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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아시아 현대미술을 조망하다.
[전시]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아시아 현대미술을 조망하다.
[서울문화인] 1990년대 들어 아시아의 현대미술도 국제무대에서 주목받기 시작하였으나 우리에게 아시아 현대미술이라 하면 여전히 한.중.일을 비롯하여 동북아에 집중되어 주목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다른 아시아 현대미술은 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선 아시아의 60년대에서 90연대까지 현대미술을 돌아보는 신선한 전시가 개최되고 있다. 과천 1,2 전시실 및 중앙홀에서 개최하고 있는 《세상에 눈뜨다: 아시아 미술과 사회 1960s-1990s》전은 아시아 각 나라에서 근대미술이 현대미술로 전환되는 중요한 시기를 비교하기 위해 초국가적 구조를 채택한 한국, 일본, 싱가포르 3국 협력 프로젝트로 한국 국립현대미술관, 도쿄국립근대미술관, 싱가포르국립미술관, 일본국제교류기금 아시아센터의 공동 주최로 4년여 간의 조사·연구를 바탕으로 기획되었으며, 세 미술관이 함께 기획했던 《아시아 큐비즘 : 경계없는 대화》(2005~2006), 한국 국립현대미술관과 싱가포르국립미술관이 공동기획했던 《아시아 리얼리즘》(2010)전의 연장선에 있다. 참여 작가는 한국, 일본, 싱가포르 외에도 중국, 타이완,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인도, 미얀마, 캄보디아 등 아시아 13개국의 주요 작가 100명의 작품 170여 점이 선보인다. 1960년대부터 1990년까지 아시아는 탈 식민, 이념 대립, 베트남 전쟁, 민족주의 대두, 근대화, 민주화 운동 등 급진적인 사회 변화를 경험하였다. 이 속에서 예술가들은 권위와 관습에 ‘저항’하고 억압으로부터 ‘해방’하는 태도를 중요하게 여겼다. 또한 기존 예술의 개념과 범주, 미술 제도에 도전하는 실험적 미술 사조를 이끌었다. 주체성에 대한 자각과 서구 근대주의의 비판은 ‘예술을 위한 예술’에서 벗어나 사회 맥락에서 예술을 파악하고 다양한 미학을 시도하는 등 새로운 미술 운동을 출현시켰다. 급진적이고 실험적인 예술 실천은 나라마다 다른 시기에 나타났는데 한국·일본·타이완은 1960~70년대,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인도 등은 1970~80년대, 중국은 1980~90년대이다. 전시제목 ‘세상에 눈뜨다’는 이 시기 아시아 현대미술의 새로운 경향이 외부나 서구로부터 온전히 비롯된 것이 아니라 내부로부터의 정치적 자각, 이전과 다른 예술 태도, 새로운 주체 등장을 통해 상당부분 자발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전시는 ‘구조를 의심하다’, ‘예술가와 도시’, ‘새로운 연대’ 3부로 구성되었다. 1부 ‘구조를 의심하다’에서는 20세기 중반 이후 사회·정치·문화가 급변하며 미술의 경계가 시험대에 오르고 미술 정의가 변화하기 시작했던 시기를 다루고 있다. 회화나 조각 같은 전통 매체 대신 신체나 일상의 재료를 이용하며 다양한 삶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주요 작품은 S. 프리얀토 (인도네시아)〈프랑스산 모자>, 이승택(한국)〈하천에 떠내려가는 불타는 화판>, 이강소(한국) <소멸—선술집〉, 나카니시 나츠유키(일본) <콤팩트 오브제>, 탕다우(싱가포르)〈도랑과 커튼>, 장자오탕(타이완) <판챠오>, 이건용(한국) <건빵먹기> 등이다. 2부 ‘예술가와 도시’에서는 1960년대 이후 급격한 근대화와 산업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른 도시 환경이 어떻게 예술가의 작품과 예술실천에 영향을 미쳤는지 조명하고 있다. 오윤(한국)〈마케팅 I : 지옥도〉, 아카세가와 겐페이(일본)〈대일본 0엔 지폐〉, 왕진 (중국)〈얼음 96 중원〉, 김구림(한국), <1/24초의 의미>, 데데 에리 수프리아(인도네시아) <미궁>, 날리니 말라니(인도) <유토피아>, 첸지에젠(타이완) <역기능 3호>, 바산 시티켓(태국) <자신을 격려하다>, 장페이리(중국)<물:치하이 사전 표준판> 등 도시 공간 곳곳에 침투하며 ‘예술과 일상의 통합’ ‘예술과 사회의 소통’을 실현하고자 했던 아방가르드 예술가의 퍼포먼스를 주목하고 있다. 3부 ‘새로운 연대’에서는 미술의 사회적 역할에 주목한다. 1960년대 이후 한국, 필리핀, 태국, 타이완, 인도네시아 등은 군사정권과 민주화 운동 등을 공통적으로 경험하였다. 태국의 ‘태국예술가연합전선’, 필리핀의 ‘카이사한’, 한국의 ‘민중미술운동’ 등 집단적 ‘연대’를 토대로 권력, 사회적 금기와 이데올로기에 도전한 예술행동주의 작품을 대거 소개하고 있다. 이 시기에는 학제 간 협력을 기반으로 퍼포먼스, 연극, 사운드 등 복합장르 예술 활동을 추구한 실험적 예술가 그룹이 출현하였는데, 한국의 제4 집단과 일본의 더 플레이 및 마츠자와 유타카, 중국의 베이징 이스트 빌리지 등 행동주의와 실험, 놀이와 예술을 교차하는 아시아 컬렉티브도 전시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주요 작품은 나카무라 히로시(일본)〈기지〉, 파블로 바엔스 산토스(필리핀)〈매니페스토>, 장환(중국)〈이름 없는 산을 1미터 높이기〉, 마츠자와 유타카(일본) <소리 의식>, 웡호이청(말레이시아)〈나는 꿈이 있다 (I)〉등이 있다. 이번 섹션에서는 우리나라에서 80년대 민주화 요구와 함께 나타난 ‘민중미술운동’이 우리들의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동남아 몇 몇 국가에서는 70년대에 등장하였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다양성이 공존하는 아시아 현대미술의 역동적인 지형도를 그려낼 뿐 아니라, 서구 중심의 미술사 서술을 재구성하며 아시아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인 전시가 아닌가 싶다. 전시 개막일인 1월 31일(목) 과천관에서 연계 강연 프로그램 <아시아 현대미술의 접점>이 진행된다. 전시를 공동 기획한 각국 큐레이터와 주요 작가 들이 참석, 주제 발표와 대담으로 전시의 이해를 돕는다. 이 전시는 먼저 도쿄국립근대미술관에서 개최되었으며, 오는 5월 6일(월)까지 과천관에서 전시 후, 6월 14일(금)부터 9월 15일(일)까지 싱가포르국립미술관을 순회하여 개최된다. 한편, 전시에는 배우 박건형이 해설 녹음을 맡았으며, 오디오 가이드는 국립현대미술관 모바일 앱(App)을 통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허중학 기자]
[박물관 소식]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전시실 유물 교체
[박물관 소식]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전시실 유물 교체
[서울문화인]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베트남 상설전시를 확대 개편을 비롯하여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 기증실까지 다양한 변화를 주었으며,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지병목) 또한, 지하 1층에 자리한 상설전시관의 ‘궁중서화실’에 새로운 유물을 선보인다. 베트남 상설전은 다양한 아시아 문화를 선보이고자 베트남 국립역사박물관(하노이)과 전시협약을 맺고 베트남의 고대문화 및 청동·도자를 중심으로 27일부터 새롭게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양국이 지속적으로 진행해온 학술 및 인적교류의 결실이라 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05년부터 베트남 국립역사박물관과 교류협정을 맺고 학술문화교류 및 공동발굴조사를 실시했을 뿐만 아니라 전시교류도 활발히 진행했다. 2008년에는 아시아관에서 ‘베트남, 삶과 문화’라는 전시를 개최한바 있고, 2014년에는 ‘베트남 고대문명전: 붉은 강의 새벽’이라는 주제로 특별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인도·동남아시아실에서 상설로 장기간 전시하며 베트남의 구석기시대 발굴품부터 19세기 청동·도자·불교조각에 이르기까지 베트남의 유구한 역사와 함께 다양한 문화를 만나 볼 수 있다. 전시 주제는 크게 세 가지 주제로 첫 번째 주제 ‘베트남의 고대문화’에서는 베트남의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시대의 석기, 토기, 청동기를 전시하여 베트남의 유구한 역사를 살펴 볼 수 있다. 두 번째 주제 ‘베트남의 청동기’에서는 베트남의 독특하고 뛰어난 청동기 문화를 만나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주제 ‘베트남의 도자기’에서는 다양한 기법으로 제작된 베트남 도자기의 독창성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청화백자를 통해서 아시아문화권이라는 동질감도 느껴볼 수 있다.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 내 주제전시실은 지난 3월 19일부터 “마음으로 듣는 새들의 노래”를 주제로 17세기 조선 사대부 화가들이 그린 서정적인 화조화부터 19세기~20세기 초반의 자유분방한 민화풍 화조화를 함께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화조화에 담긴 새의 문화적 의미를 함께 조명하였다. 화조화는 옛 사람들의 복된 소망을 함께 담은 경우가 있다. 백로와 연밥을 뜻하는 ‘일로연과(一鷺蓮果)’는 ‘일로연과(一路連科)’와 발음이 같아 소과(小科)와 대과(大科)에 연이어 급제하라는 기원과 격려의 의미를 지닌다.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텃새인 까치는 기쁜 소식을 전해준다는 의미에서 ‘희작(喜鵲)’이라고 불렸다. 사람들은 까치 그림을 벽에 걸면서 집안에 경사가 있기를 소망하였다. 김식金埴(1579~1662), 조속趙涑(1595~1668)을 비롯한 사대부 화가들의 화조화부터 개성이 돋보이는 민화까지 만나볼 수 있다.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의 ‘손세기·손창근 기념실’도 새로운 유물로 선보인다. ‘손세기·손창근 기념실’은 손창근의 부친 고故 손세기와 대를 이어 수집한 문화재를 2018년 11월 21일 기증(총 202건 304점)받아 이를 기념하는 첫 특별전 “손세기, 손창근 기증 명품 서화전”<2018.11.23.~2019.3.24, 16건 25점>을 개최, 지금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관람객으로부터 큰 찬사와 호평을 받고 있다. 이를 이어 선보이는 두 번째 특별전에는 겸재 정선(1676~1754)의 <북원수회도(北園壽會圖)>(1716년), <비로봉도>를 비롯하여 심사정, 김득신, 이인문, 김수철 등 조선 후기에 활동한 서화가들의 대표작을 선보인다. <북원수회도>는 1716년, 서울 장동(지금의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운동 일대) 이광적(李光迪, 1618~1727년)의 기와집에서 열린 마을 원로들의 장수를 축하하고 그 모임을 기념하는 그림이다. 정선이 41세에 제작한 기록화로, 커다란 마당이 있는 이광적의 자택 건물을 비롯하여 참석자와 시종 등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을 충실하게 표현하며 당시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그림 뒷부분에 수록된 참석자들의 축하 시와 함께 당시 양반의 생활 풍속을 보여주고 있어 매우 중요하다. 꼼꼼하게 잔치 장면을 그린 <북원수회도>와는 달리, <비로봉도>에서는 금강산의 봉우리를 과감하게 그린 정선의 개성적인 화법을 확인할 수 있다. 뭉게구름이 솟아오르는 것처럼 비로봉을 그리고, 그 아래 중향성 암봉(岩峰)들은 줄지어 배치해 비로봉을 부각하였다. 비로봉은 피마준(披麻皴, 그림에서 약간 물결짓는 필선으로 베(麻, 마)를 푼 것 같이 꺼칠꺼칠하게 그리는 표현)으로 그린 반면, 암봉들은 수직준(垂直皴, 그림에서 수직으로 내려 긋는 예리하고 강한 표현)으로 표현해 실제 경물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나타냈다. 또한, 값을 따질 수 없는 조선시대 명품 서화 작품도 만날 수 있다. 17세기 문인인 조문수(曺文秀, 1590~1647)의 「이군산방기」는 북송 최고의 문장가인 소식의 글을 행서의 기운이 도는 해서체로 쓴 작품으로, 작은 글씨가 명쾌하고 힘이 있다. 또한 우리나라 역대서법과 중국서법을 익혀 한국적 서풍을 일으킨 백하 운순(白下 尹淳, 1680~1741)의 초서 편지와 글씨를 쓰는 이의 서권기(書卷氣)를 강조한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1786~1856)의 서첩도 함께 선보인다. 이외에도 심사정(沈師正, 1707~1769)의 <선유도船遊圖>와 김득신(金得臣, 1754~ 1822)의 <출문간월出門看月>에서는 각 화가의 개성적인 화법과 운치를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다. 아름다운 담채로 그린 <선유도>는 거친 파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유유자적 뱃놀이를 즐기는 인물들의 모습이 신선 놀이처럼 느껴진다. 반면, 김득신의 능숙한 수묵 표현이 돋보이는 <출문간월>에서는 한밤중 개가 짖자 밖으로 나와 보름달을 바라보고 있는 동자가 친근하게 다가온다. 김수철(金秀哲, ?~1862 이후)의 <산수도> 2점과 <백합도>도 눈여겨 볼만하다. 김수철은 대상을 간략하게 표현하거나 과감하게 생략했으며, 산뜻한 채색을 더해 세련된 느낌을 살렸다. 19세기 당대 화단의 주류인 남종문인화에 기반을 두면서도 참신한 조형감각을 살려 이색화풍을 구축했던 김수철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손세기·손창근 기념실에 기증품을 중심으로 주제를 선정하여 품격 높은 전시를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지하 1층에 자리한 상설전시관의 ‘궁중서화실’에 26일부터 매화·난·대나무 그림을 중심으로 한 12건의 유물을 새롭게 선보인다. 새롭게 선보이는 유물은 구한말(舊韓末) 왕실 회화를 담당한 양기훈, 김응원, 김규진 등이 그린 매화·난·대나무 소재의 작품과 본인의 호를 딴 ‘석파란(石坡蘭)’으로 이름 높았던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난 그림, 해당 소재가 그려진 왕실 소용 공예품 등이 나왔다. 고종의 강제퇴위로 1907년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가 된 순종이 머문 궁궐인 창덕궁 인정전을 장식하는데 사용된 대형 병풍인 김규진 작(作) <죽석도병풍>과 김응원 작(作) <난석도병풍>도 나란히 선보인다. 김규진은 고종의 명으로 영친왕의 서법(書法) 교사를 지내기도 한 인물로 묵죽과 묵란에 뛰어났으며, 김응원은 흥선대원군 이하응에게서 난치는 것을 배웠다. 두 화가 모두 조선 말기와 근대 화단을 잇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외에도, 왕실인물로 조선말기 묵란화에 독보적 경지를 이룬 이하응의 묵란 작품들과 지방 출신 화가로는 드물게 궁중에 화가 본인의 이름을 적은 작품을 바친 양기훈이 그린 <매화 대나무 그림 병풍> 등도 선보인다. 또한, 이번에 새로 단장한 궁중서화실에는 접촉 화면(터치스크린)을 이용해 매화·난·대나무 그림을 그리고 공유할 수 있는 관람객 참여형 영상(인터액티브 영상)과 매화와 난 그림을 따라 그릴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전시에 흥미를 더하였다. [허중학 기자]
[전시] 예술가, 건축가, 디자이너, 학자들과 함께 DMZ의 변화와 평화 과정 조명
[전시] 예술가, 건축가, 디자이너, 학자들과 함께 DMZ의 변화와 평화 과정 조명
[서울문화인]한반도의 허리를 4km의 폭과 250km의 길이로 잘라 남북의 경계로 삼은 DMZ는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인간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 비극적 땅이다. 이곳은 또 다시 남북의 비극적인 상황을 막기 위한 비무장지대이지만 한국 전쟁 이후, 무장을 가속해 온 역설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이후, 12월에 남과 북이 합의하여 일부 감시초소(GP: Guard Post)의 시범 철수도 있었지만, 여전히 쉽게 접근할 공간이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평화 시대로 가기 위한 상징이기도 하며, 분단 이후에도 이곳은 군인으로서의 삶과 민간인으로서의 삶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지난 3월 21일(목)부터 문화역서울 284에서 예술가, 건축가, 디자이너, 학자들과 함께 무장지대가 진정한 의미의 비무장지대로 변화하는 과정을 그려보고, 비무장지대와 접경 지역을 정치‧사회적, 문화‧예술적, 일상적인 측면에서 다각도로 살펴보는 ‘디엠지(DMZ)’ 전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이후 냉전의 산물에서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나고 있는 휴전선 감시초소(GP)의 시대적 의미와 감시초소 철거에 담긴 남북 관계의 새로운 변화를 전달한다. 특히 비무장지대에 도착하기까지 거쳐야 하는 민간인 통제선과 통제구역, 통문, 감시초소 등의 ‘공간적 구성’과 함께 비무장지대가 만들어진 과거부터 감시초소가 없어진 미래의 비무장지대까지를 아우르는 ‘시간적 구성’을 교차하는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안규철, 이불, 정연두, 백승우, 김준, 노순택, 오형근, 문경원·전준호, 임민욱, 조민석, 승효상, 최재은, 민정기, 김선두, 강운 등 예술가 50여 명이 참여하여 ▲ 비무장지대의 변화를 상상해보는 ‘비무장지대(DMZ), 미래에 대한 제안들’, ▲ 평화로 나아가고 있는 남과 북의 현재의 모습을 반영한 ‘전환 속의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전방관측소(OP)’, ▲ 군인·민간인·작가들의 서로 다른 시선이 교차하는 ‘비무장지대(DMZ)와 접경지역의 삶: 군인·마을주민’, ▲ 비무장지대의 역사를 다루는 과거의 공간으로서 관련 구축 자료(아카이브)와 회화 작업을 선보이는 ‘비무장지대(DMZ), 역사와 풍경’, ▲ 비무장지대(DMZ)의 현재와 미래를 접하는 공간인 ‘비무장지대(DMZ)의 생명환경’ 등 총 다섯 개의 구역으로 구성하여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도 이번 전시에는 비무장지대에 대한 다양한 주제의 강연과 학술행사, ‘북 콘서트’, 영화 상영, 접경 지역 특산물인 쌀을 활용한 ‘디엠지(DMZ) 장터’와 비무장지대(DMZ) 상품을 선보이는 ‘선물의 집’, 도라산 및 철원 지역의 ‘비무장지대 열차관광’ 등 다채로운 부대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또한, 전시가 열리는 문화역서울 284(구 서울역사)는 남과 북을 연결했던 경의선 열차의 ‘출발점’이라는 장소적 의미를 가지고 있어, 남북 정상이 만나 새로운 관계를 형성했던 비무장지대와의 공통된 상징성으로 그 의미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엠지(DMZ)’ 전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최봉현, 이하 진흥원)이 주관하며, (재)광주비엔날레(대표이사 김선정)의 협력으로 오는 5월 6일(월)까지 개최된다. [허중학 기자]
[전시] 현존 작가 중, 최고 작품가의 주인공 데이비드 호크니전, 입장료도 비싸다.
[전시] 현존 작가 중, 최고 작품가의 주인공 데이비드 호크니전, 입장료도 비싸다.
[서울문화인] 2013년, 국립현대미술관에 대형 그림 한 점이 걸렸다. 가로 12미터, 세로 4.6미터로 50개의 패널로 구성된 그 작품은 20세기 최고의 구상주의 화가로 평판을 받고 있는 데이비드 호크니(1937년생, 영국)의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이었다. 호크니의 작품 중 가장 큰 규모의 작품이다. 이 작품이 다시 한 번 한국을 찾았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영국 테이트미술관과 공동 기획으로 데이비드 호크니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 《데이비드 호크니》을 개최하였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대표 작품을 대거 소장하고 있는 영국 테이트미술관을 비롯하여 주요 미술관(영국문화원 소장품, 영국 왕립예술아카데미, 영국 솔츠밀, 영국 리버풀대학교 빅토리아 미술관, 호주 빅토리아국립미술관, 호주 국립미술관, 일본 도쿄도 현대미술관)에서 대여한 회화, 드로잉, 판화, 사진 등 133점을 선보이는 전시로 선보이는 작품은 초기 영국 왕립예술학교 시절에 주목받은 작품부터 오늘날까지도 60여 년의 작업 여정을 담아 회고전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번 전시와는 성격이 다르지만 호크니의 80세 생일에 맞춰 2017년부터 1년간 영국 테이트미술관, 프랑스 퐁피두센터,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을 순회한 회고전에서 백만 명의 관객이 관람하였다. 또한, 2018년 〈예술가의 자화상(두 사람이 있는 수영장)〉이 약 1,019억(약 9,030만달러)에 경매에 낙찰되며 현존하는 작가의 작품가 최고 기록, 그 인기와 예술적 가치를 반증한다. 테이트미술관과 공동 기획인 만큼 테이트미술관의 소장 호크니 작품은 1점을 제외하곤 이번에 모두 선보이며, 가장 최근작인 ‘2017년 12월, 스튜디오에서’(2017)까지 선보인다. 3,000장의 사진을 디지털 기술을 통해 이어 붙여 제작한 하나의 사진 드로잉 작품으로, 지금까지의 호크니의 작업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며 최근 호크니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간과 공간의 확장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과 더불어 눈에 들어오는 작품은 1990년대 후반에 진행된 멀티 캔버스 회화 시리즈 중 하나인 ‘더 큰 그랜드 캐니언’이다. 호크니가 1998년 파리 전시를 위해 그린 이 거대한 회화 작품은 60개의 캔버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높이가 2미터, 폭이 7미터에 달한다. 분할된 면으로 이미지를 구성하는 호크니의 작업 방식은 이전 포토콜라주 작업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 이는 호크니가 사진으로 찍힌 이미지들의 중첩이 서로 다른 시간의 공존과 확장된 시점을 의미한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영국 테이트미술관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1960~70년대 로스앤젤레스 시기의 작품과 자연주의 시기의 2인 초상화, 피카소의 입체주의와 중국 회권(두루마리 회화)에 영향을 받은 다시점 구도의 작품, 다양한 판화 기법을 실험적으로 시도한 시리즈 작품, 대규모의 풍경화 및 최근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작품까지 총망라하고 있다. 전시는 일곱 개의 소주제(‘추상표현주의에 대한 반기’, ‘로스앤젤레스’, ‘자연주의를 향하여’, ‘푸른 기타’, ‘움직이는 초점’, ‘추상’, ‘호크니가 본 세상’)로 구성되었으며, 호크니의 작품 이외에도 그의 포토콜라주가 소개된 1985년 『파리 보그(Paris Vogue)』, 호크니가 영국 테이트미술관에 쓴 편지, 그의 대표작을 총망라하는 대형 크기의 『데이비드 호크니: 더 큰 책』 등 여러 자료와 출판물 등을 함께 선보이고 호크니 관련 영화 세 편을 상영함으로써 작가의 작품 세계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게 한 점은 이번 전시의 특징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시가 크게 환영을 받지 못하는 것이 있다. 공공미술관이 기획전을 하면서 입장료를 15,000원으로 책정했다는 점이다. 미술관 측이 외부 주관사를 통해 기획했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역량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이 없으며, 이는 티켓 책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지적은 지난 2015년에도 있었다. 빅뱅의 지드래곤을 미술관으로 끌여들인 '피스 마이너스 원' 전시로 당시 성인 13,000원이었다. 그렇다면 비교 대상인 테이트미술관 소장품이 대거 국내를 찾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으로 보면 2017년에 소마미술관에서 18세기 후반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약200여 년 동안의 누드의 변천사를 살펴본 ‘누드’를 주제로 ‘테이트명작전-누드’전이 있었다. 당시 운송이 더 까다로운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의 ‘키스’가 포함된 조각 작품이 다수 있었음에도 입장료가 13,000원이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의 '마르셀 뒤샹'전 관람료는 4,000원이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2, 3층에서 오는 8월 4일까지 계속된다. [허중학 기자]
[전시] 디지털 환경의 토대 ‘데이터’를 보는 예술가의 다양한 시각
[전시] 디지털 환경의 토대 ‘데이터’를 보는 예술가의 다양한 시각
[서울문화인]현대사회는 디지털사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 하면서 우리의 삶은 과거의 그 어느 때 보다 빅데이터,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의 첨단기술과 밀접한 관계에 놓이게 되었으며, 사회 경제적 패러다임까지 데이터의 진화를 기반으로 바뀌고 있다. 그것은 비단 우리 일상만이 아니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은 디지털 환경의 토대인 빅데이터, 블록체인, AI 등 데이터 기반의 작품을 통해 공공재로서의 데이터가 예술에 창의적으로 활용되는 다양한 방식을 보여주는 작품을 소개하는 국제 융․복합 주제전 《불온한 데이터》를 오는 23일부터 서울관 3, 4전시실에서 선보인다. 디지털 세상은 일상에서 편리함을 주기도 하지만 미래에 대해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갖게 한다. ‘불온한 데이터’전은 개인의 일상부터 국가 단위 조직까지 ‘데이터화’되어 관리되고 활용되는 오늘날, 데이터가 중립적 속성이 아님을 지칭하며 데이터가 갖는 공동체의 경제적, 윤리적 측면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국내·외 작가 10팀(명)은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공공의 선에 기여하도록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과연 가능한 것인가. 이번 전시는 이러한 질문들을 바탕으로 ‘디지털 메커니즘의 민주주의와 반봉건주의’, ‘동시대 예술가가 데이터를 활용하는 법’, ‘디지털 메커니즘을 활용한 새로운 제안’ 세 가지 주제로 디지털 기술의 미적 특징을 탐구하고 디지털 환경의 허점과 통제 불가능한 틈새를 발견하여 예술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첫 번째 주제에서는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 및 체계화하여 글로벌 기업과 정부에 의한 정보 독점이 초래한 반민주주의적 사건으로부터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회복하고자 시도하는 포렌식 아키텍처(Forensic Architecture), 수퍼플렉스(Superflex), 자크 블라스(Zach Blas)의 대표작을 통해 선보인다. 먼저 수퍼플렉스는 <모든 데이터를 사람들에게>는 이동 경로, 거래와 관계가 끊임없이 등록되고 분석되는 세상에서 데이터에 접근한다는 것은 권력과도 같다. 수퍼플렉스는 <모든 데이터를 사람들에게>라는 작업을 통해 현재 우리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의 불균형, 즉 우리가 경험하는 힘에 대한 정보와 분배에 대한 권리, 그리고 데이터의 가치가 소수의 권력자들에게 집중되는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포렌식 아키텍처의 <지상검증자료(Ground Truth)>(2018, 비디오, 10분 15초)는 이스라엘 네게브/나카브 사막의 북쪽 경계에서 발생한 베두인족의 강제이주와 폭력의 역사를 주목하고 있다. <움 알-히란에서의 살인(Killing in Umm al-Hiran)>(2018, 비디오, 11분 28초)은 2017년 1월 18일 새벽 이스라엘 경찰은 팔레스타인 베두인족을 추방하기 위해 움 알–히란의 베두인 마을을 급습한 사건의 모순점을 밝히고 있다. 자크 블라스의 <얼굴 무기화 세트>는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의 얼굴 데이터를 수집하여 '집단 가면'을 제작, 안면인식 기술로 탐지될 수 없는 무정형의 가면으로, 안면인식 기술이 보여주는 불평등에 저항한다. 두 번째 주제에서는 레이첼 아라(Rachel Ara)는 데이터마이닝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자신의 가치를 숫자로 환산해서 보여주는 디지털 아트 '엔도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작품에 반영하여 성별과 기술, 권력 구조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다. 작가는 성별과 인종, 나이 등과 같은 여러 요소들을 프로그래밍, 자신과 작품의 가치, 가격을 결정하는 조건들을 탐색하고 '나의 값어치'가 나타내는 값이 작품의 실제 가치와 갖는 연관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차오 페이(Cao Fei)는 자율주행로봇인 로봇청소기를 소재로 디지털 시대에 급변하는 사회의 모순을 재치 있게 조명하고 크리스 쉔(Chris Shen)은 360개의 소형 로봇 공을 통해 데이터의 수집과 소멸을 우주의 물리적 현상에 비유했다. 작가가 선보이는 <위상 공간₃₆₀>은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의 저서 『모든 순간의 물리학』을 인용하며,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로봇 청소공을 우주 공간에 무리지어 나타나며 끊임없이 탄생과 소멸을 거듭하는 기본 입자에 비유하고 있다. 세 번째 주제에서 사이먼 데니(Simon Denny)와 하름 판 덴 도르펠(Harm van den Dorpel)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창조의 영역과 자유의 한계 그리고 기술이 지닌 미래적 가능성에 대해, 김실비는 세계의 다양한 종교적 도안을 합성하여 만든 벽화로 덮은 성소 안에 싱글채널 영상과 조각 3점으로 구성된 영상 설치 작품 <금융-신용-영성 삼신도>을 통해 금융, 신용, 영성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신기술이 삶의 조건을 변형시키는 단계마다 발현되는 본연의 가치를 조명한다. 김웅현은 한 사건을 임의로 선택하고 거기서 파생되는 데이터 링크를 엮어 창작한 종말 이후(Post-apocalypse) 소설을 주제로 한 영상을 선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편리한 디지털 환경을 누리는 것은 즐기지만 디지털 세계를 구축하는 메카니즘에 대해서는 어쩌면 관심 밖일 수도 있고 급변하는 환경과 복잡함은 또 다른 스트레스를 동시에 안겨주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전시도 그렇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예술과는 거리감은 분명히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번 전시와 연계하여 참여 작가들과 국내 미술 이론가들과 함께하는 아티스트 토크가 마련되어 있으니 전시 관람에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첫 번째로 3월 22일(금)에는 하름 판 덴 도르펠, 레이첼 아라와 신보슬 큐레이터의 대담이 열리며, 두 번째로 3월 23일(토)에 야콥 펭거(수퍼플렉스)가 이택광 경희대 교수와 대담을 갖는다. 마지막으로 3월 29일(금) 김실비와 문혜진 비평가의 대담이 진행된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mmc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허중학 기자]
‘예술청((구)동숭아트센터)’, 새로운 비젼 예술가와 함께 모색한다.
‘예술청((구)동숭아트센터)’, 새로운 비젼 예술가와 함께 모색한다.
- 예술가·시민·재단이 함께 (구)동숭아트센터를 재개관해 ‘예술청’으로 본격 조성해 - 개방형 라운드테이블 ‘동숭예술살롱’(3.20(수)~7.24(수) 격주 수요일/총 10회), - 7월 말까지 공간 활용 프로젝트를 위해 예술가와 시민에게 동숭아트센터를 임시 개방 - “예술청이 완공되는 내년 10월 이후 예술가·시민이 참여하는 운영모델 안착할 터” [서울문화인] 2016년 서울시 출연기관인 서울문화재단이 500억 원을 들여 대학로의 동숭아트센터(토지(약 2344㎡) 및 건물(약 7274㎡·지하 2층~지상 6층)) 건물과 토지 매입을 하였다. 동숭아트센터는 1989년 김옥랑 대표가 세운 국내 최초의 민간 복합문화공간으로 동숭홀(452석), 동숭소극장(161석), 꼭두소극장(151석) 등의 극장과 꼭두 박물관·놀이마당·꼭두랑 놀자·아트숍 등의 전시·교육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구)동숭아트센터는 ‘예술청’으로 이름을 바꾸고 2020년 10월에 재개관을 준비하며, 설계공모를 거쳐 ‘Found space’ 라는 콘셉트로 리모델링을 준비 중이다. 서울문화재단은 본격적인 공사가 들어가는 올해 8월 직전까지 ‘예술청’의 당사자인 예술가와 시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예술청’의 공간별 기능과 역할에 반영할 계획을 가지고 올해 7월 말까지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 예술활동을 논의하고 상상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임시로 개방하였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김종휘)은 21일(목) ‘예술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예술인·시민·재단이 함께 만드는 <예술청 공론화 프로젝트> 계획을 밝혔다. <예술청 공론화 프로젝트>는 크게 2가지로 ▲예술청의 가치와 운영모델 제안을 위한 발제 및 토론 등을 나누는 개방형 라운드테이블 ‘동숭예술살롱’, ▲현재 비어있는 (구)동숭아트센터 공간에서 예술가들이 다양한 공간 활용 실험을 진행하는 ‘예술청 미래 상상 프로젝트 – 텅·빈·곳’으로 나뉜다. 개방형 라운드테이블 ‘동숭예술살롱’은 지난 20일(수)부터 진행됐으며, 오는 7월 24일(수)까지 격주 수요일 오후 3시에 (구)동숭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각 분야의 전문가를 섭외해 2020년 완공되는 ‘예술청’의 가치와 운영모델 제안을 위한 발제 및 토론 등을 나누는 자리로, 회당 40여 명씩 총 10회 운영된다. 라운드테이블의 주제는 크게 4가지로 ▲(구)동숭아트센터의 역사(씻김) ▲외부 공간운영사례(국내외) ▲운영조직 구축 ▲운영성과 관리방안 등 예술청 조성 및 운영모델 제안을 위한 발제·토론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문화재단은 ‘예술청’의 보다 전문적인 운영을 위해 서울시, 서울문화재단, 전문가 추천을 받아 총 8인의 ‘예술청 기획단’을 구성하여 예술가의 논의와 상상의 폭을 지원할 예정이라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와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예술가 5팀의 쇼케이스도 함께 열렸다. 이들 5팀은 과거 일반인들에게는 미지의 공간이었던 (구)동숭아트센터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예술가만의 시선으로 다양한 활용 방법을 제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20일(수)부터 시작돼 24일(일)까지 사전 시범 운영되며 22일(금)~23일(토)은 야간에 진행된다. 참여 팀(개인)은 음악, 설치미술, 영상, 연극 등 다양한 장르예술가 12팀이 진행한다. 서울문화재단 김종휘 대표이사는 “대학로에 위치한 (구)동숭아트센터가 가졌던 예술적, 문화적 의미를 잘 알고 있기에, 해당 공간에 대한 예술가와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예술청 공론화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히며 “안전한 공간에서 안심해도 되는 관계를 통해 향후 민·관이 함께 안녕할 수 있는 미래를 위한 협치모델을 만들려 한다. 사전 시범운영 프로젝트 종료 후에도 예술청 공간활용에 대해 예술가들이 상상하고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이날 과거의 동숭홀, 동숭소극장, 꼭두소극장도 리모델링을 통해서 새로운 극장으로 바뀔 것이라며, 그 모델은 지난해 가변형 극장으로 새롭게 탄생한 세종 S씨어터처럼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가변형 무대의 공연장이 될 것이며, ‘예술청’은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을 적극적 적용하여 공공성 지향 및 유니버설 공간 계획이라 밝혔다. <예술청 공론화 프로젝트>와 관련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문화재단 누리집(www.sfac.or.kr) 또는 예술청 공론화 공식 페이스북(페이지명: 가칭 예술청 함께 만들기 공론장 www.facebook.com/yesulcheong)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허중학 기자]
고령 지산동 고분군에서 ‘가야 건국신화 그림 6종’ 새겨진 토제방울 출토
고령 지산동 고분군에서 ‘가야 건국신화 그림 6종’ 새겨진 토제방울 출토
[서울문화인]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신청한 ‘가야고분군’의 하나인 사적 제79호 고령 지산동 고분군에서 5세기 말부터 6세기 초 사이에 조성된 대가야 시대 소형 석곽묘 10기와 석실묘(1기)에서 가야 시조가 탄생하는 장면을 형상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그림 6종이 새겨진 직경 5cm가량의 토제방울 1점과 소형 토기, 화살촉, 어린아이 두개골 편 등 유물도 함께 출토되었다. 발굴한 석곽묘 규모는 길이 165cm, 너비 45cm, 깊이 55cm정도의 크기에 치아와 두개골 편이 함께 출토되어 어린아이가 묻힌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조성 당시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당시 유물의 부장양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유물은 5세기 말경 조성된 대가야 소형 석곽묘에서 나온 토제방울 1점이다. 직경 5cm가량의 토제방울에는 남성성기(구지봉), 거북(구지가), 관을 쓴 남자(구간), 춤을 추는 여자, 하늘을 우러러보는 사람, 하늘에서 줄을 타고 내려오는 금합을 담은 자루 등을 형상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6개의 독립적인 그림(선각그림)이 방울 표면에 선으로 새겨져있다. 각각의 그림은 하나하나가 고려 문종 때인 1075~1084년에 편찬된 가락국에 대한 역사서, 가락국기(駕洛國記)에 나오는 건국신화의 내용과 부합되어 대가야 건국신화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 그 동안 문헌에서만 나오던 건국신화의 모습이 유물에 투영되어 발견된 최초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로써 이번 토제방울에 새겨진 그림을 통해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나오는 건국신화는 더 이상 금관가야만의 전유물이 아닌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동문화재연구원은 “이 선각그림은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나오는 수로왕 건국설화와 일치한다. 고 설명했다. 남성 성기는 가야 건국설화 속 여신 정견모주가 노닐던 고령 인근 가야산 상아덤을 표시한 것으로 생각한다. 거북 등껍데기는 고리 부분을 머리로 인식해 그린 것으로 판단되며, 관을 쓴 남자는 구간(九干)에 해당하는 지도자를 형상화했고, 하늘을 보는 사람은 팔과 발을 간략하게 선으로 그렸으며, 금빛 상자는 잎사귀 모양으로 나타냈다”, 이어 “방울을 만든 대가야 장인은 그가 살던 대가야 시조 탄생설화를 보여주고자 그림을 그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대가야 시대의 묘제가 수혈식(구덩식)에서 횡혈식(굴식)과 횡구식(앞트기식)으로 바뀌는 변천 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매우 큰 학술적 의미를 갖고 있어 주목된다. [허중학 기자]
[공연] 라이브 콘서트 문화의 발원지 학전의 뮤지션들이 뭉쳤다. ‘Again, 학전 콘서트’
[공연] 라이브 콘서트 문화의 발원지 학전의 뮤지션들이 뭉쳤다. ‘Again, 학전 콘서트’
[서울문화인] 1960~70년대 무교동에 포크 음악의 산실이었던 음악다방 쎄시봉을 통해 한국 음악계에 포크 열풍을 이끌었다면 90년대는 1991년 대학로에 개관한 학전을 들 수 있다. 1990년대 들면서 댄스 음악과 아이돌문화라는 새로운 바람이 대중음악계에 불어오자, 통기타를 들고 노래하던 가수들은 점차 설 곳을 잃어갔다. 이에 학전 김민기는 ‘무대’를 찾아 헤매는 이들에게 학전이라는 공간을 제공했고, 김광석을 필두로 노찾사, 노영심, 권진원, 강승원 등 포크 음악을 하는 가수들이 하나 둘 학전으로 모여 들었다. 학전에 모인 아티스트들은 관객과 가까운 곳에서 함께 이야기 하고 교감하는 본격적인 라이브 음악 문화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 이전과는 완전히 새로운, 관객들이 오롯이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공연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수많은 뮤지션들이 라이브 콘서트를 진행, 라이브 공연의 발원지이자 대중음악계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간 대한민국 문화 예술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상징적인 공간이 되었다. 이후, 학전을 시작으로 대학로 일대에는 라이브 콘서트를 전문으로 하는 공연장이 생겨났으며, 그 흐름이 현재 홍대 인디밴드들의 주 무대가 되고 있는 라이브 공연장으로까지 이어졌다. 1990년대 학전의 이곳을 무대로 활동한 뮤지션들로는 노찾사, 김광석, 유재하, 들국화, 노영심의 작음 음악회, 안치환, 윤도현, 강산에, 권진원, 정원영, 동물원, 박학기, 장필순, 일기예보 등 셀 수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곳도 변화를 맞이하며 라이브 콘서트는 찾기 힘들어졌다. 이런 가운데 2012년 학전 개관 30년을 앞두고 지난해 ‘지하철 1호선’에 이어 과거 이곳을 추억하는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하는 ‘Again, 학전 콘서트’로 관객들과 다시 만난다. ‘다시’라는 타이틀이 붙은 만큼, 이번 콘서트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은 학전에서 숱한 라이브 콘서트를 진행한 바 있는 뮤지션으로 채워졌다. ‘Again, 학전 콘서트’는 3월 29일 전인권(3/29-4/3)을 시작으로 김수철(4/5–4/7), 김현철(4/9–4/10), YB(4/12–4/14), 권진원(4/16-4/17), 안치환(4/19–4/21), 웅산(4/23–4/24), 강산에(4/26–4/28), 유재하 동문회(4/30–5/2), 정원영(5/4–5/5), 푸른곰팡이(5/7-5/8), 김광민(5/10-5/12), 노영심(5/13–5/15), 김광석 다시 부르기 팀(박학기/유리상자/한동준/동물원/자전거 탄 풍경 /장필순)(5/17-5/19)까지 라인업만으로도 전율을 주는 14팀의 아티스트+게스트 뮤지션이 참여하는 릴레이 공연으로 진행된다. 학전 김민기 대표는 ‘200년대 들어서 라이브 공연을 거의 올리지 못하였다. 이번 콘서트는 과거 30주년과 다가올 30주년을 생각하자는 의미에서 라이브 콘서트의 발원지의 상징성을 알리기 위해 기획되었다’고 전하며, ‘이번 기회를 통해 학전이 뮤지컬, 연극뿐 아니라 콘서트까지,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어우르는 복합문화예술공간이라는 상징성을 보다 확고히 하고자 한다’는 뜻을 전했다. 덧붙여 박학기 “김광석 콘서트를 실무를 준비하고 있어 김민기 선배와는 많은 얘기를 주고받고 있는 가운데 어느 날 전인권 선배와 함께 얘기를 나누다가 이번에는 뭔가 원점으로 돌아가 좋은 공연을 하자라는 의견이 나와서 이번 콘서트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밝혔다. 콘서트에 앞서서 가진 간담회를 통해서 대부분의 뮤지션은 ‘초창기 학전에서 시작하여 이곳은 고향과 같은 존재이다’라는 소감을 밝히면서 좋은 취지로 공연을 하게 된 것에 기쁨을 표시하였다. 그리고 학전과의 인연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밝혔다. 권진원은 “저에게 학전은 음악의 고향이라 할 수 있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 활동 이후에 학전에서 첫 단독공연을 했다. 95년 4월 11일부터 16일까지 했는데 이번에 16일부터 17일 하게 되어 음악과 시간이 연결되는 기분이다”고 밝혔다. YB 윤도현은 “저는 파주가 사람이라 자주 올 수 있는 곳이라 아니라 대학로는 제게 꿈같은 곳이었다. 제가 인디포크그룹 ‘포크연’에서 기타와 키보드를 맡고 있었을 때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게스트로 처음 이곳 무대에 섰었는데 그때 노래도 하지 않고 연주만 했지만 제가 꿈을 하나 이뤘다는 마음에 친구들에게 내가 중앙무대에서 노래했다고 얘기하고 다녔다. 이후에 데뷔도 하기전인데 (김)광석이 형 공연에 게스트로 세워주셨고, 권진원 누나 공연 때 게스트로 나온 것을 김민기 선생님이 보시고 저를 뮤지컬 계통에 출연할 기회를 주셔서 저에게는 꿈의 장소의 느낌이다.” 이어 스윗소로우의 김영우는 “처음 본 콘서트가 대학교 때 저기 C열에서 지금은 헤어진 여자 친구와 찾았었다. 그때 공연은 들국화 공연이었다. 그때는 제가 음악을 할지 몰랐다. 그런데 지금 존경하는 선배들과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은 학전이 버텨서 다리가 되어준 것 같다.”며 학전과의 인연을 얘기했다. 또한, 공연에 앞서 어떤 무대를 선보일지 살짝 밝히기도 했다. 먼저 전인권은 “히트곡 보다는 신곡을 발표할 예정이며, 신곡은 제 의견 같은 것을 멜로디에 싫은 노래이다. 그리고 김민기 선배의 노래도 할 계획이다”며, 7인조 밴드의 풍부한 사운드를 통해 록 음악의 진수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로 꾸며질 예정이다. 이어 YB밴드 윤도현은 “미발표앨범 10집의 노래부터 데뷔의 앨범까지 현재의 YB에서 점점 과거로 돌아가는 데뷔 앨범의 노래 순으로 들려줄 예정이다. 그리고 저희 공연에서는 관객들과 얘기를 할 기회가 적었다. 예전에는 멘트를 정말 못해서 멘트가 산으로 갔는데 이번에는 많이 준비해서 이번에는 장소가 학전이고 해서 관객들과 많은 얘기를 나눌 생각이다”고 밝혔다. 92년에 데뷔하고 이곳에서 여러 번 공연했다는 강산에는 “키보드, 일렉트릭기타. 어쿠어스틱기타 세 명이 연주하는 공연이 될 것이다. 여러분이 잘 아는 곡을 비롯하여 예전에 사전심의에 허가를 받지 못한 곡까지 두루두루 들려드릴 계획이다”, 이어 유재하 동문회으로 진행하는 스윗소로우의 김영우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가 올해로 30주년 되기 때문에 한 해 10명만 잡아도 300팀이 어떤 팀을 선정할까 고민이 되었는데 김민기 선생님이 어린 새싹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어떨까 하여 작년 수상자부터 여러 팀이 패기 있게 준비하고 있다” 강산에와 더불어 8년 만에 다시 학전 무대에 서는 권진원은 “제 공연에는 후배 게스트가 있다. 첫째 날은 제주소년에 박경환이 둘째 날은 이정화가 출연할 예정이다”, 푸른곰팡이의 조동희는 “이번에 5개 팀이 함께 한다. 그들과 각자의 노래 함께 부르는 노래까지 소극장의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노래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전거 탄 풍경의 강인봉은 “혹시나 이 공연이 추억 팔이가 되지 않을까 그런 고민이 있었다. 이 공연은 정체되어 있는 것을 보여 드리는 것이 아니라 10대부터 60대까지 좋은 음악으로 다가가서 그들이 이해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래서 신곡과 함께 새로운 시도도 많이 보여드릴 예정이다. 관객의 많고 적고 흥행을 떠나서 멋진 공연이었다. 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그리고 제 타깃은 일반 관객들이 아니라 후배 가수들이다. 형들이 모여 하는 것이 멋지구나. 후배들이 나도 저 자리에 한 번 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도록 멋진 공연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Again, 학전 콘서트’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마무리 할 김광석 다시 부르기 팀의 박학기는 “마지막 3일간 공연하는 ‘김광석 팀’은 두 팀씩 나눠서 콜라보를 진행한다. 각자의 노래도 하지만 전체는 김광석이라는 틀에서 놓고 본인이 해석한 김광석 노래로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5월 19일은 6명의 가수와 함께 아마추어부터 프로까지 참여하는 ‘김광석 노래부르기’의 입상자들이 하루에 한 팀씩 함께 하며, 이번 콘서트에 참여하는 뮤지션들도 게스트로 참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노래하는 음유시인 안치환은 ‘안치환과 자유’로 밴드 공연을 선보이며, 재즈 아티스트 웅산 역시 이번이 학전과의 첫 만남을 통해 장르의 다양성과 새로운 시도에 의미를 보태주며 콘서트를 풍성하게 채워 줄 예정이며, 학전과 오랜 인연을 자랑하는 뮤지션 정원영은, 피아니스트 정원영이 아닌 정원영 밴드로 오랜만에 밴드 사운드를 선보이고, 재즈 아티스트 김광민은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함께 하는 감성적인 공연을, 음악 토크쇼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가 오랜만에 학전에서 다시 올라간다. 노영심은 3일간의 공연을 통해 작은 음악회뿐 아니라 뮤지션 노영심으로서의 면모를 오랜만에 대중들 앞에 선 보일 예정이다. 또한, 오랜만에 대중과 소통하게 될 데뷔 42주년을 맞이한 ‘작은 거인’ 김수철을 빼놓을 수 없다. 김수철은 “나두야 간다”, “젊은 그대”, “못 다 핀 꽃 한 송이” 등 숱한 명곡을 남겼고, 음악 뿐 아니라 영화음악, 국악작곡집, 무용음악, 86 아시안게임 음악, 88 올림픽 음악, 2002 한일월드컵 개막식 등의 국제적인 행사음악 작곡과 음악 감독을 통하여 독보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해왔다. 이처럼 김수철은 단순히 가수가 아니라,
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 조선시대 화조화의 세계로 작품 교체
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 조선시대 화조화의 세계로 작품 교체
[서울문화인]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 내 주제전시실이 3월 19일부터 “마음으로 듣는 새들의 노래”를 주제로 새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17세기 조선 사대부 화가들이 그린 서정적인 화조화와 더불어 19세기~20세기 초반의 자유분방한 민화풍 화조화도 함께 소개하면서 화조화에 담긴 새의 문화적 의미를 함께 조명한다. 동아시아에서는 새를 문학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다. 일찍이 고구려 유리왕(琉璃王, 재위 BC 19∼AD 18)은 「황조가(黃鳥歌)」를 지어 쌍쌍이 나는 꾀꼬리 부부의 정을 애틋하게 노래하였으며, 조선시대에는 새들의 생태적 모습을 사계절에 은유한 ‘사계화조(四季花鳥)’ 유형의 그림이 유행하였다. 봄의 제비, 여름의 물총새, 가을의 백로, 겨울의 기러기는 계절을 대표하는 철새로서 이처럼 새는 계절을 부르는 전령(傳令)으로 널리 그려졌다. 또한, 화조화는 옛 사람들의 복된 소망을 함께 담은 경우가 있다. 백로와 연밥을 뜻하는 ‘일로연과(一鷺蓮果)’는 ‘일로연과(一路連科)’와 발음이 같아 소과(小科)와 대과(大科)에 연이어 급제하라는 기원과 격려의 의미를 지니며,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텃새인 까치는 기쁜 소식을 전해준다는 의미에서 ‘희작(喜鵲)’으로 까치 그림을 벽에 걸면서 집안에 경사가 있기를 소망하였다. 이번 전시에는 서화 및 자수 19건 89점이 새롭게 선보인다. 특히 17세기 김식, 조속을 비롯한 사대부 화가들의 화조화는 문인다운 시적 정서를 수묵이나 담채로 표출하였다. 비어있는 듯 간결한 김식(金埴, 1579~1662)의 화조화는 17세기 사대부 화가들의 이상적 미의식을 대표하며, 조속(趙涑, 1595~1668)의 〈메마른 가지 위의 까치〉는 대상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찰력이 번득이는 작품이다. 부리를 턱에 부비며 깃털을 고르는 까치의 묘사는 우리 주변에서 찾아 낸 자연의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20세기 자수 병풍과 자유분방한 민화풍 화조화도 빼놓을 수 없다. 강렬한 채색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 화조화는 현세의 행복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다. 강릉에서 활동한 취소 김창익(翠巢 金昌益)의 <화조도>는 작가가 알려진 흔치 않은 민화로, 꽃과 새를 서툰 듯 천진하게 변형한 개성이 돋보인다. 이외에도 이건, <연꽃과 백로>(조선 17세기 중엽, 종이에 먹), 조속, <물총새>(조선 17세기 중엽, 종이에 먹), 이징, <대나무와 새>(조선 17세기, 종이에 먹), 이영윤, <꽃과 새>(조선 17세기, 비단에 색), 김득신, <금계>(조선 18세기 말~19세기 초, 비단에 색), 백은배, <참새와 진달래>(조선 19세기 말, 종이에 엷은 색), 박병수, <낙화로 그린 꽃과 새>(조선 19세기 말, 종이에 낙화) 등도 새롭게 만나볼 수 있다.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