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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삼국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우리나라 채색화를 살펴보다. ‘한국 채색화의 흐름展’
[전시] 삼국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우리나라 채색화를 살펴보다. ‘한국 채색화의 흐름展’
[서울문화인]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과 국립진주박물관에서 열리는 ‘한국 채색화의 흐름:참(眞) 색과 참 빛이 흐르는 고을(晉州)’ 기획전의 관람 열기가 뜨겁다.진주시와 국립진주박물관 공동주최로 지난 3월 22일부터 시작된 ‘한국 채색화의 흐름’ 기획전은 개막 13일 만에 10,000여 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다녀갔다고 전한다. 이는 비단 진주시민뿐만 아니라 서부경남, 영‧호남 지역민의 호응이 컸으며, 또한 각계 유명인사들의 관람도 줄을 잇고 있다. 동북아시아에서는 수묵화의 위상이 컸기에 수묵화와 변별을 위해 색채가 들어간 회화(채색화)로 구분된다. 그리고 채색의 정도에 따라 담채, 진채 등의 기법적인 방식으로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채색화의 역사는 1,700년 전인 삼국시대 고분벽화부터 시작되었으며, 고려 불화, 조선시대의 장식화, 초상화, 민화 등 회화 예술을 거쳐 현대까지 오랜 세월을 발전해 왔다. 이번 전시는 삼국시대부터 근현대까지 한국 채색화의 흐름을 조명하는 전시이자 지방자치단체 주관으로 기획하는 것은 처음 이뤄진 전시지만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경기도박물관, 밀양시립박물관, 남원향토박물관,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 금성문화재단, OCI미술관, 이영미술관, 서울대학교미술관, 황창배미술공간의 소장 작품과 개인소장가들 등 다양한 기관의 협조로 이루어진 대규모 전시로 74점의 작품을 이번 전시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전시 또한 근현대를 기점으로 나눠 2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먼저 국립진주박물관에서는 고려시대 공민왕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천산대렵도’를 비롯해 김홍도ㆍ신윤복의 채색화, 작자미상의 ‘수갑계첩’과 ‘회혼례도’, 리움미술관 소장의 보물 제1394호 ‘경기감영도’, ‘십장생도’,이형록의 ‘책가문방도’, ‘일월오봉도’를 비롯하여 민간에서 민화로 일월오봉을 그려 사용했던 ‘일월부상도’,그리고 채용신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팔도미인도’ 등이 소개된다.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에서는 한국의 피카소로 알려진 진주 출신 박생광 작가의 진주의 특색을 담은 촉석루와 진주 뒤벼리 풍경이 담긴 작품 및 강렬한 색채의 무당, 무녀, 제왕, 이당 김은호가 그린 조선시대 역사와 이야기 속 대표 여성인 논개, 춘향, 아랑의 초상과 이유태의 ‘호국’,박래현의 ‘회고’,박노수의 ‘여인’,천경자의 ‘사군자’, 오태학의 ‘소와 아이들’ 등 총 16명의 작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전시 관련 프로그램으로 5월 19일 (목) 14시 국립진주박물관 두암관 강의실에서 진행되는 학술강의가 진행될 예정이며,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에서는 어린이날을 맞아 5월 5일~8일, 4일간 어린이를 위한 컬러링북 체험이 진행된다. 이번 기획전은 오는 6월 19일까지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과 국립진주박물관(진주성 입장료는 유료)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나 쾌적한 관람을 위해 전시장별 시간당 인원 제한(박물관 100명, 미술관 50명)이 있다. 20명 이상의 단체 경우, 사전 예약을 통해 관람이 가능하다. [허중학 기자]
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컬렉션’ 기증처 7개 기관의 주요 기증품 선보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컬렉션’ 기증처 7개 기관의 주요 기증품 선보이다.
[서울문화인] 지난 2021년 4월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족들이 ‘이건희컬렉션’으로 불리는 11,023건 약 2만3천여 점을 기증하겠다는 발표에 수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졌었다. 이 기증품의 대부분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되었고 일부 근대 미술 작품은 작가의 연고지 등을 고려해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지자체 미술관과 이중섭미술관 등 작가 미술관에 기증되었다. 당시 공개된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은 감정가로 2조∼3조원에 이르며, 시가로는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했다. 중요한 기증품 리스트는 당시 언론을 통해 공개되었고 또한 지난해 7월, 가장 많은 기증품을 수여받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이건희컬렉션’의 일부를 첫 공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고(故) 이건희(李健熙, 1942~2020) 삼성 회장의 문화유산과 미술품 기증 1주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을 28일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무엇보다 이번 특별전은 다양한 기관에 기증된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로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민병찬)과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이 공동 주최하고 광주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공립미술관 5개처가 참여, 이건희 기증품 수증기관 전체가 협력한 전시로, 7개 기관 기증품 295건 355점을 선보이는 자리이다. 2021년 4월 28일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은 그의 수집품 중 문화유산 2만 1,693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근현대 미술품 1,488점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다. 아울러 근현대 미술품 102점을 지역 미술관 다섯 곳, 즉 광주시립미술관(30점), 대구미술관(21점), 양구 박수근미술관(18점), 제주 이중섭미술관(12점), 전남도립미술관(21점)에 나누어 기증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전시품은 선사시대부터 21세기까지의 금속, 도토기, 전적, 목가구, 조각, 서화, 유화 작품 등으로 시기와 분야가 다양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정선(鄭敾, 1676~1759)의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국보) 등 249건 308점을, 국립현대미술관은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의 <수련이 있는 연못> 등 34건 35점을 출품하였다. 이어 광주시립미술관은 김환기(金煥基, 1913~1974)의 <작품>, 대구미술관은 이인성(李仁星, 1912~1950)의 <노란 옷을 입은 여인상>, 박수근미술관은 박수근(朴壽根, 1914~1965)의 <한일(閑日)>, 이중섭미술관은 이중섭(李仲燮, 1916~1956)의 <현해탄>, 전남도립미술관은 천경자(千鏡子, 1924~2015)의 <만선(滿船)> 등 공립미술관 5개처에서 총 12건 12점을 출품하였다. 이 중 국가지정문화재는 국립중앙박물관 출품 <일광삼존상(一光三尊像)> 등 국보 6건 13점과 <삼현수간첩(三賢手簡帖)> 등 보물 15건 20점이 공개되었다. “전통문화의 우수성만 되뇐다고 해서 우리 문화의 정체성이 확립되는 것은 아니다. 보통 사람들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이 정말 ‘한국적’이라고 느낄 수 있을 때 문화적인 경쟁력이 생긴다” -고 이건희 회장 고 이건희 회장은 인류 문화의 보존이라는 수집 철학을 바탕으로 시대와 분야를 넘나드는 문화유산과 미술품을 수집했다. 2004년 리움미술관 개관사에서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것으로서, 우리 모두의 시대적 의무라고 생각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번 특별전은 수집과 기증의 의미를 되새기고,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의 다양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기획, 이를 위해 문화유산과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전시품을 선별하고, 서로를 연결해 한국 문화의 정체성이 드러나도록 했다. 전시장은 이러한 기획 의도를 반영하여 제1부 ‘저의 집을 소개합니다’와 제2부 ‘저의 수집품을 소개합니다’로 구성했다. 제1부 ‘저의 집을 소개합니다’에서는 컬렉터의 집을 은유하는 공간으로 꾸며 고 이건희 회장의 안목과 취향을 보여주는 수집품을 선보인다. 먼저 ‘가족과 사랑’을 주제로 한 근현대 회화와 조각품을 전시한다. 장욱진(張旭鎭, 1917~1990)의 <가족>은 허물없는 가족애를 순진무구한 화풍으로 전달한다. 처음 공개되는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의 <정효자전(鄭孝子傳)>과 <정부인전(鄭婦人傳)>은 강진 사람 정여주의 부탁을 받아 그의 일찍 죽은 아들과 홀로 남은 며느리의 안타까운 사연을 글로 쓴 서예 작품이다. 이어서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관통하는 한국적 정서를 보여주는 공간을 보여준다. 이곳에는 18세기 <백자 달항아리>와 김환기의 1950년대 <작품>을 전시, 김환기의 추상 회화가 전통 문화와 자연에 대한 향수에서 출발했음을 한 눈에 보여준다. 또한, 책가도 병품과 함께 이건희 기증품으로 꾸며진 책가도 형식의 진열방식은 실제 책가도 병풍을 실물로 구현된 느낌을 준다. 제1부 중간에 작은 정원을 연출하여 <동자석>을 전시하고, 마지막에는 프랑스 인상주의의 거장 클로드 모네가 만년에 그린 <수련이 있는 연못>(1917~1920)을 국내 처음으로 전시한다. 제2부 ‘저의 수집품을 소개합니다’는 수집품에 담긴 인류의 이야기를 네 가지 주제로 나누어 살펴보는 공간이다. 첫 번째 ‘자연과 교감하는 경험’은 조선시대 산수화와 현대 회화를 함께 전시하여 자연이 영감의 원천이었음을 보여주며, 두 번째 ‘자연을 활용하는 지혜’에서는 인간이 흙과 금속을 활용하여 만들어낸 토기와 도자기, 금속공예품을 전시한다. 세 번째 ‘생각을 전달하는 지혜’에서는 종교적 깨달음과 지식이 담긴 불교미술과 전적류를 전시한다. 이 가운데 고려불화는 첫 2개월 간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고려 14세기), 다음 2개월은 <천수관음보살도(千手觀音菩薩圖)>(고려 14세기, 보물)를 선보일 예정이며, 전적류에는 <초조본 현양성교론(初雕本顯揚聖敎論)>(고려 11세기, 국보), 금속활자로 인쇄한 초간본 <석보상절(釋譜詳節) 권20>(조선 1447~1449) 등 귀중한 옛 책이 소개된다. 네 번째 ‘인간을 탐색하는 경험’에서는 인류 발전의 원동력이 된 개인의 주체적 각성을 예술품으로 살펴보고,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함께 경계를 넘어가는 인간의 모습을 공유한다. 마지막 공간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문화사랑 정신과 수집 철학을 어록과 영상으로 전달하며, 맺음 한다. 한편, 4개월 간 진행되는 전시 기간 중 1개월마다 주요 서화작품은 교체하여 선보인다. 지난해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에 2개월 간 전시되었던 <인왕제색도>와 <추성부도>는 오는 10월 4일 개최 예정인 국립광주박물관 고 이건희 회장 기증전에서 선보일 예정이여서 빛에 쉽게 손상되는 고서화를 보호하고자 개막 1개월 동안만 선보이며, 박대성의 <불국설경>(1996), 이경승의 <나비>(1919) 등도 순차적으로 매월 교체하고 각 전시품에 어울리는 영상물로 사계절 정서를 느낄 수 있도록 연출될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선보이는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은 오는 8월 28일까지 개최한다. [허중학 기자]
[전시] 근.현대 역사가 깃든 운경고택, 최정화 작가 일상의 공예품으로 새 숨결
[전시] 근.현대 역사가 깃든 운경고택, 최정화 작가 일상의 공예품으로 새 숨결
[서울문화인] 사직단을 끼고 인왕산을 오르는 언덕길에 위치한 고택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조선 14대 왕 선조의 후손이자, 제12대 국회의장 운경(雲耕) 이재형(李載灐, 1914~1992) 선생이 1992년 작고할 때까지 39년간 거주하였던 운경고택(종로구 인왕산로 7)이다. 이곳에서 지난 15일부터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최정화 작가와 함께하는 <최정화: 당신은 나의 집>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운경고택은 조선의 역사와 개인의 역사가 함께하던 곳이었다. 이곳은 조선 14대왕 선조의 아버지인 덕흥대원군이 살던 곳으로, 선조가 왕이 되자 사당을 지어 조상의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선조의 일곱째 아들인 인성군의 후손인 운경은 이곳이 도정궁(임금의 친족에 들어와 임금이 된 사람의, 임금이 되기 전의 시기. 또는 그 시기에 살던 집)터의 역사적 사실을 인지하고 조상의 체취가 남아있는 이곳에 삶의 터전을 마련하였다. 현재 이곳은 1993년 설립한 비영리 공익 (재)운경재단(이사장 강창희)이 장학 사업과 사회 공헌 사업을 비롯해 운경고택을 활용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운경 선생 작고 이후 한동안은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 않은 공간이었다. 그러다 2019년부터 갤러리로 활용되면서 일반인에게 공개되고 있다. 갤러리로 활용되면서 2019년 장응복, 하지훈 디자이너와 진행한 <차경 借景, 운경고택을 즐기다>를 통해 전통 한옥의 우수성과 운경의 철학을 대중과 나누었고, 2021년에는 플로리스트 무구를 초청하여 운경고택의 아름다움을 재해석한 <운경미감 雲耕美感 20201, 꽃, 집>을 진행하였다. 이번 전시는 올해 운경 이재형 30주기와 최정화 작가의 활동 30주년이 맞물려 있는 해로 운경재단은 최 작가와 최영 소설가와 함께 2년여에 걸쳐 기획하여 선보이는 전시이다. 1990년대 이래 한국 현대미술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 온 작가 최정화는 다양한 일상적 물건들을 집적하거나 재배치함으로써 공예의 예술화 작품을 진행해온 만큼 이번 전시는 삶의 공간이었던 운경고택에 일상의 공예품을 각 공간의 쓰임새와 어우러짐이 그대로 스며지게 구성하였다. 고택에 들어서면 낡아 버려진 손수레, 플라스틱 바구니와 의자, 찌그러진 밥그릇, 누군가 덮던 이불 등이 최 작가의 30년간 작업해온 24점의 작품이 고택 곳곳에 가득하다. 언 듯 이것들은 400년 역사의 고택과 괴리감이 느껴질 수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괴리감 보다는 30년간 삶의 손길이 멈춰진 공간에 다시 지나간 생명을 불어넣듯 그 아쉬움을 달래는 것 같다. 이미혜 운경재단 상무는 “대한민국 격동기 수십 년간 손님을 맞느라 분주했던 운경고택이 이제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새로운 손님들을 맞이하고자 한다”고 밝혔듯 시공을 넘나드는 오브제의 반복과 축적으로 직조된 최 작가의 작품들은 근대의 역사를 오롯이 담고 있는 운경고택에서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은 물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경험을 하게 하는 듯하다. 또한, 최영 소설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메타픽션’ 형태로 소설 <춘야(春夜)>를 써 내려갔다. ‘복지오’라는 한 인물이 봄밤에 운경고택을 방문하여 겪게 되는 환상적이고 경이로운 이야기를 최정화의 전시작품과 운경고택의 풍경을 버무려 그려내고 있다. <춘야>는 전시 관람객에게 전시용 도록 대신 소설책 한 권씩 나눠주고 한옥 어디서든 차분히 앉아 읽을 수 있게 했다. 이번 전시는 6월 17일까지 진행되며 하루 5회 관람할 수 있다. 관람은 회당 16명으로 제한하고 1시간 20분의 관람 시간이 주어진다. 또한, 전시와 연계된 공공예술 프로젝트, 교육 프로그램 및 소외계층을 위한 놀이형 공예 워크샵도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2022부산비엔날레, 물결 위에 서 있는 우리, 공존의 미래를 모색
2022부산비엔날레, 물결 위에 서 있는 우리, 공존의 미래를 모색
[서울문화인] 2022부산비엔날레가 《물결 위 우리(We, on the Rising Wave)》를 주제로 오는 9월 3일부터 11월 6일까지 65일간 개최된다. 올해 전시 주제인 ‘물결’은 오랜 세월 부산으로 유입되고 밀려났던 사람들, 요동치는 역사에 대한 표현이자, 세계와의 상호 연결을 의미하며, 또한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는 기술 환경의 전파에 대한 은유이면서 해안 언덕으로 이루어진 굴곡진 부산의 지형을 함축하는 의미로 ‘물결 위 우리’는 이러한 지형과 역사 위에서 각 개인의 몸이 그 환경과 긴밀히 엮여 있음을 드러내며, 유동하는 땅을 딛고 미래를 조망하는 상황을 담고 있다. 이번 부산비엔날레에서는 근대 이후 부산의 역사와 도시 구조의 변천 속에 새겨지고 감추어진 이야기를 돌아보고, 세계적 팬데믹으로 단절된 구조 속에서 부산으로부터 출발하여 이를 전 지구적 현실과 연결 지어 이주, 노동과 여성, 도시 생태계, 기술 변화와 공간성을 중심으로 부산의 구체적인 사건과 상황을 참조하고 이와 연결된 다른 지역의 이야기를 함께 살핀다. 2022부산비엔날레 전시 감독인 김해주 감독((1980, 부산, 전 아트선재센터 부관장)은 “부산의 뒷골목 이야기가 세계의 대도시와 연결되고, 교차하고, 반복되는 구조를 통해 각기 다른 현재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제안하고, 나아가 서로 다른 우리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단단하게 물결을 딛고 함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부산비엔날레도 부산의 역사와 정체성을 잘 나타내는 원도심을 중심으로 전시의 장소를 선택, 낙동강 하구 을숙도에 위치한 부산현대미술관을 비롯하여 부산항 제1부두, 영도와 초량 등 4개의 공간이 활용된다. 부산항 제1부두는 전쟁과 식민 통치 등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주요 역할을 하며, 근대화 산업의 발원지로서 경제 성장과 노동, 이주의 문제와도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시설로 제1부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피란 수도 부산’을 등재를 추진하기 위한 핵심 시설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북항 재개발에 포함되지 않고, 원형을 보존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이후의 사용처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태이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사용하는 제1부두의 창고는 1970년대에 지어진 것으로 그 면적은 4,093m²에 달해 부산현대미술관에 이어 주 전시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최근까지 민간 출입이 통제되었던 부산항 제1부두 창고 부지가 2022부산비엔날레 개막을 기점으로 일반에 첫 공개 될 예정이라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영도는 부산항 인근에 위치하여 1930년대부터 조선공업의 중심지로서 한국의 경제 성장 동력을 이끈 중요 도심지이자, 전쟁 당시 피난민과 실향민의 터전으로 많은 애환을 목격한 장소이다. 한국 최초의 근대조선소가 지어진 이래 깡깡이 아지매들의 선박 노동과 제주도에서 이주해 온 영도 해녀들의 삶 그 자체로 ‘이주’와 ‘노동’의 단편을 모두 여실히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2000년대 조선업 쇠퇴 이후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 있는 송강중공업(과거 조선소의 벤더업체로 선박의장품, 조립금속품, 산업기계 등을 제조)의 폐공장 건물이 이번 2022부산비엔날레의 전시 장소로 활용된다. 초량의 산복도로에 자리할 전시 장소는 부산의 근간을 지탱해온 사람들의 삶이 가장 잘 녹아 있는 ‘집’을 선택했다. 집과 언덕, 산복도로의 형태는 부산의 지형과 거주의 특징을 보여주며, 지역 공동체와 이주, 노동과 연결되어 있다. 거주민들의 애환이 담긴 산복도로 마을의 골목길과 집들은 2000년대 이후 일부 재개발이 진행 중이며, 바다를 바라보던 그들의 경관을 고층 빌딩들이 막아서면서 이제는 그 풍경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이 마을의 친밀한 규모와 복잡한 네트워크는 부산의 역사적 도시 경관과 부산의 사회 문화적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인 강한 공동체 의식의 토대가 되며, 오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장소로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난 4일 가진 설명회에서 조직위는 2022부산비엔날레 전시 방향과 흐름을 가장 잘 표현 할 수 있는 작가 일부를 공개했다. 이번 공개에는 7명(팀)의 한국 작가와 5명의 해외 작가가 포함되었으며, 연령대 또한 30대부터 70대까지 고루 분포되었다. 1차 공개된 한국 작가 김성환은 이주의 역사에 관한 관심으로 한인들의 첫 공식 이주지인 하와이에서 리서치를 진행해 왔다. 이번 비엔날레에는 신작을 포함한 연작을 소개할 예정이다.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진작가 이인미는 부산의 사라져 가는 장소나, 지역의 건축적 특수성 및 고유성을 흑백 사진으로 담아오고 있다. 이어 해외 작가 중 나이지리아 출신 오토봉 엥캉가(Otobong Nkanga)는 자연과 인간의 공생, 역사와 땅의 의미를 탐구하는 설치와 퍼포먼스 작업을 제안하녀, 주변 도시 환경을 반영한 대담하고 유쾌한 설치 작품을 만드는 영국 출신의 필리다 발로(Phyllida Barlow)는 부산의 도시 풍경과 산업 및 건축의 재료에서 영감을 받은 새로운 작업을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감민경, 김주영, 남화연,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 이미래, 히라 나비(Hira Nabi), 로르 프루보(Laure Prouvost), 미카 로텐버그(Mika Rottenberg) 등이 1차로 이름을 올렸다. 김해주 감독은 올해 비엔날레에 참가할 작가는 오는 6월경에 최종 결정될 예정이며, 참여 작가는 지난 비엔날레와 비슷한 60명 대 내외로 선정될 것이라 밝혔다. [허중학 기자]
[전시] 10년 만에 선보이는 송은문화재단 소장품전
[전시] 10년 만에 선보이는 송은문화재단 소장품전
[서울문화인] 송은문화재단이 2021년 8월, 신사옥 개관을 기념해 건축사무소 헤르조그 & 드 뫼롱과 협력 기획한 특별전과 《제21회 송은미술대상전》에서는 본선에 오른 작가 20인의 신작을 선보인데 이어 4월 6일부터 송은문화재단 소장품전 《Past. Present. Future.》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소장품전은 2012년에 개최한 《Testing Testing 1.2.3 : 송은문화재단 소장품전》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전시로 송은문화재단이 미술계 젊은 인재들의 활동을 지원하며 소장하게 된 김세진, 김영은, 김우진, 김은형, 김준, 김준명, 김지평, 박보나, 박준범, 신정균, 이세경, 이은우, 이재이, 이진주, 정소영, 최성임, Orange Miner(고재욱) (가나다순) 작가의 작품 일부와 고미술 소장품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전시의 구성은 과거, 현재, 미래가 나열되거나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라는 시간에 과거, 미래가 교차되는 지점이 있음을 이야기하고자 고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의 회화∙공예∙서예, 동시대 작가들의 벽화∙조각∙영상,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는 NFT 작품을 선별해 과거부터 흘러온 한국 미술의 흐름과 의미를 따라 조명한다. 이는 기존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선보여온 장르, 시대 이런 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조금은 모호한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송은문화재단은 이런 방식으로 기획한 것은 한국 미술사의 회고, 전통적인 소재와 표현기법에 대한 실험을 이어가는 동시대 작가들, 예술의 새로운 변화를 알리는 NFT 작업을 선보이며 동양적 세계관을 평행 교차하는 시간성에 녹여내고자 이런 방식으로 전시를 구성하였다고 한다. 한편, 이번 전시와 연계하여 송은문화재단의 전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국내 작가 8인(고재욱, 김세진, 김우진, 박보나, 박준범, 신정균, 이재이, 정소영)이 참여하는 스크리닝 프로그램이 이번 전시 기간 동안 진행되며, NFT 작품과 관련하여 온라인을 통한 미술 작품 패러다임의 변화를 미술계 인사들과 함께 논의하는 NFT 토크와 더불어, 병풍, 족자 등 고미술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방식에 관해 전시 참여 작가 김지평의 아티스트 토크가 진행될 예정이다. 토크 프로그램 상세일정 및 내용은 추후 송은 공식 웹사이트 및 SNS를 통해 공유할 예정이다. 전시는 5월 14일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국립민속박물관, 실감형 미디어로 그려낸 수호신 호랑이
국립민속박물관, 실감형 미디어로 그려낸 수호신 호랑이
[서울문화인]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이 임인년 호랑이해를 맞이하여 선보였던 《호랑이 나라》 특별전에 이어 두 번째 호랑이 전시로 실감형 미디어 전 《호랑이 神(신) 나다》를 새롭게 개막하였다. 지난 특별전에서 호랑이와 관련된 유물들을 선보였다면, 이번 전시는 다채로운 실감형 미디어와 체험을 통해 호랑이가 지닌 상징적 의미를 관람객에게 전달하는 전시로 예로부터 산신으로 여겨왔던 호랑이의 활약과 호랑이가 지닌 상징적 의미를 실감형 미디어로 담아내었다. 전시는 1부 감상형 콘텐츠(5분)와 2부 체험형 콘텐츠(5분)로 나뉘어져 있으며, 매 시간마다 4회(정각·15분· 30분·45분) 진행된다. 먼저 감상형은 벽면과 중앙, 바닥면까지 총 6면에 ‘호랑이가 탄생하여 숲의 생명을 일깨우고, 세상을 어지럽히는 나쁜 액운을 막아주며 산신(山神)으로 좌정하는 과정’을 감각적인 영상으로 담아냈다. 우리나라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했던 호랑이의 용맹함을 생활 속 물건에 표현했던 옛 사람들의 모습도 친근한 분위기의 애니메이션으로 그려냈다. 이어 체험형에서는 혼례가 펼쳐지고 있는 조선시대의 가옥을 배경으로 곳곳에 숨어있는 호랑이를 관람객이 직접 찾아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관람객의 터치에 반응하여 등장하는 호랑이는 모두 국립민속박물관 호랑이 관련 소장품의 모습을 본 따 만든 것으로, 옛 사람들의 생활 속 곳곳에 자리했던 호랑이의 모습을 인터랙티브 미디어로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다. 호랑이의 활약을 담은 실감형 미디어 전시《호랑이 神(신) 나다》는 오는 7월 4일(월)까지 기획전시실 2에서 만나볼 수 있다. [권수진 기자]
국립중앙박물관,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불교조각품 소개
국립중앙박물관,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불교조각품 소개
[서울문화인]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민병찬) 상설전시관 3층에 위치한 세계문화관 일본실에서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불교조각품 5점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이번에 선보이는 5점의 불교조각품은 일본 불교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밀교, 정토교, 신불습합까지 다양한 불교조각품으로 구성되어 일본 불교 조각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이다. 일본의 불교미술은 초기에는 한국과 중국의 영향을 받았으나 9세기부터는 일본의 독자적인 양상을 나타낸다. 이 무렵부터 주문과 의식으로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밀교(密敎)와 서쪽의 극락정토(極樂淨土)에서 다시 태어나게 해달라고 비는 정토교(淨土敎) 신앙이 성행했다. 여기에 일본 고유의 신앙과 불교가 합해진 신불습합(神佛習合)은 한국과 중국에서는 없는 일본의 독특한 불교문화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조각품들은 이러한 사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불상이라 하겠다. 세계문화관 일본실, 인도·동남아시아실 봄 정기 교체 또한, 세계문화관 일본실과 더불어 인도․동남아시아실의 전시품도 일부 교체하여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일본실에서는 일본 고전문학의 주요 소재인 우지강이 흐르는 다리 아래 버드나무와 물레방아를 표현한 <유교수차도(柳橋水車圖)>와 600년 전 이상적인 봄 풍경을 그린 수묵산수화, 그리고 에도(도쿄의 옛 이름)에서 교토로 떠나는 여정을 담은 채색판화 『도카이도 53 역참』 등이 새롭게 소개되고 있다. 인도·동남아시아실에서는 인도 회화와 동남아시아 불교조각품 일부를 교체 전시한다. 자이나교 신도들의 순례 체험을 위한 그림과 인도의 대표 서사시 『라마야나』의 한 장면을 그린 그림 등을 선보인다. 이 외에도 동남아시아 불교조각 코너를 14~15세기 티베트와 네팔 등 히말라야 지역의 불교조각으로 교체하여 다양한 지역의 불교조각을 감상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세계문화관은 연중 무료 관람이며,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일본 불교조각품 특별 공개는 2023년 10월 9일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전시] 서울역사박물관 개관 20주년 기념 사진회고전 〈서울사진, 실제實際와 환영幻影〉
[전시] 서울역사박물관 개관 20주년 기념 사진회고전 〈서울사진, 실제實際와 환영幻影〉
[서울문화인]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이한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김용석)이 김한용, 한영수, 홍순태 등 1세대 사진작가가 서울의 실제 일상을 포착한 흑백사진을 비롯한 총천연색 광고사진 포스터를 소개하는 사진회고전 ‘서울사진, 실제와 환영’을 기획전시실B에서 선보인다. 전시 구성은 〈파트1 하늘에서 본 서울〉, 〈파트2 서울에 산다>, 〈파트3 광고사진 속의 환영〉으로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 한국전쟁 이후, 전쟁의 참화를 극복하며 살아가던 서울시민의 실제 일상생활 모습을 촬영한 흑백사진과 행복에의 꿈이 담긴 총천연색 사진광고 등 70여 점이 소개되고 있다. 파트1 ‘하늘에서 본 서울’에서는 한국전쟁 중에 종군기자로 활동했던 김한용 작가가 60년대부터 공군의 도움으로 서울 상공에서 찍은 시가지의 모습을 선보인다. 서울 전역을 누비며 찍은 항공사진에는 전쟁의 상흔을 넘어 고층빌딩이 하나둘 들어서가며 현대도시로 탈바꿈하던 서울의 모습이 오롯이 담겨있다. 당시 홍보용 화보에 자주 등장했던 서울의 항공사진은 당시의 실제實際 모습이자 조국 근대화의 구호 속에,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가던 환영幻影이기도 하다. 파트2 ‘서울에 산다’에서는 한영수, 홍순태 작가가 1950-70년대 근대 조국의 수도를 재건하는 목표에 매진하던 당시 서울의 실제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소개되고 있다. 동시대에 활동했던 두 작가의 시선은 사뭇 다른데, 당시 광고사진으로 유명했던 한영수 작가는 세련되고 정제된 구도로 모던한 현대 도시의 모습을 남기고 있는 반면에, 서울 토박이 홍순태 작가는 개발에 소외된 판잣집, 빈민굴, 조용한 시골이던 강남이나 뒷골목을 찾아 서민의 삶을 포착하였다. 파트3 ‘광고사진 속의 환영’에는 최초의 창작광고상인 ‘조선일보 광고대상’에서 4차례 대상을 수상했던 김한용 작가가 창출해낸 광고사진 속 환영의 이미지를 만나볼 수 있다. 광고 속에서 젊은 시절의 태현실, 윤정희, 유지인, 장미희 등 유명 배우와 전문모델이 제품을 들고서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소비자는 광고 속 제품을 구입하면서 자신도 행복해지리라 기대했을 것이다. 사진가의 구상으로 탄생한 광고사진 속의 환영은 고단하고 복잡한 도시생활을 살아가던 소시민들의 희망과 맞닿아 있었다.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5. 8(일)까지 진행되며, 관람 시간은 평일 및 주말 모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공휴일을 제외한 월요일은 휴관이다. [허중학 기자]
[전시] 카메라라는 도구로 표현한 추상표현주의 사진작가 안드레아스 거스키
[전시] 카메라라는 도구로 표현한 추상표현주의 사진작가 안드레아스 거스키
[서울문화인]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현대사진의 거장 안드레아스 거스키의 국내 최초 개인전 《Andreas Gursky》를 선보이고 있다. 독일 태생의 안드레아스 거스키(Andreas Gursky, 1955-)는 거대한 공장, 광란의 증권거래소, 대규모의 호텔 아트리움과 슈퍼마켓, 어마어마한 군중이 모이는 관광 및 레저 명소, 광활하게 펼쳐진 기업형 농장과 화려하게 빛나는 마천루 등 세계자본주의(global capitalism)를 대담하게 기록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피사체를 기록하고 있다고 해서 그를 현대사진의 거장의 반열에 올려놓치 않았다. 거스키 작품에는 특징이 있다. 먼저 작품의 기념비적 피사체의 규모와 디테일과 수평성이다. 거스키는 원거리 시점으로 큰 스케일 속에서도 전례 없을 만큼 세밀한 디테일을 지니고 있다. 사진의 크기가 5미터 가까이 됨에도 화면을 구성하는 피사체는 어느 위치에 있던 모두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놀랄만한 해상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큰 스케일의 피사체를 그려내고 있지만 비현실적으로 명확한 수평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그의 사진의 가진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사진을 찍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예를 들어 카메라로 큰 건물을 촬영한다면 렌즈의 특성상 필연적으로 좌우의 수평은 어긋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거스키의 사진은 명확한 수평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각각의 셀도 정확하게 같은 크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 거스키의 사진은 짜집기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그렇다 거스키의 많은 작품은 이미지 조작을 통해 만들어졌다. 거스키는 몇 개의 이미지를 이어 붙이는 것은 물론이고, 평면적 구성, 대상을 강조하기 위한 색상의 조정 등과 같은 다양한 이미지 조작을 통해 그 특징을 극대화하여 표현하여 보여주고 있다. 추상표현주의 영향을 많이 받은 그는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니라 본질에 집중, 그의 사진은 여러 컷의 사진을 디지털 편집을 통해 그 대상의 본질을 집중하였다. 그래서 그의 사진은 단순히 현대사회의 기록이 아닌 카메라라는 도구를 사용한 추상회화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그의 제작방식으로 거스키는 지난 37년간 약 250여 점의 사진 작품만을 제작하지 못했을 정도로 결코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 가운데 이번 전시에는 <파리, 몽파르나스>(1993), <99센트>(1999, 리마스터 2009)와 같은 대표작을 비롯해 47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얼음 위를 걷는 사람>(2021)과 <스트레이프>(2022)는 이번 전시를 통해 세계 최초로 선보이고 있다. [허중학 기자]
서울시립미술관, 한국 근현대조각의 선구자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展
서울시립미술관, 한국 근현대조각의 선구자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展
[서울문화인] 서울시립미술관(관장 백지숙) 서소문본관에서 한국 근현대조각의 선구자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하여 그의 예술세계 전반을 조망하는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한국 근대 조각사의 핵심적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권진규(1922-1973) 작가는 1922년 함경남도에서 태어났으며 1949년부터 일본 무사시노미술학교 조각과에서 수학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1950년대 일본 이과전에서 여러 차례 입선하고 특대(特待)의 상을 수상하였으며 살아생전 한국과 일본에서 총 세 차례의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일반적으로 그의 작품은 <지원의 얼굴>(1967)로 대표되는 여성흉상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동물상, 여성두상, 여성상, 자소상, 부조를 비롯해서 불상, 탈, 가면, 기물, 잡상, 유화, 드로잉 등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며, 구상과 추상, 고대와 현대, 동양과 서양, 여성과 남성, 현세와 내세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하지만 그는 당시 어떤 사조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은 채, 다양한 레퍼런스를 반영하면서 작품에 몰입하여 자신만의 모더니티를 구현했다. 특히 그는 자신을 예술가이기 전에 장인으로 칭했고, 그 옛날 이름 없는 장인들이 남긴 문화유산에 큰 가치를 두었기 때문에 작품의 대상이나 크기에 따른 특별한 위계를 두지 않았다. 다만 그는 일관되게 눈에 보이는 사물 너머 존재하는 본질을 추구하였고, 이를 위해 동양과 서양의 고대 유산을 참조, 자신만의 강건하고 응축된 형태를 통해 영원성을 구현했다. 이는 테라코타와 방부·방습·방충에 강한 건칠 작품으로 발전했다. 무엇보다 그는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형상을 추구하였지만 특유의 정신성을 작품에 녹여내며 한국 근대 조각사의 핵심적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故 권진규(1922-1973) 작가의 작품 140여 점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 이번 전시에 앞서 지난 2021년 7월 서울시립미술관은 (사)권진규기념사업회(대표 허경회) 및 유족을 통해 한국 근현대조각의 선구자 故 권진규(1922-1973) 작가의 작품 140여 점을 기증받았다. ‘서울시립미술관 권진규 컬렉션’으로 명명된 기증 작품의 규모는 조각 96점, 회화 10점, 드로잉 작품집 29점, 드로잉 6점 등 총 141점에 달하였다. 여기에는 권진규 작가의 작품 136점을 비롯하여 그의 부인이었던 가사이 도모의 작품도 포함되어 있으며, 기증 작품은 1950년대부터 1970년대에 이르는 조각, 소조, 부조, 드로잉, 유화 등으로 다양한데, 특히 1950년대 주요 작품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당시 (사)권진규기념사업회 명예회장이자 권진규 작가의 누이동생 권경숙(94세) 유족 대표는 “오빠는 살아생전 자신의 작품을 내 자식들이라고 불렀다. 오빠가 떠난 지 올해로 48년이 된다. 천신만고 끝에 마침내 오빠의 자식들이 있을 거처가 마련되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시고 도움을 주셨다. 앞으로는 서울시와 서울시립미술관이 조각가 권진규와 함께한다. 비로소 인생 숙제를 마친 셈이다.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어디 있을까. 머리 숙여 두루 깊이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라고 밝혔다. 총 141점에 이르는 기증 컬렉션은 2001년 가나아트 컬렉션(200점)과 2019년 최민 컬렉션(161점)에 이은 세 번째 해당하는 대량 기증이며, 이 외에도 2020년 김인순 컬렉션(106점), 1998년 천경자 컬렉션(98점)이 뒤를 잇고 있다.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 ― 노실의 천사” 이번 전시 제목 ‘노실의 천사’는 1972년 3월 3일 『조선일보』 연재 기사 「화가의 수상」에 실린 권진규의 시, 「예술적藝術的 산보_노실爐室의 천사天使를 작업作業하며 읊는 봄, 봄」에서 인용했다. 그의 삶과 예술을 담은 이 시에서 ‘노실의 천사’는 가마 또는 가마가 있는 방으로 아틀리에의 천사, 즉 그가 작업을 통해 구현하고자 했던 순수한 정신적 실체로 볼 수 있다. “진흙을 씌워서 나의 노실에 화장火葬하면 그 어느 것은 회개승화悔改昇華하여 천사天使처럼 나타나는 실존實存을 나는 어루만진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서울시립미술관 한희진 학예연구사는 권진규의 이 시를 바탕으로, 작가의 불교적 세계관을 반영하여 시기별로 입산(入山, 1947-1958), 수행(修行, 1959-1968), 피안(彼岸, 1969-1973)으로 전개되며, 지난해 서울시립미술관 기증작은 물론 다양한 소장처의 작품까지 총 망라되어 선보인다. 먼저 입산(1947-1958)은 1947년 성북회화연구소 시절부터 일본 무사시노미술학교에서 수학, 연구생활을 하던 시기로, 일본 최고의 재야단체 공모전인 니카전에서 특대를 수상하면서 미술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돼서 결실을 이뤄낸 시기이다. 이어 수행(1959-1968)의 시기는 스승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해 귀국해 손수 아틀리에를 짓고 하루를 아침, 오전, 오후, 밤으로 나누어 아침과 밤에는 구상과 드로잉, 오전과 오후에는 작품을 제작하는 등 수행자처럼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반구상의 부조작품과 독자적인 여성 흉상을 중심으로 다양한 작품 활동을 전개하였던 시기를 조명한다. 마지막 피안(1969-1973)은 전통 재료인 건칠을 독자적인 방법으로 이용하여 건칠작품에 매진하며 1971년 불상, 비구니 등으로 전시회를 개최하였으나 반응이 좋지 않아 좌절하면서 작업보다는 불교에 침잠하다가 원하는 일들이 무산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시기이다. 이처럼 전시는 세속적 삶을 떠나 1947년 그가 본격적으로 미술에 입문한 성북회화연구소(1946-1950)시절을 시작으로 1973년 5월에 생을 마감할 때까지의 그에게 천사인 말을 포함한 동물상, 여성 두상과 흉상, 자소상, 부처와 예수상, 승려상, 기물 등 주요 작품을 총 망라되어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 미술관은 권진규의 소장책 중 면밀히 살핀 흔적이 있는 도서와 여러 언어로 쓴 드로잉 북을 번역해 전시장에 비치하였다. 뿐만 아니라 창작의 순간에 남긴 메모와 기록을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작가의 드로잉 북을 영인본으로 제작해 관람객이 자유롭게 살펴볼 수 있게 하였다는 점이다. 또한, 서울시립미술관의 올해 전시의제인 ‘제작’과 연계해 권진규의 주요 작품 제작 기법인 테라코타와 건칠 작품 제작 과정을 볼 수 있는 두 개의 전시실을 마련하여 권진규의 작품세계를 보다 심층적으로 볼 수 있다. 더불어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특별 공연 <콰르텟 S 특별 연주회 — 권진규가 사랑한 클래식>(4.7.)과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4.9.)가 서소문본관에서 개최되며, 전시 기간 중 시민문화유산 ‘권진규 아틀리에’(성북구 동선동 소재)가 매주 토요일 특별 개방(3.26.~5.28.)되며 유족이 진행하는 특별 토슨트 <나의 외삼촌, 권진규>가 매주 목, 토 오후 2시에 있다. 매주 토요일 1시, 2시 서소문본관에서 ‘권진규 아틀리에’까지 셔틀버스(편도)를 운행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고독한 미술의 세계로 입문하여 평생을 수행하듯 작업에 임했지만 살아생전 한국화단의 몰이해로 좌절할 수밖에 없었고, 불교에 더욱 침잠하다가 결국은 스스로 세상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권진규의 삶과 작업을 그대로 담아낸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1층에서 오는 5월 22일(일)까지 진행된다. 전시는 예약 없이 관람 가능하고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도슨팅 앱을 통해 음성으로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다.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