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인] 영화는 끊임없이 말한다. 결국은 다 같은 사람이라고. 흔히들 말하는 '메이드인차이나' , 사람들이 구매를 꺼리는 '중국산'에 관한 이야기다. 중국의 한 양식장, 한국에 수출한 장어들이 수은 수치가 일정 이상으로 나와 전부 폐기 처리되는 불행한 일을 겪고 아버지가 쓰러지신다. 이런 아버지를 대신하여 장어의 재검사를 위해 한국에 밀입국한 남자와 식약청에서 일하며 부정행위에 가담하게 된 연구원 여자의 이야기, 멜로 또는 장어 다큐멘터리이다.
나(23살, 대학생)는 장어를 먹어보지 못하였다. 이 영화에서는 살아있는 장어, 죽은 장어, 요리 된 장어 등 다양한 장어들이 나오며 불쌍한 장어들이 끊임없이 밟히고 나뒹군다. 이 영화를 보면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장어를 이미 100마리는 먹은 듯 한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장어를 좋아하면서 불쌍한 중국산 장어와 이를 둘러싼 음모를 알고 싶다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김기덕필름의 작품, 영화의 전체적인 톤은 침울하다. 포스터처럼 영화의 분위기는 참 좋다. 특히 말이 통하지 않는 남녀가 서로에게 끌리는 데에 격정적이거나 아름답지 않고 답답하고 애잔하게 느껴지는데 영화의 분위기와는 잘 맞는 것 같다. 이 영화는 멜로라기보다는 시대 비판적이다. 그런데 비판을 하는데 있어 약간 억지스럽고 과장된 장면이 몇 있어 실소가 터져 나왔다. 요즘 같은 시대에 기발하고 괜찮은 주제인 것은 확실하지만 그 주제를 자연스럽게 녹여내지 못했다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시대고발적인 영화는 현실성을 띄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장된 분노는 오히려 보는 이들을 식게 만들 뿐이다. 영화의 분위기는 참 좋았지만 아쉬운 부분이 많은 영화였다. [박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