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인] 동물은 인류의 생존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기 때문에 일찍부터 사람들의 주요 관심 대상이었으며, 매우 이른 시기부터 회화 및 공예의 문양 등의 소재로 다뤄졌다. 회화의 시작으로 볼 수 있는 바위그림과 동굴 벽화 등에서도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옥기와 청동기와 같은 예기(禮器)에 용, 사슴, 물고기 등 다양한 동물의 문양이 표현되어 있을 만큼 그 기원은 오래되었다.
화정박물관의 2015년 특별전으로 이러한 동물들을 주제로 적용된 범위를 폭넓게 살펴보고자 <동물원 動物園> 특별전을 열었다.
이번 <동물원 動物園> 특별전은 화정박물관의 중국 미술 소장품 가운데 다양한 동물의 모습이 표현된 도자, 칠기, 복식, 부채 등의 공예품 및 회화작품들 71건 80점이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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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기린형향로 靑銅麒麟形香爐 청淸 17세기 높이 24.5c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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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팽정彭庭 1914년 견본채색絹本彩色 첩帖 18X18.2c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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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랑화조문절연반 琺瑯花鳥文折沿盤 청淸 18세기 지름 39.1cm |
동물의 모습이 담긴 회화와 문양은 화조(花鳥) ․ 영모(翎毛) ․ 어해(魚蟹) ․ 초충(草蟲) ․ 금수(禽獸) ․ 축수(畜獸) ․ 용어(龍魚) ․ 주수(走獸) 등 다양한 용어로 표현되는데, 시대에 따라 그 의미와 범위가 다르게 쓰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새, 짐승, 물고기, 곤충, 상상 속의 동물을 모두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동물’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옛 사람들은 동물이 가진 생태적 속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상징성을 부여하였으며, 이를 기물의 문양 또는 회화에 적용하여 생활과 문화 전반에 활용하였다. 동물 각각이 지닌 특징, 신화 및 전설 속에서의 역할과 한자 발음의 유사성 등에 따라서 복(福) ․ 장수(長壽) ․ 부귀(富貴) ․ 공명과 출세 등 인간의 현실적이며 보편적인 소망뿐만 아니라 종교적․정치적 권위 및 윤리적 가치 등이 각각의 동물에 상징적으로 투영되었다. 그리고 이렇듯 다양한 상징성을 지닌 동물들의 모습이 도자기, 칠기, 복식, 부채 등 기물의 문양으로 장식되고, 회화의 주제로 표현되어 인간의 삶과 문화가 더욱 풍요롭고 다채롭게 전개되었다.
전시의 구성은 각각의 동물이 주로 활동하는 생태환경을 바탕으로 땅[地]과 하늘[天] 그리고 물[水]의 공간으로 나누어 그림과 기물에 나타난 다양한 동물의 모습을 살펴보는 동시에 각 동물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어떠한 형태로 구체화되어 생동감 있게 표현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게 구성되었다.
또한, <동물원> 특별전과 더불어 화정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김기창의 <말>, 장우성의 <고양이>, 양기훈의 <노안도> 등 동물을 주제로 한국 근현대 회화 작품 22점을 만나볼 수 있다.
<동물원> 특별전은 오는 12월 31일까지 공개되며 관람요금은 4,000원(상설전 포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