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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0년대, 조선의 대미외교활동을 보여주는 자료 발굴. 기증식
1880년대, 조선의 대미외교활동을 보여주는 자료 발굴. 기증식
[서울문화인]초대 주미공사관의 서기관이자 독립운동가 월남 이상재 선생(1850~1927)의 종손인 이상구(74) 씨가 1980년대 주미공사관의 활동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외교자료 8점을 국가에 기증했다. 이상재 선생은 1887년 주미공사관의 서기관으로 임명되어 박정양 초대 주미공사와 함께 1888년 1월 미국 워싱턴 D.C.에 들어갔다가 같은 해 11월 박정양 공사와 함께 다시 귀국할 때까지 현지에서 주미공사관을 개설하는 등 공관원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였다. 기증된 자료는 당시에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는 자료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이 미국 워싱턴 소재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복원하면서 고증 사료를 찾는 과정에서 그 존재가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기증 자료는 문헌자료 5점(미국공사왕복수록美國公私往復隨錄, 미국서간美國書簡, 월남 이상재月南 李商在, <미행일기> 초록으로 추정 문헌, 공사관 재직 시 업무메모 추정 문헌)과 사진자료 3점(공사관원 재직 시 이상재(서기관), 공사관원 재직 시 이하영(서리공사), 공사관원 강진희‘추정’ 사진)이다. 이중에 「미국공사왕복수록」과 「미국서간」은 그간 학계에 보고되지 않았던 최초의 자료가 포함되어 있는 사료로 당시 미국과 협상 중이던 중요 현안업무와 공사관의 운영, 공관원들의 활동상 등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현존 유일의 외교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공사왕복수록」은 공관원들의 ‘업무편람’ 성격에 해당하는 것으로, ▲1883년 미국 아더 대통령(Chester A. Arthur)이 초대 주한공사 푸트(Lucius H. Foote)를 조선에 파견하며 고종에게 전달한 외교문서를 비롯해, ▲박정양 공사가 미국정부 또는 관계자들과 주고받은 각종 문서들, ▲주미공사관을 통해 추진했던 조선왕조와 미국정부 간 각종 현안사업과 관련된 문서들, ▲업무수행에 필요한 각종 비망록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미공사왕복수록(美國公私往復隨錄). 이상재가 제목 그대로 초대 주미공사 박정양이 임명된 이후 미국정부뿐 아니라 각종 관련 인물과 기관들 사이에서 주고받은 문서 등을 수록하고 개인적으로 공사업무를 효율적⋅체계적으로 파악⋅수행하는데 필요한 참고 사항을 적은 일종의便覽 혹은 備忘錄이다. 「附日本館德公館海地館」라고 쓰여 있듯이, 일본⋅독일⋅하이티국과 관련된 문서가 약간 포함되어 있다. 본문 총 138쪽이며, ①미국 등 외국과 주고받은 공문서, ②공사관을 통해 추진했던 사업에 관련된 문서(약43건), ③업무수행에 필요한 각종 비망록, 그리고 ④附에 해당되는 독일공사관, 일본공사관 등에 관련된 문서(6건) 등 4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맨 처음 문서인 「美國答書譯漢文」(1883년3월14일=陰2.6.)을 제외하면, 그 시기는 주미전권공사 박정양이 워싱턴에 도착한 직후인 1888년 1월 10일(陰1887.11.27.,「送美國外部照會」)부터 귀국 후 2년이 지난 1891년 8월(陰1891.7)까지 총 3년여에 걸쳐 있다. 또한 미국과 주고받은 영문 문서들은 모두 한문으로 번역해 두었다. 이날 기증자료 설명을 진행한 동국대학교 역사교육과 한철호 교수는 당시 조미 간 현안사업 중 뉴욕 법관 등이 ‘조선기계회사’를 설립해 철로, 양수기, 가스 설치 등 3건을 추진하기 위해 제안한 규칙과 약정서 초안이 수록되어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이중 그들이 경인선 설치를 제안한 사실과 계약서인 ‘철도약장(鐵道約章)’ 초안은 그동안 초안이 있었다는 기록은 남아있었으나 문서를 찾을 수 없었는데 이번 「미국공사왕복수록」을 통해서 그 실체가 밝혀져 앞으로 연구가 필요한 귀중한 자료라 밝혔다. ‘철도약장(鐵道約章)’은 조선과 미국과 경인선 부설에 대한 계약 초본으로 1896년 조선이 미국인 모스(J. R. Morse)에게 경인선 부설권을 허가하였으나, 모스가 이를 1897년 5월 다시 일본 측에 넘기면서 결국 1899년 9월 일본 측이 완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번 자료를 통해 1888년 조선은 철도부설 사항을 주미공사관을 통해 미국 측과 논의하고 있었으며, 관련 계약서의 조문까지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었음을 처음으로 확인하였다. 「미국서간」은 이상재 선생이 주미공사관의 서기관으로 임명된 1887년 8월부터 1889년 1월까지 작성했던 편지 38통을 수록하고 있는 편지모음이다. 주된 내용은 이상재 선생이 주미공사 서기관으로 미국에 파견된 기간 동안 부모의 안부를 묻거나, 집안의 대소사를 논하는 등 집안일과 관련된 것이지만, 주미공사관 운영 상황, 미국에 주재하는 동안 활동하거나 견문한 사항 혹은 느낀 점 등을 부분적으로 기록해 두어 당시 공사관의 실상, 그의 활동상과 미국관 등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기록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철호 교수는 이번 이상재 선생 유품자료가 19세기 조선왕조의 생생한 대미외교활동을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하며, “‘주미공사왕복수록’은 초대 주미전권공사의 업무와 활동에 관련된 주요사항을 수록한 최초의 사료이다.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은 기존의 자료에서 알려지지 않은 것들도 적지 않다. 특히 당시의 사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그 자체만으로도 공사관원이 직접기록한 귀중한 문서일 뿐 아니라, 그 내용 역시 종전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것들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기증 자료를 더 연구하여 논문으로 발표 후, 번역본으로 출간할 계획도 전했다. 한편, 한철호 교수는 초대 주미전권공사 박정양이 워싱턴에서 공사로 부임해 근무하다가 소임을 마치고 귀국하여 고종에게 복명하기까지 보고, 듣고, 활동했던 사항을 적은 일기 <미행일기>(2014년)와 미국의 구체적 실상과 면모를 살피기 위해 보고서 형식의 견문기 <미속습유>(2018년)를 번역 출간하였다. [허중학 기자]
[공연장 스케치] 뮤지컬 , 10주년 프레스콜 ②
[공연장 스케치] 뮤지컬 , 10주년 프레스콜 ②
[서울문화인]뮤지컬 <잭더리퍼>가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2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특히 이번 10주년 공연은, <잭더리퍼>에 배우로 출연하던 신성우가 직접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신성우 연출은 “<잭더리퍼> 10주년 공연에 연출을 맡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하지만 준비할 시간이 2개월이란 짧은 시간밖에 주어지질 않아서 모든 일상의 활동을 중단하고 기존의 대본과 영상을 살펴보았다. 결국 기존의 것을 바꾸기 보다는 캐릭터의 디테일함과 선명도를 높였다. 특히 그동안 이 작품의 배우로 연기하면서 느꼈던 잭과 다니엘의 연결성에 대하여 불분명한 것이 있었다고 판단 그 부분을 좀 더 명확하게 수정하였다” 이어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명품 뮤지컬로서의 깊이는 물론, 잭이라는 배역을 수년간 맡아 오면서 느꼈던 모든 것들을 쏟아 섬세한 연출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잭더리퍼>가 한국 공연 10주년을 맞이하여 개최되는 공연인 만큼 10년의 역사를 함께 해온 초연 배우는 물론. 새로운 배우들이 대거 합류하였다. 의협심 강한 외과의사 다니엘 역에 엄기준, 최성원, 정동하, 환희, 켄이, 런던을 공포로 몰아넣은 광기 어린 살인마 잭 역에는 신성우, 서영주, 김법래가 함께 다양한 조합으로 호흡을 맞추며, 잭의 정체를 쫓는 앤더슨 역에는 이건명, 민영기, 김준현, 정필립이. 앤더슨과 함께 살인마의 정체를 찾는 특종 기자 먼로 역에 강성진과 장대웅이, 다니엘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당찬 여인 글로리아 역에 스테파니와 김여진이, 앤더슨의 옛 연인 폴리 역에 백주연과 소냐가 출연한다. 뮤지컬 <잭더리퍼>의 10주년 기념 공연은 오는 3월 31일까지,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공연 된다. (문의: 플레이앤씨 070-5015-2664) [허중학 기자]
[공연장 스케치] 뮤지컬 , 10주년 프레스콜 ①
[공연장 스케치] 뮤지컬 , 10주년 프레스콜 ①
[서울문화인]뮤지컬 <잭더리퍼>가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2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특히 이번 10주년 공연은, <잭더리퍼>에 배우로 출연하던 신성우가 직접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신성우 연출은 “<잭더리퍼> 10주년 공연에 연출을 맡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하지만 준비할 시간이 2개월이란 짧은 시간밖에 주어지질 않아서 모든 일상의 활동을 중단하고 기존의 대본과 영상을 살펴보았다. 결국 기존의 것을 바꾸기 보다는 캐릭터의 디테일함과 선명도를 높였다. 특히 그동안 이 작품의 배우로 연기하면서 느꼈던 잭과 다니엘의 연결성에 대하여 불분명한 것이 있었다고 판단 그 부분을 좀 더 명확하게 수정하였다” 이어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명품 뮤지컬로서의 깊이는 물론, 잭이라는 배역을 수년간 맡아 오면서 느꼈던 모든 것들을 쏟아 섬세한 연출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잭더리퍼>가 한국 공연 10주년을 맞이하여 개최되는 공연인 만큼 10년의 역사를 함께 해온 초연 배우는 물론. 새로운 배우들이 대거 합류하였다. 의협심 강한 외과의사 다니엘 역에 엄기준, 최성원, 정동하, 환희, 켄이, 런던을 공포로 몰아넣은 광기 어린 살인마 잭 역에는 신성우, 서영주, 김법래가 함께 다양한 조합으로 호흡을 맞추며, 잭의 정체를 쫓는 앤더슨 역에는 이건명, 민영기, 김준현, 정필립이. 앤더슨과 함께 살인마의 정체를 찾는 특종 기자 먼로 역에 강성진과 장대웅이, 다니엘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당찬 여인 글로리아 역에 스테파니와 김여진이, 앤더슨의 옛 연인 폴리 역에 백주연과 소냐가 출연한다. 뮤지컬 <잭더리퍼>의 10주년 기념 공연은 오는 3월 31일까지,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공연 된다. (문의: 플레이앤씨 070-5015-2664) [허중학 기자]
[공연] 뮤지컬  10주년, 잭 역의 신성우 배우 연출로 새 변모.
[공연] 뮤지컬 10주년, 잭 역의 신성우 배우 연출로 새 변모.
[서울문화인] 뮤지컬 <잭더리퍼>가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2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뮤지컬 <잭더리퍼>는 2009년 초연 이후 4차례의 앙코르 공연의 성공은 물론. 2012년 일본 진출 당시, 81.5% 유료 객석 점유율, 전회 전석 기립, 입석 티켓 판매 등 유례없는 진 기록을 수립했다. 당시 개막 전에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긴 뮤지컬 〈잭더리퍼〉는 일본에 진출한 한국 뮤지컬 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달성하였다. 2012년 첫 일본 공연 이후, 2013년 요코하마 공연에 이어, 오사카 시어터 뷰잉 상영까지 역수출 뮤지컬로서는 이례적인 흥행 신화를 기록하였다. 뮤지컬 〈잭더리퍼〉는 원작 그대로가 아닌 한국에서 창작된 작품의 역수출이라는 새로운 해외 진출 모델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체코의 원작자들 또한 국내 공연을 본 후 “한국의 〈잭더리퍼〉를 체코에서 공연 하고 싶다”라며 “원작을 뛰어넘은 세기의 걸작”이라고 찬사를 보냈던 작품이다. 특히 이번 10주년 공연은, <잭더리퍼>에 배우로 출연하던 신성우가 직접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1월 31일 가진 프레스콜 현장에서 신성우 연출은 “<잭더리퍼> 10주년 공연에 연출을 맡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하지만 준비할 시간이 2개월이란 짧은 시간밖에 주어지질 않아서 모든 일상의 활동을 중단하고 기존의 대본과 영상을 살펴보았다. 결국 기존의 것을 바꾸기 보다는 캐릭터의 디테일함과 선명도를 높였다. 특히 그동안 이 작품의 배우로 연기하면서 느꼈던 잭과 다니엘의 연결성에 대하여 불분명한 것이 있었다고 판단 그 부분을 좀 더 명확하게 수정하였다” 이어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명품 뮤지컬로서의 깊이는 물론, 잭이라는 배역을 수년간 맡아 오면서 느꼈던 모든 것들을 쏟아 섬세한 연출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잭더리퍼>가 한국 공연 10주년을 맞이하여 개최되는 공연인 만큼 10년의 역사를 함께 해온 초연 배우는 물론. 새로운 배우들이 대거 합류하였다. 의협심 강한 외과의사 다니엘 역에 엄기준, 최성원, 정동하, 환희, 켄이, 런던을 공포로 몰아넣은 광기 어린 살인마 잭 역에는 신성우, 서영주, 김법래가 함께 다양한 조합으로 호흡을 맞추며, 잭의 정체를 쫓는 앤더슨 역에는 이건명, 민영기, 김준현, 정필립이. 앤더슨과 함께 살인마의 정체를 찾는 특종 기자 먼로 역에 강성진과 장대웅이, 다니엘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당찬 여인 글로리아 역에 스테파니와 김여진이, 앤더슨의 옛 연인 폴리 역에 백주연과 소냐가 출연한다. 뮤지컬 <잭더리퍼>의 10주년 기념 공연은 오는 3월 31일까지,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공연 된다. (문의: 플레이앤씨 070-5015-2664) [허중학 기자]
[공연] 연극계 뜨거운 이슈 ‘드라마센터’의 존폐 문제로 밀려난 2019 시즌 프로그램
[공연] 연극계 뜨거운 이슈 ‘드라마센터’의 존폐 문제로 밀려난 2019 시즌 프로그램
▶ 세월호, 5·18 광주, 사회적 참사 등 한국사회 현재 진행형 문제 정면으로 다뤄 ▶ 근원 바로잡기, 공공성 다시쓰기 이어가 ▶ 사전 공모 프로그램 ‘서치라이트’도 진행… 개인 및 단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 [서울문화인]매년 동시대 이슈를 주목해온 남산예술센터(극장장 우연)가 2019년도 한국사회를 둘러싼 문제에 대해 동시대적 날선 화두를 던지는 시즌 프로그램 6편을 공개하였다. 2018년 시즌 프로그램이 한국사회가 당면한 문제의 근원을 점검하는 작가들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작품을 선보였다면 오는 3월부터 11월까지 선보일 2019 시즌 프로그램 중 눈에 띄는 작품은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건을 다룬 ‘7번국도’ ▲세월호 참사가 주제인 ‘명왕성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시각적 표현로 풀어낸 ‘Human Fuga(휴먼 푸가)’ 등 대한민국의 안타까운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에 대해 연극적 방식으로 담아내는 작품이 눈에 띈다. 또한 작년 한 해 연극계의 각종 상을 휩쓸며 주목받은 ▲2018년 시즌 프로그램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2019년 시즌 프로그램의 막을 올리는 ‘7번국도’(작 배해률/연출 구자혜, 4월 17일~28일)는 남산예술센터 상시투고시스템 <초고를 부탁해>를 통해 발굴된 작품이다. <서치라이트(Searchwright)>에서 낭독공연으로 관객들과 먼저 만났고 이어 시즌 프로그램까지 단계별 제작 시스템을 거쳤다. 지난 낭독공연에 이어 구자혜 연출이 함께 해 사회적 참사의 피해자들을 연극이 어떻게 직시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극단 코끼리만보와 공동제작하는 ‘명왕성에서’(작/연출 박상현, 5월 15일~26일)는 세월호 당시의 실제 증언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성 작품이다. 동시에 사회적 참사로 희생된 망자들과 남겨진 이들을 다시 불러내어 그동안 유보시켜온 고통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진혼(鎭魂)을 시도하는 씻김굿의 의도를 지녔다. 작품은 세월호 참사 5주기를 기억하며, 지금은 우리 곁에 없는 망자들이 함께 있다는 각성을 하게 만든다. ‘Human Fuga(휴먼 푸가)’(원작 한강/공동창작/연출 배요섭, 11월 6일~17일)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를 ‘푸가(Fuga)’라는 음악적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극장 공간에 들어서면 도처에 80년 광주를 모티브로 한 설치 작업물이 있고, 소설 장면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말과 기억, 행동들은 극의 재료로 변주되어 새롭게 해체, 조립되어 연극과 미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시도한다. 이외에도 달과아이 극단과 공동제한 제8회 벽산희곡상 수상작인 서민준 작가 원작의 ‘묵적지수’(작 서민준/연출 이래은, 6월 26일~7월 7일)는 춘추전국시대 사상가 묵자와 초혜황이 모의전을 했다는 일화를 바탕으로,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작가의 연극적 상상력이 무대 위에서 동시대적 언어로 탄생한다. 또한, 지난해 초연으로 선보인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원작 장강명/각색 정진새/연출 강량원, 10월 9일~27일)은 올해 시즌 프로그램에서 다시 재연된다. 2015년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인 동명 소설을 각색한 이 작품은 초연 당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아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월간 한국연극 ‘2018 공연 베스트 7’ 선정, 제55회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수상하며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더불어 남산예술센터는 2017년부터 시즌 프로그램과 별도로 극장진입의 문턱을 낮추고자 제작 전 단계의 작품 콘텐츠를 사전 공유하는 공모 프로그램 <서치라이트(Searchwright)>(3월 19일~29일)를 진행한다. 신작을 준비 중인 개인 및 단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발표 형식은 낭독공연, 워크숍, 주제 리서치를 위한 공개토론, 컨퍼런스, 프레젠테이션 등 자유롭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품은 극장 공간, 무대기술, 연습실과 소정의 제작비 지원을 비롯해 극장, 관객, 기획자, 예술가들과 함께 작품을 공유할 기회를 가진다. 2018년 <서치라이트>에서 2019년 시즌 프로그램으로 발굴한 작품으로는 ‘7번국도’가 있다. 한편, 올해 남산예술센터 2019 시즌 프로그램을 발표하는 간담회에서는 남산예술센터의 계약 종료가 가장 큰 화두였다. 남산예술센터는 서울시가 서울예술대학(학교법인 동랑예술원)로부터 이곳 드라마센터(현 남산예술센터)를 10년 간 임차해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김종휘)에 위탁하여 운영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서울예술대학(학교법인 동랑예술원)이 서울시에 문화사업계약 종료를 요청함에 따라, 남산예술센터 존속 여부가 흔들리면서 공공성과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연극인들의 불안감을 드러낸 자리였다. 김종휘 대표이사는 “남산예술센터는 지난 11년간 많은 연극인의 공공극장으로써 그 기능을 해왔다.”고 말하는 한편 “남산예술센터라는 공간은 비극성도 동시에 안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는 남산예술센터의 존폐를 둘러싼 위기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남산예술센터의 현 소유주는 서울예술대학(학교법인 동랑예술원)으로 서울시에서 공간을 임차 후 서울문화재단에서 위탁하여 운영 중이었다. 그러던 중 작년 서울예술대학은 문화사업의 계약 종료를 통보했고 내년 2020년으로 남산예술센터는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1962년 개관한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는 동랑 유치진(1905~1974)이 미국 록펠러 재단의 지원을 받아 한국 정부가 제공한 땅에 세워진 극장으로 건축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가장 오래된 근현대식 공연장이다. 2009년부터 지난 10년간 서울시가 극장 소유주인 서울예술대학(학교법인 동랑예술원)으로부터 임대받아 서울문화재단에서 남산예술센터라는 이름으로 위탁 운영해왔다. 하지만 지난 2018년 1월, 서울예술대학교가 서울시에 계약 종료를 통보하면서 남산예술센터의 공공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현장 연극인 572명과 49개 단체는 ‘공공극장으로서의 드라마센터 정상화를 위한 연극인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 소유권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국가 환원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유치진은 1940년 12월 조선연극협회 이사에 취임하면서 일제에 협조하며, 1941년 2월 부여신궁 조영공사에 근로 봉사하는 등 끊임없이 친일 행적이 논란이 되고 있는 인물이다. 동랑 유치진의 친일 글 발췌 “지금 동아(東亞)는 팽배하는 신흥건설의 기운에 휩싸여 있다. …조선 농촌의 한없는 궁핍을 근본적으로 타개하려는 이 운동(分村運動-편집자 주)의 본 뜻은 고이소(小磯) 새 총독의 부임과 함께 세상에 발표되었다. … 얼마나 정답게 그들은 신대륙(만주 - 편집자 주)으로 보내고 보내지는가를 무대에서 구현하려고 한 것이다.” (‘분촌운동’이라는 명분으로 조선인을 만주로 강제 이주시킨 총독부의 정책에 호응하며 만든 연극 <대추나무>의 창작의도를 밝힌 유치진의 글 중에서) “한일합방에 의연히 매진함으로써 조선이 나아갈 길을 명시한 것으로, 금일 내선일체는 명일의 대동아 건설의 초석이 된다는 선구자적 기개를 그려낸 군중극이다.” (송병준과 더불어 매국에 앞장선 친일파 이용구를 주인공으로 하는 연극 <북진대>의 창작의도를 밝힌 유치진의 글 중에서)“제1선에 가 있는 병사들은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육탄으로 처참 용쾌(勇快)한 사투를 전개하고 있을 터이다. 우리는 제1선의 병사들이 총을 들고 나라를 지키듯이, 그런 각오로 붓을 들어야만 하겠다.… 우리나라(일본 - 편집자 주)는 지금 위대한 전과(戰果)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전쟁은 적의 영토를 점유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 영토에 살고 있는 민족을 - ‘인간’을 - 우리는 싸워서 잡아야 한다.” (유치진이 1943년 6월 친일잡지 <국민문학>에 발표한 ‘싸우는 국민의 자세’의 글 중에서) 그러나 김종휘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첫 인사말을 통해 “현행법 체계에서는 역사의 정의라는 이름으로 남
[출판] 한진해운 사태 이후 대한민국, 그리고 섬사람의 귀향 에세이
[출판] 한진해운 사태 이후 대한민국, 그리고 섬사람의 귀향 에세이
한진해운 사태가 가져올 재앙(물가폭등)을 조명, ‘내일은 괜찮습니까’ 캘리그래피 석산 작가의 에세이집 ‘섬 이야기’ [서울문화인] 99.7%를 해상으로 무역하는 한국의 대동맥이 잘린 것과 같은 대한민국 해운참사, 한진해운 사태를 처음 조명한 ‘내일은 괜찮습니까’를 출간하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저자는 해양수산부 고문변호사, 정책자문위원, TF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해상전문 변호사(법학박사)인 김용준씨로 그는 세월호 특조위, 세월호 선체조사위, 사회적 참사 특조위에서 선박안전 제도개선 관련 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하였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한진해운 사태/세월호 참사의 근본적 원인과 개선대안(국적선 적취율 제고방안 등)을 조명하고 있으며, 또한 저자가 직접 집필하여 대통령과 국회에 제출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제도개선보고서가 포함되어 있다. 먼저 저자는 한진해운 사태로 몰락한 해운의 재건정책이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다면 수년 내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할텐데, 해운재건을 위해 근본적 원인을 의미 있게 개선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국민과 언론이 해운참사 이후 노출된 표면적 원인에는 관심을 집중하지만, 근본적 원인은 상대적으로 노출이 되지 않아 잘 알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며, 근본적 원인에는 손대지 않은 채 표면적 원인만 개선하기 때문에 동일한 유형의 해운참사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며,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세월호 참사의 근본적 원인 중 하나는 원래 선장이 불법 개조된 세월호의 위험성을 선박소유자에게 여러 차례 보고했지만 선박소유자는 이윤을 위해 보고를 묵살하고 해고 위협을 하며 선장·선원들에게 세월호를 계속 운항할 것을 지시한 것이다. 이렇게 약 1년간 운항하며 선박소유자는 29억 6,000만원의 초과 이윤을 남겼다. 그런데 선박소유자가 선박안전 시정조치의 필요성을 알면서 묵살한 근본적 원인에 대해서는, 사실상 1천만 원 이하의 벌금만 적용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었을 뿐이다”라고 얘기하고 있다. 이어 “한진해운 사태의 예를 들어 대기업 오너들의 상속세, 증여세 회피 수단으로 활용하고 경영권 승계자금 통로 역할을 하기 위해 대기업 물류자회사들은 일감몰아주기로 15년 동안 72배 급성장하였다. 일감몰아주기와 덤핑으로 전체 컨테이너 수출 물동량의 83%를 확보(2015년 기준)하여 시장지배적 지위를 점하게 되면서, 대기업 물류자회사들은 고질적인 관행으로 갑질(불공정행위)을 해왔다. 이것이 한진해운 사태의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이 해운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그리고 대기업 오너들의 사적 이윤 확보 과정에서 몰락한 해운의 재건을 위해, 수조원의 국민 혈세로 그 뒷감당을 하는 형국이다. 더욱이 대기업 물류자회사들이 확보한 절대적 수치의 물량 중 대부분을 외국선사에게 몰아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수조원의 공적자금이 들어가는 해운재건 정책은 공전을 거듭 중이며 이로 인해 국민 혈세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낭비될 우려마저 있다. 그러나 대기업 물류자회사의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에 대해서는 수년째 지적되고 있을 뿐 마땅한 정책적 대안을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얼마 남지 않은 골든타임 안에 국민이 해운재건에 필요한 근본적 원인 개선에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할 경우 한국 해운업은 물론 약 117조원 규모의 해운산업 전체가 몰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피력, 이로 인한 가장 큰 고통(물가폭등)은 국민들의 몫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고, 일본과 중국으로부터 한국의 경제주권마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한다. 반면, 가장 큰 이익은 한국 해운업 고사를 위해 지금도 출혈경쟁 전략을 쓰고 있는 경쟁 해운국(유럽, 일본, 중국)의 몫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한다. 저자 김용준은 고려대 법학과 학사, 석사, 박사를 졸업, 영국 University of Southampton 해상법 석사(LL.M in Maritime law)를 졸업하였다. 이어 세월호 특조위, 세월호 선체조사위, 사회적 참사 특조위에서 선박안전 제도개선 관련 위원으로 유일하게 모두 참여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직접 집필하여 대통령과 국회에 제출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제도개선보고서가 포함되어 있다. 캘리그래피 석산 작가 ‘섬 이야기’ 출간 드라마 ‘징비록’, ‘나쁜 남자 ’타이틀서체을 비롯하여 ‘무등산 노무현길’, ‘나라를 나라답게 문재인’ 대선 슬로건 서체를 쓰며 캘리그래피 작가로 이름을 알리던 석산 진성영(49)이 고향 진도로 귀향 섬 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면서 작가가 첫 에세이집 ‘섬 이야기(부크크ㆍ사진)’를 출간했다. 진성영 작가가 지난 2017년 8월, 진도 조도로 귀향하면서 집필을 시작한 ‘섬 이야기’는 자식들에게 아낌없는 사랑과 희생만을 강요당했던 어머니의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편안하게 모시려는 석산 작가의 가슴 절절한 사모곡이다. 이 책은 여든 여덟 홀어머니와의 단상들을 거칠고 투박한 직설화법으로 표현하면서 누리꾼들의 뜨거운 관심과 응원속에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 진도군 조도(새섬) 소개를 비롯해, 어머니와의 진솔한 일상들을 여과 없이 써내려가던 ‘섬 이야기’는 2017년 11월, 어머니가 뇌경색으로 쓰러지면서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렸고 집필이 잠정 중단되었다가 최근에 마무리 했다. 이번에 출간된 진 작가의 첫 에세이 '섬 이야기'는 지금까지 6번째 책으로 내용마다 캘리그래피가 함께 수록되어 있어 또 다른 읽을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섬 이야기'는 예스24, 알라딘, 도서11번가, 부크크 온라인 서점에서만 구입이 가능하다. [허중학 기자]
[전시] 서울시립미술관, 동시대 작가들의 시선을 통해 만나는 80년대 한국과 미국의 뉴욕.
[전시] 서울시립미술관, 동시대 작가들의 시선을 통해 만나는 80년대 한국과 미국의 뉴욕.
[서울문화인] 계획된 전시는 아니었겠지만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두 전시 《이스트빌리지 뉴욕: 취약하고 극단적인》전과 가나아트 컬렉션 상설전 <시대유감 時代遺憾>전은 공교롭게도 1980년대 한국과 미국의 뉴욕, 당시의 사회, 정치적 상황 속에서 동시대 예술가들은 사회적 문제를 어떻게 작품을 통해 녹여 내고, 저항을 하였는지를 살펴볼 수 있어 흥미를 끌고 있다. 《이스트빌리지 뉴욕 : 취약하고 극단적인》 1980년대 미국은 레이건 정부의 보수적인 체제 아래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며 발전한 시기였다. 그러나 당시 뉴욕의 이스트빌리지는 대대적인 재개발 정책으로 인한 극심한 젠트리피케이션을 겪으며 슬럼화되고 있었다. 이곳에 모여든 예술가들은 자신을 둘러싼 사회・정치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현실에 대한 저항과 비판을 실천했다. 《이스트빌리지 뉴욕 : 취약하고 극단적인》전은 1980년대 이스트빌리지에서 활동하던 작가들의 실존적 삶에 주목하고, 예술 활동을 통해 사회・정치적 참여를 실천한 작품들을 살펴보고 있는 전시로 최근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 회고전이 열렸던 데이비드 워나로비치를 비롯, 장-미셸 바스키아, 키스해링, 테사 휴즈-프리랜드, 안드레아 스터징 등 총 26명(팀)의 작가의 회화, 조각, 영상 작품 75점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1980년대 이스트빌리지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작가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인지하고 표상해나간 실존의 문제를 담지하고 있다. 전시 제목인 ‘취약하고 극단적인’은 이들의 양가적 존재 방식을 보여주는 두 단어가 결합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상처받고 소외된 삶을 타개하고 존재의 활력을 되살리는 예술은 어쩌면 극단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스트빌리지 작가들의 예술은 결코 특수한 세계에만 적용되는 동떨어진 진리가 아니라, 이질적이고 비주류적인 가치가 외면당하는 현실 속에서, 예술을 통해 발생 가능한 다양하고도 보편적인 정서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들이 투쟁했던 수많은 문제들(주거, 약물, 노동자의 권리, 이민과 불법체류, 인종갈등, 반핵운동, 페미니즘, 퀴어 등)은 여전히 계속되는 쟁점들이자 지속되는 질문들이기도 하다. 전시의 구성은 삶과 예술, 삶과 정치, 예술과 정치라는 세 항의 유기적 관계를 중심으로 보여주고 있다. 섹션 1. 삶과 예술에서는 개별 주체이자 공동체를 이루는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작가들의 삶과 예술이 분리되지 않음을 전제로 이스트빌리지 작가들 간의 지속적인 교류와 연대를 기반으로 구축되는 다양한 예술 활동을 살펴보고 있으며, 섹션 2. 삶과 정치는 삶과 정치의 유기적 관계, 즉 사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이 분리되지 않았던 작가들의 삶을 통해 일상의 정치성과 시대정신의 체현으로서 드러난 이스트빌리지의 예술세계를 조명하고 있다. 섹션 3. 예술과 정치는 예술과 정치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실험성 가득한 미적 형식을 자유롭게 추구한 이스트빌리지 작가들의 예술세계가 펼쳐놓았다. 또한 《이스트빌리지 아이》 아카이브는 개인적 이해의 다양성과 결부되면서도 일상의 정치화를 통해 공동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데 주력했던 이스트빌리지의 작가들의 삶의 태도와 예술 실천에 관한 자료들을 이미지 기록의 형태로 살펴보고 있다. 가나아트 컬렉션 상설전 <시대유감 時代遺憾> 1980년대 초 ’88올림픽과 ’86아시안게임의 서울 유치가 차례로 확정되면서 제5공화국은 산업화, 도시화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시키며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국가정책에 따라 대중매체는 급속도로 성장했고 각종 프로 스포츠가 출범했으며 야간통행금지가 해제되는 등 일상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롭고 화려하게 변화되었다. 그러나 유례없는 대규모 유화정책은 도시와 농촌 간의 불균형, 분단의 현실, 불합리한 노동환경 등을 빚어내며 실제 민중들의 삶과 목소리를 외면하게 하고, 민주화를 향한 국민적 열망을 정치적 무관심으로 유도했다. 이러한 역사의 흐름 가운데 미술 내부에서는 시대현실에 침묵하는 모더니즘 미술에 대한 자성이 터져 나오며 ‘민중미술’이 태동했다. 당시 20~30대 젊은 작가들과 미술평론가들은 동시다발적으로 소집단을 결성하고 선언문을 발표하며 현실을 비판적으로 다룬 구상회화의 부활을 이끌어내며, 민중미술의 새로운 국면을 전개하는 동력이 되었다. ⟪시대유감 時大遺憾⟫은 2001년 가나아트 이호재 대표로부터 기증받은 작품 200점으로 구성된 ‘가나아트 컬렉션’을 소개하는 두 번째 전시로 이번 전시에는 민중미술의 여명을 발견할 수 있는 1970년대부터, 1980년대 도시화, 산업화의 그늘, 분단의 현실, 집단적 신명을 통한 현실 극복 의지 등을 다룬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80년대 시대의 복판을 살아가는 미술인 한 사람에게 주어진 당연한 책무”로서 리얼리즘 계열의 작품을 지원했다는 이호재 대표의 회고처럼, 지난번부터 보여 온 200점의 작품은 격동의 한국현대사를 몸소 헤쳐 온 46명 작가들의 생생한 시대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중에는 민중미술을 적극적으로 추동한 작가들에 의해 제작, 한국현대미술사에서 가장 치열하게 시대성을 구현한 미술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전시의 백미는 가로 14미터의 걸개그림 <80년대 그림판 이야기>(1989)이다. 이 작품은 ‘현실과 발언’의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를 위해 제작되었지만 ‘현실과 발언’의 회원들 뿐 아니라 당대 민중미술을 최전선에서 이끌었던 작가들 20여명이 제작에 참여했다. 14m의 광목천 한 장에는 시대를 풍자하는 마당극 형식의 대사가 신명나는 어조로 쓰여 있고, 전면부에는 강요배 <맥잡기>, 김정헌 <풍요로운 생활을 창조하는-럭키모노륨>, 임옥상 <보리밭>, 오윤 <통일대원도>, 김용태 <동두천 사진>, 김봉준 <천상만하>, 주명덕 <몬드리앙 호텔>, 최병수 <한열이를 살려내라>, 박불똥 <나는 우리나라 대통령이 부(끄)럽습니다>, 신학철 <한국현대사-모내기>, 손장섭 <역사의 창>, 가는패 <노동자> 등 1980년대 민중미술을 총망라하는 걸작들이 집약되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스트빌리지 뉴욕: 취약하고 극단적인》전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2, 3층에서 오는 2월 24일까지 진행되며, 가나아트 컬렉션 상설전 <시대유감 時代遺憾>은 2층 가나아트 컬렉션실에서 연중 만나볼 수 있다. [허중학 기자]
서울미술관, 신관 M2 개관과 함께 올해 석파정 독립적 관람 제공
서울미술관, 신관 M2 개관과 함께 올해 석파정 독립적 관람 제공
[서울문화인]서울미술관이 지난 12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서울미술관 신관 M2 개관과 함께 개관 기념 전시《거인;Walking Man》展과 ‘아시아를 그린 서양화가’로 알려진 폴 자쿨레의 《다색조선:폴 자쿨레(Paul Jacoulet)》展을 통해 신관의 문을 열었다. 서울미술관 설립자 안병광 회장(유니온약품 회장)은 지난 30년 동안 우리 미술사에서 중요하게 평가받는 근현대 회화를 다수 수집하고 있는 컬렉터로 《거인;Walking Man》展은 안병광 회장이 직접 기획하여, 서울미술관 최고의 소장품을 엄선하였다. 전시를 처음 소개하는 자리에서 안병광 회장은 “전시의 제목인 ‘거인(去人)’은 ‘묵묵히 꿈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의 뜻을 담고 있으며, 전통과 현대, 미래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문화예술 환경인 서울미술관을 착실하고 굳건한 걸음으로 지켜내고자 하는 서울미술관 신관의 설립이념과 비전을 보여주고 있는 전시이다”고 밝혔다. 전시는 김환기, 서세옥, 정상화 등 한국 근현대 회화 대가들의 대형 회화작품과 한국 전통도자의 명맥을 이어가는 이천도예명장 권영배의 달항아리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우리 미술의 우수한 정신성과 기품 있는 멋을 그려낸 대가들의 예술세계를 느껴보는 동시에 꾸밈없는 색상과 당당한 기형미, 소박한 자연스러움의 극치인 달항아리를 통해 전통과 동시대의 미학이 우리 미술에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표현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한국적인 미의 정수를 서정적인 추상으로 화면에 응축시켜 한국 모더니즘미술의 선구자라고 불리는 김환기의 최고의 걸작 <십만 개의 점 04-VI-73 #316>(1973)은 서울미술관 개관 이래 처음으로 공개된 작품이다. 한국 회화사에 기념비적인 작품이라 평가받는 이 작품에는 일생을 바쳐 서구의 실험적 형태에 우리 문화에 대한 강한 의식을 관통시키는 독창적인 조형언어를 실현해내고자 한 작가의 드높은 성취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또한, 이 작품에서는 김환기 작품의 모티브가 되었던 김광섭의 시 <저녁에>를 배우 최불암의 내레이션으로 들으며 감상할 수 있다. 서울미술관은 신관 M2를 여는 두 번째 기획 전시 《다색조선:폴 자쿨레(Paul Jacoulet)》展은 폴 자쿨레가 한국을 주제로 한 대표작 20여점을 통해 일제강점기 이방인의 시선을 통해 우리의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이다. 폴 자쿨레(Paul Jacoulet, 1896-1960)는 프랑스 태생의 서양화가로 아시아에서 평생을 보내며 아시아인들의 문화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유럽과 동양적 느낌이 조합된 그림을 일본판화 우키요에 풍의 다색판화로 담아냈다. 그렇다보니 그가 그려낸 한국의 모습은 조선 후기 시대적 배경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동.서양의 화풍이 겹쳐져 새롭고도 흥미롭다. 그러면서도 이런 풍경이 크게 낯설지 않은 것은 지금은 연말 연하장을 주고받는 것이 낯선 문화가 되어버렸지만 인쇄문화가 대중화되면서부터 2000년대 이전까지 유행되었던 연말 카드의 이미지에 녹아지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개관 7주년을 맞이한 서울미술관은 2019년 전시의 기조는 ‘생활의 발견’이라 밝혔다. 서울미술관 설립이념인 ‘일상의 모든 것이 예술이다’를 기반으로 회화, 사진, 영상, 일러스트 등 현대미술 전 장르를 통해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왔던 일상 속 예술의 순간들을 조명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 본관 M1에서 예정된 상반기 대형 기획전 《안봐도사는데 지장없는전시;Unnecessary Exhibition In Life》展은 ‘우리가 전시를 꼭 봐야할까’ 라는 질문을 기반으로, 역설적으로 전시를 봄으로써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생활 속 예술의 순간들을 발견하고 그 가치와 영향력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기획된 전시로 회화, 설치, 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의 국내외 동시대 작가들과 포스터, 폰트디자인팀 등 30여 팀이 참여하는 대형 기획 전시로 3월 중순 개관을 예정하고 있다. 이어 10월부터 진행 예정인 하반기 기획전《보통의 거짓말》은 우리가 평상시 던지는 다양한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로 자기합리화를 위해 스스로에게 던지는 거짓말, 타인과 관계를 위해 던지는 착한 거짓말 등 소소한 거짓말부터 대중매체, 정치 등 사회가 던지는 거짓말까지 폭 넓은 소재를 다루며 시각 예술을 통해 일상 속 거짓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전시이다. 또한, 대형 기획전과 함께 2019년 세계 미술의 흐름을 보여주고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신진 작가 발굴 프로젝트《2019 Borderless Artist》로 전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업을 하고 있는 스페인 태생의 하비에르 마틴(Javier Martin, Born in 1985)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2019 Borderless Artist-하비에르 마틴(Javier Martin)》展(2019년 4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 예정)과 일본에서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 있는 20대 사진작가 오쿠야마 요시유키(Okuyama Yoshiyuki, 奥山由之, Born in 1991)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는 《2019 Borderless Artist-오쿠야마 요시유키(Okuyama Yoshiyuki)》展(2019년 8월 초부터 11월 중순까지 예정)이 예정되어 있다. 한편, 서울미술관은 조선말기 흥선대원군의 별장이었던 석파정(石坡亭)을 끼고 있는 곳이다. 서울시 유형문화재 26호로 지정되어있는 석파정은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을 통해 아름답다는 입소문에 많은 관람객이 몰리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개인 사유지(서울미술관) 이다보니 이곳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미술관 입장권을 발급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3월부터 입장권을 기존의 통합권에서 미술관 관람권(본관 M1, 신관 M2 및 석파정 야외공원 관람 가능권)과 석파정 야외공원 입장권(미술 전시 관람 제외)으로 나누어 운영할 예정이라 밝혔다.또한, 봄부터는 ‘석파정 스탬프 투어프로그램’을 통해 석파정 주요 장소 8곳에 마련되어 있는 스탬프를 찍으며 석파정을 산책할 수 있으며, 석파정 해설 프로그램도 도입된다. 프로그램은 평일 2회(12시, 14시), 주말 3회(12시, 14시, 15시) 운영하며 사전 예약 및 현장 접수로 참여가 가능하다. 단체의 경우 사전 예약을 통해 원하는 시간대에 참여할 수 있다. 이외에도 3월부터 11월로 진행 예정인 ‘왕이 걷는 아침’은 사전에 예약한 관람객 10인 한정으로 미술관에서 제공하는 차와 함께 석파정 오픈 시간 전인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석파정을 사색하며 산책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장애인 복지단체와 협력하여 수어 도슨트 프로그램을 개발 및 도입한다고 밝혔다. [허중학 기자]
[미술관] 4관 체제 국립현대미술관, 관별 특성을 고려한 2019년 전시 라인업
[미술관] 4관 체제 국립현대미술관, 관별 특성을 고려한 2019년 전시 라인업
-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50주년 기념 3관 공동 기획전 《광장》 - 곽인식, 박서보, 김순기 등 한국 거장전 및 제니 홀저, 아스거 욘 등 해외 거장전 - 근대미술가 재발견, 비디오아트 주제전, 신진·중견 신작지원, 옥상·야외프로젝트 등 [서울문화인]지난해 12월 26일, 미술품의 보존수복 및 수장, 그리고 전시 기능을 갖춘 청주를 개관하면서 과천, 서울, 덕수궁에 이어 총 4개의 미술관 체제를 연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직무대리 박위진)은 지난 1월 16일(수) 언론간담회를 통해 2019년 ‘전시 라인업’을 발표하였다. 4관 체제의 원년인 2019년을 맞이한 국립현대미술관은 관별 공간적,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각 관의 기능과 전시 프로그램에 차별화 초점을 두었다. 과천관은 ‘전통-근대-현대 미술을 관통하는 내러티브의 전개와 확장’, 서울관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 미래를 그리는 상상’, 덕수궁관은 ‘한국 근대미술의 발굴과 심화’, 청주관은 ‘미술품 생애주기에 대한 개방과 공유’를 키워드로 하였다. 올해는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로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특별전이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1969년 문을 열며 개관 50주년을 맞이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 100년 격동의 한국 역사를 되돌아보며, 미술․문화, 그리고 미술관의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보는 3관 공동 기획전 《광장》(10월 17일)을 대규모로 개최한다. 3관 공동 기획전 《광장》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수집한 소장품을 중심으로 구성하며, 소장품 수집 성과를 전시에 반영하는 전시이다. 《광장, 해방》(2020년 2월 2일까지, 덕수궁관), 《광장, 자유》(3월 31일까지, 과천관), 《광장, 열망》(2월 9일까지, 서울관)로 이어지는 3관 전시는 한국의 역사와 사회를 관통하는 ‘해방’, ‘자유’, ‘열망’을 모티브로 시대별 미술의 역할과 작가의 창작활동을 전시 키워드 '광장'을 통해 살펴본다. 오세창, 채용신, 이상, 김용준, 김환기, 이쾌대, 김구림, 오윤, 장민승, 염지혜 등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200여 명의 회화, 조각, 설치 등 500여 점의 소장품을 포함해 대여 작품과 신작 등 총망라하고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한다. 한국 현대 미술사를 재정립하기 위한 전시 및 국제 프로모션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 덕수궁관에서는 향후 3년 단위로 정례적으로 개최할 《근대미술가의 재발견》시리즈를 통해, 불우한 시대 불꽃같은 삶을 살았던 망각의 근대 예술가들을 발굴․소개하는 기획전을 선보인다. 과천관에서는 곽인식 탄생 100주년 회고전(6월 13일 ~ 9월 15일/과천 *대구미술관 순회)이, 서울관에서는 《박서보》(5월 18일 ~ 9월 1일/서울), 《김순기-모든 것은 하나로 흐른다》(8월 31일 ~ 2020년 1월 27일/서울)의 개인전이 개최된다. 또한, 2018년 서울관에서 개최했던 윤형근 개인전(5월~11월)은 5월 제 58회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 중 포르투니 미술관에서 순회 전시하고, 같은 시기 아르세날레 부근의 네이비 오피서스 클럽에서 한국 작가들의 팝업 전시를 개최한다. 베니스를 교두보로 한국미술을 세계에 알리는 적극적인 계기가 마련되었다. 한국미술사를 정리하는 주제전으로 《한국의 비디오아트 6669》(11월 14일 ~ 2020년 4월 21일)전을 과천관에서 개최한다. 1969년 한국의 비디오아트가 시작된 이래 30년간의 궤적을 추적하는 역사적 전시이다. 또한 과천관의《젊은모색 2019: 액체 유리 바다》(6월 20일 ~ 9월 15일), 서울관의 《MMCA 현대차 시리즈》(10월 26일 ~ 2020년 2월 23일), 《올해의 작가상》(10월 12일 ~ 2020년 3월 1일) 등 세대별 신진, 중견 작가 신작 제작 지원 프로그램도 꾸준히 지속된다. 동시대 미술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보여주는 국제 전시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소개된다. 서울관에서는 20세기 초·중반에 걸쳐 북유럽 아방가르드와 사회참여적 예술운동을 주도한 덴마크 작가 《아스거 욘-대안적 언어》(4월 13일 ~ 9월 15일)전이 집중 조명된다. 과천관은 새해 첫 전시로 지난해부터 중장기 기획으로 본격화된 ‘아시아 집중 프로젝트’일환으로 20세기 후반 아시아 현대미술의 다양한 양상을 조명하는 《세상에 눈뜨다: 아시아 미술과 사회, 1960s-1990s》(1월 31일 ~ 2019년 5월 6일)전을 개최한다. 또한 비예술가의 예술적 행위에 주목하는 아시아 필름앤비디오 포럼 《이미지 소비시대의 황혼》(10월)도 서울관에서 이어진다. 서울관의 《불온한 데이터》(3월 23일 ~ 7월 28일)전은 새로운 매체 환경을 반영하는 융․복합 미술 전시로 디지털 시스템 및 데이터가 야기하는 사회 현상에 대해 예술적 통찰을 보여준다. 또한, 전시 공간의 ‘화이트 큐브(White Cube)’ 폐쇄성을 극복하고 미술관 공용 공간과 야외로 나간 미술품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과천관에서는 미술관 옥상에 식물로 가득한 정원과 현대 미술품이 조화를 이룬 황지해 작가의 옥상 프로젝트 《MMCA 옥상프로젝트: 숨 쉬는 풍경》(5월~ 2023년 5월)가 실현되며, 야외 공원에는 세계적인 작가 제니 홀저(Jenny Holzer)의 미디어 조각 작품을 선보이는 《MMCA 커미션 프로젝트: 제니 홀저》(11월 23일 ~ 2020년 7월 초)가 진행된다. 제니 홀저는 서울관 서울박스에도 움직이는 ‘로보틱 LED 기둥’ 신작을 제작․설치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의 근대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도시의 역사와 미래를 잇는 다양한 신작 커미션 제작․설치 작업을 보여주는 건축 프로젝트 《덕수궁-서울 야외프로젝트: 기억된 미래 1, 2》(9월 5일 ~ 2020년 4월 5일)를 재개하며 정례화한다. 청주관의 ‘개방형 수장고’, ‘보이는 수장고’, ‘보이는 보존과학실’ 등은 전시실에서만 미술작품을 감상한다는 편견을 깨고, 작품이 관리, 보관, 활용, 보존, 수복되는 과정을 공개해 미술품 감상의 방법에 또 다른 재미를 배가시킬 예정이다. [허중학 기자]
[국립박물관] 신안 앞바다 출토 도자기를 시작으로 소속박물관으로 유물 이관
[국립박물관] 신안 앞바다 출토 도자기를 시작으로 소속박물관으로 유물 이관
[서울문화인]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이 소장하고 있던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출토된 도자기 1만 7천여 점을 1월 말까지 국립광주박물관에 이관을 시작으로 점차적으로 유물이 발굴된 소속박물관으로 이관될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역에 위치한 13개 소속박물관이 박물관별로 특색을 살려 핵심 컨텐츠를 특화하는 브랜드화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2017년에는 각 박물관이 어떤 콘텐츠를 브랜드화할지 연구하고, 큰 주제를 선정하였고(표), 작년에는 각 주제를 어떻게 세부적으로 추진할지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여 1차년도 사업을 추진하였다. 구분 주제 구분 주제 경주 신라 문화 대구 복식 문화 광주 아시아 도자 실크로드의 거점 김해 가야 문화 전주 조선 선비 문화 제주 대양과 섬 문화 부여 사비백제 문화 춘천 한국의 이상향(금강산과 관동팔경) 공주 웅진백제 문화 나주 영산강 유역 독널 문화 진주 임진왜란과 한일교류 익산 미륵사지와 고대 불교사원 청주 금속공예미술 또한 브랜드화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소장품 확보와 깊이 있는 조사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브랜드 목표에 맞춰 소장품을 재배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작년에는 1,150여 점의 소장품을 각 박물관에 재배치하였고, 올해는 첫 번째 사업으로 국립광주박물관에 1만 7천여 점의 신안 도자기를 이관된다. 이미 국립중앙박물관은 특성화 사업과 발맞추어 지역문화 조사연구의 활성화를 위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지역출토품 41,667점을 작년에 소속박물관으로 이관한 바 있다. 이들 유물은 오랫동안 국립중앙박물관이 보관해오던 것으로 지역 균형발전과 박물관 별 특성화를 위해 적극 활용될 것이다. 이번에 신안 앞바다 출토 도자기가 이관되는 국립광주박물관은 한국 도자사에 있어 중요한 지역인 호남에 위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1976년부터 발굴을 시작하여 인양된 신안 유물은 2년 뒤인 1978년 개관과 함께 ‘신안해저유물실신안新安海底遺物室’에 전시될 만큼 국립광주박물관 탄생과 깊은 관련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신안해저유물 2만 7천여 점 중 90%를 차지하는 2만 5천여 점 도자기는 세계적인 컬렉션이다. 이번에 이관되는 1만 7천여 점은 이미 국립광주박물관에 이관된 9백여 점과 함께 국립광주박물관이 ‘아시아 도자 실크로드의 거점’으로 발돋움 하는데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주광역시에서 추진하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과 연계할 수 있어 서양보다 비교 우위에 있었던 우리 한국 도자문화의 가치를 재발견하기 위해 최적화된 기관으로 볼 수 있다. 이에 올해 국립광주박물관은 한중일 도자기에 초점을 맞추어 아시아 도자자료를 집성하고 소장 도자기를 연구·분석하는 한편, 국내외 연구자들을 초청하여 학술대회를 열고 그 성과를 모아 특별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 배기동 관장은 “지방의 13개 소속박물관이 우리 문화의 주요 컨텐츠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국민들이 그 지역을 방문하면 해당 박물관을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곳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