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비장전> 호색한 배 비장, 홀딱 발가벗겨진 그 사연!

표리부동 현대인 꼬집는 21세기형 해학 창극
기사입력 2012.12.08 01:46 조회수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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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2012년 국립창극단이 고전소설 「장화홍련전」을 원작으로 하는 강렬한 현대적 스릴러창극 <장화홍련>에 이어 이번에는 한국 창작뮤지컬의 대모인 오은희 작가, 2008년 대한민국연극대상 등을 휩쓴 연극 <리어왕>의 연출자로 더욱 명성이 높은 이병훈 연출가가 손잡고 만든 세련된 해학의 창극 <배비장전>을 12월 8일부터 16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 올린다.


 



 


이번 작품은  중간휴식 없는 100분짜리 속도 빠른 코미디 창극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공연 무대에 서온 국립창극단 김성녀 예술감독과 “팀 플레이 연극”의 대가 이병훈 연출이 ‘창극은 고루하다’라는 기존의 인식을 뒤집기 위해 과감히 손 댄 21세기형 코미디 창극이다.


 


고고한 척 위선을 떨던 배 비장이 기녀 애랑의 유혹에 그 본색을 드러내는 과정을 담은 ‘배비장타령’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타령은 유실되었고 그 줄거리가 소설 「배비장전」으로 전해지는 것을 국립창극단이 오늘의 관객이 깔깔대며 즐길 수 있도록 활기차고 재미있는 창극으로 만들었다.


 


우선 인물들을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배 비장은 융통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고지식한 공무원상, 기녀 애랑은 당차고 현명한 현대적 여성상으로 표현된다. 그런가하면 배우들이 둥그렇게 둘러앉아 연기하고 퇴장하는 열린 형식의 마당극적 구조를 도입하여 신선하다. 특히 연출가 이병훈은 배우 훈련에 정평이 나 있는 만큼, 창극단 배우들의 연기는 양식적이지 않게 자연스럽고, 그 찰진 입담은 더욱 세련되게 구사된다.


 


또한 이번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말이 쉽다는 점이다. 시공간적 배경은 조선조인 원작 그대로이나 극중 인물들의 대사는 현대어에 가깝다. 창극 관람의 어려움 중 하나가 특유의 사설조와 고어체임을 감안하여 뮤지컬과 영화 대본에서 명성을 쌓아온 작가 오은희는 대사의 대부분을 우리 입에 착착 붙는 쉬운 언어들로 쏙쏙 잘 뽑아냈다. 창극의 특성상 현대적으로 손 봐서는본연의 맛이 살지 않는 필수적인 표현이나 인용구만을 옛 언어로 했다. 그러면서 일부 어려운 표현은 대사 속에서 ‘뜻풀이’를 해주는 친절함까지 더했다.


 


이야기도 기존의 <배비장전>과는 다르게 더욱 설득력 있게 바꾸었다. 국립창극단이 <배비장전>을 올린 것이 김홍승 연출의 2000년 <배비장전>이 마지막인데, 이때에는 배 비장과 방자가 내기를 한다. 내용인즉, 배 비장이 여인을 품으면 방자의 식구들이 배 비장의 종살이를 하고, 배 비장이 이기면 방자가 배 비장의 말(馬)과 상투를 갖는다는 것이다. 이런 조건들이 오늘의 관객에게는 설득력이 없음을 감안하여, 이번 <배비장전>에서는 제주목사인 김경과 배 비장이 ‘정의현감 벼슬을 받는 것’과 ‘제주도민 모두가 보는 앞에서 벗은 몸으로 행차하기’라는 조건을 내걸고 내기를 한다. 오늘날의 취업난, 승진난, 연예인 등의 공약 등등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애랑의 캐릭터도 완전히 탈바꿈했다. 예전의 애랑은 제주목사 김경의 명을 받아 작전을 수행하던 수동적 여성. 하지만 이번의 애랑은 자신이 유혹해보겠다고 직접 아이디어를 내는 적극적인 여성으로 변모했다. 또한 1996년 판 <배비장전>에서 배 비장은 ‘정의현감’이라는 벼슬을 얻고, 애랑은 배 비장을 흠모하게 되어 그를 속인 것을 반성하는 다소 억지스러운 해피엔딩이 있는데, 이번 <배비장전>은 오로지 개망신을 당한 그 희극적 정점에서 막을 내린다.


 


국립창극단은 보다 맛깔스런 무대를 위해, 배 비장과 애랑 커플 역할을 내외부의 역량 있는 배우들로 더블 캐스팅했다. 국립창극단은 말 그대로 자존심을 내 건 캐스팅이다. 시사판소리, 정통 국악, 방송 출연 등으로 국악계 간판스타라는 칭호를 얻은 남상일(34세, 1979년생)과 힙합스타 팝핀협준과의 부부 크로스오버 무대로 더욱 존재감을 알리고 있는 박애리(36세, 1977년생) 단원이 나섯다. 특히 남상일은 이번 무대를 끝으로 국립창극단을 떠나기에 각별한 노력을 쏟고 있다.


 


이 작품은 창극의 콘텐츠를 다양화하기 위해 국립창극단이 추진 중인 유실된 판소리 일곱 바탕(변강쇠타령, 옹고집타령, 배비장타령, 강릉매화타령, 장끼타령, 무숙이타령, 가신선타령) 창극화 시리즈의 첫 번째 무대로, 안숙선 명창이 창을 만들었고, 작곡가 황호준이 작곡했다.


 


국립창극단의 <배비장전>은 무대와 객석이 따로 없는 듯 관객과 배우가 한 무대에서 유쾌하고 흥겹게 즐길 수 있는 놀이판이자 한편으론 편안한 안방같은 공연이다.


 















 


 


공연개요



공연명 : 국립창극단 <배비장전>
일시 : 2012.12.8.(토)~12.16.(일) 평일 8시, 주말 3시(총 8회)
장소 :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스태프
예술감독 김성녀, 연출 이병훈, 대본 오은희, 작창 안숙선, 작곡 황호준,
드라마트루기 박성환, 무대디자인 윤시중, 조명디자인 유성희,
의상디자인 이유숙, 소품디자인 정복모, 분장디자인 김종한, 안무 이경수,
움직임 지도 김정주, 보이스 지도 류미, 조연출 신용한


 


출연진
도창/ 유수정, 배비장/ 남상일·김준수, 애랑/ 박애리·이소연, 김경/ 윤석안,
방자/ 이광복, 정비장/ 김학용, 행수기생/ 나윤영, 특별출연 윤충일


 


관람료 :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
소요시간 : 100분
자막 : 영어, 중국어
장르 : 창극
관람연령 :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
예매/문의 : 국립극장 02-2280-4115~6 www.ntok.go.kr
※국립극장 홈페이지 예매시 수수료 없음
인터파크 1544-1555 www.interpark.com
주최/주관 : 국립극장/국립창극단


 

[서울문화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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