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비극적 역사를 품은, 그러나 가슴 뭉클한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의 삶 이야기. <덕혜옹주&…

기사입력 2016.08.04 16:16 조회수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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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2009년 출간되어 100만부 이상 팔린 권비영 작가의 소설 「덕혜옹주 」가 스크린을 통해 다시 한 번 등장한다. 대한제국의 고종황제가 환갑의 나이에 얻은 고명딸이자, 마지막 황녀인 덕혜옹주의 파란만장한 삶을 이야기로 담은 소설 「덕혜옹주 」는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등을 연출하여 감성 멜로 영화로 유명한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다고 해서 이미 원작소설 못지않게 관심을 받았지만, 관객들 입장에서도 허진호 감독 특유의 감성을 기대하며 상당히 기다린 작품이다.


 


대한제국의 황제의 딸로 궁궐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던 어느 날 고종황제(백윤식)가 시해를 당하게 되고, 조선의 왕조를 일제의 허수아비로 만들기 위해 어린 나이에 강제로 일본 유학을 하게 된 덕혜옹주(손예진)는 아버지 고종황제가 맺어 주고자 했던 정혼자인 김장한(박해일)을 일본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독립운동가의 아들인 김장한은 옹주를 지키기 위해 위장으로 일본군 육사를 졸업하고 일본장교가 되어 덕혜옹주 곁으로 가게 된다. 겉으로는 조선의 황족인 영친왕과 덕혜 옹주를 감시하는 한편 속으로는 황족인 이우(고수)와 함께 영친왕과 덕혜옹주를 상하이로 망명시킬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조선에서부터 덕혜옹주를 감시하던 친일파 한택수(윤제문)에 발각되고, 망명에 실패한 채 일제에 의해 강제적으로 일본인 백작과 결혼해 불행한 결혼생활을 보낸다. 1945년 광복이 되지만 왕조의 부활을 두려워 한 이승만 정권으로부터 입국이 막혀 입국하지 못하는 고통 세월을 보내고 그 아픔으로 인해 옹주는 조현병에 걸려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남편과는 이혼하고 딸 정혜를 잃는 등 많은 풍파를 겪게 된다. 결국 그녀가 다시 대한민국의 땅을 밟은 것은 1962년으로, 그녀가 그토록 그리던 고국에 돌아오기까지 37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다.


 


영화 <덕혜옹주>가 관객들의 뜨거운 기대를 받고 있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손예진과 박해일, 두 주연 배우이다. 덕혜옹주 역의 손예진은 이미 꾸준한 작품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와 연기 변신을 선보여 왔었지만 그녀의 정점의 연기라 할 정도로 덕혜옹주 삶을 감성적으로 잘 담아 표현해주었다. 어머니 양귀인(박주미)을 그리워하는 딸의 모습도, 눈물을 한 가득 머금은 채 떨리는 입술로 “고국에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은 진심으로 느껴졌다.


 


더불어 독립 운동가이자 덕혜옹주를 평생 지키는 인물인 김장한역의 박해일은 이 번 영화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다시 한 번 유감없이 선보인다. 김장한역은 두 실존인물인 김장한과 김을한 형제를 합친 캐릭터이자 독립 운동뿐만 아니라 후에 덕혜옹주를 귀국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그녀를 찾아다니는, 극의 전체 흐름을 이끌어가는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캐릭터로 박해일만의 흡입력 있고 진정성 넘치는 연기로 잘 표현되었다.


 


김장한의 조력자인 복동 역의 정상훈, 덕혜옹주를 모시는 궁녀 복순 역의 라미란은 자칫 신파에 빠질 듯한 영화에 감초 같은 즐거움을 주어 영화의 균형을 잡아 주었으며 특히 친일파 한택수 역의 윤제문은 기회주의적인 친일파의 적나라한 모습을 극적으로 잘 보여주며 관객들을 분노를 한 몸에 받을 만한 악역을 잘 표현해 주었다.


 


무엇보다 허진호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이 이번에도 빛을 발한다. 극 중 인물들의 감정과 심리 변화를 예리하게 잘 표현하는 감독이지만 이번에는 덕혜옹주의 일생을 마치 김장한의 눈으로 보듯 관조적인 태도로 앵글에 담는다. 감성 멜로로 유명한 감독이지만 멜로물의 느낌도 거의 없다. 감독의 연출은 마치 위장된 신분으로 옹주를 곁에서 지키면서, 아니 평생 그녀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아끼지 않는 헌신적인 김장한처럼 담담하게 충분히 스크린을 압도한다. 여기에 시공간이 과거와 현재가 수차례 교차하는 플래시백 기법을 적절히 사용하면서 전개되어 자칫 지루해지고 신파로 흘러갈 수 있는 함정을 잘 피해가며 이야기가 더욱 입체적으로 되도록 해준다.


 


한편 영화 외적으로 영친왕을 비롯한 덕혜옹주 일가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는 점은 불편하다. 당시 나라 잃은 백성들의 고통은 돌아보지 않고 친일파에 둘러싸여 일본의 귀족과 같은 생활을 했다고 전해지고, 독립운동에 참여했는지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유효하다는 점에서 많이 불편하다. 그러나 역사왜곡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고 소설에서 출발한 영화로만 본다면 영화는 기대이상으로 정말 훌륭하다. 영화는 83일 개봉했고, 12세 이상 관람가능하며, 러닝타임은 127분이다.[김종현기자]


 


 


 

[서울문화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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