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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6년~1902년 대한제국과 수교한 나라의 외교관 등 30명 초청해 ‘미리보기’
당시 수교 12개국의 한국 거주 인플루언서 12명도 한복입고 참여
[서울문화인] 일반인들에게 돈덕전은 익숙한 명칭이 아니다. 돈덕전은 대한제국이 고종 즉위 40주년 칭경예식에 맞추어 서양열강과 대등한 근대국가로서의 면모와 주권 수호 의지를 세계에 보여주려는 목적으로 1902년~1903년에 걸쳐 황궁에 지은 서양식 영빈관이었다.
건축 목적은 ‘돈덕전’이라는 현판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돈덕惇德’은 중국의 고대 문헌인 『서경書經』 우서虞書 순전舜典 제16장 중에 “멀리 있는 자를 회유하고 가까이 있는 자를 길들이며, 덕이 있는 자를 후대하고 어진 자를 믿으며 간사한 자를 막으면, 사방의 오랑캐들이 복종할 것이다(柔遠能邇 惇德允元 而難任人 蠻夷率服)”에서 찾을 수 있다. ‘덕이 있는 자’는 교류를 통해 신뢰를 쌓아가야 할 세계의 여러 국가를 가리키며 이들을 후대하는 장소가 바로 돈덕전이라 할 수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유행한 화려한 건축양식으로 세워진 이 아름다운 건축물은 황제가 외교사절을 접견하고, 연회를 베풀고, 국빈급 외국인의 숙소로 사용되었으나, 1921년~1926년 일제강점기에 훼철되고 그 자리에 1933년 어린이 유원지가 만들어지면서 대중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명칭이다.
그러다 문화재청이 덕수궁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2015년부터 조사연구에 들어가 오는 9월, 약 100년 만에 돈덕전을 새롭게 재건하여 전시와 행사장 및 도서-아카이브관의 용도로 개방, 과거 역사 공간의 복원과 미래 문화교류의 공공외교 플랫폼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9월 정식 개방에 앞서 26일(월) 1876년~1902년 대한제국과 수교한 총 12개국 가운데 8개국(독일,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오스트리아, 헝가리, 벨기에, 텐마크)의 주한 외교관(3개국 대사 등) 및 문화원 관계자 23명(2개국 원장 등), 12개국의 한국 거주 인플루언서 12명, 국제교류재단 교류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100년의 역사, 100년의 우정-문화유산 공공외교의 장, 돈덕전’ 행사 주제로 ‘미리보기(프리뷰)’ 행사를 개최를 개최하였다.
* 수교 12개국 : 일본, 미국, 독일, 영국, 이탈리아, 러시아, 프랑스, 오스트리아-헝가리, 중국, 벨기에, 덴마크
이날 아쉽게도 대한제국 주변 3개국(중국, 일본, 러시아) 외교관은 참석하지 않아 100여 년 전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마냥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였지만, 이들 국가의 인플루언서는 외교관을 대신하여 덕수궁에서 함께 한 인플루언서들과 우리 고궁의 아름다움을 즐겼다.
행사는 돈덕전 투어에 앞서 석조전에서 홍성훈 오르겔바우마이스터의 지휘로 풍요롭고 평화로운 세상이 영원하기를 노래했던 조선초기 세종대 ‘여민락’을 현대 음악으로 재작곡(작,편곡 박영란, 대본 탁계석) 한 음악과 함께 상주아리랑, 아리랑 변주곡을 선보여 행사를 찾은 외교관을 비롯한 내빈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특히 아날 공연은 전통의 가치를 유지한 토대 위에 서구의 문화를 접목하려 했던 대한제국의 근대화 방향을 서양의 오래된 악기인 파이프오르겔과 한국 전통의 음악과 협주로 이뤄졌다.
이어 8개국 대사와 함께 진행된 돈덕전 투어에는 수교 12개국 인플루언서들이 한복으로 환복하고 투어에 참여하여 이목을 끌었다. 현재 내부 인테리어가 한창인 돈덕전은 당시 내부 돈면이 존재하지 않아 복원이 아닌 재건으로 진행되어 향후, 전시와 행사장 등 다양한 용도로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허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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