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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우리 주변의 친숙한 공간을 거친 질감으로 표현하는 송지연 작가 개인전
[갤러리] 우리 주변의 친숙한 공간을 거친 질감으로 표현하는 송지연 작가 개인전
[서울문화인] 우리 주변의 친숙한 공간을 물감의 거친 질감으로 표현, 친숙한 공간에 대한 향수와 두툼한 물감의 질감에 대한 호감으로 많은 미술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 대한 향수와 물감의 거친 질감에 대한 호감으로 많은 미술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송지연 작가의 개인전 ‘기억의 방식-도시로부터’가 오는 4월25일(토)부터 JJ 중정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우리 주변의 공간을 두툼한 물감의 맛으로 표현해가는 송지연 작가의 작품은 우리에게 친숙한 공간에 대한 향수와 물감의 거친 질감에 대한 호감으로 많은 미술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구작과 신작이 적절하게 섞여 있지만 올해의 첫 신작들을 선보이는 자리이므로 눈 여겨 볼만 하다. 송지연 작가는 도시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내며, 계속해서 바뀌어 가는 풍경들의 모습을 자주 접했다. 높은 빌딩과 아파트, 숲, 빼곡히 모여 있는 건물들을 통해 생활의 편리함을 중심으로 살고 있는 인공적인 모습들이 그녀에게는 또 다른 자연 풍광으로 비쳤다. 작가의 작품에서 주목해야할 점은 산과 들, 깊고 넓은 바다와 강 그리고 호수를 간직한 풍경 속에서 자라고, 또 그런 것들을 자연 친화적 삶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과는 달리 작가는 자신이 처해있는 삶의 터전인 도시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자연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전시는 변해가는 외부 환경으로부터 ‘나’ 라는 존재를 잃지 않되 무한한 일상 속에서 어떻게 의미 있는 삶을 보낼지에 대해 고민하며 작가가 자주 가는 길 혹은 지나갔던 길을 그리기, 지우기를 반복한 작업을 통하여 자신의 흔적들을 찾아간다. 특히 이번 전시는 구작과 신작이 적절하게 섞여 있지만 올해의 첫 신작들을 선보이는 자리이므로 눈 여겨 볼만 하다. [허중학 기자]
서울시립미술관, 올해 의제 ‘수집’을 바탕으로 본관, 남서울미술관에서 선보여
서울시립미술관, 올해 의제 ‘수집’을 바탕으로 본관, 남서울미술관에서 선보여
- 서소문본관, 우리가 사는 사회와 환경을 반영한 《모두의 소장품》전 - 남서울미술관, 건축가 40여 명(팀)을 한자리에 모은 《모두의 건축 소장품》전 [서울문화인] 2020년 서울시립미술관의 의제 중 하나는 ‘수집’이다. 이는 ‘수집’의 의미와 공공성을 탐구하고, 공유재로서 소장품의 미래와 소장의 다양한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코로나19로 휴관 중이지만 서울시립미술관(관장 백지숙)은 ‘수집’이라는 의제로 16일부터 서소문본관에서는 우리가 사는 사회와 환경을 반영한 《모두의 소장품》전(5월 31일까지)을 이와 연계하여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는 건축가 40여 명(팀)을 한자리에 모은 《모두의 건축 소장품》전(6월 14일(일)까지)을 진행한다. 먼저 서소문본관 전관에서 진행하는 《모두의 소장품》전은 ‘나와 너, 우리 모두’를 주제로 서울시립미술관이 1985년부터 수집한 소장 작품 총 5,173점 중 86점을 선별하고,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된 현대미술가(팀) 중 미소장품 45점을 추가해 총 49명 작가의 작품 131점을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이다. 전시장은 우리의 삶을 담고 있는 소장품이 모두의 일상과 가까워지길 바라며 친근한 공간으로 연출, 컬렉티브 랩, 레퍼런스 룸, 그린 라이브러리, 미디어 시어터, 퍼포먼스 스테이지, 크리스털 갤러리 등 총 여섯 개의 공간으로 구성했다. 전시장에서는 회화, 설치, 조각, 뉴미디어, 사진, 드로잉, 판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전시 연계 행사로 <모두의 소장품 학술 심포지엄>을 5월 15일과 16일 양일간 서소문 본관에서 개최되며, 전시 기간에는 리슨투더시티의 <미술관 재난 대비 워크숍>, 믹스라이스의 <믹스프룻> 등 전시 작가가 워크숍을 진행한다. 그리고 전시 참여 기관 느티나무도서관의 사서가 관람객에게 책을 추천하는 <느티나무도서관 버스킹>과 올해 새롭게 개편하는 <뮤지엄나이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건축 수집을 체계적으로 시작한 지 10년, 우리나라에서 아직 낯선 “건축 소장품.” ‘왜 건축을 수집하는가?’ 그리고 ‘건축 수집의 대상과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모두의 건축 소장품》전은 건축의 생성과 소멸, 해체와 창작이라는 거듭되는 순환 과정을 답으로 제시한다. 동서양 전통건축과 광복 이후 현대건축의 해체와 창작 과정에서 생산되는 다종다양한 “부산물”을 미술관으로 불러들여 한국 건축 수집의 현재를 확인하고 미래를 모색한다. 남서울미술관의 《모두의 건축 소장품》전은 건축 수집을 체계적으로 시작한 지 10년, 우리나라에서 아직 낯선 “건축 소장품.” ‘왜 건축을 수집하는가?’ 그리고 ‘건축 수집의 대상과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건축의 생성과 소멸, 해체와 창작이라는 거듭되는 순환 과정을 답으로 제시한다. 또한, 동서양 전통건축과 광복 이후 현대건축의 해체와 창작 과정에서 생산되는 다종다양한 “부산물”을 미술관으로 불러들여 한국 건축 수집의 현재를 확인하고 미래를 모색한다. 전시는 1980년대 초반 중구 회현동에서 현재 위치인 관악구 남현동으로 이축된 서양 고전양식의 구벨기에영사관(1905년)을 무대로 건축 수집의 기원, 의미, 방법을 체험하는 2개의 섹션으로 구성했다. 1층의 전시 1부 〈전통 건축, 사물의 편린〉에서는 건축이 필연적으로 해체와 재구성의 과정을 거쳐 수집된다는 속성에 주목한다. 우리나라 근대기의 서양 고전건축을 한국 전통건축과 병치하여 동서양 건축의 차이와 공통점을 파편화된 실물의 체험을 통해 전한다. 근대기의 서양 건축물 ‘구벨기에영사관’의 건축 재료, 국보 제1호 서울 숭례문, 보물 제1310호 나주 불회사 대웅전, 서울 운현궁 아재당 등의 건축 부재를 비롯해 1961년 숭례문 수리보고서 도면, 숭례문 모형 등을 만나볼 수 있다. 2층의 전시 2부 〈건축 현장, 창작의 흐름〉에서는 건축이 일련의 창작과 다양한 협업으로 완성되며, 그 과정에서 생산되는 모든 결과물이 수집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국‧공‧사립 6개 기관과 한국 현대건축을 대표하는 40여 명(팀)의 건축가‧사무소가 제공하는 총 100여 점의 아카이브(건축 실물 부재, 모형, 스케치, 도면, 사진 등)와 기록물이 실제 건축사무소 공간으로 건축 창작 과정과 시대별로 변화해 가는 설계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강직했던 한국 초기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경향신문사 사옥(배기형과 구조사, 1968)과 그 정교한 수채화 투시도 원본, 공간적 조형의 대가 김수근의 경동교회(공간연구소/김수근, 1980) 모형, 전통 목구조를 현대적 건축언어로 풀어낸 세 그루 집(김재경건축연구소/김재경, 2019)의 1:1 모형 그리고 해체되는 과거의 건축과 재생되는 현재의 건축이 함께 조명되는 삼일빌딩(김중업, 1969, 정림건축, 원오원아키텍스/최욱, 리노베이션 공사 중)과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1930, 매스스터디스/조민석, 설계 중) 등이 있다. 그와 함께 문훈의 주술적 드로잉, 건축 발상을 섬세하게 보여 주는 김준성과 김승회의 스케치, 동화적 상상력을 담은 박천강의 색연필 그림, 승효상과 박창현의 가구 등이 전시되어 건축가의 폭넓은 활동을 엿볼 수 있다. 전시 기간 중 1층 라운지에서는 숭례문의 ‘공포(栱包)’를 조립하고 전통 기와에 탁본할 수 있는 참여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한다. 또한 2층 전시실(〈설계실〉, 〈모형실〉)에서는 전시기간 동안 토요일, 일요일 격주 주말 오후 2시부터 오후 5시 사이 (진행 일자 추후 공지 예정) 중학생 이상 관객을 대상으로 나만의 주택을 만들어 보는 약식 설계 수업 〈건축가 되기〉가 미술관 웹사이트 예약으로 운영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월 25일부터 현장 관람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온라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SeMA_Link(세마링크) 라는 온라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모두의 건축 소장품》 전시 개막 특별 프로그램으로 4월 24일 ‘학예사와 함께하는 전시 투어’와 5월 1일 ‘전시 하이라이트 소개’ 영상이 서울시립미술관 SNS 채널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시립미술관 백지숙 관장은 “변화하는 시대에 따라 소장품의 사회적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자 한다”라며 “본 전시는 물론 같이 기획한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통해, 코로나19로 위축된 관객들과 문화예술계에 생기와 활력이 생겨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두 전시는 코로나19로 인한 잠정휴관으로 인해 당분간 온라인으로 만나볼 수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코로나19 상황 개선 추이에 따라 한정된 인원이라도 전시를 직접 관람할 수 있도록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사이트를 통한 사전 예약제를 계획하고 있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sema.seoul.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 02-2124-8800) [허중학 기자]
[여행이야기] 이란 이스파한, 400년을 이어 여전히 시민들의 소통의 장으로 사랑을 받는 이스파한의 다리
[여행이야기] 이란 이스파한, 400년을 이어 여전히 시민들의 소통의 장으로 사랑을 받는 이스파한의 다리
[서울문화인] 무언가를 서로 연결시켜주는 것을 가교라고 한다. 다리는 이쪽과 저쪽 이어주는 쉽게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지만 우리에게 다리는 차량이 오가는 것이라는 인식이 크겠지만 이스파한에서 마주한 다리는 그런 편견을 지워버리기에 충분하다. 다리에는 삼삼오오 다리를 건너거나 아니면 여기저기 모여서 얘길 나누는 소통의 장소로 이용되는 듯 했다. 물론 그 이면에는 다리의 조명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야경의 몫도 빠질 수 없는 이유이겠지만 말이다. 아스파한을 가로질러 흐르는 자얀데루트는 이란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자그로스 산맥에서 시작되어 10미터에서 800미터의 다양한 폭을 가지고 아스파한을 굽이굽이 돌아 모든 농지와 과수원을 적시고 총 430킬로미터, 직선거리로는 360킬로미터를 흘러가는 거대한 강이다. 이렇게 먼 거리를 건조기후인 아스파한에서 마르지 않고 흘러갈 수 있는 이유는 아스파한 땅의 특성에 있다고 한다. 아스파한의 땅은 견고하여 물을 많이 흡수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는 가뭄으로 이곳의 강물을 농사용으로 쓰기위해 상류를 막아서 한때 물이 흐르지 않고 강바닥을 보였다고 한다. 다행이 이때는 수심이 깊지는 않아 보였지만 온전한 야경을 뽐내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이스파한 시내에만 자얀데루드를 가로지를 수 있는 다리가 11개가 있다고 한다. 이 중에 숙소에서 내려다보이는 씨오세폴은 야경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다리였다. 이 다리를 건너야 이맘 광장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어린 소녀가 물을 걸어왔는데 어린 소녀는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고 위의 언니는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를 조심스레 구사하며 동생에게 통역까지 해주었다. 이 소녀는 가족끼리 산책 중이라며 다정해 보이는 이 가족과 함께 사진도 찍고 추억을 나눴다. 여행을 하면서 우리말로 말을 걸어오는 이란 여성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이곳에서도 아주 낯선 일은 아닌 것 같다. 이 다리의 총 길이는 360미터이고 폭은 14미터로 많은 사람이 오갈 수 있는 넓이로 에스파한의 각종 유명 건축물을 지은 압바스 1세의 명령으로 지은 다리로 그루지아 출신의 기독교인인 알라흐베르디 칸(Allahverdi Khan)의 감독 아래 1602년에 완공한 유서 깊은 다리이기도 하다. 이렇게 오랜 세월의 시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다리가 있다는 것이 아름다운 야경보다 부러움으로 다가왔다. 자얀데루트에서 하류로 조금 더 내려가면 또 하나의 오랜 된 다리가 나타나는데 바로 이곳 사람들이 정작 제일 아름답다고 칭송하고 좋아하는 다리는 카주(Khaju) 다리이다. 길이 132미터에 폭 12미터의 카주 다리는, 1층은 수량 조절의 기능을 가지는 댐의 역할을 하고 있어 다리를 비추는 조명이 강에 내려 보며 바로 비춰지지 않아서 야경은 덜하지만 다리 중앙에는 발코니에서는 과거 왕이 이곳에서 잔치를 베풀고 유흥을 즐겼다고 하는데 이곳 아스파한 시민들도 이곳에서 모여 소통의 장소로 안성맞춤의 장소여서 많은 사랑을 받는 다리가 아닌가 싶다. 아스파한의 이 다리를 보고 다리는 차량이 가득한 곳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을 엮어주는 진정한 가교라는 의미를 알게 해준 곳이다. [허중학 기자]
[갤러리] 벽면의 탁본이 만들어낸 드로잉과 애니메이션을 선보이는 이승애 작가
[갤러리] 벽면의 탁본이 만들어낸 드로잉과 애니메이션을 선보이는 이승애 작가
[서울문화인] 챕터투 연남동 전시 공간에서 이승애 (Lee Seung Ae, b.1979) 개인전 ‘Night Shade’를 지난 17일부터 선보이고 있다. 이승애 작가는 2014년 영국왕립예술대 재학 시절부터 매진한 ‘애니메이션-드로잉’ 시리즈는 한 장의 종이가 작가의 상상력과 치밀한 기획, 극한의 매진을 통해 신화적 서사성을 지닌 독창적인 모노크롬 애니메이션으로 승화되는 과정의 미학을 보여주며, 작가에게 최우수 졸업상에 비견되는 ‘발레리 베스톤 아티스트 프라이즈 (Valerie Boston Artists’ Prize) 2016’을 안겼다. 이번 전시는 지난 1년간 챕터투 레지던시에 상주하면서 새롭게 시도한 탁본 기반의 드로잉과 애니메이션 작업인 ‘우연한 밤(2019-20)’을 중심으로, 종이와 연필이라는 단순한 재료로 무한한 상상력이 펼쳐 온 작가가 향후 어떤 방식으로 예술적 지평을 넓혀 갈 것인지를 유추해 볼 수 있는 전시이다. 작가가 일상적으로 자주 머무는 공간의 벽면을 종이와 흑연을 이용하여 마치 탁본을 하듯 수십, 수백 번 문지르는 수행적 드로잉 기법의 시도와 시행착오가 이번 전시에 선 보이는 ‘우연한 밤’의 모태가 되었다. 탁본을 통해 드러나게 된 이미지들이 작가에게 익숙하게 느껴지며 마치 ‘원래 그렇게’ 존재했던 것들처럼 보이는 것에 대한 작가의 지속적인 의구심이 추동한 결과이기도 하다. 작가는 벽면에 종이를 한 장씩 대고 탁본을 진행하고, 벽의 표층적 물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여러 장의 종이는 원래의 좌표와 다르게 작가에 의해 불특정하게 배열되고 이어 붙여진다. 이러한 과정이 제공한 모종의 배경적 공간에서, 우연히 발견되었거나 연상된 이미지들을 그려나간다. 어느 순간 그 이미지들은 스스로 모양과 존재를 복제하고 증식되어 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작가는 특정한 이미지를 재현하려는 의도를 최대한 제어하고 우연성으로 발견된 이미지들을 연결해 나가는 방식으로 작업을 완성한다. 이렇게 종이 위에 재현된 우연한 이미지들은 다시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제작되었다. 이승애 작가는 “마치 깊은 동굴에서 불을 비춰 거대한 동굴 벽화를 더듬듯 바라보는 것처럼, 내가 알고 있는 세계를 초월하는 환상의 다른 세계를 발견하는 순간의 느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작가가 말하는 ‘우연과 필연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미지를 찾기 위한 회화적 실험’은 인간 기술의 제어범주를 벗어난 미지의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오늘날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감과도 연결된다. 실체를 알 수 없는 대상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그로 인한 부작용이 속출하는 오늘날, 이승애의 작품은 우리를 둘러싼 복잡한 외부 세계의 존재들에 대해 알거나 모른다는 이분법적 태도에서 벗어나 그 모호성을 자신의 긍정적인 일부로 받아들여 볼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승애는 영국 런던의 왕립예술대학교(Royal College of Art) 회화과에서 석사를 취득하고 런던과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중인 시각예술작가로 독특하고 상상력 넘치는 몬스터 시리즈 드로잉으로 2004년 스위스 아트바젤에 작품을 출품하는 등 국내 미술계의 떠오르는 신예 작가로 주목을 받았다. 최근 말보로 파인아트 갤러리(런던), 주영한국문화원(런던), 두산갤러리(뉴욕), 아라리오갤러리(서울) 등지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전시는 오는 5월 30일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돌을 벽돌모양으로 깎아 쌓은 모전석탑.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 국보 지정 예고
돌을 벽돌모양으로 깎아 쌓은 모전석탑.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 국보 지정 예고
[서울문화인]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강원도 정선군에 있는 보물 제410호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旌善 淨巖寺 水瑪瑙塔)’을 국보로 예고하고, 경상북도 안동시에 있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41호 ‘안동 봉황사 대웅전(安東 鳳凰寺 大雄殿)’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이하 수마노탑)은 「삼국유사」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신라 자장율사가 당나라 오대산에서 문수보살로부터 석가모니의 몸에서 나온 진신사리를 받아 귀국한 후, 643년(선덕여왕 12년)에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는 사찰로 통도사, 오대산 중대, 법흥사, 봉정암와 함께 적멸보궁과 더불어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법당 내 부처의 불상을 모시는 대신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있는 법당)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수마노탑이라는 명칭은 불교에서 금·은과 함께 7보석 중의 하나인 마노(瑪瑙)와 관련이 있으며, 자장율사가 진신사리를 가지고 귀국할 때 서해 용왕이 자장의 도력에 감화하여 준 마노석으로 탑을 쌓았고, 물길을 따라 가져왔다 해서 물 ‘水(수)’ 자를 앞에 붙여 ‘수마노탑(水瑪瑙塔)’이라 불렀다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총 길이가 9m에 달하는 정암사 수마노탑은 국보 제30호인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 등 신라 시대 이래 모전석탑에서 시작된 조형적인 안정감과 입체감 그리고 균형미를 잘 보여주고 있어 늦어도 고려 시대 이전에 축조된 것을 알 수 있다. 1972년 수마노탑 해체 당시에 함께 나온 탑지석(탑의 건립 이유, 수리 기록 등을 적은 돌로 탑 안에 넣어 둠)은 조성역사, 조탑기술 등을 연구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 국보 제21호)·다보탑(국보 제20호)을 포함해 탑의 이름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희소한 탑이다. 또한, 모전석탑으로는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국보 30호), 의성 탑리 오층석탑(국보 77호), 영양 봉감 모전오층탑(국보 187호) 등이 있다. 무엇보다 수마노탑은 모전석탑으로 조성된 진신사리 봉안탑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는 점에서 국가지정문화재(국보)로 역사·예술·학술 가치가 충분하다 하겠다. 보물로 지정 예고되는 ‘안동 봉황사 대웅전(이하 대웅전)’는 건립 시기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지만, 대웅전의 내력을 추론해 볼 수 있는 사찰 내 각종 편액과 불상 대좌의 묵서, 그 밖에 근래 발견된 사적비와 중수기 등을 종합해 보면 17세기 후반 무렵 중건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웅전은 삼존불(불전에 석가모니불과 좌우에 아미타불과 약사불의 세분의 부처를 모시는 형식)을 봉안한 정면 5칸의 대형 불전이며, 팔작지붕을 하고 있다. 조선후기의 3칸 불전에 맞배집이 유행하던 것에 비하여 돋보이는 형식이다. 또한, 전면의 배흘림이 강한 기둥은 조선 후기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양식이다. 대웅전의 외부 단청은 근래에 채색되었지만, 내부 단청은 17~18세기 재건 당시의 상태를 온전하게 잘 보존하고 있다. 특히, 내부 우물반자에 그려진 용, 금박으로 정교하고 도드라지게 그려진 연화당초문 등이 17~18세기 단청의 전형을 보이며 전면의 빗반자(경사 위에 세운 반자. 반자는 방 마루 천장을 평평하게 만드는 구조물)에 그려진 봉황은 연꽃을 입에 물고 구름 사이를 노니는 모습으로, 봉황사라는 사찰의 유래와도 관련된 독특한 것으로 평가된다. 봉황사 대웅전은 17세기 말에 건립된 이후 여러 차례의 수리를 거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정면 5칸의 당당한 격식을 간직한 조선 후기의 불전이다. 공포부를 비롯한 세부는 19세기 말에 이루어진 수리 흔적을 담고 있으며, 전면과 옆면, 뒷면 공포가 서로 달리하고 있는 것은 조선 말기 어려웠던 안동지역 불교계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천장의 우물반자에 그려진 오래된 단청과 빗반자의 봉황 그림 등 뛰어난 실내장엄 등이 높게 평가된다.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한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과 보물로 지정 예고한 안동 봉황사 대웅전은 30일간의 예고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 [허중학 기자]
서울시립미술관, 올해 의제 ‘수집’을 바탕으로 본관, 남서울미술관에서 선보여
서울시립미술관, 올해 의제 ‘수집’을 바탕으로 본관, 남서울미술관에서 선보여
- 서소문본관, 우리가 사는 사회와 환경을 반영한 《모두의 소장품》전 - 남서울미술관, 건축가 40여 명(팀)을 한자리에 모은 《모두의 건축 소장품》전 [서울문화인] 2020년 서울시립미술관의 의제 중 하나는 ‘수집’이다. 이는 ‘수집’의 의미와 공공성을 탐구하고, 공유재로서 소장품의 미래와 소장의 다양한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코로나19로 휴관 중이지만 서울시립미술관(관장 백지숙)은 ‘수집’이라는 의제로 16일부터 서소문본관에서는 우리가 사는 사회와 환경을 반영한 《모두의 소장품》전(5월 31일까지)을 이와 연계하여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는 건축가 40여 명(팀)을 한자리에 모은 《모두의 건축 소장품》전(6월 14일(일)까지)을 진행한다. 먼저 서소문본관 전관에서 진행하는 《모두의 소장품》전은 ‘나와 너, 우리 모두’를 주제로 서울시립미술관이 1985년부터 수집한 소장 작품 총 5,173점 중 86점을 선별하고,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된 현대미술가(팀) 중 미소장품 45점을 추가해 총 49명 작가의 작품 131점을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이다. 전시장은 우리의 삶을 담고 있는 소장품이 모두의 일상과 가까워지길 바라며 친근한 공간으로 연출, 컬렉티브 랩, 레퍼런스 룸, 그린 라이브러리, 미디어 시어터, 퍼포먼스 스테이지, 크리스털 갤러리 등 총 여섯 개의 공간으로 구성했다. 전시장에서는 회화, 설치, 조각, 뉴미디어, 사진, 드로잉, 판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전시 연계 행사로 <모두의 소장품 학술 심포지엄>을 5월 15일과 16일 양일간 서소문 본관에서 개최되며, 전시 기간에는 리슨투더시티의 <미술관 재난 대비 워크숍>, 믹스라이스의 <믹스프룻> 등 전시 작가가 워크숍을 진행한다. 그리고 전시 참여 기관 느티나무도서관의 사서가 관람객에게 책을 추천하는 <느티나무도서관 버스킹>과 올해 새롭게 개편하는 <뮤지엄나이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건축 수집을 체계적으로 시작한 지 10년, 우리나라에서 아직 낯선 “건축 소장품.” ‘왜 건축을 수집하는가?’ 그리고 ‘건축 수집의 대상과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모두의 건축 소장품》전은 건축의 생성과 소멸, 해체와 창작이라는 거듭되는 순환 과정을 답으로 제시한다. 동서양 전통건축과 광복 이후 현대건축의 해체와 창작 과정에서 생산되는 다종다양한 “부산물”을 미술관으로 불러들여 한국 건축 수집의 현재를 확인하고 미래를 모색한다. 남서울미술관의 《모두의 건축 소장품》전은 건축 수집을 체계적으로 시작한 지 10년, 우리나라에서 아직 낯선 “건축 소장품.” ‘왜 건축을 수집하는가?’ 그리고 ‘건축 수집의 대상과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건축의 생성과 소멸, 해체와 창작이라는 거듭되는 순환 과정을 답으로 제시한다. 또한, 동서양 전통건축과 광복 이후 현대건축의 해체와 창작 과정에서 생산되는 다종다양한 “부산물”을 미술관으로 불러들여 한국 건축 수집의 현재를 확인하고 미래를 모색한다. 전시는 1980년대 초반 중구 회현동에서 현재 위치인 관악구 남현동으로 이축된 서양 고전양식의 구벨기에영사관(1905년)을 무대로 건축 수집의 기원, 의미, 방법을 체험하는 2개의 섹션으로 구성했다. 1층의 전시 1부 〈전통 건축, 사물의 편린〉에서는 건축이 필연적으로 해체와 재구성의 과정을 거쳐 수집된다는 속성에 주목한다. 우리나라 근대기의 서양 고전건축을 한국 전통건축과 병치하여 동서양 건축의 차이와 공통점을 파편화된 실물의 체험을 통해 전한다. 근대기의 서양 건축물 ‘구벨기에영사관’의 건축 재료, 국보 제1호 서울 숭례문, 보물 제1310호 나주 불회사 대웅전, 서울 운현궁 아재당 등의 건축 부재를 비롯해 1961년 숭례문 수리보고서 도면, 숭례문 모형 등을 만나볼 수 있다. 2층의 전시 2부 〈건축 현장, 창작의 흐름〉에서는 건축이 일련의 창작과 다양한 협업으로 완성되며, 그 과정에서 생산되는 모든 결과물이 수집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국‧공‧사립 6개 기관과 한국 현대건축을 대표하는 40여 명(팀)의 건축가‧사무소가 제공하는 총 100여 점의 아카이브(건축 실물 부재, 모형, 스케치, 도면, 사진 등)와 기록물이 실제 건축사무소 공간으로 건축 창작 과정과 시대별로 변화해 가는 설계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강직했던 한국 초기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경향신문사 사옥(배기형과 구조사, 1968)과 그 정교한 수채화 투시도 원본, 공간적 조형의 대가 김수근의 경동교회(공간연구소/김수근, 1980) 모형, 전통 목구조를 현대적 건축언어로 풀어낸 세 그루 집(김재경건축연구소/김재경, 2019)의 1:1 모형 그리고 해체되는 과거의 건축과 재생되는 현재의 건축이 함께 조명되는 삼일빌딩(김중업, 1969, 정림건축, 원오원아키텍스/최욱, 리노베이션 공사 중)과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1930, 매스스터디스/조민석, 설계 중) 등이 있다. 그와 함께 문훈의 주술적 드로잉, 건축 발상을 섬세하게 보여 주는 김준성과 김승회의 스케치, 동화적 상상력을 담은 박천강의 색연필 그림, 승효상과 박창현의 가구 등이 전시되어 건축가의 폭넓은 활동을 엿볼 수 있다. 전시 기간 중 1층 라운지에서는 숭례문의 ‘공포(栱包)’를 조립하고 전통 기와에 탁본할 수 있는 참여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한다. 또한 2층 전시실(〈설계실〉, 〈모형실〉)에서는 전시기간 동안 토요일, 일요일 격주 주말 오후 2시부터 오후 5시 사이 (진행 일자 추후 공지 예정) 중학생 이상 관객을 대상으로 나만의 주택을 만들어 보는 약식 설계 수업 〈건축가 되기〉가 미술관 웹사이트 예약으로 운영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월 25일부터 현장 관람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온라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SeMA_Link(세마링크) 라는 온라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모두의 건축 소장품》 전시 개막 특별 프로그램으로 4월 24일 ‘학예사와 함께하는 전시 투어’와 5월 1일 ‘전시 하이라이트 소개’ 영상이 서울시립미술관 SNS 채널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두 전시는 코로나19로 인한 잠정휴관으로 인해 당분간 온라인으로 만나볼 수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코로나19 상황 개선 추이에 따라 한정된 인원이라도 전시를 직접 관람할 수 있도록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사이트를 통한 사전 예약제를 계획하고 있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sema.seoul.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 02-2124-8800) [허중학 기자]
휴관 중 두 번째 개막한 국립현대미술관, 자연의 재해석 ‘수평의 축’전
휴관 중 두 번째 개막한 국립현대미술관, 자연의 재해석 ‘수평의 축’전
[서울문화인] 코로나19로 미술관 문은 닫혔지만 관객들이 찾아올 날을 기다리면서 전시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번 온라인으로 먼저 개막을 알린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덕수궁관)에 이어 서울관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최근 수집한 국제미술 소장품을 중심으로, 국내·외 작가 17명의 작품 70여 점을 선보이는 《수평의 축(Axis of Horizon)》을 16일(목), 인스타그램(instagram.com/mmcakorea)을 통해 개막을 알렸다. 이번 전시명 《수평의 축》은 자연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접근방식으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 사회 그리고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며,전시는 ‘부분의 전체’, ‘현상의 부피’, ‘장소의 이면’ 등 3가지 주제로 나누어 자연을 동시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작품을 소개한다. ‘부분의 전체’는 자연의 부분적 재현을 통해 삶을 통찰한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주요 작품들로는 핀란드 출신의 작가 에이샤-리사 아틸라(Eija-Liisa Ahtila)의 영상 작품 <수평-바카수오라(Horizontal-Vaakasuora)>(2011)은 수집 후 처음 공개되며, 테레시타 페르난데즈의 <어두운 땅(Dark Earth(cosmos)>도 국내 미술관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에이샤-리사 아틸라(1959년생)는 베니스비엔날레(1999, 2005), 카셀 도쿠멘타 11(2002), 상파울로비엔날레(2008), 시드니비엔날레(2002, 2018) 등 해외 유수의 미술 행사에 참여한 바 있는 국제적인 작가이자 영화감독이다. 6분 분량의 6개 채널 영상 <수평-바카수오라>는 국립현대미술관 발전 후원 위원회(MDC)의 뉴미디어 작품 수집 지원에 힘입어 2019년 수집되었다. ‘현상의 부피’는 계절, 날씨, 물, 연기, 얼음, 공기 등과 같은 자연 요소들로 인해 발생되는 현상을 탐구하고 이를 시각화한 작품들로 구성, 이 중 헤수스 라파엘 소토(Jesús Rafael Soto)의 <파고들다>(1988)는 수집 후 과천관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20여 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설치 작품이다. ‘장소의 이면’은 풍경의 이면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근접한 미래, 그리고 역사에 대한 고찰을 다룬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수집 후 처음 공개하는 맵 오피스(MAP Office)의 영상 작품 <유령 섬(Ghost Island)>(2019)과 로랑 그라소(Laurent Grasso)의 대표작 <무성영화(The Silent Movie)>(2010) 등을 선보인다. 전시 기간은 재개관에 따라 변동이 있다. [허중학 기자]
[여행스케치] 화려한 이란의 역사를 그려놓은 왕실 연회궁, 체헬 소툰
[여행스케치] 화려한 이란의 역사를 그려놓은 왕실 연회궁, 체헬 소툰
[서울문화인] '40개의 원기둥'을 의미하는 '체헬 소툰(Tchehel Sotoun)'은 1647년에 샤 압바스 2세(Shah Abbas II)가 자신은 물론 고관대작과 대사들의 리셉션 장소로 사용하기 위하여 건축한 구으로 궁전의 내부는 물론 궁 자체가 미술관이라고 해서 손색이 없을 정도로 벽면은 프레스코화로 가득하다. 위쪽에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을 묘사한 6개의 그림이 그려져 있고 아래 벽면에는 작은 그림들로 페르시아 시대에 있었던 사건들을 묘사하고 있는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먼저 윗쪽의 대형 벽화는 1611년에 투르키스탄과의 연회를 개최한 모습, 1514년 오스만과 페르시아 간의 전쟁을 묘사한 그림, 1544년에 몽골의 왕이 이란으로 피신하여 온 그림, 1510년 사파비왕조의 이스마일 1세가 우즈베키스탄을 격파시키고 왕을 죽이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1747년 인도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나디르샤(Nadir Shah) 등의 왕실의 영광의 모습을 담고 있다. 외벽의 벽화는 내부의 벽화는 달리 서양화풍의 영향을 받은 듯한 화풍의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이는 당시 유럽과의 교류가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벽화로 네덜란드에서 온 사신이 왕실 행사에 참석했던 모습이라 한다. [허중학 기자]
[여행이야기] 이란 이스파한, 벽화가 아름다운 왕실의 연회전용 궁전. 체헬 소툰
[여행이야기] 이란 이스파한, 벽화가 아름다운 왕실의 연회전용 궁전. 체헬 소툰
[서울문화인] '체헬 소툰(Tchehel Sotoun)'이란 '40개의 원기둥'을 의미한다. 궁전에는 사이프러스 나무로 된 원기둥이 20개밖에 없으나 이것이 연못에 비쳐서 40개가 된다는 뜻으로 이런 이름을 지었다고 하니 시적인 발상이 칼의 이슬람이 아닌 예술적 이슬람의 모습의 다가온다. 궁을 들어서는 순간 바로 떠오르는 것은 인도의 타지마할이다. 크기는 타지마할에 비견될 수 없겠지만 인공의 연못에 비춰지는 궁전의 모습은 꼭 타지마할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이곳도 세월을 비껴가지 못하고 한 창 보수 중이라 인공의 연못에 완전한 형태의 40개의 기둥은 확인할 수 없어 아쉬움이 남지만 이곳 역시 궁전의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교회당의 프레스코 벽화처럼 화려한 벽화가 아라베스크 문양과 함께 시야에 가득 들어온다. 1647년에 샤 압바스 2세(Shah Abbas II)가 자신은 물론 고관대작과 대사들의 리셉션 장소로 사용하기 위한 전용 궁전으로 건축한 체헬 소툰 궁전의 내부는 벽면 위쪽에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을 묘사한 6개의 그림이 그려져 있고 아래 벽면에는 작은 그림들로 페르시아 시대에 있었던 사건들을 묘사하고 있는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이들 벽화들은 금색을 사용하여 왕실의 권위와 부의 화려함을 보여주고 있는 듯 했다. 궁의 내부는 1978년 박물관으로 단장하여 개장하였는데 이곳에는 사파비왕조(Safavid Dynasty)와 관련된 카펫, 도자기, 주화 그리고 군사들이 입었던 금속으로 만든 옷 등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윗쪽의 대형 벽화는 1611년에 투르키스탄과의 연회를 개최한 모습, 1514년 오스만과 페르시아 간의 전쟁을 묘사한 그림, 1544년에 몽골의 왕이 이란으로 피신하여 온 그림, 1510년 사파비왕조의 이스마일 1세가 우즈베키스탄을 격파시키고 왕을 죽이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1747년 인도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나디르샤(Nadir Shah) 등의 왕실의 영광의 모습을 담고 있다. 체헬 소툰 궁전은 내부는 물론 외벽에도 다양한 벽화로 장식되어 있는데 외벽의 벽화는 내부의 벽화는 달리 서양화풍의 영향을 받은 듯한 화풍의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이는 당시 유럽과의 교류가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벽화로 네덜란드에서 온 사신이 왕실 행사에 참석했던 모습이라 한다. 한때 이곳은 불에 전소되었다가 다시 지어지는 아픔을 겪기도 하였지만 이런 아픔 속에서도 내부의 화려한 색감과 벽화는 여전히 생동감을 잃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궁을 나오면서 깜짝 놀란 장면은 입구의 훼손된 벽화를 섬세하지 않은 손길로 복원하지 않는 모습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을 목격하고 말았다. [허중학 기자]
[여행이야기] 이란 이스파한, 천 년이 넘는 이슬람 예술 양식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저메 모스크
[여행이야기] 이란 이스파한, 천 년이 넘는 이슬람 예술 양식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저메 모스크
[서울문화인] 셰이크로트폴라모스크와 이맘 모스크의 청색의 화려한 아라베스크로 꾸며진 모스크를 봤다면 저메 모스크는 이와는 조금 대조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사원이다. 저메 모스크는 이스파한에 있는 모스크 가운데 가장 오래되었고 규모도 크다. 8세기에 처음 건립을 시작 여러 차례 중수을 거듭하며, 1,200년 이상 계속된 이슬람 사원 건축의 발달을 보여 주는 모스크로 아바스(Abbasid), 부와이(Buyid), 셀주크(Seljuq), 일한국(Ilkhanid), 무자파리(Muzzafarid), 티무르(Timurid), 사파비(Safavid) 왕조 등 여러 시대에 걸쳐 이어져 온 이란의 이슬람 건축 양식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면적 20,000㎡가 넘는 이 복합건물은 4개의 뜰로 이루어진 사산왕조의 궁전 배치를 이슬람교의 건축양식에 적용하여 지은 최초의 이슬람 건축물이기도 하다. 저메 모스크는 시대별로 다양한 건축 양식은 물론 개인적으로는 벽돌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격자문양이 굉장히 아름다운 건물로 각인이 되었다. 우리의 옛 건축과 비교하면 단청이 만들어 내는 화려함 보다는 자연에서 얻어지는 소재가 주는 시각적으로 편안한 아름다움과 비교할 수 있겠다. 이곳에서의 아쉬움은 오랜 전통과 역사성을 가진 건축물임에도 관리형의 건물이 아니라 현재도 사용 중인 건물이라 정리되지 않은 전선과 정확한 용도는 알 수 없으나 여기저기에 방수포로 보이는 다발들이 방치되어 아름다운 모스크의 경관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모스크에 들어서면 저메 모스크의 모형과 시대별로 어떻게 중수가 되었는지 확인 할 수 있는 그림 안내판이 있다. [허중학 기자] [저메 모스크의 다양한 문양 둘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