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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국내에서도 최고의 기대작으로 떠오른 <1917>이 지난 2월 5일(수) 언론 시사회를 가졌다.
<1917>은 국내 개봉에 앞서 북미에서 지난 1월 10일 개봉 후, 호평과 더불어 아카데미 전초전이라고도 불리는 제7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작품상(드라마 부문)과 감독상을 거머쥐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음과 동시에 오는 2월 9일(현지 시각) 예정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 음악상, 음향편집상, 음향믹싱상, 분장상, 미술상, 시각효과상 총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면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경쟁작으로 떠오르며 일찌감치 국내 관객들에게도 관심의 대상된 작품이다. 이 외에도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포함 7개 부문 최다 수상, 제91회 전미비평가협회(NBR) ‘올해의 영화 TOP 10’ 선정, 촬영상 수상 등 수많은 영화제에서 수상하고 있다.
더불어 샘 멘데스 감독은 <아메리칸 뷰티>로 제72회 아카데미 시상식과 제57회 골든 글로브 감독상, 작품상을 휩쓸며 화려한 데뷔를 알렸고 이후 사랑과 현실의 간극을 섬세히 표현한 <레볼루셔너리 로드>로 제81회 아카데미 시상식 3개 부문, 제66회 골든 글로브 4개 부분에 노미네이트 되며 거장의 반열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독보적인 액션과 탄탄한 드라마로 완성된 <007 스카이폴>로 007시리즈 사상 최고의 흥행 수익을 세우며 흥행력까지 입증한 감독의 작품이라 더욱 기대감을 갖게 했다.
<1917>의 스토리는 사실 단순하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함정에 빠진 최전선의 1600명의 아군(영국군 부대)의 수장 ‘매켄지’ 중령(베네딕트 컴버배치)에게 ‘에린무어’ 장군(콜린 퍼스)의 공격 중지 명령을 전하기 위해 적진을 뚫고 전쟁터 한복판을 달려가는 두 영국 병사 ‘스코필드’(조지 맥케이)와 ‘블레이크’(딘-찰스 채프먼)가 하루 동안 겪는 사투를 1인칭 시점으로 그려낸 영화로 흡사 ‘라이언일병 구하기’의 새로운 버전이란 느낌을 받았다.
‘라이언일병 구하기’가 전투 씬을 통해 전쟁의 참혹상을 그려내었다면 <1917>는 스팩타클한 전투 씬은 없다. 그보다는 전투로 인해 피폐해진 풍경이나 죽은 병사들의 시체를 통해 은유적으로 전쟁의 참혹상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 영화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장면은 바로 제1차 세계대전을 그대로 옮겨낸 생생한 현장감 넘치는 참호를 비롯하여 전쟁터 세트장이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 전쟁터의 한 병사의 영웅적인 전투 장면이 아니라 주인공 1인칭 시점으로 느껴지는 전쟁터의 분위기가 한 인간으로 느끼는 감정을 담담하게 그려낸 점이 이 영화의 큰 특징이 아닌가 싶다.
이런 점은 촬영 기법에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두 병사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달려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야기’를 그리는 만큼 관객들이 극 중 주인공들이 경험한 모든 것을 현실적이고 실감나게 느낄 수 있는 영화를 제작하고자 샘 멘데스 감독은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서술할 수 있는 ‘원 컨티뉴어스 숏’(one continuous shot) 기법을 택했다. ‘원 컨티뉴어스 숏’은 한 번에 촬영하는 ‘원 테이크’(one take)와는 달리 장면을 나누어 찍은 후 장면들을 이어 붙여 하나의 장면으로 보이게 하는 기법으로 모든 것을 계획하고 촬영해야 하는 기법으로 샘 멘데스 감독의 전작 <007 스펙터>의 오프닝 장면에서도 사용된 적이 있다. 하지만 초반 배우들의 동선을 앞 선 카메라가 정면에서 롱테이크 형식의 촬영 장면은 조금 어지러움을 느꼈다.
한편, 이 작품은 샘 멘데스 감독의 할아버지인 알프레드 H. 멘데스 경험담에서 영감을 얻어 시작되었다. 알프레드 H. 멘데스는 19살에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는데, 전쟁 중 메신저로 선발되어 서부전선으로 가게 되었다. 매번 초소와 초소 사이를 오가며 메시지를 전했던 그는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무인지대나 양쪽 모두의 공격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지나며 목숨을 걸어야 했다. “<1917>은 실화는 아니지만, 몇몇 장면들은 할아버지 자신과 함께 싸운 병사들의 이야기에서부터 탄생했다”고 전한 샘 멘데스 감독은 자신의 할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가 <1917>의 가장 큰 자산이자 동기였다고 강조했다.
<1917>는 오는 2월 19일 국내 개봉한다. [최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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