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시키는 대로, 엄마의 잔소리를 잘 지키는 모범적인 지민이, 지민이는 잘 자라고 있는 걸까?
[서울문화인] 아이에게 미치는 엄마의 영향력은 아주 크다. 엄마의 말 한 마디에 아이는 자신감이 생길 수 있고 자존감이 떨어져 상처가 될 수도 있다. 엄마 입장에서는 관심과 사랑이 담긴 잔소리이겠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자신을 야단치는 소리로만 들릴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엄마에 대한 원망이 자랄 수도 있다.
엄마는 아이보다 항상 한 걸음 앞서 있다. 그래서 아이가 따라오는 것을 기다리지 못하고 말이 먼저 나오게 된다. 하지만 아이는 아이 나름대로 노력 중이다. 그럴 때는 아이를 야단치거나 해야 할 일을 줄줄이 이야기해주기 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해주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며 엄마가 도와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면 아이는 분명 달라질 수 있다. “숙제 했어? 양치질 했니?” 가 아니라 “다시 해보자. 좀 더 집중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엄마가 옆에서 도와줄게.” 하면서 격려해준다면 아이는 엄마의 잔소리 없이 스스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고, 그만큼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잔소리 로봇》의 지민이는 엄마가 시키는 대로, 엄마의 잔소리를 잘 지키는 모범적인 아이이다. 엄마의 잔소리 없이는 숙제도 못하고, 준비물도 챙기지 못한다. 어느 날, 지민이는 엄마의 잔소리가 가득 적힌 잔소리 노트를 잃어버린다. 잔소리가 없어 시원할 것 같지만 오히려 지민이는 혼란스럽다. 마치 하루를 통째로 잃어버린 것 같아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이미 지민이는 엄마의 잔소리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아이가 된 것이다. 과연 지민이는 엄마의 잔소리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를 그려내고 있다.
《잔소리 로봇》은 지민이의 성장기를 읽으며 많은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방법, 스스로 계획하는 하루를 보내는 법을 익혀 조금씩 어른이 되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책이다.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잔소리 로봇》
글 · 김아로미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에서 창작문학을 전공. 201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되어 창작활동을 시작하였다. 현재 콘텐츠 창작집단인 ‘스토리 몽키(http://storymonkey.blog.me)’에서 다양한 분야의 작품 활동을 하고 있으며, 《잔소리 로봇》은 그의 첫 작품이다.
그림 · 김은경
어린이들의 마음 높이에 맞추는 즐거운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그린 책으로 《엄마는 모를 거야》 《돈조아마녀님, 내 돈 주세요》 《견우와 직녀》 《도깨비감투》 《냐옹이 언니》 《수학일기》 《1주일만에 끝내는 국어교과서》 《내 식습관이 어때서!》 《내 에티켓이 어때서!》 등이 있다.
《잔소리 로봇》는 한책선정단을 통해 2017 함께 토론하기 좋은 도서 <올해의 한책>의 어린이 글책 선정된 도서로 한책선정단은 공공도서관, 학교도서관, 전문도서관 사서 43명으로 구성된 사서네트워크로 1년간 어린이, 청소년, 성인 모둠별로 도서를 추천하고, 월별 토론회의 통해 시민들이 함께 토론하기 좋은 주제를 가진 도서를 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