동된 기하학적 모양들이 서로 더해지고 곱해지며 확장되었다. 우연의 반복처럼 보이지만, 작가의 의도에 의해 정교하게 짜여졌다. 단순화된 이미지는 차원과 경계를 넘나들며 미지의 규칙으로 점점 그림의 세계를 넓혀간다. 마치 마티스의 작품을 연상하는 이 공간에서는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는 대형 인물 조각 및 다채로운 형태와 색감의 패턴을 경험할 수 있다. 세 번째 관(더 낮게, 더 가까이, 그리고 더 단순하게)에서는 작업의 초창기부터 영향을 받은 누보로망(1960년대 프랑스에 등장한 소설 형식으로 특정한 줄거리와 묘사를 중요하게 여겼던 전통적인 서사의 형식을 벗어나, 작가가 자신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순간적인 생각이나 기억을 새로운 형식을 통해 재현한 ‘신소설’) 작업 방식의 작품들로 의도된 몸짓과 표정들, 겹겹이 쌓인 사물들의 층층 사이에 수수께끼와 같이 숨어있는 팔과 다리들 마치 연극의 한 장면과 같은 신작들을 선보이고 있다. 네 번째 관(사건의 재구성 : 마법과도 같은)에서는 어떠한 대상을 디컨스트럭트, 즉 해체하고 재조합하여 보여주는 작가의 특징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으로 사물을 다각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입체파를 연상시키는 작가의 추상 시리즈는 네모난 틀을 가로지르는 직선들과 그림으로부터 추출한 듯한 조각 시리즈로 단순하고도 복잡한 시각적 사건의 재구성을 보여준다. 다섯 번째 관(공상의 부스러기들)에서는 흑백의 선명한 대비와 함께 콜라주 기법으로 편집된 작품들로 이루어진 공간으로 크리스토프 작가가 실크스크린과 목판화 등 인쇄의 여러 방식에 큰 흥미를 느끼고 이를 적극적으로 작품에 활용한 예술적 실험을 계속해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관(메이크-업 : 달라짐의 미학)은 전시장의 천장에 설치된 수많은 얼굴들은 생기발랄한 표정부터 음흉해 보이는 미소까지, 상황에 따라 수시로 다양한 가면을 써야 하는 우리의 얼굴과도 같은 표정을 하고 있다. 작가의 초기작인 곡예사와 우스꽝스런 포즈로 일그러진 표정을 한 인물은 강렬한 색의 사용과 캔버스를 가득 채운 구도로 전시장에 서로 마주하고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에서는 L자로 꺾인 팔과 다리, 얼굴, 모자와 신발이 각각 따로 캔버스 안을 춤추며 떠다닌다. 한편, 마지막 관에서는 매주 금요일, 토요일 저녁에만 진행되는 특별한 프로그램, <나이트 피크닉>(20:00~22:00)이 개최될 예정이다. 1일 100명 참여 신청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나이트 피크닉>에서는 무선 헤드폰을 착용하고 작품 감상의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정된 음악 플레이리스트에 맞추어 자유롭게 춤추는 색다른 전시 관람의 경험이 제공된다. 전시느 2023년 3월 3일(일)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