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싱클레어와 데미안의 강렬한 호흡으로 채워지는 2인극, 헤세의 뮤지컬 ‘데미안’

기사입력 2020.03.13 12:04 조회수 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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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깊이를 더해가는 대담성과 통찰력으로 고전적 인도주의의 이상과 높은 품격의 문체를 보여주는 글쓰기”, 1946년에 노벨상위원회는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특히 인간 내면의 양면성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참된 자아를 찾는 청년의 모습을 그려낸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 대해서 1962년 뉴욕타임스는 헤세의 작품은 인간성으로 어두운 시기를 밝히는 한 줄기 빛이 되었다고 평했다.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철학적인 성찰이 묻어나는 헤세의 데미안(Demian)’(1919)의 첫 구절에서 느껴지듯 이 작품은 나로부터 시작하여 나를 향하는, 한 존재의 치열한 성장의 기록이자 진정한 자아의 삶에 대한 추구의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헤세가 분석심리학의 기초를 세운 융과 교류한 후 헤세가 융의 심리학을 데미안속에서 전개한 작품으로 고대 그노시스 철학에서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만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다는 철학에 기인, 그만큼 진정한 자아를 찾는 과정이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관통하는 헤세의 철학을 담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서론은 이쯤에서 뮤지컬 데미안은 고정된 배역이 없는 독특한 2인극으로 남녀 배우가 한 명씩 싱클레어 또는 데미안을 맡아 진행된다는 점이다. 한 명의 배우가 싱클레어와 데미안을 모두 연습하고 때로는 싱클레어로, 때로는 데미안으로 무대에 오른다. 대본을 쓴 오세혁 작가는 한 배우가 가진 싱클레어와 데미안을 전부 무대에 끌어내어, 선과 악, 음과 양 등 다양한 특성이 끊임없이 격동하는 인간의 내면을 드러낼 수 있다, 애초에 배우 섭외 단계에서 배우들에게 간곡히 요청을 했다고 한다.

 

또한 데미안은 싱클레어의 경험 속 인물들을 빌어 싱클레어와 대화하면서 극의 서사를 움직여 간다. 카인과 아벨의 대화, 나비의 의지, 에바 부인과의 대화, 싱클레어가 참여한 전투의 묘사 등 원작 소설의 독자가 상상해봤을지도 모를 장면을 무대로 구현하지만, 소설 속 캐릭터를 재해석한다. 싱클레어는 데미안과의 경험 또는 데미안이 일깨우는 경험을 통해 고뇌하면서도 인간으로서 지니는 복잡한 내면을 바라보고 인정하게 된다.

 

인간의 내면을 다루는 이야기인 만큼 무겁고 어려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뮤지컬이지만 대사와 더불어 경계를 넘어 현대무용의 신체적 표현을 적극적 활용하여 관객이 극을 보고 느끼고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한층 높였다는 것이 이 작품이 특징이자 매력이다.

 

이처럼 고정된 배역도 남녀의 구분도 없이 진행되는 독특한 2인극을 소화하는 주인공은 정인지, 유승현, 전성민, 김바다, 김현진, 김주연 여섯 배우로 이들 6인이 6색의 연기 앙상블을 선보인다. 무엇보다 데미안을 분석한 극작은 앞서 언급했던 뮤지컬 홀연했던 사나이’, 연극 보도지침등의 극작을 맡았던 오세혁 작가가, 작곡은 뮤지컬 광염 소나타’, ‘리틀잭’, ‘난설등의 음악을 맡은 다미로가, 연출은 뮤지컬 쓰릴미’, ‘아랑가’, ‘어린 왕자등의 이대웅 연출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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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데미안_전성민 김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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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데미안_김바다 정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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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데미안_김주연 유승현

 

 

 

한편, 지난 11일 간담회에서 오세혁 작가는 “‘병사로 끌려온 젊은이들이 저마다 같은 얼굴로 전투를 벌이다가 죽을 때가 되어서야 자기 얼굴로 돌아간다.’는 구절에서 눈물이 났다.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자신만의 희로애락을 잃고, 세상과 집단이 원하는 얼굴 표정을 짓고 사는 것 같다.”3년 전 데미안을 다시 읽고 눈물 흘렸다며, “배우, 관객 모두가 이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얼굴을 찾길 바란다.”고 밝혔다.

 

뮤지컬 데미안은 오는 426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진행된다. [이선실 기자]

 

 

 

[이선실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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