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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고대부터 돌은 이용한 조각품은 세계 어디에서나 만나게 된다. 그중에 특히 종교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러나 그리스, 로마, 페르시아, 이집트, 인도, 동남아의 돌조각에 비해 우리의 돌조각상은 그 디테일이 떨어지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이는 그 나라에서 흔히 존재하는 돌의 성질 때문이라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선조들은 이런 단단하고 입자가 굵은 성질의 돌에 혼을 불어넣으며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켰다.
국립부여박물관 특별전, <백제인, 돌을 다스리다. 治石>
지난 12월, 국립부여박물관(관장 윤형원)은 사비고고학연구회(회장 정훈진)와 공동으로 우리문화에서 다양하게 활용된 돌조각을 박물관으로 들여 ‘백제인들이 돌을 어떻게 다루었나’를 주제로 석조 테크놀로지를 조명하는 <백제인, 돌을 다스리다>특별전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돌을) 조각하다, (돌을) 조립하다, (돌을) 다스리다’라는 3가지 주제를 통해 흔한 돌을 보석과 같이 다룬 백제인들의 시각과 뛰어난 석조 테크놀로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전시이다.
1부(백제인, 돌을 조각하다)에서는 백제권의 풍부한 돌 산지 정보와 돌을 가공한 도구와 함께 백제의 생활에서 사용한 다양한 돌 조각품을 다룬다. 투박하지만 단순함이 특징인 절구를 비롯해 용기와 추 등 도량형으로 표현된 척도에 이르기까지 백제인의 손에서 탄생한 여러 가지 생활용품을 보여준다.
2부(백제인, 돌을 조립하다)에서는 마치 조립 블록과 같이 돌에 난 홈과 턱으로 구성된 건축 자재를 비롯하여 돌과 돌을 결구(結構)하는 데 쓰인 장치들과 세계유산인 부여 나성(羅城)을 비롯한 백제의 주요 유적이 작은 돌 하나하나가 모여 만들어졌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 코너에서는 도수관(導水管, 물을 끌어오는 장치)을 비롯하여 부여 나성에서 출토된 명문(銘文) 성돌들이 전시에서 처음으로 공개하고 있다.
3부(백제인, 돌을 다스리다)에서는 돌로 만들어진 불상(佛像)과 탑(塔) 두 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다. 불상(佛像) 코너에서는 완전한 모습을 보여주는 ‘부여 군수리석조여래좌상(寶物)’이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되다가 오랜만에 고향, 국립부여박물관에서 선보인다. 또한, 하나의 큰 바위의 4면에 불상을 새긴 ‘예산 화전리 석조사면불상’은 현재 예산군 화전리에 남아 있는 불상과 국립공주박물관에서 발굴하여 깨어진 상태로 보관 중이던 불두(佛頭) 편 등을 접합해 현대 기술인 3D 스캔과 프린팅 작업으로 원형을 재현해 선보인다.
탑(塔)을 주제로 하는 공간에서는 국립부여박물관 야외 정원에서 전시하던 부여 구아리 출토 심초석을 내부로 들여 심초석과 결합되는 석재 뚜껑을 비롯해 탑 조성에서 보이는 사리장엄구의 형태와 위치 변화를 다루고 있다.
또한, 목탑(木塔)에서 석탑(石塔)으로 변화되는 기술발전 과정이 백제(百濟)에서 시작되었음을 영상으로 소개하며, 백제(百濟)의 탑 조영 테크놀로지가 신라(新羅)와 일본(倭)은 물론 고려시대(高麗時代)의 석탑 조영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음을 살펴보고 있다. [허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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