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_ 아시아, 나무에 담긴 이야기

2012.3.27(화)~7.1(일), 기증관 가네코 가즈시게실
기사입력 2012.03.23 20:20 조회수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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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국립중앙박물관은 일본의 가네코 가즈시게金子量重 아시아민족조형문화연구소장이 기증한 아시아 민족조형품 천여 점 중에서 선별한 목조형품 40여 점을 2012년 3월 27일(화)부터 7월 1일(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증관 가네코 가즈시게실에서 테마전 "아시아 나무에 담긴 이야기”를 개최한다.


 


가네코 가즈시게 선생(1925년 생)은 아시아 여러 민족의 역사와 삶이 담긴 아시아 민족조형 문화에 대한 조사연구와 수집에 평생을 바쳐온 분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자신의 소장유물 천여 점을 기증하였으며, 국립중앙박물관은 가네코 가즈시게 선생의 기증의 뜻을 기리며 기증관에 가네코 가즈시게실을 마련하는 등 선생의 기증유물을 연구와 전시자료로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선생의 기증유물들은 용산 이전 후 '아시아 칠기(2007년)', '흙으로 빚은 아시아의 꿈(2010년)' 등 두 번에 걸친 테마전시를 통해 소개한 바 있으며, 이번에 열리는 '아시아, 나무에 담긴 이야기'는 그 세 번째 테마전시로 아시아 각 지역의 독특한 나무문화를 통하여 아시아인의 삶을 조명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번 전시에는 미얀마,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타이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유물들과 네팔, 티베트, 중국, 타이완 등 동북아시아 지역의 유물들을 소개하며, 아래와 같이 두 개의 주제로 구성하였다. 


 


제 1부 주제는 ‘나무와 함께 한 아시아인’으로 아시아 여러 민족이 삶을 영위하기 위해 만든 생활용품인 나무그릇과 함께 자연을 닮고자 한 아시아인의 내면세계를 보여주는 예술품, 그리고 아시아의 독특한 칠기문화를 보여주는 유물이 전시된다.


 


제 2부 주제는 ‘나무에 담긴 신앙과 종교’다. 아시아는 자연에 기반을 둔 토속 신앙과 함께 힌두교·불교·이슬람교 등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다문화 지역으로, 지역과 시기에 따라 다양한 신들이 여러 모습으로 그들 곁을 지켜 왔다. 아시아인들은 나무 자체를 영혼을 가진 정령으로 여겼을 뿐 아니라 나무에 신의 이미지를 담기도 하였다. 또한 벼농사를 짓는 아시아인들은 풍년을 기원하며 다양한 곡식 신상穀食神像을 만들어 섬기기도 하였다. 불상과 경전을 담는 상자, 부처에게 바치는 공양구 등도 나무로 제작하였는데, 나무 바탕 위에 화려한 옻칠과 금칠을 하고 다양한 무늬와 표현기법으로 장식하였다. 또한 종교 관련 이야기들을 담은 병풍 및 벽화 등도 제작하였다.


 


나무와 숲은 커다란 안식처를 만들고, 그 넉넉한 품 안에 모습과 생활방식이 다른 모든 이를 포용한다. 그리고 숲과 나무는 인류의 문화 공간으로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여 왔다. 아시아라는 역사 지리적 공간 속에는 다양한 민족이 나무처럼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아시아의 각 지역에 뿌리내린 독특한 목조형문화木造形文化와 전통은 오늘날까지도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하여 아시아 문화의 다양성과 여러 민족의 조형의식을 체계적으로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1. 사자 모양 장식 獅子形裝飾  Lion-shaped adornment
미얀마 버마족 19세기, 높이 44.2cm  국립중앙박물관(증 1546)



동남아시아에서 사자는 가장 힘이 센 동물로 권위를 상징하였으며,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상징물로 여겨져 다양한 조각과 장식에 활용되었다. 이 조각상은 전체적으로 사자의 모습이지만, 머리 부분의 갈기와 코, 그리고 수염 부분은 마치 용의 모습과비슷하다. 목 부분에 갈기가 표현되어 있는데, 몸체에도 같은 양식으로 표현되어 있어 마치 사자털의 모습과 유사하다. 사자는 나뭇잎 모양으로 장식한 받침 위에 서 있는데, 나뭇잎과 줄기가 사자의 발을 타고 올라가고 있다. 이러한 것은 사자의 구체적 표현보다는 신성神性이 있는 영물靈物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생각된다. 맨 아래에 있는 긴 막대 부분은 층층이 올라오는 풀잎 모양이고, 다른 한 쪽은 촉 모양으로 깎여 있어 가마와 같은 구조물에 삽입되어 있던 장식물임을 알 수 있다.


 



 


2. 떡살 餠型  Stamps for rice-cake
타이완 난터우현  19~20세기, 길이 40cm  국립중앙박물관(증 4016)



떡살은 떡의 모양과 무늬를 만드는 틀이다. 떡살에는 떡의 사용 용도에 따라 다양한 무늬를 새겨 길상의 의미를 담았다. 이 떡살의 한쪽에는 오래 산다는 의미의 수壽자와 함께 거북을 새겨 놓았다. 다른 면에는 거북과 함께 복숭아를 새기고, 측면에는물고기와 함께 7개의 겹친 원 무늬를 새겼다. 거북은 장수의 동물로 십장생 중 하나이다. 거북은 50~100년을 살지만, 거북의상징을 통해 천 년을 살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상서로운 기운을 품는 신령스런 동물로 여겼다.때문에 장수를 기원하며 병풍에 거북을 그리거나, 왕조의 권세가 영원하기를 바라며 임금의 옥새 손잡이의 형태에 모양을 차용하며, 집의 부귀가 오래 가길 바라며 곳간 문의 빗장에 거북을 묘사하는 등 길상과 권위의 표상으로 사용되었다. 또 거북 등의 한자 갑甲은 십간十干가운데 가장 먼저 오는 것으로 1등을 나타내기도 한다. 물고기는 어락魚樂의 고사 때문에 삶의 여유로움을 상징하고, 알을 많이 낳기 때문에 다산多産을 상징하기도 한다. 겹친 원 무늬는 돈의 형상으로 부를 상징하거나 칠보로 간주하기도 한다.


 



 


3. 주칠 물레 朱漆軠  Lacquered spinning wheel
미얀마 샨주 인타족  19세기, 높이 48.7cm  국립중앙박물관(증 3855)


 


미얀마 샨주 인타Intha족이 사용하던 물레이다. 인타족은 미얀마의 고산지대인 인레Inle 호수에 사는 종족으로 ‘호수의 아들’이라는 뜻을 가진 수상족水上族이다. 이들은 오래 전부터 호수 위에 티크나 대나무로 통나무집을 짓고 수상생활을 하였다. 남자들은 물 위에서 한 발로 노를 저으며, 여인들은 목이 길어야 미인이기 때문에 여러 겹의 둥근 고리를 목에 걸고 있다. 여인들이 물레와 베틀을 이용하여 수작업으로 만든 무명과 비단 직조물은 미얀마 각지에서 거래될 만큼 유명하다. 미얀마에서 ‘치 엣 룬chi yet lun’이라 부르는 이 물레의 물레바퀴는 실을 감아 돌리는 부분으로 수레바퀴처럼 정교하게 만들었다. 물레를 돌리는 손잡이는 쇠 봉으로 만들었는데, 돌리기 쉽도록 철사를 감아 손가락을 끼워 쓸 수 있게 만들었다. 물레바퀴를 고정시키는 양 축인 설주와 괴머리 기둥도 마치 수레장식처럼 화려하게 만들었다. 수레바퀴와 괴머리를 연결하는 가리장은 대나무를 본떠 만들었다. 물레는 전면에 주칠을 하여 품격을 높였다.


 



 


4. 나전칠기 접시 螺鈿漆器楪? Lacquered dish with mother-of-pearl inlay
베트남  19세기, 지름 29.6cm  국립중앙박물관(증 1533)


 


접시의 문양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분된다. 중앙의 복福자를 중심으로 두 줄의 원과 아자무늬[亞字文], 여의무늬[如意頭文]를 돌렸다. 다음 구역에 용, 봉황, 기린, 거북 등 신령스런 네 마리 동물인 사령四靈을 배치하여 복福자와 함께 길상의 의미를 담았다. 거북은 거친 파도 위에서 상서로운 기운을 내뿜고 있으며, 나머지 동물은 구름 위에 있다. 바깥 구역에는 다양한 배경을 중심으로 십이지十二支를 배치하였는데, 쥐의 위치가 북쪽이 아닌 남쪽부터 시작되는 점이 독특하다. 쥐는 포도 가지 위, 소는 대나무 아래, 호랑이는 소나무 아래, 용은 구름 속에 있고, 뱀은 땅 위에서 개구리를 잡고, 원숭이는 단풍나무 가지를 잡고, 돼지는 연꽃 연못을 향해가는 등 동물의 생태에 맞게 표현하였다.


 



 


5. 곡식 신상 穀食神像 Grain deities
인도네시아 발리 니아스족  19세기, 높이 20.5cm  국립중앙박물관(증 3838)


 


이 상은 아두시라하Adu siraha라 부르는 곡신상穀神像이다. 남신상男神像은 오른손에 낫을 들고, 허리끈을 앞으로 늘어뜨렸다. 여신상女神像은 머리를 마치 중국의 쌍상투처럼 크게 묶고, 두 손은 배에 대고 있다. 중국 남부 지방에서 생산된 채색 백자 초화무늬 바리彩色白磁草花文鉢를 신상 받침으로 썼는데, 그 안에 사악함을 물리치는 의미를 담은 팥죽을 넣고, 그 위에 부부 신상을 세워 놓았다. 나뭇결이 드러나는 질감과 함께 신상의 질박한 모습에서 소박한 농부의 마음이 느껴진다.


 




 


6. 방패 神靈盾  Shield with tree spirit images
말레이시아 이반족 19세기, 높이 126.0cm 중앙박물관(증 3754)



이 방패는 원래 ‘인간 사냥’으로 명성이 높았던 이반Iban족의 방패이다. 이반족이나 다약족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간 사냥’은 결혼 조건의 하나로, 한 사람의 남자로서 인정받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할 의례이기도 하였다. 방패의 앞면 중앙에는 수호신을 표현하였다. 수호신은 검고 붉은 커다란 눈, 송곳니가 보이는 커다란 입, 그리고 잔뜩 난 수염이 특징이다. 방패의 위아래에는 작은 신령상이 있다. 방패 앞면에 있는 머리카락은 지금까지 베어온 사람들의 머릿수를 나타낸 것이다. 아마도 자신의 용맹함을 과시하고, 동시에 ‘인간 사냥’의 성공을 기원하기 위함일 것이다. 뒷면에도 수호신상이 표현되어 있다.


 



 


7. 신생아 욕조 新生兒浴槽  Bathtub for a newborn baby (Sube Kayu)
말레이시아 다약족  19세기, 길이 108cm 국립중앙박물관(증 1400)


 


19세기 말레이시아 다약Dayak족이 사용하던 신생아용 욕조이다. 다약족은 보르네오섬의 원주민으로서 외부와 접촉을 끊고 전통을 고수하며 살아가고 있다. 다약족의 남성은 다른 종족의 목을 베는 ‘인간 사냥’을 통해 성인식을 하며, 여자들은 성인의 증거로 문신을 한다. 화전농경으로 밭벼 등을 경작하고 고기잡이와 사냥을 한다. 20세기에 들어와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로 개종하였고, 해안 지역에서는 이슬람교로 개종하여 말레이 문화에 동화되었다. 이 욕조는 보르네오 아이언우드Borneo  ironwood로 만든 것으로 이 나무는 단단하고 견고하여 철목鐵木으로도 부른다. 욕조 측면에는 악마를 물리치는 신상神像인 ‘안투’가 발로 욕조를 잡고 있는 듯한 형상을 취하고 있다. 용기 안쪽에는 태양 무늬와 상상의 동물을 조각하여 태양처럼 밝게 빛나는 탄생의 의미를 담았다. 욕조 바깥 면에는 인물상이 표현되어 있는데, 축 늘어진 귀가 특징적이다. 다약족 여성은 성인식과 결혼식 등 기념일마다 여러 차례에 걸쳐 귀걸이를 하기 때문에 귀가 늘어지게 된다. 늘어진 귀는 미인의 척도가 되고, 덕망과 위엄 그리고 장수를 상징한다. 또한 문어 다리처럼 길고 구불구불한 모습의 ‘혼뷰’라고 불리는 신령상도 새겨져 있다. 가장자리에는 등나무를 꼬아 신생아의 몸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배려하였는데, 다약족은 등나무 세공품 제작으로도 유명하다.


 



 


8. 주칠 경전 상자 朱漆經典箱子 Lacquered sutra chest
미얀마  19세기, 높이 52cm 국립중앙박물관(증 3753)


 


뚜껑이 달린 장방형 경전 상자로 하단 네 모서리에는 구슬을 움켜 쥔 독수리 발 모양의 다리가 있다. 미얀마에는 11월 보름달이 뜨는 밤에 공양물을 넣은 바구니를 새에 실어 보내 달에게 바치는 행사가 있다. 새의 다리가 달린 경전 상자는 소중한 경전을 공양하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리의 윗부분에는 물소의 머리 부분을 추상화한 무늬가 있고, 다리 사이의 풍혈風穴도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경전 상자의 표면에는 따요 판 츄아 기법으로 넝쿨무늬를 장식하고 흰색과 초록색 유리편을 상감하여 화려하게 장식하였다. 넝쿨무늬 사이에는 연주문으로 창을 만들고, 그 속에 보시를 좋아했던 왕자의 이야기를 담은 비슈반타라 본생담本生譚을 표현하였다.


 



 


9. 흑칠 주칠 합 黑漆朱漆盒  Lacquered container
캄보디아 프놈펜 크메르족  19세기, 높이 35.5cm 국립중앙박물관(증 1331)


 


불탑의 형태를 본떠 만든 불교 공양구이다. 뚜껑 윗부분에는 손잡이가 달려 있고, 뚜껑과 몸체 모두 반구형半球形이다. 전면에 흑칠을 한 후 그 위에 주칠을 하고 그 사이 경계선에는 금칠을 하였다. 내부는 주칠을 하였다.



 

[서울문화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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