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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세계유산축전, 9월 안동·영주, 10월 수원, 제주에서 진행
2022 세계유산축전, 9월 안동·영주, 10월 수원, 제주에서 진행
[서울문화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국내 세계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전 국민이 향유하기 위해 문화재청이 2020년 시작, 올해로 제3회 째를 맞이하는 ‘2022년 세계유산축전’(주관, 한국문화재재단)이 오는 9월 3일을 시작으로 10월 22일까지 경상북도 안동과 영주(9.3~25), 수원(10.1~10.22), 제주(10.1~16)에서 세계유산을 주제로 한 다양한 공연과 전시, 체험 프로그램으로 펼쳐진다. 축전의 첫해인 2020 세계유산축전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9개 서원(소수, 남계, 옥산, 도산, 필암, 도동, 병산, 무성, 돈암), 경북(경주, 안동, 영주),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서 진행되었으며, 2021 세계유산축전은 ‘백제역사유적지구’(공주·부여·익산), 안동, 수원화성,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등 4개의 지역에서 진행되어 세계유산을 활용한 축제의 방향을 제시했다. 하지만 2차례 축전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진행된 만큼 세계유산을 온라인으로 소개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선보였으며, 대면 프로그램의 경우 지역별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에 의해 소규모 프로그램과 사전 예약제로 진행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비록 최근 감염자가 급증하는 상황이지만 거리두기 해제로 이동이 과거와는 달리 자유로운 만큼 진정한 축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축전의 시작은 9월, 경상북도 안동 하회마을, 도산서원, 병산서원, 봉정사 그리고 영주 소수서원과 부석사에서 ‘이동하는 유산(World Heritage in Transit)’(총감독 장혜원)을 주제로 세계유산에 깃든 유교, 불교, 성리학 등의 전통적인 가치를 현대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는 18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먼저 축전의 개막을 알리는 안동 하회마을에서는 개막공연으로 하회탈 탄생설화를 기반으로 부용대 절경을 활용한 실경 퍼포먼스 극 ‘나는 유교다 : 더 레알 유교’(9/2~4, 19시)을 시작으로 하회마을 전통놀이인 선유줄불놀이의 현대적으로 재현한 ‘선유줄불놀이’가 진행된다. 또한,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한 ‘세계유산축전 주제관’에서 세계유산의 가치를 현대예술로 풀어낸 상설 디자인 전시와 더불어 유휴 고택에서 국내외 유수의 예술가들이 참여한 레지던스 전시 HIA국제미술제 ‘낙동한담 : 뒤집어보기’가 진행된다. 병산서원에서는 서애 류성룡선생의 일대기를 병산서원의 공간미와 함께 풀어낸 음악극 ‘풍류병산 : 향의 노래’, 병산서원의 가치와 서원의 일상을 체험해볼 수 있는 2박 3일 스테이 프로그램 ‘병산서원에서의 3일’이 진행된다. 이 외에도 축전기간 도산서원은 야간개장이 실시된다. 또한, 세계유산 병산서원과 하회마을을 잇는 하회구곡길을 라디오 생방송을 들으며 걷는 트래킹 프로그램 ‘구곡길 라디엔티어링’이 진행된다. 이어 영주 부석사에서는 세계적인 안무가 안은미가 부석사의 설화와 가치를 경내를 이동하며 공연하는 현대무용극인 ‘부석사 명무전 <기특기특>’(9/10~11, 13시)과 영주 세계유산 가치를 미디어 아트와 전시로 풀어낸 미디어아트展 ‘빛으로 피어오르다. 감개무량(感慨無量)’, 부석사의 화엄사상과 가치를 담은 ‘산사음악회’가 진행된다. 또한, 소수서원에서는 소수서원의 유생들의 일상을 직접 체험해보는 1박2일 소수서원 유생체험 ‘극한체험 선비-소수서원 유생 체험’, 소수서원 새벽의 모습을 답사하고 공연과 퍼포먼스극을 감상하는 소수서원 새벽투어 ‘영주효행 : 유산의 새벽’, 안향선생의 영정을 봉안하던 영정봉안례의 재현행사 ‘소수서원 영정봉안례’, 소수서원 유생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제작되는 마당놀이극 ‘죽계의 선비’ 등 소수서원 유생들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더불어 안동과 영주의 세계유산을 직접 투어하며 세계유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답사 프로그램 ‘나의 세계유산답사기’, 모바일 현장AR을 통해 세계유산을 직접 투어하고 답사하며 캐릭터를 수집하는 AR투어 프로그램 ‘유산탐정AR’가 축전기간 상설로 진행된다. 10월에는 ‘수원화성’과 ‘제주’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존 프로그램과 새로운 프로그램이 더해져 진행된다. ‘수원화성’(10.1~22)에서 진행되는 세계유산축전은 ‘의궤가 살아있다 : 수원화성, 즐기다’를 주제로 총 16개의 공연과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올해는 의궤에 기록되어 있는 수원화성 축성에 참여한 ‘장인’들이 주체이자 주제로 한 전시와 체험프로그램이 특징이다. 먼저 수원화성 축성을 위한 장인들의 노동행위를 예술로 승화한 ‘거장(巨匠)-거룩한 장인들’을 비롯하여 장인들을 주제로 한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 ‘의궤속 장인마을’ 등이 올해 주제를 관통한다. 이 외에도 정조의 궁중음식을 오감으로 풀어 낸 ‘맛있는 수라간’, 수원화성과 행궁동 내 50개 상점을 배경으로 증강현실(AR) 기반의 이동통신(모바일) 게임 콘텐츠 ‘수원화성의 상속자들’. 성곽의 야간 감상 프로그램인 ‘수원화성의 밤을 걷다’, 달리기 프로그램인 ‘쓰담쓰담 수원화성’ 등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특히, 수원화성의 실제 거주민들이 축전을 진행하고 의궤 속 인물들을 재현하며 축전의 가치를 확산하는 ‘성안사람들’, 지역 청년들이 직접 참여하는 ‘세계유산 아카데미’ 등은 수원 시민들의 참여가 돋보이는 행사이다. 마지막으로 세계자연유산인 제주의 가치를 알 수 있는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10.1~16.)은 매년 축전 개최지로 선정되고 있는 곳으로 올해는 ‘Connect : 연결’을 주제로 제주의 세계자연유산과 인간의 삶이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 볼 수 있는 총 9개의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제주의 문화축전은 제주의 관광특징을 잘 살린 5박 6일의 자연유산 순례 프로그램인 ‘세계자연유산 순례단’, 일곱 유산마을(선흘1리, 선흘2리, 덕천리, 김녕리, 월정리, 행원리, 성산리)의 주민이 직접 전문가로 참여, 프로그램 참여자에게 지역의 역사와 민속을 소개하는 ‘세계자연유산마을을 찾아서–유산마을을 걷다’ 등 제주의 자연유산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젝트부터 전시, 체험과 교육, 공연 등 다양한 콘텐츠로 세계자연유산 제주의 자연 친화적 분위기를 한 공간에서 만나보는 ‘불의 숨길 아트프로젝트’, ‘만장굴 아트프로젝트’ 등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특히, 벵뒤굴, 만장굴, 김녕굴 등 자연유산 지역을 전문가와 탐험할 수 있는 ‘세계자연유산 특별탐험대’는 평소에는 개방하지 않는 비공개 구간이지만 축전기간에 특별히 탐방할 수 있어 매년 치열한 경쟁률을 자랑한다. 이처럼 제주에서 진행되는 세계유산축전은 사전 예약을 통해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많은 만큼 홈페이지(http://worldheritage.kr)를 통해 미리 확인, 예약을 하여야 원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2022 세계유산축전에 더 자세한 사항은 통합누리집(https://worldheritage.modoo.at)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허중학 기자]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일상의 순간을 예술적 영감으로 승화시킨 작가의 작품 조망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일상의 순간을 예술적 영감으로 승화시킨 작가의 작품 조망
일상의 순간을 예술적 영감으로 승화시킨 24명(팀) 작가의 작품세계 조망 [서울문화인] 수원시립미술관이 2015년 개관 이후 수집한 주요 소장품과 함께 국립현대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등 국공립미술관의 열 곳의 소장품을 선보이는 소장품 교류기획전 《우리가 마주한 찰나》를 9일 개막하였다. 이번 전시는 소장품 가운데 우리가 지나쳤던 일상의 순간과 경험을 예술로 새롭게 발견하는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로 강운, 김창열, 이동기 등 24명(팀) 작가의 작품 총 79점을 3부로 나뉘어 전시하고 있다. 1부 ‘자연’에서는 환경과 자연을 바라보고 느꼈던 시선을 담아낸 작품이 소개되는 공간으로 강운, 이광호, 이명호, 임선이, 원성원, 이이남, 전현선 작가까지 이들이 재현한 자연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이 중에 자신의 심경과 감정을 하늘의 구름으로 나타내는 강운(b.1966-)작가는 바람, 구름, 빛의 조화로 경쾌한 마음의 상태를 반영한 <순수형태-심경(心輕)>(2005, 경기도미술관의 소장)와 함께 구름을 수많은 작은 한지를 겹쳐 표현하여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 현상을 응결시킨 작가의 대표작 <공기와 꿈> 연작(수원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소장)이 소개되고 있다. 고전 명화에 애니메이션 기법을 가미해 디지털 산수화를 창작하는 작가 이이남(b.1969-)의 작품에는 천지자연의 이치에 따라 약동한다는 동양의 자연관과 고전 회화론을 현대기술을 통해 표편해낸 수원시립미술관 소장품 <인왕제색도-사계>(2009), <조춘도(早春圖)-사계Ⅱ>(2011)가 소개되고 있다. 이미지를 수집하고, 재구성하여 그것들의 원래 의미를 초월해 새로운 관계와 맥락을 캔버스에 그리는 전현선(b.1989-) 작가는 인터넷에서 수집한 이미지들을 수채로 얇게 올린 작품으로 총 15점의 캔버스로 구성된 작품 품으로 가로 7m, 세로 3m에 달하는 평면의 회화 숲속에 들어서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나란히 걷는 낮과 밤>(2017-2018, 국립현대미술관 소장)과 함께 작가의 초기작인 <느슨하지만 선명한>(2015, 수원시립미술관의 소장)를 만나볼 수 있다. 2부 ‘인간’에서는 역사, 사회, 문화에 대한 작가의 다양한 관점과 태도를 만나볼 수 있는 공간으로 서용선, 이건용, 윤지영, 정정엽, 강애란, 이동기, 손동현, 송상희, 뮌 등 9명(팀) 작가의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윤지영(b.1984-)은 여성을 향한 폭력을 미화시키거나 정당화한 신화에 저항하는 작품을 통해 사회 저변에 깔린 보이지 않는 의식 구조를 드러낸 <레다와 백조>(2019, 수원시립미술관 소장)와 타인의 희생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담은 퍼포먼스 작품 <달을보듯이보기>(2013-2014) 를 만나볼 수 있다.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여성주의적 시각을 바탕으로 회화, 판화, 설치, 드로잉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정정엽(b.1962-) 작가는 2021년 수원시립미술관에 기증한 <네 방에 댄스홀을 허하라>(2016), <더-엄마>(2017) 등 거울 설치작 9점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거울에 비치는 관람객의 모습 위로 여성들의 고단한 삶을 마주하게 된다. 일본의 ‘아톰’과 미국의 ‘미키마우스’를 결합한 캐릭터 ‘아토마우스’로 유명한 이동기(b.1967-) 작가는 비눗방울처럼 복제된 ‘아토마우스’와 한국의 진돗개를 모티브로 한 ‘도기독’을 화면 전면에 구성한 작품 <버블>(2017, 수원시립미술관 소장)과 함께 ‘낱말들(Words)’ 시리즈 중 <용>(2017)과 <아비뇽의 아가씨들>(2017)을 전시장에 나란히 배치하여 작가의 최근 동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3부 ‘그 너머’에서는 시공을 초월하여 인간의 내면과 예술에 관한 사유를 담은 작업 세계를 살펴보는 공간으로 김창열, 한운성, 하동철, 이수경, 이배, 김인겸, 김아타, 윤향로의 8명 작가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실험들은 우리의 시각과 사유의 지평을 넓혀준다. 대중문화와 애니메이션 이미지를 재해석한 작업을 선보이는 윤향로(b.1986-)는 이번 전시에서 ‘스크린샷’과 ‘Drive to the Moon and Galaxy’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두 시리즈는 웹 이미지에 익숙한 디지털적 시대감각을 추상화 형식으로 재현함으로써 동시대 회화를 새롭게 변화시키려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있다. 디지털 사진 기법을 이용하여 인간 본질에 관한 성찰을 담은 김아타(b.1956-)는 시리즈 작업인 ‘뮤지엄 프로젝트’와 ‘온 에어 프로젝트’의 대표작품을 수원시립미술관과 경남도립미술관 소장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 ‘뮤지엄 프로젝트’는 플렉시글래스 상자 속에 인물들을 넣고 촬영한 사진 연작으로 작가는 인간을 사물같이 대하는 방식을 통해 역설적으로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성찰을 제공하며,‘온 에어 프로젝트’는 피사체를 카메라에 8시간에서 25시간 동안 장시간 노출한 뒤 중첩한 사진 연작으로 모든 것이 영원할 수 없다는 작가의 철학이 반영된 작품이다. 특히 물방울 작가로 잘 알려진 김창열(1929-2021) 작가의 대표작으로 우주의 생성과 운행 원리를 담은 천자문과 물방울을 통해 물의 미학을 회화로 구현한 <회귀> 연작 세 점(대구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수원시립미술관 소장)과 함께 국립현대미술관의 <물방울>(1978)이 소개되고 있다. 한편, 수원시립미술관 김진엽 관장은 “이번 전시는 1970년대부터 현재를 대표하는 한국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전시는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오는 11월 6일(일)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2022 대전과학예술비엔날레, ‘미래도시’를 주제로 선보여
2022 대전과학예술비엔날레, ‘미래도시’를 주제로 선보여
[서울문화인] 예술가는 미래도시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까. 과학기술 기반 산업·경제 진흥을 꿈꾸는 대전에서 진행하는 대전과학예술비엔날레가 몰입형예술(2019), 인공지능과 예술(2020), 정신의학과 예술(2021)에 이어, 2022년 ‘미래도시’를 주제로 지난 2일부터 대전시립미술관 본관을 중심으로 대전창작센터가 위치한 대흥동 일대를 포함한 총 다섯 장소에서 10월 30일까지 90일간 진행한다. 이번 대전과학예술비엔날레 2022 ‘미래도시’에는 11개국 22작가가 참여, 예술적 상상력으로 과학과 예술이 함께 만드는 미래를 표현한 작품과 함께 KAIST와 협업을 통해 학술 교류를 롱해 도시와 예술을 바라보는 심화된 관점을 도출한다. 비엔날레를 주관하는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은 “미래도시는 초격차의 과학예술로 더 나은 미래(A Better Future)’의‘모두를 위한 문화 (Culture for All)’라는 꿈을 예술로 실현하는 것이다.”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덧붙여 “팬데믹 이후 미래도시는 초격차의 과학기술로 일류경제를 실현하고, 자연과 인류문명이 상생하는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다. 인류에 공감하고 상호작용과 발전에 기여하면서, 과학기술로 문화예술을 만개시키고, 문화예술이 과학기술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새로운 도전에 함께 해주시기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먼저 대전과학예술비엔날레의 메인 전시관인 대전시립미술관에서는 ‘모두를 향한 테라폴리스’, ‘한때 미래였던’, ‘∞(무한) 교차로’라는 테마로 선보이며, 또한 도시 곳곳에서 ‘시티프로젝트’로 구성했다. 1부 ‘모두를 향한 테라폴리스’에서는 에이샤-리사 아틸라(핀란드), 켈리 리처드슨(캐나다), 황문정(한국), 정만영(한국) 작가가 참여하여, 미래도시의 열린 가능성을 예술로 상상하고 인간과 비인간이 모두 동등한 권리를 지닌 테라폴리스의 시민이 된다는 미래도시를 예술로 선보인다. 특히 베니스 비엔날레(1999, 2005), 카셀 도쿠멘타 11(2002), 상파울로 비엔날레(2008), 시드니비엔날레(2002, 2018) 등 해외 유수의 비엔날레에 초청된 세계적인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에이샤-리사 아틸라(Eija-Liisa Ahtila, 핀란드, b.1959)는 <사랑의 잠재력>을 통해 사랑과 공감으로 다른 생명체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제안하며, 정만영은 수천 개의 드론으로 반딧불이 숲의 모습을 재현하여 멸종위기의 원시림을 지키고자 하는 켈리 리처드슨과 대전의 3대 하천의 소리를 채집한 <흐르는 소리 풍경>도 흥미롭다. 2부 ‘한때 미래였던’에서는 우리가 지금 여기 마주한 도시의 문제들에서 미래도시를 향한 예술적 상상을 살펴본다. 아리스티드 안토나스(그리스), 젠크 구젤리스(터키)&안나 폼페르마이에르(이탈리아), 마르얀 판 아우벨(네덜란드), 얀 디르크 판 데어 버크(네덜란드), 켄이치로 타니구치(일본), 이재이(한국), 정미정(한국), 조은우(한국), 피에르-장 지루(프랑스) 등 9명의 작가는 각각의 시각언어로 기후변화, 생태위기, 부의 양극화와 같은 도시가 마주한 문제와 균열을 고민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안토나스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작품을 선보이며, 특히 <무위의 집> 시리즈의 일환으로 침대를 소재로 사유를 무한 확장하는 신작을 선보이며, 자연과 도시의 관계를 탐구하는 켄이치로 타니구치는 대전의 지형을 항공사진으로 찍어 이를 조각으로 표현한 <시티 스터디>선보인다. 또한,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재이의 <한때 미래였던>는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감성으로 시간이라는 주제를 풀어낸다. 현재 그의 작품들은 뉴욕 공립도서관, 캘리포니아의 노턴 미술관, 미국 하이 뮤지엄 등에 소장되어 있다. 3부‘∞(무한) 교차로’에서는 이예승(한국), 김세진(한국), 알렉산더 웜슬리(영국)가 참여하여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공생해야 할 새로운 삶의 방식을 고민한다. 알렉산더 웜슬리(영국)는 도시의 과거, 현재, 미래를 MZ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풀어내는 것이 흥미롭다. 특유의 실험적인 태도와 언어로 물리적 세계와 가상 세계 사이의 관계에 주목한다. 그가 만들어낸 3D 가상환경을 통해 도시와 개인의 기억을 탐구한다. 김세진의 <녹색섬광>은 새로운 기술의 발전이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점령하는지를 묘사한다. 작가는 실제로 해 보았던 슈팅게임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6개의 영상과 설치로 구현, 진화를 향한 인류의 끝없는 열망에 의문을 제기한다. 4부 ‘시티프로젝트’는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 ‘미래도시’의 또 다른 키워드 ‘지역’을 통해 주제의 가치와 의미를 확장 선보이는 프로젝트로 대전 청년작가 노상희, 김태훈,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 윤장우 박사, 대전을 기반으로 사회적 예술활동을 이어온 시티애즈네이처, 김미진, 신재은 등 공모를 통해 6명의 작가(팀)이 지역을 중심으로 상생하고 성장하는 미래도시의 예술을 ▲대전창작센터(중구 대흥동), ▲구석으로부터(동구 정동), ▲TJB사옥(유성구 도룡동), ▲대전일보 랩마스 갤러리(서구 갈마동)에서 만나 볼 수 있다. [허중학 기자]
[서울시] 6일 개장을 앞둔 광화문광장, 어떻게 달라졌나...
[서울시] 6일 개장을 앞둔 광화문광장, 어떻게 달라졌나...
[서울문화인] 2019년 1월, 옛 육조거리 계승하고 북악산(백악)~숭례문~한강에 이르는 역사성 되살리고자 기획된 ‘새로운 광화문 프로젝트’(‘20년 11월 착공)가 착공 1년 9개월 만에 모든 공사를 마치고 8월 6일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광화문 프로젝트’는 기존 차도를 걷어내고 보행로를 넓혀 광화문광장의 총면적은 40,300㎡로, 당초(18,840㎡)보다 2.1배로 넓어지며, 광장 폭은 35m에서 60m로 약 1.7배로 확대되었다. (자동차도로는 현재 광장의 동측인 미 대사관과 인접한 도로를 편도 5차로에서 양방향 7~9차로로 확장하여 지난해 3월 개통되었다.) 가장 달라진 부분은 광장 전체 면적의 약 4분의1에 해당하는 9,367㎡가 녹색 옷을 입고 공원 형태의 광장으로 변모하였다. 이는 기존 녹지(2,830㎡)의 3.3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서울시는 ‘자연과 녹음이 있는 편안한 쉼터’에서 일상의 멋과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광장 곳곳에 우리나라 고유 수종 중심으로 키 큰 나무 300그루를 포함한 5,000주의 나무를 식재하고 다양한 휴식공간을 마련하였다고 밝혔다. 먼저 광화문 앞에 펼쳐진 ‘육조마당’에는 조선시대 육조거리 모습과 현재 광화문의 아름다운 경관을 살리기 위해 넓은 잔디광장을 만들었다. 1392년 조선 건국부터 현재까지 매년 역사를 돌판에 기록한 역사물길이 이곳 육조마당에서 시작된다. 역사물길 옆에 설치된 ‘앉음 벽’에 앉아 역사의 흐름을 느낄 수 있으며, 바로 옆에는 ‘소나무 정원’으로 꾸며져 소나무 숲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이어지는 ‘시간의 정원’에서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사헌부 터 유구 발굴 현장에서 드러난 지층을 형상화하여 ‘시간의 벽천’을 만들었고, 이곳에서 발굴된 매장문화재 ‘사헌부 문 터’는 전시공간을 통해 방문객들이 직접 관람할 수 있다. 주변에는 역사적 경관과 어울리도록 장대석으로 한국 전통 정원인 화계(花階)를 만들고 매화나무, 배롱나무, 모란, 분꽃나무 등이 식재되었다. 장대석 화단을 따라 이어지는 ‘사계정원’은 뚜렷한 계절감을 느낄 수 있도록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꽃, 열매, 단풍을 즐길 수 있는 장소이다. 사계정원 내에는 산수유, 산벚나무, 산딸나무, 배롱나무, 복자기 등을 심었으며, 정원 내 이동식 테이블·의자를 통해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세종문화회관 입구 주변 ‘문화쉼터’에는 우리나라 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참나무류를 심었으며 참나무 숲속에는 가운데에서 맑은 물이 샘 솟는 작고 예쁜 수조인 ‘샘물탁자’와 ‘모두의 식탁’을 설치하였다. 세종대왕 동상 앞과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앞은 각종 행사를 위한 ‘놀이마당’이다. 크고 작은 다양한 행사를 할 수 있도록 나무를 심지 않고 공간을 비워두었다. 놀이마당 양측에는 행사 관람과 휴식을 위하여 앉음 터와 넓은 의자를 배치하였다. 이어지는 ‘열린마당’은 나무 그늘에서도 열린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팽나무, 느릅나무, 칠엽수 등이 식재되었으며, 바닥에는 전국 각지에서 가져온 8종의 돌로 팔도석 포장 구간이 조성되었다. ‘열린마당’ 옆으로 위치한 ‘광화문계단’에는 해치마당 내부와 광장을 연계하는 지형 단차를 활용하여 녹지 및 휴식공간이 조성, 느티나무 그늘 계단 아래에 앉아 담소를 나누거나, 맞은편 영상창(미디어 월)에서 상영되는 다양한 콘텐츠의 영상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광화문역 7번 출구를 나오면 바로 ‘광장숲’과 연결된다. 광장숲에는 느티나무, 느릅나무, 팽나무 등 키 큰 나무를 비롯하여 산수국, 박태기나무, 병꽃나무 등 키 작은 나무와 초화류를 다층으로 심어 숲과 같은 녹음이 풍성한 휴식공간으로 꾸며졌다. 이번 광화문광장 조성을 위하여 광화문 인근 소재 민간기업 및 비영리단체도 참여, ESG 협의체인 광화문원팀에서 관목과 초화류 73종 1억5천만 원 상당을 기부하여 소나무정원~사계정원 구간에 심어졌으며, 향후 식물 유지관리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이 사업에는 서울시와 정부 예산 총 1,040억 원(서울시 669억원, 문화재청 371억 원)이 편성된 바가 있다. [권수진 기자]
그땐 그랬지... 다시 활기를 찾은 국립민속박물관 ‘추억의 거리’
그땐 그랬지... 다시 활기를 찾은 국립민속박물관 ‘추억의 거리’
[서울문화인] 국립민속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 중에 한 곳이 학교, 음악다방, 만화방, 연쇄점, 사진관 등 1970년대 거리를 재현한 야외전시장 ‘추억의 거리’이다. 박물관에 행사가 있을 때는 평소에는 닫혀있던 이곳도 다양한 행사의 한 곳이 되면서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로 분비 던 곳이었다. 그러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추억의 거리’가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이번 여름방학을 맞아 추억의 거리에서 체험행사를 지난 7월 22일부터 오는 10월 30일까지 운영한다. 지금은 사라진 음악다방은 1970년대 젊은이들이 음악을 듣고, 차를 마시며 친구를 만나는 인기 만점의 복합문화공간이었다. 특히 멋진 DJ(디스크자키)에게 애창곡을 신청하여 듣는 묘미는 가슴을 설레게 하였다. 이를 재현한 추억의 거리 ‘약속다방’에서는 7080 음악 신청곡 체험을 통해 그때 그 시절 유행과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달달한 다방커피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레트로 감성 가득한 만남의 장소로 이용할 수 있다.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는 사진은 개인에 대한 기록이자, 시대에 대한 기록이다. 추억의 거리 사진관 ‘창신사장’은 1970년대 생활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결혼사진, 졸업사진, 가족사진 등을 전시하고 있다. 더불어 1970년대 사진관처럼 풍경화 그림판을 배경으로 옛날 교복을 입고 사진을 찍어 볼 수 있는 체험과 영수증 용지에 흑백사진을 찍어 가져갈 수 있는 영수증사진기가 마련되어 있어 다채로운 즐길거리를 제공한다(1인 1장). 요즘은 웹툰으로 대변되고 있지만 만화는 여전히 인기가 있다. 1970년대에 만화책은 최고의 오락거리로, 만화방은 하굣길 어린이들의 참새방앗간 같은 곳이었다. 추억의 거리 ‘고바우 만화방’은 그 시절 우리를 울고 웃게 했던 다양한 만화책이 비치되어 장년들에게는 아련한 추억과 함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가족·친구와 함께 장기와 바둑을 둘 수 있는 놀이체험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도시의 풍경이 변하면서 사라진 것이 바로 골목이다. 당시 동네 골목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놀이터였고 이곳에서는 모두가 친구였다. 누군가 엄지를 치켜세우고 “○○놀이 할 사람 여기여기 붙어라”를 외치면 차례로 엄지를 붙잡고 무리가 되어 놀이를 즐겼다. 추억의 거리 골목 곳곳에도 사방치기, 오징어놀이, 고무줄놀이, 비석치기, 딱지치기, 제기차기와 같은 정겨운 골목놀이가 마련되어 있어, 관람객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물자가 풍족하지 못했던 1970년대만 하더라도 우산은 고쳐서 다시 쓰는 귀한 물건이었다. 하지만 점차 삶이 풍족해지면서 흔해진 우산은 살이 부러지거나 망가지면 바로 버려지게 되었고 이를 고쳐서 쓰는 일은 점점 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추억의 거리 ‘학교’에서는 무엇이든 아끼고 다시 사용하고자 했던 70년대 사람들의 마음을 되돌아보는 우산 수리체험을 진행한다. 체험은 매주 토요일 13시부터 17시 30분(15:00~15:30 휴식)까지 선착순 접수로 운영되며, 접수된 우산 상태에 따라 체험 인원과 소요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 이곳의 풍경은 사실 대부분 사라지고 중, 장년들의 추억 속에 존재하는 공간들이다. 이번 여름휴가는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국립민속박물관 추억의 거리를 찾아, 1970년대로 시간여행을 떠나 아이들과 추억을 공유해 보는 것은 어떨까 [허중학 기자]
[박물관] 인류 최초의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삶의 기록과 마주하다.
[박물관] 인류 최초의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삶의 기록과 마주하다.
[서울문화인]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 강을 중심으로 번영한 메소포타미아 문명, 나일강 유역에서 번영한 이집트 문명, 인더스강 유역의 인더스 문명, 황허강 유역의 황허 문명이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중 인류의 가장 오래된 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다른 문명의 발상지보다 접근이 쉽지가 않는 곳이다. 이는 그 지역의 정치적 상황도 있지만 기후의 변화로 사막화로 인해 다른 지역과 달리 현재까지 그 문명의 꽃이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이들의 유물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어 국내에서 메소포타미아 유물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아주 드물었다. 지난 22일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최초로 상설전시관에 많은 유물은 아니지만 ‘메소포타미아실’을 신설하게 되어 인류 최초의 문명의 발상지의 귀중한 유물의 실체를 마주하게 되었다. ‘메소포타미아실’은 국립중앙박물관이 2019년에서 2022년까지 운영한 이집트실, 2021년부터 현재까지 운영 중인 세계도자실에 이어 개최하는 세 번째 주제관 전시로 ‘이집트실’이 미국 브루클린박물관 소장품으로 개최된 전시였다면 이번 ‘메소포타미아실’은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소장품으로 최근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리모델링에 들어가면서 국내에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기원전 4000년에서 기원전 3000년 전 인류 최초의 문명의 발생에 결정적 역할을 맡은 주역이 수메르 인이다. 이들은 도시화에 필요한 내화도 점토 벽돌의 발명하였으며, 농업을 위한 쟁기, 수레바퀴가 발명되었고 곱셈과 나눗셈, 제곱근과 세제곱근을 구하는 법을 알아내는 등 수학 분야를 비롯하여 여러 법과 제도가 이 지역에서 출발하고 발전되었다. 그러나 인류 최초의 문자(쐐기 문자)가 이곳에서 태어났다는 점이다. 그 문자가 19세기 해독되면서 우리는 6000년 전 문명화된 첫 인류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해독된 문자에 의하며, 그 시대의 삶이 지금의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품전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 이번 메소포타미아실은 기원전 3000년 초기 수메르 인이 이룩한 문명의 유물부터 페르시아 제국의 등장 이전 500년대까지 유물을 아우르고 있으며,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이라는 타이틀로 기획된 만큼 당시 생활, 상업, 관계수로 등을 기록한 쐐기문자 점토판을 중심으로 메소포타미아의 주요 신과 신전 건축, 의례 행위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 사용되는 지명과 인명은 한국고대근동학회와 협력하여 악카드어 원어의 발음에 최대한 가깝게 표기되어서 우리가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와 달라 익숙하지 않지만 글 또한 전시에 맞춰서 작성하였다. 참고로 악카드어는 수메르 시대 이후 이곳을 지배한 셈족이 쓰던 언어로 이후 메소포타미아에서 가장 보편적인 공용어로 사용된 언어이다. 전시는 총 3부로 1부 ‘문화 혁신’에서는 메소포타미아가 이룬 대표적인 문화 혁신인 쐐기문자의 창안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들이 발명한 문자는 교역과 거래의 내용을 기록하였을 뿐만 아니라 주변 세계에 대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나갔다. 문자 창안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원통형 인장도 발명되었다. 전시에는 13점의 쐐기문자 점토판 문서와 11점의 인장을 만마볼 수 있으며, 더불어 각 점토판의 내용과 해설을 담은 키오스크(터치스크린)가 설치되어 작은 점토판에 빽빽이 담긴 고대 메소포타미아인들의 희로애락을 생생하게 읽어볼 수 있다. 2부 ‘예술과 정체성’에서는 개인의 정체성을 표현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인장 역시 인장의 소지자가 섬기는 신과 글을 도안에 넣어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쓰였다. 우르의 왕실 묘에서 발굴된 장신구들은 착용자의 신분을 드러내거나 죽은 자가 지하세계에 내려갔을 때 힘을 보태기 위해 고가의 수입 재료를 포함한 재료의 물성에 따라 맞는 형태를 선택하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3부 ‘제국의 시대’에서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대표하는 두 제국인 신-앗슈르(신-아시리아) 제국(기원전 약 911~612년)과 신-바빌리(신-바빌로니아) 제국(기원전 약 626~539년)의 대표적인 예술을 다루고 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후반기에 등장한 두 제국은 정복 전쟁과 강력한 통치력 못지않게 왕성한 예술 활동으로 큰 족적을 남겼다. 신-앗슈르 제국은 지금의 터키 아나톨리아 고원 지역에 등장했던 히타이트로부터 재빨리 철기 문화를 받아들여 우수한 철제 무기와 기마대로 시리아 · 팔레스타인 지방을 거쳐 이집트에 이르는 오리엔트 전 지역을 통합하며, 메소포타미아 문명 가운데 가장 큰 제국을 이뤘지만 정복지의 백성을 가혹하게 다뤄 수많은 저항에 부딪쳐 제국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번 전시에는 <조공 행렬에 선 외국인 마부>, <강을 건너라고 지시하는 앗슈르 군인> 등 당시의 그들의 정복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석판 부조를 만나볼 수 있다. 함무라비 법전으로 기억되는 고-바빌리(기원전 1895년~기원전 1595년)을 계승한 신-바빌리(신-바빌로니아) 제국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황금시대를 이룩한 시기로 고대 세계의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인 ‘바빌로의 공중 정원’, 성경 속 바벨탑의 모델인 ‘마르두크의 지구라트’, 영화 ‘이터널스’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이쉬타르의 문’까지 벽돌 제작 기술을 한층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 수도 바빌리(바빌론)에 당시 세계가 경탄할 만한 건축물을 세웠다. 이번 전시에 가장 볼거리라면 메소포타미아 바로 이쉬타르 문의 행렬 길을 장식했던 <사자 벽돌 패널> 2점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에 소개되는 이 두 문명이 이룩한 건축과 석판 부조의 예술은 뒤이어 등장한 페르시아 제국으로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손바닥 안의 작은 점토판에 세밀하고 집요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적어 놓은 그들의 삶의 기록을 들여다보면 오늘의 우리 이야기와 놀랄 만큼 닮아 있어 수천 년의 시간차에도 불구하고 쉽게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은 물론 기록의 중요성을 세삼 느끼게 한다. 국립중앙박물관 3층 세계문화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2024년 1월 28일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수장고, 개관 1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펼쳐진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 수장고, 개관 1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펼쳐진다.
[서울문화인] 개방형 수장고를 표방하며, 2021년 7월 23일 개관한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 파주 수장고(파주시 탄현면 헤이리 소재, 이하 파주관)가 개관 1주년을 기념하여 오는 7월 22일(금)부터 2022년 7월 24일(일)까지 관람객과 함께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한다. 과거 수장고는 한마디로 각 기관이 소장하고 있는 보물창고 같은 개념이라 일반인은 다가갈 수 없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파주관은 개방형 수장고로 설계되어 총 15개 수장고 중 비개방 영역(5)을 제외한 조도와 온습도의 영향이 적거나 적응력이 좋은 재질의 민속유물들을 ‘열린 수장고’와 ‘보이는 수장고’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또한 사진, 영상, 음원 등 무형의 민속자료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외 시설로는 정보센터, 열람실, 어린이체험실, 열린 보존과학실, 영상실, 교육실, 야외공간과 기타 관람객편의시설(수유실, 의무실, 주차장) 공간도 갖추어져 있어 인근 헤이리 예술마을, 오두산 통일전망대 등을 엮은 가족 나들이 코스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개관 1주년을 맞아 3일 간 펼쳐지는 기념행사에는 전시, 교육, 체험행사와 함께 야외에서는 장터행사와 공연도 진행된다. 특히 1주년 당일인 7월23일(토)에는 밤9시까지 특별 야간 개장으로 운영된다. 미디어 아트로 더 새로워진 개방형수장고 먼저 개관 1주년을 기점으로는 밖에서 들여다봐야 하는 ‘보이는 수장고’의 한계를 개선하여 유리창 가까이에 유물 수장대를 배치하여 표주박, 별전 등 소품 유물을 보다 가까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보이는 수장고 내 유물에 대한 정보 제공과 볼거리 확대를 위해 수장고 유리창과 벽면에 프로젝션 미디어 아트를 통해 관람객에게 유물의 정보와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며, 보존과학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열린 보존과학실도 일부 새롭게 꾸며 손상된 금속 유물의 보존처리 과정을 유물과 함께 소개하는 전시를 선보인다. 열려라 수장고! 비개방 영역 체험 프로그램 등 준비 무엇보다 이번 행사에는 그동안 파주관의 개방되지 않은 영역과 보이는 수장고를 들어가 보는 특별 체험 프로그램 “구석구석 수장고”와 해설과 함께 개방 수장고를 돌아보는 “차근차근 수장고”를 진행한다. 또한, 사전 신청을 통해 비개방영역인 보존처리실과 보이는 수장고 내부를 들어가 보고, 유물을 등록하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옛것으로부터 뽑아낸 전시, 장터, 공연 박물관은 이번 행사의 모든 방향을 옛것에서 뽑아낸 요즘 것들로 꾸며냈다. 수장고를 전시장으로 쓴 파격적인 시도로 옛날과 현대 공예의 만남을 전시하고 있는 “민속×공예:소소하게 반반하게”를 비롯하여, 전통 시장의 현대화로 인기를 끌고 있는 “구월시장”, 조선 팝의 창시자로 일컬어지는 “서도밴드”의 공연 등 옛것을 현대화를 시도한다. 또한, 담과 경계가 없는 파주관의 마당에서 지역민과 어우러진 한바탕 잔치로 ‘구경거리, 먹거리, 살거리.....’ 낮에는 이것저것 구경거리가 넘치는 장터가 열리고, 저녁 무렵에는 흥겨운 공연마당이 펼쳐진다. [허중학 기자]
[박물관] 현대 디자인의 뿌리, 한·중 전통문양판화의 세계
[박물관] 현대 디자인의 뿌리, 한·중 전통문양판화의 세계
[서울문화인]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이 한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일본 등에서 목판화로 만들어 진 전통문양판화자료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인다. ”한·중 전통문양판화의 세계”특별전은 한국, 중국을 중심으로 일본등지에서 목판화로 제작된 전통문양 관련 능화판목, 벽지, 인출판화, 이불보, 보자기 등을 비롯하여, 능화판으로 압인된 책표지 등을 포함 1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는 대규모 전시로 목판으로 제작된 동 아시아 전통문양판화 특별전이다. 우리나라 조상들을 삶 속에서 다양한 문양을 사용하였다. 특히 책을 만들기 위해 목판 인쇄술인 능화판을 이용하여 책표지를 아름답게 장식하였을 뿐만 아니라 벽지, 반지지, 이불보, 보자기 등에도 아름다운 목판화 문양을 새겨 인출하여 생활 속에서 아름다움을 실천하였다. 중국의 경우에 화지花紙라는 전통 문양 목판을 만들어, 천에 염색을 들이거나, 포장지, 벽지, 장황지(족자제작), 서판(서예용 종이)등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문양 목판화가 활용되었으며, 일본에서는 목판으로 색분해를 해서 다색으로 아름답게 만든 채색 문양들이 제작되었다. 고판화박물관은 소장하고 있는 한국과 중국의 대표적인 목판화 문양과 일본의 다색문양 전시를 통해 전시 관람객에게 한국과 중국, 일본 문양판화의 공통성과 차별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한선학 관장은 이번에 전시되는 자료 중 눈여겨 볼 것에는 먼저 우리의 것에는 주로 사용한 책표지를 압인하는데 사용한 다양한 능화판 판목과 현대에 인출한 능화문양과 판목은 사라졌지만, 과거 판목을 활용해서 인출된 이불보, 보자기, 벽지 등 현재 남아 있는 전통문양들이라 소개했다. 이어 중국 문양으로는 화지라 하여 다양한 꽃문양이 장식 된 포장지를 비롯하여 염색을 할 때 시용되었던 염색문양판, 글씨를 쓰는 종이를 아름답게 장식하였던 문양판화 등 한국과 다르게 일찍이 상업화되어 만들어진 문양판화를 일본에서는 분색분판으로 만들어진 다색 문양지와 당지唐紙라하여 목판화문양을 세계적인 디자인으로 키우고 있는 가라카미 판목을 비롯하여, 기모노 문양을 찍었던 판목을 눈여겨보길 추천했다. 이번 특별전기간 동안에는 문체부 선정 지역 명사인 한선학 관장이 진행하는 전시연계 교육 프로그램 ‘지역 명사와 함께하는 숲속 판화여행’이 진행, 대중 예술인 한국과 중국의 목판화 문양의 아름다움을 시민들과 함께 이해하고 이를 생활 속에서 자신만의 목판화 문양 스카프나 티셔츠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다. 한선학 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동 아시아 전통문양판화특별전을 통해 전통문양판화의 패턴화된 디자인성과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활용되었던 실용성을 배우고 나아가서는 모든 창조는 모방을 통해 만들어지듯이, 문양 디자인의 뿌리인 한국의 능화판 문양과 중국의 화지문양, 일본의 가라카미 문양 등을 통해 세계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새로운 문양 디자인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강원도에서 실시하는 강원 등록 사립박물관 자원화사업의 일환이자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하여 진행하는 이번 특별전은 오는 7월 26일부터 8월 28일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전시]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이 10년간 발전시킨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개인전 ②
[전시]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이 10년간 발전시킨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개인전 ②
[서울문화인] 전시는 덕수궁 연못에 이어 서울시립미술관으로 이어진다. 먼저 미술관 입구 양쪽에 <바벨의 매듭>과 <상상계의 매듭>을 설치하여 미의 영원한 가치와 예술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매듭> 시리즈는 거울 처리된 구형 모듈이 보는 이와 주변 환경을 모두 담아내는 미의 상징으로 오토니엘은 1990년대 세계 각지의 문화를 접하면서 아름다움은 개개인이 시대의 사회, 정치, 경제적인 아픔을 극복하고 희망을 일깨우며 인간의 존엄을 수호하는 성스러운 가치라는 믿음을 키웠다. 특히 아시아에서는‘미’가 정신적 가치로 여겨지는 오랜 전통이 있다고 이해, ‘미’가 현실에서 탄생하는 시와 같이, 현실에 있되 세계 안과 밖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시적 우주를 일깨운다고 보았다. 미술관 실내에 들어서면 먼저 2019년 파리의 루브르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 개장 3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작품 <루브르의 장미>가 맞이한다. 이 작품은 박물관의 상징이 될 수 있는 꽃을 찾다가 루브르의 소장품 가운데 페테르 파울 루벤스(Peter Paul Rubens)의 <마리 드 메디치와 앙리 4세의 대리 결혼식>이란 작품에서 화면 정중앙 하단 인물들의 발밑에 떨어진 장미를 포착하며 제작한 작품인 만큼 오토니엘은 이번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를 위해 <루브르의 장미>를 변형시킨 <자두꽃>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자두꽃>은 덕수궁 내 건축물에 사용된 오얏꽃(자두꽃) 문양에서 착안한 것으로,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문양이기도 하다. 작품은 꽃잎을 표현하는 붉은색과, 꽃가루를 표현하는 노란색 두 가지로 그려졌다. 오토니엘은 “‘자두꽃’을 통해 덕수궁에 스민 한국적 정서를 이해하는 동시에 관람객에게 자두꽃이 상징하는 생명력, 저항, 끈기, 부활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1층 전시장을 채운 모뉴멘털(규모가 크고 당당한 위용을 갖춘 조형작품) 설치는 크게 세 가지 연작으로 구성되었다. 미술관 바닥에는 인도의 유리 장인들과 협력하여 제작한 유리벽돌 7,500여 장으로 구성된 설치작품 <푸른 강>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유리벽돌 작업은 2009년 시작하였으며, 이 작품은 오토니엘이 지금까지 제작한 작품 중 가장 거대한 크기로, 길이 26미터, 폭 7미터에 이르는 넓은 면적의 바닥에 벽돌이 깔려 잔잔한 물결의 푸른 강을 연상시킨다. 유리벽돌은 멀리서 보면 빛나지만 가까이에서 살펴보면 미세한 기포와 불순물이 있어 아름다움의 현실적 취약함과 꿈의 상처를 표현한다. 전시장 벽면에는 유리벽돌을 육면체 부조로 설치한 <프레셔스 스톤월> 연작과 <오라클> 연작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연작은 인도 여행에서 사람들이 언젠가 자신의 집을 짓겠다는 희망에 벽돌을 쌓아 두는 것을 보고 큰 자극과 영감을 받아 인도 유리산업의 중심지로 유명한 피로자바드(Firozabad)의 유리공예가들과 협업으로 이루어졌다. 두 가지 색으로 제작된 <프레셔스 스톤월> 연작은 코로나 시기 봉쇄(록다운) 기간에 오토니엘이 매일 일기처럼 그린 드로잉을 바탕으로 2021년 처음 선보인 연작으로 매일 새로운 희망을 찾고자 하는 염원과 우리 내면에서 찾을 수 있는 마법의 힘을 이야기한다. 인디언 핑크(Indian pink), 샤프론 옐로(saffron yellow), 에메랄드 그린(emerald green) 등의 신비로운 색감은 보는 우리를 상상의 여정으로 이끈다. 벽돌 모듈을 사용해 중간 중간 돌출된 형태를 하고 있는 <오라클> 연작은 그의 작업 가운데 가장 순수하고 시적인 작업으로, 주변의 모든 것에 예민한 선지자 혹은 예언자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오토니엘은 <오라클> 연작에 대해 “나의 작업에는 강렬한 신탁적 존재가 서려 있다. 나의 작업에는 직관적인 무언가가 있지만 동시에 신의 계시나 명령 같은 것 또한 존재한다.”고 밝혔다. <푸른 강> 위 천장에 매달린 조각은 3차원 공간에서 풀어지지 않은 채 무한 변형을 거듭할 수 있는 매듭을 일컫는 수학 용어인 ‘와일드 노트’를 표현한 <와일드 노트> 연작은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라캉이 주장했던 상징, 상상, 실재계 간의 관계를 참고하고 2015년경부터 발전된 매듭 연작이다. 서로를 비추고 관계하며 무한한 변형을 거듭하는 상징, 상상, 실재의 세계는 오토니엘의 미학이자 우주의 질서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노력이자 우주를 표현하기 위해 쓰인 한 편의 시각적 시라고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2,750개의 스테인리스스틸 벽돌로 만들어진 움막 형태의 조형물 <아고라>는 관객이 들어가 앉아 쉬거나 대화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그는 <아고라>가 각자의 내면에 방치된 꿈과 상상의 세계를 되찾는 묵상과 대화의 공간이 되기를 기대하였다. 한편, 이번 전시와 관련하여 전시 연계프로그램으로는 덕수궁 정원과 서울시립미술관, 정동길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는 <정동의 정원을 걷다>(매주 수요일 19:00 ~ 20:20 (6회), 매주 금요일 10:30 ~ 11:50 (6회))가 운영될 예정이며, 더불어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도슨팅 앱을 통해 이상협 KBS 아나운서가 녹음한 음성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다. 8월 7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예약 없이 관람 가능하며 서소문본관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나 덕수궁 전시는 덕수궁 입장료 기준에 따라 성인기준(만25~만64세) 1,000원에 관람할 수 있다. [허중학 기자]
[전시]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이 10년간 발전시킨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개인전 ①
[전시]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이 10년간 발전시킨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개인전 ①
[서울문화인] ‘유리구슬 조각’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의 개인전 《장-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이 열리고 있는 서울시립미술관(관장 백지숙) 서소문본관에는 평일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전시장에는 다양한 세대의 관람객들로 가득했다. 코로나 팬데믹 때에는 미술관이 인원제한과 더불어 사전 신청자에 한해서 개방, 물리적으로도 접근이 쉽지가 않은 것도 미술관 방문을 어렵게 하였지만, 엔데믹 이후 그 억눌린 해소감에 과거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미술관을 찾아 문화를 향유하는 듯하다. 미술관 측에서는 특히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주변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고 한다.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미셸 오토니엘(b.1964년, 프랑스 생테티엔)은 대표적인 ‘유리구슬 조각’과 스테인리스스틸, 금박 등의 다양한 물질을 사용하여 아름다움과 경이의 세계를 선보이며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현대미술 작가로 2000년 프랑스 파리의 지하철역을 비롯한 베르사유궁전과 프티 팔레 같은 공공 공간에서 예술과 퍼블릭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시도 했다. 당시 팔레 루아얄-루브르 박물관역에 설치한 <여행자들의 키오스크>는 파리 지하철 개통 100주년을 기념한 공모작으로서, 마법의 공간에 들어서는 듯한 폴리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2011년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개인전 《My Way》를 비롯해, 2017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된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소장품 기획전》 등 그룹전을 통해 소개되면서, 그의 작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되기 시작했다. 이번 개인전은 2011년 프랑스 퐁피두센터의 전시 이후 최대 규모로 선보이는 전시로 최근 10년간 꽃과 물, 불꽃과 영원을 표현한 작품들로 고통을 이겨낸 부활과 새로운 희망을 염원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 74점이 소개되고 있다. 이번 전시 제목 “정원과 정원”은 2000년 초반부터 이어온 공공 야외 설치작업의 연장선상에서, 작가의 주된 영감의 원천인 ‘정원’을 매개로 선보이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여러 개의 전시 장소를 지칭하기도 한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꽃과 꽃에 얽힌 이야기에 매료되었던 그에게 정원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는 작업 초기부터 정원이 지닌 다양한 면모를 작업과 연관 지어 왔으며, 1997년부터 정원을 포함한 야외 장소에서의 작품 설치를 꾸준히 시도했다. 또한 “나에게는 미술관을 나서서 거리로 나가는 비전과 열망이 있다. 예술과 작가는 퍼블릭을 만나기 위해 나가야 한다”라는 그의 말에서 보듯 오토니엘의 예술세계는 대중의 삶과 자연, 역사와 건축이 어우러진 공공 공간에 조응하며 이들을 연결하는 매듭 같은 형태로 나타났다. 그런 만큼 이번 전시도 그러한 맥락에서 전개되고 있다. 전시 작품은 서울시립미술관 실내 전시장을 비롯하여 야외조각공원 그리고 덕수궁 연못에서도 전개되어 미술관을 넘어선 다양한 공간에서 대중에게 접근하고 있다. 오토니엘은 이번 전시를 자연과 서사, 상징이 어우러진 한국의 고궁과 정원에서 프로젝트 진행을 희구하던 중 연잎으로 덮인 수면과 작은 섬을 지닌 덕수궁의 연못을 보고 즉시 덕수궁을 전시 장소로 결정하였다. 미술관 또한 이번 전시는 먼저 덕수궁 관람 후 서소문본관 야외조각공원을 거쳐 전시실로 이어지는 관람 동선을 추천했다. 오토니엘은 덕수궁 연못에 덕과 장수의 뜻을 지닌 궁에서 펼쳐진 역사를 사색하고 고행과 깨달음의 상징으로 스테인리스스틸 구슬 위에 손으로 금박을 입힌 <황금 연꽃>과 함께 연못 섬의 나뭇가지에는 꿈이 이루어지길 기원하는 의미에서 <황금 목걸이>를 걸었다. 이는 영험한 나무에 소원을 비는 인류의 오랜 풍습을 떠올리게 하며 소원을 적어둔 ‘위시 트리(wish tree)’처럼 우리 안에 있는 열망과 미래의 희망을 상징한다. <황금 목걸이>는 미술관 조각공원의 나무에도 설치되어있다. (글은 다음편에 이어서 계속됨)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