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차사의 유쾌한 변신. 뮤지컬<디스 라이프 : 주그리우스리>

[서울문화인] 뮤지컬 <디스 라이프 : 주그리우스리>가 지난 1월 3일(금),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프리뷰 공연 개막하고, 1월 7일(화)부터 정식 공연을 올려졌다.

뮤지컬 <디스 라이프>는 거스를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을 천년 차사 ‘태을’이 50년 전 감정에 이끌린 자신의 잘못된 판단으로 잘못된 혼령을 데려오는 바람에 100년 형을 선고받고 저승감옥에 갇혔있다가 이승이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은 길어지고 다양한 종교로 인해 자신들의 일마저 빼앗기면서 위기에 빠진 저승을 위해 49년 만에 새로운 임무를 수여받고 임시로 풀려난 태을이 현대적 방식을 사용하는 애송이 차사 ‘호경’과 6일 이내 어떠한 혼령이라도 저승으로 데려와야 하는 임무를 가지고 노인들의 사는 우그리마을로 내려갔다가 어떤 사람을 데려갈까 고민에 앞서 저승완장을 잃어버려 인간의 눈에 띄게 되면서 자신의 안위를 먼저 걱정해야하는 처지에 놓인 후, 마을사람들과 펼치는 이야기의 공연이다.

누구나 겪는 삶과 죽음이라는 소재를 ‘저승차사’들의 코믹한 소동과 시골마을의 노인들의 현실을 결합시킨 뮤지컬로 저승으로 인도하는 저승차사도 과거와 현대의 급변하게 변화된 모습을 통해 어둡고 무거운 모습이 아니라 젊고 색다른 모습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파도가 없는 잔잔한 바다와 같은 느낌은 좀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노인들의 사랑이 무게감 없이 너무 젊은 컨셉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 점이 또한 젊은 층이 가볍고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공연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 ~~해서 죽겠다."고 너무나 죽음이란 말을 쉽게 내뱉는 우리의 말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면도 느낄 수 있지 않나싶다.

<디스 라이프>는 지난 2012년 대구 뮤지컬 페스티벌에서 창작지원작으로 선정되며 쇼케이스 공연을 시작으로 관객들을 만났던 바 있다. 이후 2013년 서울 뮤지컬 페스티벌 예그린 앙코르에서 우수작으로 당당히 선정되며 <여신님이 보고계셔>, <날아라 박씨>에 이어 창작 뮤지컬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해 더욱더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천년 차사 ‘태을’ 역에는 뮤지컬 <모비딕>, <데모크라시> 등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황건과 뮤지컬 <그날들>, <스페셜레터>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관객들을 만난 고상호가 골칫덩어리 애송이 차사 ‘호경’ 역에는 현재 뮤직드라마 <당신만이>에서 맹활약 중인 김시권과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아리랑 경성 26년> 등 개성 강한 연기를 보여준 고훈정이 맡았다.

또한 ‘우스리’마을의 최고령자로 치매 때문에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거북할매’ 역은 뮤지컬 <명성황후>, <내 마음의 풍금> 등에서 색깔 있는 연기를 선보인 박주희와 연극 <올모스트 메인>,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등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서태영이 번갈아 연기한다. 뿐만 아니라 마을 이장인 ‘강덕’ 역은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벽을 뚫는 남자> 등에서 맹활약했던 나세나와 뮤지컬 <날아라 박씨>, <빨래> 등을 통해 톡톡 튀는 매력을 선보인 서예림이 맡았다. ‘우스리’마을의 자유로운 영혼 ‘근식’ 역은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의 서정식과 뮤지컬 <에비타>, <천국의 눈물> 등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준 한규정이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영어 좀 하는 할머니 ‘소피’ 역에는 뮤지컬 <날아라 박씨>, <하이스쿨 뮤지컬>에서 발랄한 매력을 보여줬던 허은미와 뮤지컬 <아리랑 경성 26년>, <데자뷰> 등에서 활약한 서미정이, 마지막으로 일편단심 ‘소피’만을 바라보는 ‘정구’ 역에는 뮤지컬 <엘리자벳>, <황태자 루돌프> 등을 통해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윤승욱과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맘마미아> 등에서 연기를 선보인 유승국이 각각 더블 캐스팅되어 작품을 더욱 재미있고 풍성하게 끌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