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유혹, 금단의 영역을 깬 관능의 오페라 <룰루>

기사입력 2010.11.17 00:13 조회수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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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2010년 1월 이도메네오, 10월 메피스토펠레 이후국립오페라단의 세 번째 국내 초연작으로 2010년 오페라무대의 대미를 장식할 작품으로 20세기 화제작 룰루(Lulu;1937년 초연. 알반 베르크)가 무대에 오른다.


 


독일작가 프랑크 베데킨트의 희곡 <대지의 정령(1895)>과 <판도라의 상자(1904)>를 토대로 만들어진 오페라 <룰루>는 사회의 밑바닥에서 비천한 생활을 하던 여주인공 “룰루”를 중심으로 그녀에게 투사된 남자들의 욕망과 죽음으로 이어지는 에로스, 권력과 유혹을 둘러싼 유희를 그리고 있는 작품으로 모두에게 짓밟혀진 후 세상의 파괴자로 변한 여성의 숙명(팜므파탈 femme fatale)을 그린 작품으로, 20세기 가장 혁신적인 오페라로 손꼽히고 있다.


 





 


국립오페라단에서는 작품 중 룰루 만큼 대외적 관심이 가는 작품은 없으며, 20세기에 많은 현대 오페라가 있지만 룰루만큼 주인공을 중심하여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작품은 없었다며, 이소영 단장은 2008년 부임하자마자 이 작품을 준비하였지만 이 작품을 소화해낼 가수를 찾지를 못하였다가 감히 이제 이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이 작품을 소화해 낼 수 있는 가수 가 있기 때문이라 밝힐 정도로 그동안 큰 애착을 가지고 준비하였다는 걸 알 수 있는 작품이다.


 


원작은 발표 당시 ‘퇴폐적인 범죄행위’, ‘죄악의 미화’, 등 혹독한 평가와 함께 작가는 음란물 유포 죄로 고소당하고, 출판물은 폐기판정이 내려졌을 정도의 큰 파장으로 무대에서도 좀 처럼 볼 수 없었던 작품중의 하나이다.


 


작가는 反부르주아적 성격과 공격적이고 냉소적인 태도로 사회의 몰락현상을 그리고 있으며, “관능적이고 성적인 쾌락”과 “육체적 탐욕에 빠진 방탕한 생활”을 통하여, 인습에 얽매여 性을 적대시하는 중산층 계급의 위선적 도덕관을 혹독하게 비판하고 있다.


 


<룰루>에 나타나는 사회의 소수집단 (보헤미안, 창녀, 레즈비언, 서커스단원, 범죄자와 사기꾼)들은 서커스무대의 동물들로 비유되고, 이들의 “순수본성”이 낳은 정신적"E육체적 갈등들은 사회적으로 터부시되는 성(性)인식의 혁명을 일으켰다.


 


베르킨트 원작과 오페라의 차이로 베르킨트는 일반적인 시민사회의 도덕적 잦대로 룰루를 판단하지 않았다 그래서 1부 <대지의 정령>에 나타나는 룰루의 성적 매력과 유혹적 태도에는 면죄부가 주어진다. 작가가 룰루를 본능에 충실한 자연의 일부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2부 <판도라의 상자>에서 이런 룰루는 결국 윤락여성으로 전락해 파멸하면서, 가부장적 사회의 희생양으로 그려졌다. 아무리 완벽한 아름다움과 성적 매력을 지녔다 하더라도 여성은 남성의 전리품에 불과하며 고유의 정체성을 지닐 수 없다는 사실을 작가 베데킨트는 남성중심 사회의 문제점으로 비판한다.


 


룰루를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욕구와 이기심을 위해 철저하게 이용만 하는 시민계급의 속물 남성들을 다양한 유형으로 독자와 관객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베르크의 오페라에서는 사회적 비판보다는 관능적 표현이 강조되며, 에로스의 원형으로 각 남자들과의 관계에 있어 도덕적 판단을 유보한다는 것이다.


 


이번 작품의 연출에는 강한 캐릭터로 표현해낸 것에 대한 쏟아진 언론들의 찬사를 받으며 2006년 기젤헤어 클리베(Giselher Klebe)의 <위험한 소망(Die tödlichen Wünsche)>과 같은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오페라들을 연출해 독일의 크리스티나 부스가 맡았으며, 치명적 유혹 룰루역에는 2007~8년 시즌 독일 브레머하펜 극장에서 룰루역을 열연 탄탄한 발성과 호소력 짙은 고음의 소프라노 박은주가 룰루의 모습을 그리며, 그녀의 매력에 빠지지만 결국 자살에 이르는 화가 그리고 매춘부가 된 룰루의 흑인 손님에는 역시 2007~8년 시즌 독일 브레머하펜 극장<룰루> 에서 관객들이 선택한 테너 테너  Daniel Kim(김기찬)이, 룰루가 사랑한 남자 쇤박사 그리고 룰루를 처참히 죽이는 연쇄살인마 잭더리퍼역에는 무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 탁 트인 발성과 선굵은 연기로 무대를 압도 바리톤 사무엘 윤이 열연한다.


 


이번 공연은 2010년 11월 25(목) 부터 2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그 첫 선을 보인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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